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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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아오세 미노루. 그가 의뢰 받아 지은 집 중에는 조금 특별한 집이 있었다. “전부 맡기겠습니다. 아오세씨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받은 건축 의뢰는 시작부터 그에게 특별한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건축사 본인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보라는 의뢰는 거품경제 이후 패잔병처럼 살아온 아오세의 마음에 강한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더군다나 완공 후 그 집은 대형출판사에서 발행된 <헤이세이 주택 200> ‘Y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실려 더욱 특별했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그 집을 넘긴 후부터는 그 집과의 인연이 끊어졌다.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집이었지만, 실제로 살아본 감상은 다를 수 있기에 그는 집주인의 연락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나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고, 아오세에겐 애틋한 집이었지만 건축주의 연락이 있기 전까지는 먼저 연락하지 않는 것이 사무소의 규칙이기에 그렇게 연락은 끊기게 되었다.



그렇게 넉달이 지난 어느 날, 아오세는 새로운 의뢰로 ‘Y주택과 같은 집을 지어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면서 다시금 Y주택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집을 마음에 들어한 또다른 고객은 아오세에게 메일을 보내 그 집을 직접 방문하였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Y주택의 내부가 궁금해 집주인에게 대신 부탁을 해 달라는 메일을 보낸 고객때문에 아오세는 Y주택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들을 떠올려보았을 때 Y주택은 별장으로 사용될 리가 없었고,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집주인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은 없었고, 결국 그는 Y주택을 직접 방문해보기로 한다. 그러면서 소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아오세가 의뢰인의 가족들에 대한 사실을 캐낼수록 의심이 커지면서 진실이 궁금해졌다. 완공된 집을 보며 기뻐하던 의뢰인 부부의 모습은 거짓이었는지, 단란해 보였던 가족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왜 그들은 새로운 집에 이사를 가지 않았고, 지금 그들은 어디에 있는지... 모든 것이 궁금했고 얼른 페이지를 넘겨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건축을 하다 보면 안다. 인간이 집에 가진 고집들은 단순한 취미나 기호에 머물지 않는다. 개인의 가치관과 숨겨진 욕구가 드러난다. 그것은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과거에 뿌리내리고 있다. 그 내력이 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는 것이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무엇을 용납할 수 있고, 무엇을 용납할 수 없는지. (p. 30)





건축과 집에 대한 소재를 가진 소설이어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나의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혹은 도무지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절로 떠오르는 곳을 고향이라 부른다면 아오세에게는 숫제 고향이 없었다.

남은 건 빛의 기억뿐이다. 부드러운 빛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솟아오를 때가 있다. (p. 33)






언덕 위 새집을 얼마나 꿈꾸었던가.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했지만, 소년이 꿈꿨던 건 정주의 상징으로서의 집이었다. 살아 있는 것들은 본능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는다.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있기에 인간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다. (p. 184)







그때, 처음 시작했던 그 아파트로 돌아갔더라면.

그때, Y주택을 우리 집으로 제안할 수 있었다면.

아오세는 타우트의 일기를 덮었다.

만일 집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면, 건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으리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건 인간이라는 사실을, 센신테이가, 그 소박한 공간이 가르쳐주었는지도 모른다. (p. 187)






담담하고 차분한 문체에는 묘하게 집중하게 되고 빨려들어가는 매력이 있었다.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진지한 분위기가 좋았다. 책을 펼치면 그 매력에 이끌려 책을 덮는 것이 아쉬웠다. 앞부분에서는 정말 무서운 사건이 관련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뒤로 갈수록 무섭다기보다는 궁금함이 커져갔다. Y주택의 주인 가족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왜 하필 주인공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리고 건축가 타우트로 인해 변화되어 가는 주인공의 의식이 주인공의 삶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궁금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느꼈다. 일본의 미스터리 거장이 7년만에 발표한 신작이어서 그런 걸까.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동안 가볍지 않은 무게로 여운을 남겨주었다. 이 소설은  단순히미스터리 소설로만 분류해 부르기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 책 다음으로 이전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려 한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이 소설은 추천한다.




