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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
엘리에서 출간한 고은지 작가님의 <해방자들>은 20세기 한국사회를 경계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소설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국을 떠나는 사람외국에서 거주하는 사람을 뜻한다. 유대인이 대표적이지만 20세기 한국의 역사를 반추하면 코리아 디아스포라에 관한 사연도 상당하다.
네이버 영화카페 ‘네영카’를 통해 고은지 작가의 <해방자들>을 읽게 되었다.
지금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애플TV의 ‘파친코 시즌2’는 대표적인 디아스포라 문학인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고은지 작가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드라마 ‘파친코’의 작가진 중 한 명이었으며 이번 <해방자들>은 첫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경계와 ‘해방자들’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1980년 대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사회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파친코’가 선자의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라면 ‘해방자들’은 주인공 인숙이 트라우마와 상실을 극복하고 희망과 사랑으로 이어가는지 잘 보여준다.
아버지 요한은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를 받고 교도소에서 죽임을 당한다. 삼엄한 군부독재는 반공의 기치 아래 뜻하지 않는 개인의 희생을 만들었다. 인숙은 성호와 결혼으로 안정을 찾지만, 남편은 결혼과 동시에 홀로 미국으로 떠난다. 남겨진 이는 시어머니 후란과 새댁인 인숙이다. 성호가 운전을 연수하며 강사와 찍은 사진은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의 촉매제가 된다. 소설의 백미는 두 여인이 보여주는 애증과 고부갈등이 어떻게 발현하고 마무리되는 지이다. 고부갈등이 있을 때 남편이 취하는 대표적인 행동은 회피다. 성호는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을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이런 인숙을 보듬어주는 이는 로버트다. 로버트의 사연은 20세기 한국사의 비극이 가정과 개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경계인의 시선이지만 로버트는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인숙과 성호의 자녀 헨리가 미국 사회에서 적응하고 탈북민인 제니를 만나는 과정은 <해방자들>이 조국의 사건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100여 년 전 관동대지진으로 한국인이 학살된 사건을 시작으로, 제주도에서 벌어진 4.3운동, 한민족을 할퀴고 지나간 한국전쟁과 뒤이은 조국의 분단이라는 현실, 반공이라는 가치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던 군부독재의 영향, 근래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와 세월호 사건까지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는 숱한 위기와 사건을 경험했다.
위기와 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인숙과 소설에 등장하는 개인은 이러한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고통을 극복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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