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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인생이 편한 '악녀십계명(惡女十誡命)!'
심은영 지음 / 창해 / 2020년 5월
평점 :
오늘 소개할 책은 심은영 작가의 <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이다.
책의 표지에 실린 그녀의 그림이 우수에 찬듯 머플러로 꼬옥 얼굴을 감추고 슬픈 눈으로 응시한다.
제목과 표지에서 부터 예사롭지 않다.
삶을 다시 부여잡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낸 악녀들을
내 삶의 모델로 삼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삶을 철저히 파헤쳐 그들의 삶의 방식을 본받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인생이 편한 '악녀십계명'
그렇게 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심은영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줄곧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해왔다.
수년 동안 교직에서 경험한 우리 교육계의 부끄럽고 충격적인 사실을 소설 <달팽이>를 출간했다고 한다.
'삶을 다시 부여잡기 위해'라는 문구는 뭔가 큰 일이 그녀에게 있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녀는 우울증을 치료하고 있고, 소개하는 여성들의 면면을 통해 한 가지씩 배울 점을 찾아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아니 저항하는 여인들은 한 묶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저자의 참신한 생각이 인상적이다.
각 여인들은 지금까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남성 중심의 사건 서술에서 조연으로 등장하곤 하는데 심은영 작가는 그녀들을 주연으로 조명해 한 명씩 배울 점들을 찾는다.
군주론을 암기하고 프랑스 왕비로 인정받기 까지 끝없이 인내하는 카드린 드 메디시스에게는 '증오를 감추어라'고 배운다.
이집트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사랑을 이루어가는 클레오파트라 7세에게는 '가치 있는 죽음을 준비하라'고 배운다.
자신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 남편과의 불편한생활을 참고 또 참아 애인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표트르 3세를 쫓아내는 예카테리나 2세로 부터는 '복수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준비하라'고 배운다.
소개하는 여성들은 다들 너무 유명한 인사들이지만, 나는 팜프파탈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와 오노 요코,조르주 상드, 카트린드 메디치, 예카테리나 대제가 인상적이었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파울 레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다. 하지만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관계는 조금씩 틀어지고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니체와 파울 레, 두 사람 중 누구의 사랑도 받아주지 않고 모두 함께 동거할 것을 제안한다.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니체와 파울 레는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녀는 이 기묘한 동거를 '성삼위일체'라 불렀다.
니체는 괴상한 동거를 끝내기 위해 그녀에게 세 번이나 청혼하지만 모두 다 거절당한다.
니체는 실연의 절망 속에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제 1부를 불과 열흘 만에 완성한다.
가끔 책 속에서 다른 내가 읽었던 책의 이야기가 나오면 반갑다.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니체의 작품을 읽을 때 그녀와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면 훨씬 이해의 폭이 넓어질거라 기대한다.
또 한 명의 동거인중 한 명인 파울 레는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도박도 끊고 니체와의 동거까지 감내하지만 살로메는 결국 또 다른 남자인 안드레아스와 결혼한다.
당대의 지식인들과 유명인들은 살로메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그녀의 결혼 소식에 절망한 파울 레는 자신의 재산을 모두 기부하고 인 강의 절벽으로 몸을 던진다.
릴케, 프로이트등 당대의 많은 인사들이 그녀에게 빠져 애원하고 그녀를 그리워하다 죽는다.
그녀는 끊임없이 지식과 배움을 갈구했다.
쉰 살의 나이에도 프로이트 밑에서 정신분석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배우는 것에 '뒤 늦은 시작이란 없다' 이것이 저자가 살로메에게 깨달을 한 마디이다.
또 다른 악녀는 비틀즈를 해체 시킨 악녀로 유명한 오노 요코다.
오노 요코는 사랑에 대한 마무리가 항상 깔끔하지 못했다.
첫 남편과 이혼하기 전에 두 번째 남편의 아이를 가졌고, 두 번째 남편과 이혼하기 전에 세 번째 남편인 존 레논의 아이를 가졌다.
요즘 관점에서도 그녀의 사랑은 지탄 받기 쉅상인데 당대 그녀에 대한 비난은 커다란 파도와 같았다.
오노 요코의 광적인 스토킹에 서서히 마음을 연 존 레논은 전부인에게 엄청난 위자료를 지급하고 오노 요코와의 사랑을 완성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사랑과 전쟁'이 되버린다.
존 레논은 비서인 메이 팡과 동거를 하지만 그녀는 레논의 부인 자격을 끝까지 유지한다.
끊임없이 비난은 받았던 그녀는 존 레논이 정신병자의 총에 맞아 사망하자 기다렸다는듯이 레논의 물건들을 처분한다.
그녀는 비밀리에 골동품상인 존 하바드토이와 결혼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은 지키는 미망인인양 비밀을 유지하려 한다.
그녀에게는 법이나 관습, 윤리나 도덕에 구속받지 않고 그녀의 사랑을 위해 망설이지 않는다.
'망설이지 마라' 이것이 저자가 오노 요코로 부터 새기는 한 마디이다.
나는 그녀가 악녀로 부터 배운 것들을 체득하고, 마침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고 쾌활한 악녀가 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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