이 글은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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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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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티비 외화시리즈 <환상특급>을 참 좋아했었다. (나는 재방송으로만 보았는데, 일정이 정해진 방송이 아니어서 어쩌다 티비에 나오는 것을 발견하면 엄청 기뻐하며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너무 너무 재미있게 보았는데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유의 이상하고 기묘한 분위기, 무서운 듯 무섭진 않은 그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지금은 그때 보았던 에피소드들의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두근두근 하며 보았던 기억과 매우 재미있다는 느낌만 남아있다. 나에겐 특별한 단어가 된환상특급을 책 소개글에서 발견하고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다시 한번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참고로, 이 소설은 2013 <오픈>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것을 이번에 제목을 바꾸고 내용도 수정 보완하여 재출간한 것이라고 함.)





이 소설은 낯선 사람에게 정체모를 흰 상자를 받게 되면서 시작되는 사건들의 이야기다. 같은 상자를 받게 된 각각의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단편 하나 하나에 담아 들려준다. 그래서 차례에 나와있는 제목들은 모두그의 상자’, ‘꼬마의상자’, ‘호랑이의 상자’, ‘엄마의 상자이런 식이다. 같은 상자를 받아들었지만 누가 받게 되었나, 소원이 무엇이었나에 따라 각각의 이야기가 주는 분위기도 전혀 달랐다.



주인공들이 받게 되는 상자는 언뜻 보면 흰 종이상자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리석 같은 광택이 나는 재질로 되어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상자의 한쪽 면에는 작은 글씨로 ‘OPEN’이라고 쓰여있다. 상자를 건네 준 검은 양복의 남자는사람은 누구나 소원을 가지고 있죠, 그렇죠?” 라는 묘한 질문 아닌 질문과 함께 이 상자가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 말한다. 대신에 그만큼의대가를 치러야 한다고도 덧붙인다. “행운을 빕니다.”라는 말과 함께 홀연히 사라져 버리는 남자. 그리고 상자를 받아 든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빌었던 소원들. 이상하기도 하고 신비하기도 하고 약간은 으스스하기도 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니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이 소설은 한국 전래동화에서 영향을 받아 쓴 이야기들이 많아서 소설을 읽으면 뭔가 익숙한듯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는선녀와 나무꾼’, ‘은혜 갚은 호랑이’, ‘우렁각시’, ‘해님 달님’ 등이 녹아 있다. 비현실적인 신기한 이야기 속을 걷고 있으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잠시 잊어버리게 된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끝이 나도 머릿속에는 재미있는 공상들이 마구 떠다니게 된다.



어느 날 내가 이흰 상자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마음에 품고 다녔던 소원은 뭐였더라?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 나는 더 행복해질까?



환상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는 단편들을 읽으며 시간순삭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국식 환상소설은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행운을 빕니다>를 한 번 읽어 보길 바란다.



이 글은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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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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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어라고 생각했던 하루가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 이 소설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 이야기 같았다.



살아가면서 운명 같은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한 한 가지라도 변수가 있었더라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일들이었다. ‘내가 그날 친구와 함께 나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시간에 버스를 타지 않았더라면?’ ‘그 시간에 내 전화를 받았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사소하지만 중요했던 조건들의 합이 특정한 사건을 만들어냈다. 그러한 사건이 내 인생에서 매우 큰 줄기를 만들어 낸다면, 이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던 필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소설은 사소한 우연의 조각들로 필연을 엮어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머리아플만치 복잡한 조건들을 치밀하게 계획하여 우연을 만들어낸다. 우연의 사건 속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복잡하고 다양한 생각들까지 모두 고려해야한다. 빠져나갈 수 없는 촘촘한 거미줄 안에서 계획은 실행된다. 그들의 일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사자들은 우연속에서 본인들의 순수한 선택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믿을 뿐이다.



가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 가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누가 자기를 부추겼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동하게 되지. 그리고 가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현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인생이라는 로르샤흐의 잉크 얼룩을 다른 각도에서,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세 유형의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 임무다.” (p. 93)



우연에는 사랑을 이어주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세계관을 바꿀 수도 있고, 예술이나 과학적 영감을 줄 수도 있고, 가족을 화해시키기도 하는 등 다양하다.


