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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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1726

* 장르 :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 한국소설

* 페이지 수 : 336


* 특징

1. 자극적인 내용

2. 뒷 부분의 반전 한방


* 추천대상

1.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2.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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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이곳을 떠나야만 했다. 잘못하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만다. 그는 몸을 돌렸다. 차는 조금 떨어진 비포장도로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쪽을 향해 걸었다. 올 때는 다현이 함께였다. 살아 있지는 않았더라도. 하지만 그는 이제 혼자다. 두 번 다시 다현이 그의 품에, 시간에, 삶에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차에 도착한 그는 운전석의 문을 열었다. 그러다 뒤를 돌아다 보았다. 호수는 여전히 고요했다. 뭔가를 두고 온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p. 9)


캄캄한 밤. 인적이 드문 호수. 그곳에서 준후는 시체가 된 다현을 호수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마흔다섯과 열여덟. 스승과 제자. 그들은 한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이였지만, 이제는 삶과 죽음의 경계로 나뉘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대체 그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프롤로그의 장면에 이어서 소설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9시가 다 되어가던 시각. 고등학교 교사인 준후는 자신 앞으로 미뤄진 온갖 잡무들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고 있었다.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하고 마치려던 차에 그는 제자 다현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한 통 받게 된다. 나쁜 짓 하자.’ 심상치 않은 한마디와 함께 다현은 준후 앞에 실제로 나타났고, 그들은 곧 그들의 교실에서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잠시 뒤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고, 준후는 경비원이 자신을 부른다는 생각에 다현만을 교실에 남겨두고 먼저 교실 밖으로 나갔다. 학교에는 경비원과 준후 둘 밖에 없었던 지라 경비원의 눈만 피하면 다현이 들키지 않고 학교를 빠져나갈 수 있었기에, 준후는 문자메시지로 다현에게 적당한 때에 나가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록 다현은 답이 없었고, 걱정이 된 그는 교실에 다시 올라가 보게 된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의 예상과는 한참이나 거리가 멀었다.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머릿속은 텅 비어버렸다. 다물어지지 않을 듯 크게 벌어진 입은 신음 소리만 겨우 내고 있었다. 찢어질 듯 크게 떠진 눈은 그곳에 붙박인 채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는 숨도 쉬지 못했다.

교실 천장에 목을 매단 다현의 나체가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p. 24)


천장에 매달려 있는 다현의 곁에는 칼이 한 자루 떨어져 있었고, 다현의 몸에도 무언가에 찔린 듯 보이는 상처가 여러 군데 나 있었다. 준후는 다현이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타살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유부남이었던 그는 자신의 반 학생과 교실에서 관계를 가졌고, 다현의 몸속에 그 증거가 아직 남아 있어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다현을 죽인 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시신을 숨기기로 마음먹는다.


소설은 시작부터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주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설정에 비해 전개 과정은 다소 무난했지만, 그래도 진범의 정체와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끝까지 읽었던 작품이다. 인친 새날님(@saenal_withbook)의 말씀처럼 이 소설은 스포만 조심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던 반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놀라웠고, 반전 덕분에 깔끔하게 앞서 나왔던 떡밥들이 회수되어 만족스럽게 책을 덮었다.


<홍학의 자리>는 흥미로운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을 찾는 이에게, 반전 있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에게, 금세 몰입하게 되는 소설을 찾는 이에게 권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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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2
오스카 와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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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09918

* 페이지 수 : 333

* 분야 : 영미소설 / 단편소설


* 특징

유머 속에 숨겨 놓은 알맹이들


* 추천대상

1. 재미있게 잘 읽히는 고전을 찾는 사람

2. 오스카 와일드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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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소설 5편과 희곡 2편이 실려 있다. (수록 작품 : 행복한 왕자, 아서 새빌 경의 범죄, 비밀 없는 스핑크스, 캔터빌의 유령, 모범적인 백만장자, 살로메, 진지해지는 것의 중요성)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어 보았던 <행복한 왕자>를 제외하곤 모두 처음 만나는 작품이었다.


