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갑 - Spillover
정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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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처음 퍼진 곳은 어디일까?

누군가 이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려고 하는 건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가장 이익을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한 번 쯤은 생각해본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바른북스에서 출판한 정문 작가님의 소설 <천산갑>은 의미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저자는 정치, 경제, 종교, 의료의 관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는 점을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소설로 드러낸다.

 

표지에 등장하는 아마딜로와 닮아 있는 반은 귀엽고 반은 무섭게 생긴 동물이 바로 천산갑이다.

이름조차 낯선 천산갑이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개체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았나? 라는 의심을 받으면서이다.

 

천산갑은 그럼 어떻게 우리에게 이처럼 무지막지한 영향을 주게 되었는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천산갑으로 캔을 만들어 팔면 쩐 좀 만지겠는데?

어르신이 자금을 준다면? 한 이십억?’

 

교단 사람들에게 쫙 풀고, 교도들은 지인들에게 쫙 풀고, 사업성이 보통이 아니다. 그러니 어르신의 개입이 꼭 필요하다.’ - 12p

 

소설의 첫 머리에도 등장하지만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에 가면 각종 먹거리와 튀김의 재료를 보면 없는 게 없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우한의 야생 동물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식자재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천산갑이 강장제로 유명하다고 알려져 이를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를 하려는 조직이 생긴다.

 

 

아니 지지난 정권 때는 메르스에 감염이 된 사람이 삼백만 명은 되어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더니, 지금 확진자 사백 명 선에 사망자는 열 명 아랜데, 정부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대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기도 어려울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난리를 치네? 도대체 야당, 이 사람들은 대책이 안 선단 말이야.” -35p

 

 

이 정도 파괴력을 가지는 사건이 일어나면 이는 사회 전반의 정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소설이 집필이 끝난 시점이 202031일 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415일에 열리게 되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이다.

 

어르신의 형님인 총회장님이 돌아가셨다. 죽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1444백 명 안에 들지 못했다.

 

어찌 된 일인가.

 

교단에서는 천국의 144,400명과 땅 위의 144,400명이 임무 교대하는 날이 아직 되지 않아 하나님의 곁에서 일 시킬 사람으로 데려갔다고 했다. 하나님이 추수해 가셨다고 했다. - 91p

 

어딘가에서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던 박쥐가 천산갑이 서식하는 숲 바닥에 떨어뜨린 배설물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흔적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또, 나뭇잎 사이로 개미 등 곤충을 잡으려고 킁킁거리는 천산갑이 감염될 수 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타당하게 생각됩니다. 천산갑의 몸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변종 바이러스로 변질하고, 이러한 상태에서 인간이 천산갑과 접촉하거나 잡아먹으면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져서 병이 생길 수 있다는 가정이 진실이고 아니고의 문제는 여기에서 다툴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지금의 상태에서는∙∙∙.” - 102p

 

지금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박쥐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의 책임소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상당수의 국가들은 우한의 동물연구소에서 시작되었다는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중국에 대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는 천산갑의 식용 문제도 바이러스를 퍼트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박쥐의 몸속에는 130여 종의 다양한 바이러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전염병의 용의자로 주목되어 왔다. 그런데, 바닥에 떨어진 박쥐 똥을 오직 천산갑만이 묻히고 다녔을까? 또 어떤 동물이 박쥐를 잡아먹거나 사체를 먹을 수 있었을까? 없었을까?

 

대부분 바이러스는 고유한 숙주의 피부나 몸속에서 서식한다. 물론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 동물 종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이것을 스필오버(Spillover)라 한다.

 

스필오버란 물이 넘쳐흘러 인근의 마른 논에까지 퍼지듯이, 경제에서는 어떤 요소의 생산성 효과가 다른 요소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듯이, 전파가 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도 시필오버, 바이러스나 세균이 종을 넘어 다른 종을 숙주로 삼을 때도 스필오버라 부를 수 있다. -159p

 

이 책의 부제가 스필오버라는 점은 생각하면 저자는 한 사건이 상황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비단 바이러스 뿐 아니라 환율의 상승으로 관광객이 늘어나 호텔의 투숙객이 늘어나는 것과, 임차인들이 열심히 장사해서 상권이 발전하면, 근처에 지하철이 들어서 역세권이 되면 임차인이 불안해지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이 책은 한국, 중국, 일본의 특정한 세력들이 바이러스를 자신들의 목적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현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돌아볼 것을 강조한다.

