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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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로 십대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백온유의 장편소설이다. 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날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외로운 나날 가운데에서 훌쩍 다가온 친구 수현 등 관계 속에서 겪는 내밀한 상처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가족을 향한 부채감, 자기혐오, 증오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선이 시종 아슬아슬하게 흐르며 긴장을 자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과 청소년심사단 146인에게서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한 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말로 꺼내 놓기 어려운 모순투성이의 마음을 펼쳐 보이는 ‘유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각자의 자리에서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십 대,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치유의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거웠던 마음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다.


[예스24 제공]


치유란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감정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다. 일상의 트라우마를 통과 중인 내 곁의 수많은 ‘나’들에게 새살이 돋게 하는 치유의 소설 『유원』을 건넨다. 정혜신(정신과의사, 『당신이 옳다』 저자)


애늙은이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처럼 속이 깊고 자신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를 일컫는 말.

반대로 생각하면 모든 아이들은 자신만을 최우선으로 놓느다는 것처럼 들린다.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고대 중국의 유학자 순자가 주창한 학설로서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악하다고 생각하는 윤리사상.이다. 아마도 고등학생때 윤리선생님의 영향과, 주변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악행을 보면서 성악설을 믿게된듯 하다.

그래서, 애늙은이라고 불리우는 아이들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든다.

남들은 일찍 철들었다고 좋아들 하지만, 악하게 태어나서 수많은 경험끝에, 수많은 시행착오끝에, 수많은 상처를 받은 후, 착하게 변한것이라 생각한다.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선적으로 대피시키는 사람들은 노약자.우선이다.

힘없는 노인,어린아이,여성,임산부등이다.

사춘기시절 '왜 노약자우선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적이 있다. 세상을 바꿀만한 발명을 하고있던 발명가, 난치병을 치료할 약의 완성단계인 과학자, 젊어서 많은일을 했지만, 지금은 그저 힘없는 노인.

발명가와 과학자를 제치고 힘없는 노인을 우선 구해야 한다는 사회통념이 옳은것인가?. 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다음 가정이 들어온다. 그 노인이 너의 가족이라면?. 강력한 나의 주장은 잠시 수그러든다.

그러나 11살 터울의 언니는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동생을 살려야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게 가족이라는 것이다.


동생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언니.

편견을 갖고 생각해보면, 언니가 죽은자리에서 살아난 동생이 마냥 예뻐보이기는 힘들지 모른다.

행복한 동생을 볼때 문득 죽은 언니가 생각날 테니까.

자신 앞에서 죽은 언니를, 떨어지는 자신으로 인해 크게 다친 한 남자를 얘기할때마다,

동생의 심정이 어떨지는 감히 짐작조차 못할 것이다. 비슷한 경험조차 없으니까.

언니 대신 살았으니 잘 살아야 한다, 내 다리를 내어주고 너를 살렸으니 잘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에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그렇게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주인공.

어렵고 힘든 상황의 시간들을, 원이는 잘 지내고 있다.

얼마나 벗어나고 싶었을까.

누구보다 그 사건의 피해자는 살아남은 원이일지도 모른다.


책 읽는 중간중간 잠시 눈을 감고 과거를 떠올려본다.

만약에 나라면, 내가 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감정이고 그 감정을 어떻게 했을까?.

만약에 나라면, 원이 처럼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을것이다.


평범하지 못한 경험을 통해 보다 빨리 성숙해진 다른 모든사람들처럼 원이도 자랑스럽기만 하다.

세상에 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 나는 버림받은 인생이라고 느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작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이 책을 권유하고 싶다.


9p ~11p

아파트 8층에서 초등학생이 크리스털 트로피를 던져 길을 가던 육십 대 여성이 맞아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 2킬로그램밖에 안 되는 트로피에 맞았는데 중태에 빠졌다고?  ~ 혼자 있을 땐 3층이라도 꼭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데 ~


144p

"부끄러움이 많더라 너는. 원아, 언제나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져야 돼. 그래야 대접받고 살 수 있다. 배포가 있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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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 개정판
이재호 지음 / CPN(씨피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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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문장과 풍부한 묘사력, 그리고 이어지는 웃음, 그 웃음 뒤에 얕게 퍼져가는 감동은 웃음보다 오래 마음속에 머물며 우리들의 지친 일상에 활력이 될 것이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우리의 오감을 사로잡는 갖가지 화려하고 다채로운 매체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설이 재미가 없으면 쓰는 사람 역시 재미가 없고, 읽는 사람 역시 재미가 없다. 그리하여 삶의 재미 하나가 달아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재미있다.