소설을 읽어나가며 궁금했다. 이런 계획을 짜는 이유가 뭘까. 저 당사자들은 어떻게 선택된 것일까. ‘우연 제작자들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궁금한 질문들에 답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읽어 나갔다.



이 책은 우연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판타지 속에 로맨스와 스릴러도 적절하게 버무려 놓은 소설이다. 우연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에 빠질까? 그 만남은 정말 우연일까? 아니면 그것조차 다른 제작자가 만들어낸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 우연을 만들어낼까? (개인적으로 앞에서 뿌려놓은 떡밥들을 모두 회수해 결말을 맺는 스타일이 맘에 들었다.)



재미있는 상상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흥미로운 소재의 장편소설 한 권을 읽고 싶다면 <우연 제작자들>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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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 - 씨앗부터 시작하는 가드닝 안내서
셀린느 지음, 김자연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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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식물 인테리어 크리에이터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식물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를 외치며 재활용품을 활용해 식물을 기르고 자신의 가드닝 경험을 sns에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채소와 과일을 먹을 때 씨앗 부분은 대부분 버리게 된다. 저자는 평소 우리가 식물을 먹을 때 쓰레기로 버렸던씨앗을 이용해 식물들의 싹을 틔우며 제로 웨이스트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가보자고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발아방법은 우리가 버리던 씨앗과 재활용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아이들에게는 씨앗에서 싹이나는 생명의 신비를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된다.


일단 발아를 위한 채소와 과일은 신선해야 하고 잘 익은 유기농 제철 과일로 골라야 한다. 통조림 과일의 씨는 싹이 나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데...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발아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식물을 키우는데 기본 지식인 물과 햇빛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발아를 시킬 도구를 만드는 법도 소개해준다. 여기에는 페트병을 이용해 미니 온실을 만들어 키우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기발하면서도 간단한 방식의 방법이라 매우 좋았다.


또한 새싹 집사들을 위한 유용한 팁도 알려주어 발아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의 성공확률을 높여준다.







책의 중반부에는 난이도 상//하로 나뉜 식물들을 하나씩 예로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발아 과정을 보여준다. 왕초보들은 쉬운 단계의 식물부터 골라 시작할 수 있어 실패를 줄일 수 있고, 씨앗별로 전처리 과정도 글과 사진으로 알려주어 좋았다. (사실 씨앗 부분을 그냥 발아시키는 줄 알았는데 과육과 씨앗의 껍질을 제거한 뒤 발아시켜야 하는 것은 처음 알았다.) 또한 싹을 옮겨 심고 난 후 어느정도 자란 식물들의 모습도 실려 있어 내가 키우는 새싹의 성장한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다양한 새싹들 중 고추 새싹이 가장 신기했다. 고추는 보통 씨앗까지 통째로 씹어 먹는데, 그 씨앗들 하나하나도 다 싹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뒷부분에는 제철과일 달력이 있어 발아에 도전하는 시기에 맞는 종을 고르기에도 좋았다. 지금은 11월이니 감, 고추, 땅콩, 무화과, , 사과, 아보카도, 바나나, 용과, 키위 등이 적절하다고 한다. 나열되어 있는 과일들 중바나나는 책 속에는 없었지만 제철 달력에는 있는 것을 보아 발아가 가능하다는 뜻일 것이다. 씨앗의 크기도 작아 왠지 어려울 것 같지만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바나나의 작디작은 씨앗에서 싹이 난다니 상상만해도 너무 귀엽다!! )



책의 끝 부분에는새싹관찰노트가 실려 있어 발아를 시작하면서 변화된 작은 부분들을 관찰하고 그림도 그려보며 새로 태어날 아기 식물에 대해 관심을 키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는 가드닝이 취미인 사람과 식물 발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또한 아이가 있는 경우 아이와 함께 먹고 남은 씨앗과 재활용품을 이용해 발아를 시키고 그것을 관찰일기로 기록해보는 것도 매우 좋은 활동이 될 것 같아 추천한다.



