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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 더 일찍 당신을 만났다면 - 당신의 빈자리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가족 이야기
김수려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책소개
남편은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가족들에게 남긴 채 하늘나라로 먼저 떠났다. 그렇게 남편이, 아빠가 남긴 커다란 빈자리와 함께 남겨진 세 명의 식구는 살아간다.
남편, 아빠의 빈자리를 딛고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한 가족의 성장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35살의 아내와, 40살의 남편으로 시작된 한 가정.
사람이란,스스로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두사람의 사랑으로 만들어져서 태어난다.
그런 사람 두명이 만나 또다시 사랑으로 하나의 생명이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지고.
그렇게 하나의 가정이 되어 네명의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다.
나중에 사회로 나가서 홀로 생활할 수 있도록. 남편과 아내는 지극 정성으로 아이 둘을 돌본다.
사회에서 겪게 될 수 많은 고통과 난관들을 대비하여 이것 저것 알려주고, 또 알려주지만, 교육에는 끝이 없다. 그리고 정답도 없다.
네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서로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지만,
갑작스레 알게된 아빠의 암 선고이후 시간이 흐르고, 네 가족은 세 가족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엄마는 다짐한다. 쓰러지지 않겠다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두 아이와 함께 멋지게 살겠다고.
35년을 40년을 살았다면 자기만의 생각과 그 생각의 방향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아니 정해지다 못해 머리속에, 뼈속에 깊은곳까지 박혀서 자신의 의지대로 조차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하나의 가정을 만든다는것은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사람은 나이들면서 어울리는 사람들이 조금씩 변하고 바뀌기 마련이다. 학생때는 같은반 친구를, 대학에서는 마음맞는 밥친구를, 사회생활 할때는 억지로 어울리는 경우도있다. 죽고 못살것같은 친구들 조차 대학가면서, 사회생활 하면서, 결혼하면서 조금씩 멀어지고 (몸만 멀어질 뿐 그래도 마음까지 완전히 멀어지지는 않는듯하다.) 나이들면서 어울리는 사람들은 서서히 바뀌어간다.
그렇지만.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려 애쓰고, 인정하는 두 사람.그게 부부다.
90p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존중하자.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하자. 더 큰 존중과 사랑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옛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게 있다.하지만 머리로만 알고 있을 뿐 도무지 실천하기기 쉽지 않다. 오히려 '오는말이 고와야 가는말이 고운'세상이다.많은 사람들이 자신먼저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원한다. 한번만 생각해보면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마음인 것처럼, 남들도 그러할 것이란걸 왜 모를까? 그래서 저 말 앞에는 한 문장이 더 붙어야 하는 세상인듯 하다.
"미운놈 떡하나 더 준다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라고 해야 할것 같다.
112p 결혼한 다음 신랑을 보니 매사에 찬찬히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횡단 보다의 신호가 깜박이면 무리해서 뛰어가지 않는다. 왜 안 뛰냐고 물으면 다음에 건너가면 된다는 거다.
--급한일이 있으면 깜박이는 녹색불에 멈춰서기란 쉽지 않다.심지어 빨간신호에도 무단횡단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남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청년에서 중년이 되며 성격이, 마음가짐이 조금씩 변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남편은 천성인듯 하다. 무책임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무리해서 건너지 않는 여유로움은 다른 일이 닥쳤을때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다. 이런 남편의 성향은 아내에게, 두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듯 하다.
123p 부모교육 강의를 할 때 "내 아이를 남의 아이 같이, 남의 아이를 내 아이 같이 키우자"
--아이가 없다면 짐작하기 힘든 말 이지만 그래도 잘 생각하고 주위를 보면 알수있는 말이다.
운전강습은 부부사이에 하면 안된다는 말은 들어봤을것이다. 운전연습하다가 이혼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 내 아이, 남의 아이, 모두 서툴고 잘 못하는게 있다. 내 아이가 잘 못하면 다그치고, 혼내고, 화를 내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남의 아이였어도 똑같이 할까? 내 생각엔. 작가님의 생각엔 '아니'라고 답한다. 남의 아이에게는 그리 심하게까지는 못할것이다. 왜 내 아이에게는 상처주며 심하게 하는 걸까? 그건 아마도 가족이라는 두 글자때문인듯 하다. 무얼해도 용서가된다는 생각의 단어. 가족.
그렇지만 오히려, 옆집아줌마에게 혼나는것 보다, 엄마에게 혼나는게 더 상처되고, 서럽다는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162p 아이들을 만난 기쁨이 가라앉고 나니 시험을 못 본 게 너무 미안했다. 신랑에게 "시험 잘 못 봤는데 어떡하지?" 했더니,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는 말부터 했다.
~
'아, 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잘 못 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수고했다고 말해 주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거구나'
--딸램이 중2때, 우리 세가족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데 아파트 입구를 지나가는 버스를 잡겠다고 딸램이 뛰어가다가 넘어졌다.그 덕에 버스는 탔지만, 자리에 앉고난 후 친구에게 빌려입은 롱패딩을 살펴보는데 핸드폰의 액정이 깨졌다며 딸램이 울먹였다. 순간 내 입에서 나온 첫말이 '다친데는 없어?" 였다.
말하고도 내가 놀랬다. 핸드폰 액정이 깨졌으니 수리비,혹은 교체비용이 상당할테지만,나는 롱패딩도 핸드폰도아닌, 넘어진 딸램을 걱정하고 있었다.평소같았으면 뛰었다고,넘어졌다고,핸드폰 깨졌다고 연속으로 잔소리를 했을텐데,딸램의 몸과 마음을 걱정하고있었다니.이제 아빠도 딸램도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잡은 것인가?
168p 언젠가 딸이 물어왔다. "엄마는 아빠가 없어서 힘든 것으로 어떤 게 있느냐?"고. 여러 가지 있지만, 강의가 있는날 마치고 들어오면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없는게 힘들다고 말했다. 딸은 자기가 앞으로 물어봐 주겠다고 했다. 그 후 가끔 물어봐 주었다. 말해 주지 않는 것보다 위로가 되었다.
183p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릴 때 자주 했던 말이 있다. 우리 집은 원하는 것을 다 살 수는 없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은 살 수 있다고.
188p 엄마인 나에게 고마운 점을 얘기하면서 첫째로 꼽은 것은 '공부하라고' 야단치지 않아서 고맙다는 거였다. 고2 때는 공부가 잘 안 될 때도 있어서 집에 오면 핸드폰만 보다가 잤는데, 엄마가 뭐라고 하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스스로 미안해졌다고 한다. 그냥 자기를 믿어주고 내 버려두고 다그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친구들은 시험 때가 되면 시험 잘 못 볼까봐 걱정하는 이유가 한 가지였다고 했다. '시험 못 보면 엄마한테 야단 맞을 텐데...'하는 걱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딸은 엄마한테 야단맞을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험을 잘 못 보면 내신에 영향을 주는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엄마가 뭔가를 더 해줘서 고마운 게 아니라 반대로 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하다니, 딸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이야.
이렇듯 책을 읽다보니 작가님의 가족의 일상이 어떨지 대충 눈에 보인다. 아빠의 빈 자리에 마냥 슬퍼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의지하면서 잘 살아가는게 보인다.
책 제목을 비틀어서 '10년만 더 함께 했었으면'으로 생각하니 안방에서, 작은방에서 살아 숨쉬는 우리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느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