 

연륜이 생기면 과거의 경험으로 현상 뒤에 숨겨진 힘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이끌어 가는 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늘 궁금해 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길 제안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천산갑 #정문 #바른북스 #코로나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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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 - 4주 만에 끝장 내기
하영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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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시원스쿨의 하영지 강사님의 <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이다.

저자인 하영지 강사님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인도-아세안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대표 강사이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표적인 인증평가로는 OPIOPIc가 있다.

 


OPIOPIc는 같은 종류의 시험이지만 OPI는 전화인터뷰이고, OPIc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IBT 시험이란 차이가 있다.

 

그 외 인도네시아어 자격시험은 듣기, 읽기 시험인 FLEX,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치는 시험인 TIBA 등이 있다.

 

본 교재인 <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어의 인증 평가를 대비한 교재입니다.

 

이 교재는 시중에 나와 있는 인도네시아어 교재가 광범위해서 초보자를 위한 교재에서부터 상급자를 위한 교재를 한 권에 수록되어있는 것을 피하고, 실재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IL(Intermediate Low) IM(Intermediate Mid)에 중점을 두고 IM에 맞추어 질문과 정답을 수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7천만 명의 세계 5위 인구대국이고,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최고수준인 CEPA 단계를 체결한 국가이고, 앞으로 인도네시아로의 출장과 관광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어 말하기 평가인 OPI 시험은 OPI(Oral Proficiency Interview)방식의 1:1 인터뷰 방식의 말하기 평가이고, ACFTL 공인 평가자와 전화인터뷰로 시행이 된다.

 

평가내용의 전반부는 본인 및 가족, 회사 업무, 취미, 관심사, 정치, 사회적 이슈 등으로, 후반부는 Role Play로 구성된다.

 

평가 등급의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10단계로 이루어지고, IL4등급, IM5등급이다.

 

 

 

PART 1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기소개를 비롯한 평가 전반부에 질문과 대답을 연습할 수 있도록 했고, 인도네시아 경험과 인도네시아어 공부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PART 2는 예약하기, 구매하기, 렌트하기, 컴플레인하기 등 비즈니스 상황과 계약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대화를 연습하도록 했다.

 

PART 3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현안에 대한 내용과 의견 말하기를 연습하도록 했다.

 

각 단원마다 대표적인 질문 유형을 제시하고, 어휘 연습, 필수패턴, 필수문법, 예시의 연습과정을 단계적으로 노출하고 있어 교재와 함께 혼자서 연습하기 적합하다.

 

인도네시아 27천만 인구를 하나의 정체성으로 만드는데 인도네시아어의 실용성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언어의 가장 큰 특징인 알파벳을 사용하고, 문법이 기타 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이루어져 있고, 영어를 많이 차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 <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는 중급자로 빠른 시간에 이끌어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 #하영지 #시원스쿨인도네시아어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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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정만춘 지음 / 웨일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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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제도는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유효한 제도로 남아있을까?

 

앞으로 결혼은 필수적인가? 또는 결혼은 선택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설문결과를 볼 때마다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급격하게 변화할 제도 중 가장 빨리 바뀔 거라 생각한다.

 

요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3분의 2가 넘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다른 나라의 제도권에 들어있는 동거는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지금도 가장 빨리 처리해야 할 법안 중에 하나인 생활동반자법이 마련되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웨일북에서 출판한 정만춘 작가님의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는 네 차례에 걸친 동거 경험을 솔직하고 내밀한 부분까지 알려준 작가님 덕분에 동거생활이 가져오는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세 차례에 걸친 이성간의 동거와 한 번의 동성 간의 동거 경험은 동성과 이성간 동거의 차이점과 특히 동성 간의 동거에 관해 설명하는 여성주의 운동과 여성으로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공감하게 되었다.

