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가제본이라서 아직 없네요.
‘연쇄 살인 사건’을 관광으로 팔아 먹고사는 기묘한 마을 사람들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죽음’을 상품화한 인간의 어두운 심연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 스릴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신선한 소재와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어갈 신예 작가 이두온을 발견하는 소설이 될 거예요.
[출처] 소설가 정유정, 미야베 미유키 극찬! 이두온 <타오르는 마음>|작성자 은행나무
생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식.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기회도 마땅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차량 흐름이 많은 도로에는 중간중간 휴게소,식당이 있다. 관광지를 가기위한 중간에, 혹은 물류의 흐름상 트럭이 많이 다니는 길 적당한 곳에.
드넓은 허허벌판을 가다가 저 멀리서 보이는 노란 'M' 마크. 외롭던 운전길에 큰 안심과 설렘이 생긴다는 미국인.넓지않은 우리나라지만, 국도에 꽤 많은 휴게소,식당이 있다.
그런데 근처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많은 차들이 국도대신 고속도로로 통행한다면, 그 식당은 어떻게 될까?.얼마전에 영화를 봤는데, 국도변 버려진 휴게소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영화였다.
백*원의 골*식당 역시, 상점 한개를 살리는 것이아닌. 그 상점으로인해 사람들이 몰리고, 골목 전체에 사람들이 넘쳐나면 근처 상점도 잘 될거라는 생각인 것이다.
소설의 배경역시 이와 비슷하다.
국도변에 작은 식당.휴게소를 차려서 먹고 살고 있었는데,바로옆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마을은 생계가 막막해졌다. 자체적으로 야간 마라톤 축제를 만들어 사람을 모아본다. 축제를 하니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야간이기에 숙박을 마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기에 마을의 경제상황은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마을 주민들은 게으르고 불 성실해서 가난해진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변화탓에.
16p
'사람들은 가난한 자들을 이야기할 때 쉽게 근면과 성실의 부재를 말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모호한 표현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누군가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말을 증오하게 되기도 한다.'
야간 마라톤 도중 우연히 시체가 발견되고 그로인해 마을 여기저기에 연쇄살인의 흔적이 발견된다.
그 중에는 가난한 마을이 싫다며 마을을 떠났던 사람도 있다.
범인은 외지인, 혹은 마을 주민일까?
22p
불특정 다수의 죽음이 무서운 이유는,우리가 살인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죽음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서로에 대한 의심을 키웠고,두려움과 무력감에 대해 알아나갔다.
경제부흥을 위해 축제를 만들었으나 연쇄 살인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마을주민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야...
마는것이 아니다.사건을 영화화 하고자 사람들이 찾아오고, 머물면서 또다른 방향의 경제부흥이 온다.
2층 모텔이 "범죄의 역사'박물관으로 개조되면서 또다른 희망을 품게되는 마을 주민들.
26p
여기서 갈림길, 꼭 살인마를 통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는 핑계는 너무 모호하다. 그러나 다수의 마을 사람들은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였다고 말이다. 윤리 의식, 죄책감, 동정심, 인간애 같은 것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사람들의 생존 앞에서 힘을 잃었다.그것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후퇴했다. 그리고 생존과 성공을 자랑스러워하는 풍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동안 살인마는 잡히지 않앗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다. 멸시하면서도 두려워했다.그건 살인마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돈에 대한 감정이었을 것이다.그러는 동안 축제는 발전을 거듭했다.
~
그러나 왜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가. 이 돈벌이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
축제 개편 네 번째 해, 마을을 찾던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 그 다음 해에는 또 그 절반이 줄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될까?
초반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머리속으로 그려본 동네는 우리나라에서 보기힘든 자연과 집의 이미지였다.
그래서일까? 한국 작가의 소설이지만, 스토리진행도, 머리속 상상의 이미지도 조금은 새롭고도 낯익은 느낌의 소설이었다.(멀지않은 미래에 영상-영화,드라마-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자세히 보지만, 드라마는 대부분 띄엄띄엄 보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이웃사람,카센터(손님없는 카센터주인이 국도 도로 한가운데에 철심을 박아놓고 지나가는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낸 뒤 수리해주는 내용이 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폐쇄적이고 자신들만의 왕국 같은 동네) 떠올랐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책 전체를 음미할때는 갑자기 n번방 사건이 떠올랐다.
이웃 주민이 살인 피해자의 가족임을 알면서도,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던 동네 주민들.
그 연쇄살인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동네 주민들.
이웃에게, 피해자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없었을까?
초반에 언급했던 '생계'때문에?
n번방 가해자들 역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면서,미안함,죄책감은 없었을까?
코로나19로인해 외출도 맘대로 못하는 요즘. 금요일 밤부터 맘잡고 읽으면 일요일에는 완독할만큼 술술넘어가는 스토리이다.
답답한 마음을, 무더운 날씨를 잠시나마 잊고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가제본을 받아, 조금은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탈출해 봅니다.
추가로.
새로운 단어를 알았습니다.
눙치다.
동사. 1.마음 따위를 풀어 누그러지게 하다.
2.어떤 행동이나 말 따위를 문제 삼지 않고 넘기다.
저만 몰랐던건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