소설가 성석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소설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가 1998년도 처음 출간된 후, 2020년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2년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그만큼 재미있거나, 당시에는 안어울렸지만 지금은 어울릴것이라는 기대.

둘중 하나였겠지?


추억.

국민학교 저학년때를 생각하면 여름방학때마다 찾아갔던 시골 외할머니댁이 떠오른다.

도심에서 태어나고 자란탓에 논과 밭을 구분하지 못했고, 쌀은 어느나무에서 어떻게 열리는지도 몰랐다. 버스를 타고,시내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가면 철길옆 아무곳에 버스가 정차한다.

기차가 다니는 철길 양끝을 한참 바라본 후 엄마손에 이끌려 그 철길 2개를 횡단한다. 하행선 한개, 상행선 한개.

그리고 얕은 개울을 건너가면 외삼촌이 경운기를 타고와서 우리를 기다리신다.

'다다다다' 시끄러운 경운기소리에 외삼촌의 목소리는 잘 안들리지만 뭐라 물어보신다.

'저 옆에있는게 논일까?. 밭일까?'.

'논이요'.라고 당당하게 대답한다. 매 년 올때마다 물으시니 안 외워질리가 없다.

그렇게 한참을 가면 넓은 마당 한구석에 우물이 있는 외할머니댁에 도착한다.

얼른 고무신으로 갈아신고 우물 옆 그늘진 곳에 있는 빨간 고무통에 잠겨있는 수박,참외를 두드려본다. 냉장고에 있지않은 과일들이 먹을때는 시원해서 얼마나 신기하던지.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 새벽에 해뜨는것을 보러가기 위해서.

새벽에 누군가 흔들어 깨운다.'해뜨는거 보러 가야지'

어린나이였지만 산에 오르는게 힘들었지만, 빨갛게 떠오르는 해와 붉게물든 하늘을 보며 가슴벅찼던 기분을 못잊어 시골에 오면 한번은 꼭 해보는 일이다.

동네 또래 녀석들하고 개울가 송사리잡던 일. 논에서 징그러운 알꾸러미를 만지던 일.하나뿐인 구멍가게에서 발견한 과자 한봉지에 행복했던 일.2박3일의 여행이지만, 했던 일도 많고, 하고싶은일도 많고, 즐겁고 신기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작은 행복에 감탄하는 내가 아니다.

행복의 기대치가 너무도 커져있는탓에, 작은 행복은 별 감흥도 없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어버린것이다.


이 책은.

그런 행복한 추억이 있는 어른들에게 말하는 듯 하다.

'너도 예전에는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살았었다'고.

큰 행복만 쫓아다니지 말고, 지금 자주 일어나고있는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라고.

일사병에 걸려 죽는것을 방지하려고 밀짚모자를 소중히 여기던 소년.

독자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잊지 말라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 많은 생각에 잠겼다.

철길을 무단횡단할때의 두려움, 밤에 울어대는 무서운 새소리,

온몸을 적시며 잡은 작은 물고기 몇마리에, 메뚜기를 구워먹었던 기억,

작은 일로 무서워하고, 작은 일로 행복했던 시절.

작은 일은 무섭지않고, 작은 일로 행복을 못느끼는 지금.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때의 기분은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과거를 떠올리는듯 하지만, 조금은 허구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좋은 추억여행의 시간으로.

순박한 시골생활을 모르는 사람들은 좋은 간접경험의 시간으로.

가슴에 와 닿을듯한 따뜻한 어른 동화.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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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가제본이라서 아직 없네요.


‘연쇄 살인 사건’을 관광으로 팔아 먹고사는 기묘한 마을 사람들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죽음’을 상품화한 인간의 어두운 심연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 스릴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신선한 소재와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어갈 신예 작가 이두온을 발견하는 소설이 될 거예요.


[출처] 소설가 정유정, 미야베 미유키 극찬! 이두온 <타오르는 마음>|작성자 은행나무


생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식.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기회도 마땅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차량 흐름이 많은 도로에는 중간중간 휴게소,식당이 있다. 관광지를 가기위한 중간에, 혹은 물류의 흐름상 트럭이 많이 다니는 길 적당한 곳에.

