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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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책이 그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로워도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하기 위하여.” (p. 7)





시집을 즐겨읽지는 않는다. 시는 어렵고 모호하다는 생각에 시를 읽는 것이 불편했다. 그러다 작년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몇 권을 읽으면서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시에 대한 관심은 늘어도 여전히 멀게만 느껴져, 다른 시인들의 시집을 선뜻 고르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나는 이 책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를 발견했다. 정호승 시인의 시와 그에 관련된 시인의 생각을 모아 놓은 책인것 같아 관심이 갔다. 사실 시를 읽을 때면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이 시를 쓴건지 궁금할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함에 대한 답이 쓰여진 책인 것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시에 대해, 그리고 시인의 마음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볼 수 있길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p. 15,  『산산조각)



산사의 범종에 금이 가면 종을 칠 때마다 깨어진 종소리가 난다. 그러나 종이 완전히 금이 가고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면, 그 파편 하나하나를 칠 때마다 제각기 맑은 종소리를 낸다. 깨어진 종의 파편이므로 깨어진 종소리가 나리라고 생각되지만 그게 아니다. 깨어진 종의 파편 하나하나가 제각기 종의 역할을 한다.

내 삶이 하나의 종이라면 그 종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나는 산산조각 난 내 삶의 파편을 소중히 거둔다. 깨어진 종의 파편 파편마다 맑은 종소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p. 20~21)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면서 드는 마음. 그것이 깨어질까 걱정하는 마음.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시 속의 부처님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무엇이 그리 걱정이야. 깨어진 종의 파편들은 그대로 또 하나의 종소리를 담고 있는 것을.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p. 55,  『바닥에 대하여』)



자네가 지금 바닥에 굴러떨어졌는데 만일 바닥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없이 깊은 어둠의 나락과 심연 속으로 끝없이 빠져들고 있을 게 아닌가. 그 끝없는 끝이 어디이겠는가. 바로 죽음 아니겠는가. 그런데 잘 생각해보게. 자네가 지금 주저앉아 울고 있는 바닥이 자네를 죽음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게 힘껏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그 얼마나 감사한가. 바닥은 원망과 부정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감사의 존재야. 자네는 바닥을 그냥 딛고 일어서기만 하면 되는 거야.” (p. 59)


바닥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저자는 바닥이 우리를 어둠속으로 가라 앉지 않도록,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받쳐주고 있다고 말한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도 관점을 바꾸면 반환점이 될 수도, 또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사막]


실은 누구의 인생이든 그 안에는 황량한 사막이 하나씩 존재한다. 다만 두려워 그 사막에 가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그곳에는 사랑의 부재, 이해의 부재, 용서의 부재 등 온통 부재의 덩어리가 모래만큼 쌓여 있다. 그 사막을 걸어가봄으로써 비로소 삶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절대적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그 사막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p. 164)








[종소리]


나는 지금까지 나를 타종해온 내 인생의 종메를 원망하고 두려워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종메는 나로 하여금 아름다운 인생의 종소리를 내게 하기 위해 나를 때려온 것인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분노하고 원망만 하고 살아온 게 아닌지 몹시 두렵다.” (p. 261)








[황순원 선생의 틀니]


소나기가 내려야 무지개가 뜬다. 무지개가 뜨지 않으면 하늘은 아름답지 않다. 소나기가 지나간 뒤에 해는 더욱 빛난다. 따라서 무지개는 소나기의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무지개만 보고 소나기는 보지 못한다. 소나기가 왔기 때문에 무지개가 떴다는 사실을 잊어 버린다. 왜 내 인생에 불행의 소나기, 고통의 소나기가 퍼붓느냐고 원망한다.” (p. 417)


한껏 소나기가 퍼붓다가 그치고 이어서 햇볕이 들 때 무지개가 나타난다. 빗물에 씻긴 맑은 공기 위로 무지개가 떠오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무지개를 쳐다보게 된다. 같은 공간 속에서 그저 한순간 무지개가 생겼을 뿐인데, 무지개 하나로 세상은 갑자기 밝음과 희망의 이미지로 가득 차는 것만 같다.