아기식물들이 딱딱한 씨앗에서 싹을 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른다. 또한 그 씨앗들이 우리집에서 먹고 버려지던 것들로 가능하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앞으로는 맛있는 과일을 먹게 되면 씨앗을 잘 챙겨 두었다가 발아를 시도해보아야겠다. ㅎㅎㅎ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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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과 열광을 읽다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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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인사이트일지 모릅니다. 완벽하지 않은 프레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같은 시간, 비슷한 어려움을 통과하는 많은 분께 지금의 마케팅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팔리는 것들을 이해함으로써, ‘팔리게 하는내 브랜드만의 레시피를 찾는 과정에 조금의 아하(A-Ha)’가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합니다.” (p. 6)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은 최명화, 김보라 두 명의 저자가 함께 쓴 책이다. 저자 최명화는 25년차 마케터로 맥킨지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 현대 자동차 상무를 역임했고, 현재는 마케팅 관련 러닝 플랫폼블러썸미와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CMO캠퍼스를 운영 중이며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도 재직 중이라고 한다. 또 한 명의 저자 김보라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이자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5장으로 나누어 지금 팔리고 있는 것들의 비밀을 파헤쳐본다. 1장에서는 지금 팔리고 있는 것과 팔리지 않는 것의 사례를 분석하며 살펴본다. 2장에서는 새로운 소비 권력이 된 MZ세대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3장에서는 이러한 MZ세대를 끌어당기는 10가지 도구들에 대해 알려준다. 4장에서는 잘나가는 것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차이점을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알아보고, 마지막 5장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브랜딩 레시피를 제시한다.



이 책은 단지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인과 마케터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라는 브랜드로 소통하려는 모든 개인, 내 가치를 더 끌어올리고 알리고 싶은 모든 이에게 작지만 강한 인사이트가 되기를 바란다. (p.15)



마케터는 아니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이 궁금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모습을 드러내는 브랜드가 살아남는지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1팔리지 않는 시대에 팔리는 것들에서는 적절하게 선을 넘어 성공한 예시로 빙그레 왕국의 왕자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소개한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캐릭터로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이자 빙그레의 모든 상품을 몸에 두른 왕자다. ‘바나나맛 우유왕관을 쓰고, ‘꽃게랑메로나로 만든 창을 들고, 한 손엔 투게더를 쥐고 있다. 어깨에 두른 휘장에는 엑설런트, 가슴에 달린 배지에는 빙그레요플레로 로고가 달려 있다. 바지는 끌레도르빵또아로 만들었다. (p. 34)




어버이날에 빙그레우스 왕자가 부모님께 드린 선물도 재미있었다. 가장 맛있는 부분만 담았다는 선물세트 안에는 요플레 뚜껑에 묻은 요플레, 쭈쭈바뽕따의 꼭지 부분, ‘슈퍼콘아이스크림의 제일 아래에 초코가 담겨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선물세트 이미지 아래에는 엎드려뻗쳐로 벌을 받는 왕자의 모습이 담겨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며 재밌게 보았던 부분이다. 정말 약간 병맛 코드인데 그것이 재치 있게 느껴졌다. 캐릭터로 인기를 끈 빙그레는 현재 식품회사 인스타그램 계정 중 팔로워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새로운 소비 권력이 된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이다. 저자는 MZ세대를 고양이와 닮았다고 한다. 그들은 고양이처럼 무리 짓기보다는 개인적이기를 원하고,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고, 경계심을 가지고 예민한 관찰자처럼 브랜드를 평가하며 살핀다. 저자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고양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연결을 원하지만 구속받기 싫은 MZ세대는 24시간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관계의 피로함을 느끼고 그로 인해 오프라인에서는 혼자서 여가와 취미를 즐기려 한다고 한다. 그래서 혼술, 혼밥, 혼영(혼자영화), 혼캠(혼자캠핑) 등도 유행하고, 집에서 즐거움을 찾는홈루덴스족의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작년 2030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홈루덴스족 현황을 조사한 걸과에서는 응답자의 72.3%가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집이 가장 편하고, 나만의 취향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어서 집에서 노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는 2030세대의 말에 나도 공감이 갔다. 내가 MZ세대에 속하는 연령대여서 그런 걸까. 처음에는 내가 유별난가 싶었는데 요즘은 다수가 이런 것을 느끼고 얘기하는 것을 보니 그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그 이유가 24시간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관계의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한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그것보다는 기존세대들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행동했던 것을 MZ세대들은왜 그래야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불편한 관계가 24시간 연결되어 있을 때는 당연히 피로함을 느끼겠지만, 이 세대는 항상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내 생각일뿐이다.)