드넓은 허허벌판을 가다가 저 멀리서 보이는 노란 'M' 마크. 외롭던 운전길에 큰 안심과 설렘이 생긴다는 미국인.넓지않은 우리나라지만, 국도에 꽤 많은 휴게소,식당이 있다.

그런데 근처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많은 차들이 국도대신 고속도로로 통행한다면, 그 식당은 어떻게 될까?.얼마전에 영화를 봤는데, 국도변 버려진 휴게소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영화였다.

백*원의 골*식당 역시, 상점 한개를 살리는 것이아닌. 그 상점으로인해 사람들이 몰리고, 골목 전체에 사람들이 넘쳐나면 근처 상점도 잘 될거라는 생각인 것이다.


소설의 배경역시 이와 비슷하다.

국도변에 작은 식당.휴게소를 차려서 먹고 살고 있었는데,바로옆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마을은 생계가 막막해졌다. 자체적으로 야간 마라톤 축제를 만들어 사람을 모아본다. 축제를 하니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야간이기에 숙박을 마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기에 마을의 경제상황은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마을 주민들은 게으르고 불 성실해서 가난해진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변화탓에.


16p  

'사람들은 가난한 자들을 이야기할 때 쉽게 근면과 성실의 부재를 말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모호한 표현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누군가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말을 증오하게 되기도 한다.'


야간 마라톤 도중 우연히 시체가 발견되고 그로인해 마을 여기저기에 연쇄살인의 흔적이 발견된다.

그 중에는 가난한 마을이 싫다며 마을을 떠났던 사람도 있다.

범인은 외지인, 혹은 마을 주민일까?


22p

불특정 다수의 죽음이 무서운 이유는,우리가 살인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죽음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서로에 대한 의심을 키웠고,두려움과 무력감에 대해 알아나갔다.


경제부흥을 위해 축제를 만들었으나 연쇄 살인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마을주민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야...

마는것이 아니다.사건을 영화화 하고자 사람들이 찾아오고, 머물면서 또다른 방향의 경제부흥이 온다.

2층 모텔이 "범죄의 역사'박물관으로 개조되면서 또다른 희망을 품게되는 마을 주민들.


26p

 여기서 갈림길, 꼭 살인마를 통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는 핑계는 너무 모호하다. 그러나 다수의 마을 사람들은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였다고 말이다. 윤리 의식, 죄책감, 동정심, 인간애 같은 것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사람들의 생존 앞에서 힘을 잃었다.그것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후퇴했다. 그리고 생존과 성공을 자랑스러워하는 풍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동안 살인마는 잡히지 않앗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다. 멸시하면서도 두려워했다.그건 살인마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돈에 대한 감정이었을 것이다.그러는 동안 축제는 발전을 거듭했다.

~

그러나 왜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가. 이 돈벌이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

축제 개편 네 번째 해, 마을을 찾던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 그 다음 해에는 또 그 절반이 줄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될까? 

초반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머리속으로 그려본 동네는 우리나라에서 보기힘든 자연과 집의 이미지였다.

그래서일까? 한국 작가의 소설이지만, 스토리진행도, 머리속 상상의 이미지도 조금은 새롭고도 낯익은 느낌의 소설이었다.(멀지않은 미래에 영상-영화,드라마-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자세히 보지만, 드라마는 대부분 띄엄띄엄 보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이웃사람,카센터(손님없는 카센터주인이 국도 도로 한가운데에 철심을 박아놓고 지나가는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낸 뒤 수리해주는 내용이 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폐쇄적이고 자신들만의 왕국 같은 동네) 떠올랐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책 전체를 음미할때는 갑자기 n번방 사건이 떠올랐다.

이웃 주민이 살인 피해자의 가족임을 알면서도,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던 동네 주민들.

그 연쇄살인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동네 주민들. 

이웃에게, 피해자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없었을까?

초반에 언급했던 '생계'때문에?

n번방 가해자들 역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면서,미안함,죄책감은 없었을까?


코로나19로인해 외출도 맘대로 못하는 요즘. 금요일 밤부터 맘잡고 읽으면 일요일에는 완독할만큼 술술넘어가는 스토리이다.

답답한 마음을, 무더운 날씨를 잠시나마 잊고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가제본을 받아, 조금은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탈출해 봅니다.