예전의 나는 나의 삶이 좋은 것, 기쁜 것, 즐겁고 행복한 것들로만 가득차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아 보이는 타인의 삶도 그 안에는 저마다의 고민, 걱정이 있다. 하늘의 무지개도 소나기가 퍼부어야만 나타나는 것이다. 나의 삶에 불평을 가질 때 이 글이 생각날 것 같다. 지금 내 모습이 불만족스럽다면 소나기가 내리는 중이라고 생각해보자. 내리는 비는 언젠가는 그칠 것이고, 흐렸던 날들에 대한 위로의 무지개가 뜰지도 모를 일이다.










‘시알못’인 나에게는 시에 담겨 있었던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정호승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시인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에게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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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식물 죽이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 - 양장
베로니카 피어리스 지음, 신혜규 외 옮김 / 리스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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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식물 저승사자였던 나는 다시 식물들을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안에서 식물들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이 큰 관심거리이자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나의 눈에 콕 박힐 수밖에 없었다. 내가 찾고 있던 것들이 바로 이 책 속에 담겨 있을 거란 기대감에 너무나 읽고 싶었고 그래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의 비쥬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딱딱하지 않게 눈에 잘 들어오면서도 자꾸만 들여다 보고싶도록 디자인 되어있었다. 예쁜 디자인 덕분에 책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 책은 식물 기르기 기초실내식물 돌보기 의 두 챕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식물 기르기 기초 에서는 구입시 체크할 것들, 물주는 방법, 분갈이 하는 방법, 해충 및 질병 관리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내 식물 돌보기에서는 각 식물별 돌봄 포인트를 한 장 내의 분량 안에서 설명한다. 여기에서는 식물 배치시 고려할 조건, 물주기와 햇빛의 양에 대해 알려주고, 각 식물별로 생길 수 있는 문제 상황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간략히 제시한다.




책 속 식물들 중 우리집 식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동안 궁금했던 것에 대해 답을 찾으려 더욱 열심히 보았다. 대체로는 알아듣기 쉽고 유익한 내용이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조금만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파리지옥]


아이가 식충식물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우리 집에서는 파리지옥, 퍼포리아, 그리고 네펜데스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파리지옥의 잎 가장자리가 자꾸 검게 변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찾아보니 갑작스럽게 햇볕을 보게 되면서 생겨난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몬스테라]


몬스테라 델리시오사와 오블리쿠아를 키우고 있어서 이 부분도 열심히 보았다. 오블리쿠아는 알아서 잘 크고 있지만, 델리시오사는 아직 아기 식물이어서 언제쯤 갈라진 잎을 보여주려나 궁금해하며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몬스테라는 봄과 여름에 영양제를 준다고 하니, 계속해서 갈라진 잎이 나오지 않는다면 영양제 투여를 고려해보아야겠다.








[칼랑코에]


순둥이 칼랑코에와 그의 사촌 칼란디바에 대해서도 나온다. 칼랑코에는 홑꽃, 칼란디바는 겹꽃을 피우는 식물로 키우는 방식은 같다. 다육식물이어서 물도 자주 안 줘도 되고 햇빛만 잘 보여주면 키우기 쉽다. 꽃도 여러 번 필 수 있고, 한 번 피면 매우 오래가니 꽃을 좋아하는 초보가드너들이 키우기에 좋은 식물이다.







<실내식물 죽이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은 실내에서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초보 가드너들을 위한 책이다. 이미 식물 키우기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 쌓여있는 사람들에게는 내용이 좀 부족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예쁜 디자인의 초보 가드너용 도서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 실내 식물 기르기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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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2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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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아는 그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회오리 바람에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는 낯선 곳에 떨어진다. 그곳은 먼치킨 나라로, 마녀와 마법사가 살고 있는 환상의 세계 같은 곳이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도로시는 에메랄드 시에 살고 있는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그곳을 향해 먼 길을 떠난다. 도로시는 오즈를 만나러 가는 길 중간 중간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들은 각자 오즈를 만나 뇌, 심장, 용기를 얻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기 위해 여행길에 동참한다. 그들에게는 중간 중간 위험이 닥치지만 서로를 도와가며 위기를 극복해낸다. 함께 어려움을 겪어내며 그들은 이전보다 조금씩 더 성장해간다.