MZ세대, 특히 Z세대는 인스타그래머블 Instagrammable’한지를 먼저 따지고 행동을 결심한다. 지금의 소비는 과거 돈을 주고 물건을 교환하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다. 검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공규하고 공감을 받아 만족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소비의 과정이 됐다. (p. 71)




MZ세대의 기호를 만족시키며 마케팅 성공사례로 소개되는 여러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저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되면요즘은 이런 것도 하네?’ 라고 생각하고 흘려 지나갔던 것에서, 왜 그런 변화가 생겨났는지 그것들의 원인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마케팅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MZ세대(80-00년생)를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MZ세대는 자신들의 열광한 레시피가 정식 제품 또는 한정판으로 출시되면 자신의 블로그, SNS, 유튜브 등에 거침없이 리뷰를 하고 마케팅을 펼친다. 이처럼 제품 출시 과정에 관여하면서 컨슈머에서 모디슈머로, 모디슈머에서 팬슈머Fansumer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p. 107)

MZ세대에게 소비의 완성은 물건과 영수증을 받아들 때가 아니다. 구매한 물건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순간이 바로 소비의 완성이다. 이는 패션, 뷰티, 외식 등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무엇이든 인스타그래머블해야 한다. 선물을 배달받으면 선물을 준 사람에게 고맙다라고 말하는 대신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며 “00, 고마워라고 팔로워들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p. 111)


정말 그렇다. 요즘은 무엇이든 인증의 시대이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올리기 좋을 만한 예쁘고 힙한 것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것은 보다 중요한 것을, 본질을 놓치게 만드는 행동이라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보여지는 나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sns라고 생각해왔기에 이런 유행은 좀 불편하게 보인다. 그러나 나는 불편하게 여겨도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나 역시 인스타 계정을 갖고 있다), 이제 인스타그램은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던 공간에서 거대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최근 인스타 마케팅 관련 강의나 책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보다.




MZ세대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상품의 상세페이지보다 댓글과 리뷰를 먼저 본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물건을 온라인으로 일단 검색해보고 구매하는모루밍Morooming’에도 마찬가지로 공감했다. 한 장의 사진에 이끌려 단 한 장의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는 게 지금의 세대다.”(p.113 ) 라는 말에도 고개 끄덕여졌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여행지를 골랐던 적이 있기에.




이제 최대, 최초, 최고의 가치 제언은 매력이 없다. 특허를 받은 기술, 최초로 쓰인 원료, 가장 빠른 속도는 지루하다. 어떻게 다르고, 그 다름이 당신에게 어떤 가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자세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당신이 미처 몰랐던 것을 알려줄테니 들어봐가 아니라 내가 이런 사람인데, 관심이 가니?”f는 톤으로 속삭여야 한다. (p. 198)

고객을 바라보는 브랜드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 고객을 편히 모시기만 하면 안 된다. 판을 깔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동질적인 경험을 쌓게 만들어 강력한 커뮤니티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제를 주고, 고민을 주고,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행동할 무언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끊임없이 브랜드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은 모셔야 할 왕이 아니다. 함께 일할 S급 인재다. (p. 210)





이 책을 통해 MZ세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어떤 것은 공감했고 어떤 것은 갸우뚱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 세대 안에 포함된다고는 해도 내가 MZ세대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을 수는 없으니, 나와는 조금 다른 면도 있는 우리 세대의 특징들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MZ세대들이 이끌어가는 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새로운 소비권력이 된 MZ세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잘 팔리는 것들이 가진 비결을 알고 싶다면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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