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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은 미래진행형 -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철학
김윤희 외 지음 / 다온북스 / 2020년 4월
평점 :
2020년 4월 15일 오늘은 국회의원 총선거 일이다.
너무 당연한 일정한 나이가 된 모든 국민은 선거권을 가지는 보통선거는 오랜 역사가 있지 않다.
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권리의 행사이다.
가장 먼저 여성의 참정권을 허용한 뉴질랜드는 1893년, 미국 1920년, 영국 1928년 심지어 우리나라는 1958년이 되어야 여성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100여 년 전의 여성은 당시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존재했을까?
좀 더 오랜 시간으로 돌아가서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의 지위는 어땠을까?
그리스는 너무 오래되어 그리스 국민들 조차 과거지사로 잘 거론하지 않는데, 근대의 여성의 지위와 생활은 어땠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의심에서 이 책 <평등은 미래진행형>의 저자들은 고대, 근대, 현대의 철학자들 저작을 통해 여성주의에 관한 내용을 고찰한다.
마침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부터 플라톤에 관심이 있어 탐독하고 있던 나에게는 너무 반가운 내용이었다.
고대를 대표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근대 루소, 에밀, 칸트와 현대의 니체, 데리다, 아렌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의 철학 중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해석한 부분은 신선했고, 그들과의 가상 인터뷰는 흥미로웠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통치자는 금의 성분, 수호자는 은의 성분, 장인은 동의 성분을 타고난다. 만약 여성이 금의 성향이 있고 태어나면, 플라톤은 여성도 통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 철인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여성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고, 처자식을 공유라는 표현은 남성 중심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성과 여성을 구별했다. 바로 이 점에서 스승인 플라톤과의 차이를 보인다. 그는 당시 남성과 여성이 종적으로는 같지만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고 보았다.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듯, 당시 여성들이 가정에서 가사를 책임지고 있었던 반면, 남성들을 정치에 관여하고 있었다.
Photo by Ryoji Iwata on Unsplash
근대의 철학자인 루소와 밀의 여성주의에 관한 비교는 흥미롭다.
<에밀>은 인간의 본성과 교육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루소가 말하는 인간은 남성을 의미한다. 즉, 당대 여성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여성이 태생적으로 열등하므로 교육을 통해 남성에게 의존하는 존재로 길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홀아버지 손에 자라다가 기숙학교를 졸업한 후 외삼촌의 손에 자란 시기를 죄수 생활이라고 표현한 루소는 바랑 부인이라는 후원자 덕분에 죄수 생활에서 벗어난다.
어머니와 같았던 바랑 부인과의 관계는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 후 루소는 여러 귀족 부인들과 연애하지만, 결혼은 귀족 부인이 아닌 세탁부 하녀와 했다.
아내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순진한 사람이었다.
루소는 아내를 집안일을 하는 사람, 성적 대상에 불과하다. 그는 아내가 낳은 아이 5명을 모두 보육원에 보내고 저술 활동을 이어간다.
지적 능력이 부족한 아내에게 양육을 전담시킬 수 없을뿐더러 자녀가 많으면 저술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논리이다.
철저한 자유주의자였던 존 스튜어트 밀은 인류의 반인 여성이 성별을 이유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침묵했던 당대의 다른 철학자들과 달랐다.
밀은 여성의 정치적 권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과 아울러 적극적으로 선거법 개정을 시도한다.
밀은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이 시민으로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정의로움이라고 생각했다.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공화주의 원리를 제시하며, 투표란 권리이기에 앞서 정의라고 보았다.
밀은 훗날 자신의 배우자가 될 해리엇과 만남과 우정은 생애의 영광, 으뜸가는 축복으로 여긴다.
해리엇을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존 테일러의 아내였다. 밀과 해리엇은 20년 동안 우정을 나누고 존 테일러가 죽은 지 2년이 지나고 결혼한다.
밀과 해리엇은 지적 교류를 바탕으로 한 평생의 동반자였다.
1848년 <정치경제학 원리>와 그들의 사상적 교류와 토론이 집대성된 책이 바로 <자유론>이다.
밀은 해리엇과 함께 나눴던 여성과 시대, 역사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여성의 종속>을 발표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어느 저작물에도 해리엇의 이름을 남기진 않는다.
현대의 철학자 중에서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발표한 한나 아렌트에 관한 이야기는 주목할 만하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지적인 사람이었지만 심오한 의미가 있고 인종 학살을 자행한 것은 아니라며 ‘악의 평범성’을 설명한다.
아이히만에게는 악마성이 없으며 남들이 무슨 일을 겪는지 상상하길 꺼리는 단순한 심리가 있다고 한다.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 아렌트 사상의 핵심이다.
이 책 <평등은 미래진행형>은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철학자들의 모습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성주의와 철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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