뇌가 없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지혜롭게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양철 나무꾼, 용기가 없지만 위험 앞에서도 나아가는 힘을 가진 사자. 그들이 원하는 뇌, 심장, 용기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내부에 이미 있었다. 내가 그것을 가졌다고 여기는 믿음이 그것을 실제로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오즈의 마법이었다. 도로시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힘은 본인에게 이미 있었으나, 그것을 모르고 오랜시간 모험을 하며 찾아헤맸다. 도로시에게는 갑작스런 회오리바람으로 집을 잃게되는 어렵고 힘든 문제가 주어졌지만, 그 문제가 주어진 날 이미 그 문제의 답 또한 함께 주어졌던 것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비밀을 찾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즐겁게 책을 읽어나갔다. 예쁜 삽화들이 가득한 인디고 고전 시리즈가 계속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예쁜 일러스트가 가득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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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읽기 - 아이는 언제나 부모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16
최순자 지음 / 씽크스마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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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이의 마음 읽기』에서는 부모가 주길 원하는 방식의 사랑이 아닌, 아이가 바라는 사랑의 방식을 제시하고 싶었다.” (p. 15)





말 그대로 아이의 마음이 궁금해 읽게 된 책이다. 부모가 보기에 불편한 아이의 나쁜 습관이나 행동에는 아이의 표현되지 않은 마음이 담겨있다는 이야기 같았다. 그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기에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고,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말로 전해지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내보고 싶었다.





사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내가 사랑한 사람이 나에게 사랑을 주어야 내 마음이 채워진다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사랑을 주더라도 내 가슴은 채워지지 않는다. 살아갈 힘이 없고 불안하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이 절대적이다. 그 누가 대신 줄 수 없는 것이다. 엄마가 주는 사랑을 아이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엄마의 사랑을 아이가 느껴야 진정한 사랑이다. 그 사랑으로 아이는 건강하게 자란다.” (p. 27)


1장의 시작부터 뜨끔했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아이가 느끼기에 충분한 사랑을 주어야 한다.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겠다.





“ ‘문제행동이라 하지 않고 신경 쓰이는 행동이라 하는 것은, 부모의 입장에서나 문제행동이지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 35)



아빠가 요구를 바로 들어주거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챈 것처럼 반응해줬더라면 아이는 더 신났을 것이다. 또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터다. 아이의 요구는 즉각적으로 들어주자. 그냥 단답형 반응이 아닌, 아이의 요구와 정서를 읽고 그 요구와 정서를 그대로 말로 표현해주는 반영적 반응을 해줌으로써 아이가 행복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p. 59)


들어줄 수 있는 요구라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말과 함께 바로 들어주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어린 시기 상처는 평생 간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어떤 상처든 주어서는 안 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5세까지 경험한 것이 무의식을 만들며, 그 무의식이 우리 인간 행동의 근원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고 했다. 부모의 사정이 있어서 아이를 외롭게 했겠지만, 그 아이는 이렇게 성장해서도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p. 161)






엄마 아빠가 아니더라도 주된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다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육아서적에서 많이 보아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런 조언은 그 상황에서의 최선의 선택일 뿐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결국 부모에게서 받는 사랑이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해줘도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최고란걸 느꼈다.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기도 했다. 너무 어렸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표현하지 못했던 나의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는 경험도 했다. 그때의 내가 받고 싶었던 것들, 듣고 싶었던 말들을 책 속에서 확인하게 되었다.



저자는 육아를 하면서 생겨나는 여러 고민들에 대해 한 장 정도의 짧은 분량안에서 저자의 생각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우 쉽게 쓰여진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비슷한 내용이 몇 번 반복되는 점은 좀 아쉬웠다. 그렇지만 머리말에서 5년간의 육아 현장 사례를 모아 엮은 책이라고 하니 비슷하게 보이는 내용들이 있을 수 있겠다고도 생각하고 넘겼다.