 

나 개인적으로 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어서인지 내 아이에게도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은 결혼과 동거라는 제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오늘 하루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나는 가족들에게 만춘 작가님이 어떻게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어떤 계기로 헤어지게 되었는지 계속해서 알려주었다.

 

실황중계를 하는 동안 우리 가족은 저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인관계에서 조심할 부분에 대해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할 부분, 공감해야 할 부분에 관해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사건들은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라 공감하게 된다.

 

연인과 태국과 남미에서 보내는 장기여행이 미치는 영향은 흥미로웠고, 여자라서 우리나라에서 조심해야할 부분, 불편한 부분,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 사회가 여성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생각하게 된다.

 

 

[책 속으로]

 

이유를 바로 말할 순 없었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게 책장은 침대보다 더 내밀한 공간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순위를 매기자면 책장>침대>>거실순이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읽지는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나도 책 읽기만큼 수집하기에 열을 올렸다. -17p

이 부분을 읽고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느낀 일종의 동지의식이랄까…….

나에게도 책장은 나만의 공간이고,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들여다보고 책의 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기 전에도 한번 들러 인사하는 그런 공간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이라는 책을 남자친구와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그 책을 팔고자 하는 남자친구에게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서운한 게 당연하다.

연인관계에서 관계를 지속하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 보다는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물건이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것은 마치 자기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떠날 수 있는 자만이 머물 수 있다.” 강신주가 어느 책에서 한 말인데 너무 공감한 나머지 밑줄을 박박 그었다.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있는 건 머무는 게 아니라 매어있는게 아닌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가 그곳에 머무르기를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머무른다라고 할 수 있다. -36p

 

이 말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을 하는데 떠나고 머무르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태국 빠이에서 만난 한 여자는 전 세계가 넓고 내가 머물러야 하는 곳은 세계 전역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마다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허들이 있듯이(잘생겨야만 연애 감정이 생긴다든가, 말이 통해야만 키스할 마음이 든다든가) 연애를 끝내게 하는 보텀 라인이 있다. 당시 내게 그건 정서적인 지지였던 것 같다. 그는 자주 자존감을 깎는 말로 나를 상처 주었고, 나중엔 그걸 기억하지 못했다. -64p

 

평균애호증에 걸린 사람들처럼 남들이 가는 길이 옳은 길인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친구들이 버진로드(싫어하는 말이고 없어져야 할 말이라고 주장함)를 걸어가는 걸 보고, 그녀는 자신의 선택한 동거라는 것이 사랑과 결혼에 대한 합리적인 선택이라 여긴다.

 

만춘식 동거에 관한 이야기는 유쾌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동거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꾸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더사랑하면결혼하고덜사랑하면동거하나요 #정만춘 #웨일북 #동거 #생활동반자보호법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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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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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526일 저녁 7

 

나는 오늘 밤 여기에 머무르기로 했다.

먼 곳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올 것이다.

내일은 희순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날이 밝으면 손에 쥐고 있는 카빈소총을 놓고 여기를 떠날 것이다. -9p

 

소설 <꽃잎처럼>내일은 희순과 만나기로 되어 있다.” 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명수와 희순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줄 알았다. 물론 희순과의 사랑이야기는 주인공 명수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다.

 

정도상 작가님의 소설 <꽃잎처럼>40년 전 그날 광주에서 벌어진 1980526일 저녁 7시에서 27일 오전 515분까지 10시간 동안 벌어진 일을 조명한다.

 

소설<꽃잎처럼>은 상당한 부분 실화와 실재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명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실재인물이라고 한다.

 

광주, 전남에서 들불 야학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공수부대가 전대병원, 전일빌딩, 도청 민원실을 진압하는 과정을 숨 막히게 묘사한다.

읽는 동안 마음이 아파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설의 표지에서 도청의 창문을 통해 다가오는 정부군을 바라보는 명수의 눈빛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희순과의 약속인 상우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한다.