추가로.

새로운 단어를 알았습니다.

눙치다.

동사. 1.마음 따위를 풀어 누그러지게 하다.

       2.어떤 행동이나 말 따위를 문제 삼지 않고 넘기다.

저만 몰랐던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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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정예원 지음 / SISO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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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소개


“보고 싶어….”

때로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심으로 와 닿는 말

괜히 울컥거리게 하는 말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SNS를 통해 매일 한두 편씩 인연과의 사랑, 이별, 삶을 주제로 글을 써온 저자의 첫 에세이. 누군가 내 마음에 쏟아져 내리는 그때, 사람과 사랑에게 상처받았을 때, 문득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질 만큼 좌절감이 밀려올 때 한 편 한 편 적어 내려간 글이 모여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으로 엮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춘기

초등학생때는 몰랐던 감정이 가슴속 깊은곳에서부터 차오르다가 이내 넘치고 만다.

그 사람을 마주할때면 심장이 터질것 처럼 빠르게 뛰고, 고개는 저절로 숙여진다.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말은 입에서 맴돌고 입 밖으로는 떠듬떠듬 어눌해지는 혓바닥.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항상 옆에 있던 이성중에서 유독 한 사람만이 눈에 들어오고, 모든 순간을 그사람과 함께 하고싶고, 내 가 세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어느것도, 그사람에게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모두 줄 수 있을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


사랑

친구들과 있는 시간과는 다른 느낌으로 흐르는 시간.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 시작하기전 광고90초는 세상 더없이 더디게만 가더니,

저녁먹고 시작한 그사람과의 몇마디 통화는 아침해를 맞이한다.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을 보고있어도 생각나고,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생각나고,

약속장소로 가는 버스안에서도 온통 그사람 생각뿐이다.

어렵고 힘든 일주일의 생활도 주말약속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다.

나 자신을 버리고 그사람이 원하는 대로 변해간다. 생각못한 헤어스타일, 평소 안입던 옷 스타일, 잘 안먹던 음식들, 쳐다보지도 않던 영화장르들, 낯선 장소들.

그렇게 내 마음속을 나 자신을 그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며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다툼의 시작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나는 평소처럼 하고싶은 말을 했을 뿐인데, 내 말에 반박하는 그 의견보다도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갑자기 왜 저렇게 말하지?"

그 사람과의 의견대립보다 그사람의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갑자기 아무 대화도 하고싶이 않다.

생각해보면 그사람은 변한게 없다. 나의 귀가. 나의 정신이, 나의 감정이 변한것일거다.

소위 말하는 "콩깎지"가 벗겨지는 순간이다.

그 사람이 좋았던 모든 순간, 장점들이 어느순간 눈에 거슬리고,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가려해도, 익숙해지겠지 하고 지나가려해도,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심해진다.

그러다가 결국 말도 안되는 이유로 큰 싸움이 되고, 그로인해 한참을 연락없이 지내다가 결국에는 이별을 선택하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우리'라는 단어를 버리게된다.


이별

이별은 힘들다.많은 시간, 혹은 적은 시간을 함께 했더라도.

아마도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동안 나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우선시하며 생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기적으로 상대보다 나를 우선시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보다는 상대를 우선으로 할 것 같다.

그렇게 지내온 사랑의 시간들. 그 순간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야 하는 시간. 이별의 시간.

내 가슴속에 자리잡은 그 사람을 떼어내기 위해, 나 자신을 혹사시킨다. 눈코뜰새 없이 정신없이 일을 해서, 제정신인 날을 헤아리기 힘들만큼 술에 취한 날들의 연속으로,이불속에서 밤낮없이 눈물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게 힘들게 어렵게 그 사람을 나에게서 떼어낸다. 조금씩,조금씩.

그렇게 "우리"는 다시 "나"로 되어간다.


이별 후

그사람과 함께했던 몇몇 행동을 이제는 나 혼자 하고있다. 계절이 바뀌어 옷가게에 들렸지만, 그 사람이 골라주던 스타일의 옷에 손길이 머물고, 친구들과 술한잔 하려고 메뉴판을 펼치면, 배고픈 배를 채워줄 '안주밥'에 눈길이 가고, 무심코 영화를 예매하면서 커플석을 쳐다본다.


