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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ㅣ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평점 :
민주주의 고정관념 깨부수기
인간이 만든 최고의 정치 체계라고 알려진 민주주의는 소중한 가치이다.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는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국민의 피를 먹고 자란다” 이다.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의 독립 당시 했던 말로 알려진 이 말은 자유와 민주 가치를 수호하는 데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만큼 많은 희생이 필요하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그럼 민주주의는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오늘 소개할 노느매기에서 출판한 김대갑 작가님의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는 민주주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고등학교에서 한국사, 세계사를 가르치시는 저자는 평화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민주주의를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저자와의 여행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첫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와 영화 ‘기생충’에 나타나는 내용이다.
일본 만화영화인 ‘플란다스의 개’는 네로와 파트라슈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어렸을 때 즐겨보던 만화였다.
막연하게 알프스산맥 근처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플란다스는 ‘플렌더스’라는 네덜란드 지역이다.
플렌더스 지역은 네덜란드의 남부 가톨릭 강세 지역이고, 1830년 벨기에 혁명으로 1831년 레오폴드 1세를 국왕으로 하는 벨기에 왕국이 세워진다.
일본과 같은 입헌 군주국이 되는 벨기에는 시민의 조건을 25세 이상의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남성으로 제한한다. 국민의 1%만이 해당하는 것이다.
플란다스의 개는 벨기에 시민인 아로아의 아빠 코제츠가 네로와 자신의 딸 아로아의 교제를 반대하는 이야기이고, 미술을 좋아하는 네로는 아로아의 그림을 그린다.
코제츠는 불쾌한 마음으로 그림을 돈으로 사버린다.
어린 시절, 아름다운 만화영화로만 생각한 ‘플란다스의 개’는 냉정한 사회 현실을 풍자하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벨기에의 레오폴드 1세의 아들 레오폴드 2세는 아프리카 콩고와 르완다에서 믿기 힘든 식민지 정책을 펼친다.
상아, 고무를 채취하기 위해 콩고 주민 약 1,000만여 명을 도륙하고 르완다 내전의 불씨를 남긴다.
민주주의 시작을 우리는 그리스 아테네의 제한적 민주주의에서 찾는다.
“우리의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Demokratia)라고 부르는데, 이는 권력이 소수의 손이 아니라 전 인민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적인 분쟁을 해결하는 문제에서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합니다.”
이 말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표현하는데, 널리 알려진 페리클레스의 선거 연설문이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상징인 페리클레스는 아테네를 제국이라 칭한다.
아테네가 제국이 된 것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과 관련 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을 결성하고, 델로스섬에 있는 금고에 그리스 도시국가로부터 전쟁 분담금을 모아두었고, 병사와 함선을 받았다.
도시국가들은 분담금을 지급하고 함대 운영에 관한 권한을 아테네에 넘겨 주었다.
아테네는 강력한 권한을 바탕으로 다른 도시국가에 대한 내정 간섭과 델로스 동맹에 가입과 탈퇴를 주도하였다.
델로스 동맹 자금을 아테네가 주도적으로 운영한 결과, 아테네에서 열리는 민회, 재판정에 참석하는 배심원에 대한 급료를 지급하고, 페리클레스 시절 건축하는 아크로폴리스 신전 건축자금도 동맹 자금으로부터 나온다.
아테네는 민주주의 체계와 제국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다른 도시국가에서 민주주의 체계를 먼저 가지고 있었지만, 역사적 자료를 많이 남긴 아테네를 오늘날 서구 민주주의의 시초라고 받아들이게 된 이유이다.
그리스 문명이 페니키아와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로 미루어보아 민주주의의 기원은 문명의 발상지인 시리아-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시리아-메소포타미아는 그리스인들보다 2,000년이나 앞서서 민주적인 통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기원전 5세기의 바빌로니아에는 이집트를 비롯한 다른 지역 출신 이주자들의 회의체도 있었고, 카니시의 회의체에는 노예가 출석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이 책은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책답게 민주주의에 관해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게 한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전쟁의 원인과 링컨 대통령이 전쟁을 참여하게 된 이유와 노예해방선언을 한 원인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독립선언문 낭독을 한 민족대표 33인에 관한 설민석 선생님의 발언과 민족대표 유가족이 소송을 통해 그들의 견해를 밝히는 부분도 흥미롭다.
나에게 놀라운 사실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이 1970년대에는 오늘날 현대 여성과 같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진이었다.
오늘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여성들은 부르카를 쓰고 온몸을 가려야 하지만, 이렇게 된 이유는 이슬람주의가 아니라 그 나라의 지도자들이 선택한 정치 체제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다.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시공간을 이동하는 여행으로 빠져들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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