 

전투에서 우리는 질 것입니다.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리지가 분명한데, 한 발을 내디뎌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백척간두 진일보라고 합니다. 우리는 오늘 밤 공수부대와의 전투에서 패배할 것입니다. 패배가 분명한데도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은 백기를 들고 공수부대를 맞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깃발을 내릴 수 없습니다. 우리의 깃발이 비록 피에 젖고 총칼에 찢어진다 해도 우리는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밤 패배할 것입니다. 하지만 영원히 패배하진 않을 것입니다.” 상우 형의 차분한 말에 통역을 하던 인요한이 눈물을 흘렸다. -33p

 

시민군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상우는 들불 야학의 강학으로 희순은 그를 좋아하고, 명수에게 상우를 끝까지 지켜달라는 부탁을 한다.

상우는 3일 만 더 버텨낸다면 미국의 중재로 정부는 진압을 멈출 것이라는 믿기 힘든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가올 현실을 알고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을 한다.

당시 518 민주화운동의 가장 주된 세력이 10, 20대의 젊은이들이라는 사실은 자유와 민주를 찾기 위해 너무도 아까운 희생이었다는 점을 되새긴다.

 

다 같이 단결합시다!!

급보

광주 시민 여러분! 현 시국은 단결의 힘만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26) 오전 630분 계엄군은 탱크를 몰고 돌고개까지 진군하였습니다.

......

우리 광주 시민 전남 도민의 승리는 머지않았습니다. -50p

 

현재 시각 27일 새벽 240. 공수부대와 계엄군이 다시 살육 작전을 개시하였습니다. 현재 놈들은 상무대 병력, 교육사령부 병력, 31사단 병력으로 시 외곽을 완전히 차단하고 도시를 봉쇄했습니다. 계엄군이 나타났다는 무전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세 개 공수여단과 20사단을 앞세워 쳐들어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놈들은 탱크와 장갑차, 헬기까지 중무장한 상태입니다. 1전투비행단까지 합세한 놈들의 총병력은 약 이만여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반면에 우리 시민군은 불과 오륙백 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박 실장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178p

 

 

광주비디오를 보았을 때의 놀라움과 충격이 다시 떠오른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영화로 한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 <박하사탕>, <꽃잎>을 보았을 때 우리 국민에게 어떻게 저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싫었다.

 

꽃잎처럼은 영화 꽃잎에서의 이정현의 눈빛처럼 민중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이 꽃잎처럼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소설 속 명수의 친구 수찬도 자기를 믿고 일으켜 세워준 남호형의 발산댁 형수가 총칼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죽음을 각오하고 저항한다.

 

이 소설을 40주년이 되는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몇 가지 의문과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꽃잎처럼 #광주민준화 #정도상 #다산책방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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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과 비 1 -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원작소설!
이병주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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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빠져들어 멈출 수 없는 소설은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병주 작가님의 <바람과 구름과 비>는 모처럼 책을 읽을 때 아드레날린이 분비됨을 느끼며 책을 펼치고 멈출 수 없었다.

 

이병주 작가는 1921년 하동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대학 문예부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 불문과에 진학했다 학병으로 중퇴한다. 광복 후 진주농대, 해인대학 교수를 거처 1955년에서 61년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한다.

 

1965년 마흔네 살의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이래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자 1,000, 10만 여 장의 원고에 단행본 80여 권의 작품을 남긴다.

 

지금으로 치면 매달 한권씩 장편소설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작가가 가진 일종의 소명의식을 달성하기 위해 그 자신의 생을 불태운다는 표현이 정확할듯하다.

 

이번 작품을 읽고 그의 다른 대표작인 <관부연락선>,<지리산>,<산하>와 같은 작품들도 읽어보기로 다짐한다.

 

그의 소설은 유교, 불교, 도교의 사상을 넘나들고, 역사 속에 등장한 다양한 인물들과 작품을 언급하고 있다.

 

<바람과 구름과 비>의 주인공 최천중은 서울진공작전을 주도한 의병장 허위를 소재로 한다. 최천중이라는 영웅은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당대의 재주꾼과 인재들을 모은다.

 

이번 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1977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이고, 198950회에 걸쳐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다.