<아이의 마음 읽기>는 보육 교사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내용들이 꽤 있다. 아이의 행동을 통해 표현되지 않은 마음을 읽고자 하는 부모들도 가볍게 읽어보면 괜찮을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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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 그림을 어렵게 느끼는 입문자를 위한 5분 교양 미술 어쨌든 미술
박혜성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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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술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그림이 좋긴 한데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미술관에 혼자 가기 두려운 사람, 그림 한 점 구입해 볼까 싶은 사람 등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구분 없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미술 이야기입니다. (p. 5)

이 책은 하루 5분이면 한 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세대, 나이, 직업을 불문하고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이 그림을 가까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무척 감사하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p. 6)




한 편 한 편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저자는 명화에 관련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깊이 들어가지 않고 얕게 맛보는 정도로만 들려주기 때문에 미술 입문자들에게 적당한 수준이다. 이전에 미술 관련 서적을 별로 읽어본 적이 없거나, 가볍게 미술 교양을 쌓고 싶다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괜찮을 것이다.





♣ ♣ ♣






여성들은 어떤 그림을 좋아할까요? 먼저 예뻐야 합니다. 두번째, 낭만이 있어야 하죠. 세 번째, 스토리 상상이 가능하면 더 좋습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 세 조건을 두루 갖춘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라파엘 전파그림입니다. (p. 38)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나 역시 그림은 일단 예뻐야... 좋다. ㅎㅎ









우리는 사실주의 그림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주의 화가들은 귀족들의 화려한 삶과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저울질하지 않았습니다. 삶은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각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이 곧 아름다운 인생 아닐까요? (p. 66)


아기새처럼 음식을 받아먹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다. 밀레의 작품을 보면서 평범함 속의 행복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 발견은 지금의 나에게도 적용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야요이의 전시장은 화려하고 즐겁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노화가의 상징인 빨강 머리와 땡땡이 옷은 항상 눈길을 끄는데 그녀의 패션센스는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마냥 즐거운 전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그녀는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요. 그녀는 미술이 아니었다면 난 오래전에 자살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병은 10세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신 착란증과 강박에 시달렸으며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녀가 미국 생활을 접고 갑자기 귀국한 것도 강박신경증과 공황장애가 원인이었고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했습니다.


1977년에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자 신주쿠 근처 정신병원에 들어갑니다. 현재도 그곳에서 생활하는데, 병원 앞 스튜디오에서 9시부터 6시까지 그림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사는 것은 내가 아프기 때문이다. 혼자 있기 힘들다. 병원에서 살지 않았다면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없을 것이다.” – 쿠사마 야요이

(p. 101~102)


작품을 보는 이에게는 즐거움을 주었지만, 정작 그 작품을 그린 작가는 정신병원에서 그림들을 그려냈다.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의지와 미술에 대한 열정에 존경심이 일었다.









고흐가 생전에 팔았던 단 한점의 작품은 바로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라고 한다. 그가 남기고 간 그림은 900여 점인데, 그중 딱 한점만이 팔렸다.


동생 테오가 그 그림을 형의 친구이자 화가이며 시인인 외젠 보쉬의 여동생 안나 보쉬에게 팔았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인의 그룹 작품전에 출품되었던 이 작품은 400프랑(현재 기준 1,000달러 정도)에 팔렸습니다. (p. 183)


생전에 인정을 받지 못한 비운의 화가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단 한점의 그림을 팔았던 줄은 몰랐다. 고흐는 지금 자신의 명성과 작품가를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후대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사랑해왔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어떤 마음이 들까.









하루에 잠깐의 시간동안 명화를 한 두편 감상하고 저자가 들려주는 쉬운 미술 이야기들로 교양도 쌓는다면,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되고 교양 지식도 늘려갈 수 있어 의미 있게 시간을 소비할 수 있다.



미술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라면, 괜찮은 미술 입문서를 찾고 있다면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를 추천한다. 이 책은 미술은 얼마든지 친근할 수 있고, 쉬울 수 있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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