7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캔터빌의 유령>이다. 이 작품은 미국인인 오티스 가족이 무시무시한 유령이 사는 캔터빌 저택을 구매해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7월의 기분 좋은 저녁 날. 이사를 오던 오티스 씨네가 캔터빌 저택에 가까워지자 평화롭던 분위기가 스산하게 변한다. 거기다 저택에 들어서자 벽난로 옆 바닥에 심상치 않은 핏자국까지 발견하게 된다. 저택의 가정부 엄니 부인은 이 핏자국이 오래전 캔터빌 경이 그의 아내를 살해하다 생겨난 얼룩이라고 설명하며 으스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그런데 이때 오티스 씨의 맏아들 워싱턴은핑거튼의 챔피언 얼룩 지우개패러건 세제만 있으면 이 얼룩을 금방 제거할 수 있다며 얼룩을 말끔히 지워버린다. 거기다 며칠 뒤, 한밤중 이상한 소리에 깨어난 오티스 씨는 묵직한 사슬을 끌며 나타난 무시무시한 유령에게 사슬에 기름칠이 필요할 것 같다며태머니라이징선 윤활유를 주고는 다시 침실로 들어가 버린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 걸까. 마치 요즘 보이는 과도한 ppl 드라마의 한 장면 같기도 해 웃프다. 이때부터 소설은 첫 시작의 으스스했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개그 프로를 한 편 본 것만큼이나 재미있게 읽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들엔 풍자, 익살이 담겨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뛰어난 말솜씨로 유명했다는 오스카 와일드는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서도 재치 있는 말을 통해 재미를 주는 표현법을 사용했는데 그 부분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민음사에서 펴낸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은 재미있게 잘 읽히는 고전을 찾는 이에게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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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스토리콜렉터 105
엘러리 로이드 지음, 송은혜 옮김 / 북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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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 202312

* 장르 : 스릴러 / 영미소설

* 페이지수 : 416


* 특징

1.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다.

2. 육아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다.

3. SNS의 양면성을 스토리에 잘 녹여 표현했다.


* 추천대상

1. 인스타그램 사용자

2.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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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너머에 있는 진짜 인플루언서의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이 올리는 사진 한 컷, 짧은 영상의 프레임 밖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상상하던 모습과 그들의 실제 모습은 얼마나 비슷할까.


이 소설은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영국의 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마베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스타맘 에미 잭슨. 그녀는 엄마로서 부족한 모습들을 세세하고 치밀하게 계획하여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내 지금의 자리에 올라앉았다. 모든 것이 꾸며진 것임에도 진짜인 듯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그녀는 이 방면에서 재능이 아주 뛰어났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연 10억의 수익을 가져오는 유능한 아내 에미. 그러나 남편 댄에겐 모든 것이 설정과 가짜인 아내의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했다.


소설은 그들의 삐걱거리는 부부 관계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에미 가족을 향해 원한을 품고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설정까지 더해져 더욱 긴장감과 궁금증을 높였다.


인스타그램에 뭔가를 게시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아이들이 잠들고 난 저녁 시간이다. 내 계정을 팔로우하는 100만 명의 엄마들은 아이들을 재운 후 남편과 대화해보려고 에너지를 짜내기보다는, 술을 한잔 따른 뒤 휴대폰을 들고 SNS 삼매경에 빠지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그 시간에 게시물을 올린다. 마치 가볍고 즉흥적으로 올린 것처럼 보이는 사진과 글이지만 모두 사전에 철두철미하게 준비해놓은 것들이다. (p. 42)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일을 비웃고 우리가 돈 버는 방식을 비판하지만, 우리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는 육아와 비즈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경험담과 셀피만 가지고도 거대한 사업을 만들어냈으며, 가족사진과 15분짜리 동영상으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인 여자들이었다. 큰돈을 버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간간이 공짜 제품이나 여행 지원금을 받는 정도에 만족하는 이류 삼류 인스타맘들은 결코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아마추어 배우라면 우리는 오스카상을 받은 대배우였다. (p. 178)


인스타그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내용이다 보니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았고, 거기다 육아 경험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빠져 읽을 것 같았다. 소설이지만 인플루언서들의 진짜 삶을 들여다본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SNS가 가진 양면성을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잘 녹여서 보여준 점도 만족스러웠다. 책 속에서 주인공 가족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범인은 한 인간으로 그려지지만, 동시에 그들의 피드를 지켜보는 누구라도 될 수 있으며 SNS에 올리는 사진과 글이 나와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보여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라이크 팔로우 리벤지>는 가독성이 매우 좋은 소설이다. 장편이지만 지루할 틈 없이 스토리를 끌고 나가 만족스럽게 읽었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인플루언서들을 동경해 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중이라면 특히 더 재미있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SNS를 이용 중이거나, 흥미롭게 잘 읽히는 스릴러를 찾는 이에게도 추천하고픈 책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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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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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2 12 21

장르 : 스릴러 / 프랑스소설

페이지 수 : 360


특징

1. 초반 몰입도가 크다.

2. 반전을 거듭한다.