 

이제 내일이면 TV조선에서 윤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박시후(최천중), 전광렬(이하응), 고성희(이봉련)를 주연으로 하는 드라마로 새롭게 탄생한다고 한다.

 

주인공 최천중의 영웅담이 어떻게 그려내는지, 다른 인물들인 최봉련과 이하응은 어떻게 펼쳐낼지 궁금하다.

<내가 살인범이다>의 박시후씨가 맡은 최천중이 특히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된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안타깝고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라고 하면 바로 구한말이다.

소설에서 시대적 배경으로 처음 설정되는 시기는 1863년이다.

 

조선왕조가 왕권과 신권의 경쟁관계였다고 하지만, 정조 이후 신권이 왕권을 넘어서고 차츰 압도하기 시작하다 불균형이 최고에 달하는 시점이 철종 치세기이다.

 

강화도령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철종은 외척세력에 짓눌려 제대로 된 통치를 하지 못하고, 입에 맞지 않은 음식과 불편한 마음, 정사보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쓰다 33세 라는 젊은 나이에 후사를 정하지 못하고 승하한다.

 

이 소설은 바로 철종의 후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를 그리고 있고 1863년을 기점으로 조선 사회의 백성들의 삶과 투쟁을 그려내고 있다.

 

 

[책 속으로]

 

계해癸亥, 철종哲宗 14. 서력으론 1863년으로 치는 해다.

그해에도 봄은 있었다.

진주민란을 비롯해서 북쪽으론 함경도, 남쪽으론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휩쓴 민란이 금년 들어 다소 수그러들긴 했으나, 화근은 그냥 남아 있어, 언제 어디서 무슨 변이 날지 모르는 불안이 산야에 감돌고 있었다. -9p

 

당시는 진주민란이 위세가 가라앉고 최제우의 <동경대전>이라는 책을 내고, 동학이 세력을 불리는 와중이었다. 정국이 혼란하여 권문호족세력은 흥청망청하였고, 서민들은 모두들 굶어 생을 나는 시절이었다.

 

최천중은 점술사이며 관상사였다. 산수도인山水道人이란 이름의 도사를 십 년 동안 사사한 후 세상에 나온 지가 2년밖에 안 되었지만, 그를 겪은 사람들은 모두 그의 영특한 신통력에 감탄했다. 자연, 재물도 풍성하게 생겼다. 그러니 종자를 데릴 만도 했지만 하나의 목적을 이룰 때까지 보류하고 있는 터였다. -11p

 

최천중은 조선이라는 나라의 망운을 인식하고, 다음에 태어나는 왕재를 자신의 씨로 만들기 위한 일을 도모한다. 그는 자신의 씨를 이을 밭을 찾아 전국을 유람하다 미원촌에 이르러 왕덕수의 부인이 그 일을 이루어낼 적임자임을 알아내고 본인의 목적을 달성한다.

 

용이 동천하려면 개천의 미꾸라지들과 개구들의 등이 터져야만 했다. 하나의 왕재를 얻기 위해선 범인들의 윤리는 짓밟혀야만 했다. 묵자를 숭앙하는 외골수는 장자의 기우氣宇에 억눌려야 하는 것이다. -39p

 

흥선군 이하응에겐 아들의 둘 있다고 들었다. 임금이 후사 없이 죽을지도 모르는 이 판국에,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그의 가슴속에 움트지 않을 까닭이 없다. 흥선뿐 아니라, 종실에 속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러할 것이다.

흥선은 천,,,이라 불리는 잡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색잡기를 일삼는 파락호破落戶라고 했다. 세도문중 안동김씨들의 집을 두루 찾아 돌아다니며 적잖은 수모를 받고 있다고 했다. -90p

 

나는 용이 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변수가 항수를 이겨낸다 해도, 항수의 뿌리를 뽑아버릴 순 없습니다. 덩굴나무가 아무리 컸기로서니 정자나무가 될 순 없으니까요. 그러나 덩굴이 정자나무를 만나기만 하면, 그 정자나무를 타고 그 크기만큼은 올라갈 수 있을 것 아니겠소.“ -218p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바람과구름과비 #이병주 #그림같은세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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