다시 나

조금씩 조금씩 그 사람을 지워나가던 순간들이 모여서 이제는 다 지워졌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어느순간 눈에 안개가 자욱해지며, 가슴이 답답해진다.그리고는 눈물이...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이다.

할만큼 다 하고, 힘들만큼 다 힘들어해서, 어느순간 웃으며 너는 떠올리던 날들도 있었다.

그래서 다 지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갑자기 생각난 네 모습에 썩소한번 지으면서 행복했던 우리의 시간을 떠올려보고는 친구에게 건배를 외칠정도로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쏟아져 내리는 너를 향한 그리움에 눈물이 흐른다.

그게 사랑인가 보다.


어느날 새벽녁 책을 읽으며 작가의 글을 읽으며 평온하게 약감 동감하며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다 지워진줄 알았던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 사람이 보고싶어 흐르는 눈물이 아니다.

눈물은 흐르지만 썩소가 아닌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작가는 나의 깊은곳에 있는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미소를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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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식 이별 - KBS클래식FM <김미숙의 가정음악> 오프닝 시 작품집
김경미 지음 / 문학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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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시, 에세이


“KBS-1FM 〈김미숙의 가정음악〉 오프닝 시로 낭송되어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애청자들을 라디오에 묶어두던

‘시’와 경쾌한 에스프리로 엮은 ‘시-이야기’ 시집, 『카프카식 이별』!!

뮤즈의 목소리로 아침마다 시를 읽어주는

배우 김미숙 진행자의 미성과 품격 깊은 시 낭송은

김경미 시인의 시와 조화되며 아름다운 공감을 불러 낸 하나의 예술품이다.”

김경미 시인의 시집 〈카프카식 이별〉(문학판)과

시 낭송의 아프로디테 배우 김미숙 씨가 낭송한

오디오 북 〈카프카식 이별〉(밀리의 서재) 동시 출간!!!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출근

가끔은 헷갈린다. 살기위해 일하는것인지, 일하기위해 사는것인지.

특별한 일 없이 휴일을 보낸 다음날,월요일 출근길은 왜 그리 발걸음이 무거운건지.

즐겨듣는 음악을 들어도 도무지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

tv,라디오 전파가 유난히 약한 우리동네는 라디오를 갖고다녀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 나오고, 버스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금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주로 듣는 시간대가 7시15분~8시 20분이어서 8시에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나오는 오프닝멘트는 챙겨서 듣는 편이다. (10여년전 운전이 직업이었을때는 시간별도 즐겨듣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오프닝 멘트만 듣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 중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차를 세워놓고 기다리기도 했다.)


라디오

좋아하는 음악도 무한 반복하며 듣기는 힘들다. 어느 순간 살짝 지겨울때가 오기마련. 그래서 랜덤재생을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탓에 평소 즐겨듣는 노래만 골라서 랜덤재생하는지 또,또,또 그노래가 재생되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라디오를 듣는다. 편안한 목소리로 멘트를 하고, 적당한 광고와 랜덤음악재생. 프로그램마다 타깃층과 성격이 있어서 가요,팝,클래식,영화음악등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들려오는 오프닝멘트 사회문제를 혹은 좋은 시 한편을 ,책속의 좋은 글을 읽어주는 각자 다양한 프로그램들.


카프카식 이별.

9시에는 업무중이기에 한번도 들어본적은 없는 '김미숙의 가정음악'.

오프닝 시로 낭송된 시와 경쾌한 에스프리로 엮은 '시-이야기'시집.

라디오는 못 들었지만 김미숙님의 목소리는 익히 알고,짐작가능하다.

출근길, 출근직후 맑은 목소리로 읽어주시는 시 한편이라니.

얼마나 신중하게 작가는 시를 썼을까?. 그 많은 시 중에서 얼마나 신중하게 오프닝멘트로 선정되었을까?. 

몸도 마음도 지쳐서 시작되는일이 많은 출근길, 라디오를 들을 수 없으니 이 책을 내가 읽고, 그 기분을 느껴보면 어떨까?.

시 한편 써주시고, 바로 해석까지 해주시는 친절한 이 책. 코로나19때문에 지친 출근길에 좋은 동반자가, 일상에 지쳐 휴식을 취하고 잠들기 전, 하루를 마감하면서 가볍게 읽고 깊게 생각해보기 좋은 책 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의 수선공이라고 얘기한 라디오 진행자 김미숙님의 마음에 동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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