추천대상

기욤 뮈소의 팬

가볍게 읽기 좋은 스릴러 소설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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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의 선율로 듣는 슈베르트, 눈이 부시게 찬란한 빛, 지중해의 바다 풍경, 소금기가 느껴지는 짭조름한 입맞춤. 그러나 그것은 꿈이었고 주인공 마티아스는 병상에서 눈을 뜨게 된다. 현실은 잿빛 하늘, 엉덩이 부근에 구멍이 뚫린 환자용 가운, 수액 줄이 연결된 팔이 전부였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가 들었던 첼로 연주만은 진짜였다.


마티아스는 우중충한 병실에서 혼자 첼로 연주를 하고 있던 소녀에게 말을 건넨다. 소녀의 이름은루이즈 콜랑주, 병실에서 음악 연주를 하며 자원봉사 중인 의대생이었다. 환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난 그들이지만, 루이즈는 다짜고짜 그에게 엄마의 사망 사고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은퇴한 전직 형사였던 마티아스는 집에 홀로 있는 반려견의 밥을 챙겨주는 대가로 수락 여부를 생각해 보겠단 말을 전했다. 그러고는 곧이어 루이즈의 엄마인 전직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무용수스텔라 페트린코의 사망 사건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스텔라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추락사했고, 술과 마리화나를 한 상태였으며, 여러 정황상 타살로 의심되는 단서는 없었다. 단순한 사고로 결론지어도 충분해 보였지만 루이즈는 그 사건에 의심을 품고 있었다. 그녀의 엄마 스텔라는 정말 단순한 추락사로 사망한 것일까. 아니면 사고로 위장된 채 살해당한 걸까.


누군가 지붕을 타고 내려와 엄마의 아파트 발코니에 나타났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여름이면 엄마는 테라스에 안락의자를 내놓고 하루 종일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냈거든요.”

현재로서는 그럴싸한 살해 동기도 없잖아.”

저는 형사님이 다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저 역시 살해 동기를 찾아내려고 형사님에게 수사를 의뢰한 거예요.” (p. 59)


기욤 뮈소의 작품답게 이 소설 역시 술술 잘 읽혔다. 초반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끼들을 던지기 때문에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소설의 내용에 푹 빠져 있게 된다. 소설은 주요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 사건을 들려주며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 보였고, 그로 인해 퍼즐이 맞춰지며 사건의 그림이 차츰 선명해져 갔다.


소설은 뒤로 갈수록 반전의 폭죽을 팡팡 터뜨렸고, 특히 끝부분에선 피날레를 장식하듯 마구 터졌다. 반전들이 아주 신선한 충격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설에 대한 흥미를 잃진 않을 정도로는 붙잡아주었다. 이 책은 기욤 뮈소를 좋아하는 이에게, 가볍게 읽기 좋은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을 찾는 이에게 권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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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것들
정현우.조동희 지음 / &(앤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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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라는 건 참 신기해.

분명 무생물인데 온도가 있어.

그건 마치 그 사람의 눈빛 같고 숨결 같아서

수없이 많은 편지를 받았는데도

여전히 봉투를 열 때 설레. (p. 99)


너의 탓도 누구의 탓도 아니야.

과거에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내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안겨 울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진주알을 하나씩 꿰다 보면

네 슬픔이 진주알처럼 빛날 때가 올 거야.

그리고 먼지처럼 툭 하고 털어낼 때도 올 거고.

분명, 흩어져 있던 마음을 다시 줍는 것은 너뿐이고

그리고 되찾을 수 있는 것도 너뿐이야.

너의 온전한 슬픔을 응원해.” (p. 153)


제 시가 흰 눈처럼 사람들 가슴에 닿았으면 좋겠어요.

닿으면 살며시 녹기도 하면서

살짝 차갑게 닿기도 하면서

먼 곳에서 본 풍경처럼

그 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면서요.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느낄 때,

제가 눈으로 만든 얼음 성으로 초대하고 싶어요. (p. 165)


무언가를 계속 써야 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편안한 배영처럼 보이기도 할 거야.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 보기엔 말이야.

공기 좋은 곳이나 풍경 좋은 곳에서

따스한 차나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단출한 차림으로, 단지 노트북이나 펜 하나만 들고.

하지만 써낸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 바닥까지 싹싹 긁어서 퍼내는 일 같아. (p. 173)








이 책에선 시인과 작사가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키워나간 흔적을 볼 수 있다. 두 사람 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노래하는 직업을 가져서 인지 이 책은 매우 감성적인 글들로 채워져 있었다. 시를 읽거나 노래 가사에 집중할 때 이 문장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궁금했던 적이 꽤나 있었는데, 이 책은 그 생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정현우 시인과 조동희 작사가가 함께 작업한 곡들도 QR코드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는데, 곡들이 이 책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려 감성을 한층 더 짙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것들>은 이 겨울을 감성으로 가득 채우고픈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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