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뉴스 읽기 - 진짜 기자도 속아버린 가짜뉴스 이야기 푸른들녘 인문교양 34
강병철 지음 / 푸른들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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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녘에서 출판한 강병철 서울신문 기자님의 <슬기로운 뉴스 읽기>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가짜뉴스에 대한 종합 안내서이다.

사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가짜뉴스의 효용성은 세계 다른 나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고, 저자는 가짜뉴스의 시작과 한국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정체가 구별하는 법을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돌이켜보면 기자의 위상은 예전 회사에서 일하다 기자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으면 그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기억이 난다. 기자란 펜의 힘을 가진 권력자로서 알게 모르게 형성된 그들만의 특권이 있을 정도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인이었다.

 

오늘 2021년 기자로 대변하는 대한민국 언론의 신뢰도는 과거보다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기레기'라는 파괴적인 혐오감을 발산하는 표현이 버젓하게 통용되고 있고 사회 각 층의 사람은 언론을 대신하는 유사언론인 SNS와 유튜버로 자신이 선호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에 빠져들고 있다.

 

언론의 신뢰는 민주주의 지탱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사회 구성원은 뉴스의 대상을 바라본다. 저자가 설명하는 이 글이 언론의 생산하는 가짜뉴스가 발붙일 자리를 없애고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거짓말의 통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매체로 낙인되는 시기는 2016년이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가짜뉴스라는 단어는 일반의 뇌리에 박힌다.

 

우리나라에선 언론 본질의 역할에 관해 자문하게 되는 시기는 조국 전 장관의 지명과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이다. 대중은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 결과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이다. 언론의 역할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대중은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본격적으로 가짜뉴스가 전 세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생산된 가짜뉴스이다. 당시 대선 선거 운동의 가짜뉴스를 연구한 보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이 생산한 가짜뉴스가 힐러리 후보 측에 유리한 가짜뉴스보다 4배 이상 많이 생산되었다.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한 가지 요인은 '가짜뉴스'라고도 분석한다.

 

개인적으로 이제 사안에 대한 뉴스를 바라볼 때 뉴스를 그대로 믿기는 힘들게 되었다. 뉴스가 생산되는 배경이 의문을 가지고 교차 검증이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뉴스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언론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이의 관심사와 의견은 나의 사회적 존재로서 동료가 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언론은 우리에게 공기를 제공하는 존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호흡을 위해 공기가 필요하다. 다른 이와 인간관계를 구축할 때 그가 선택하는 뉴스가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뉴스에는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정치, 사회, 경제면과 같은 '경성 뉴스'와 문화, 연예, 스포츠, 취미와 같은 '연성 뉴스'로 나눠진다.

 

돌이켜 생각하면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얻기 위해 무수한 피를 흘린 적도 있다. 지금도 몇몇 국가에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언론은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 우리에게 언론은 삼권 분립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지키는 파수꾼이다.

 

 

가짜뉴스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거짓말이 가지는 힘은 오묘하다.

한비자에 소개하는 삼인성호에 얽힌 고사에서 잘 드러나듯이 한두 사람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면 믿기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거짓말을 하면 정말 그런가?’ 하고 마음속에 빈틈이 생긴다. 그렇게 같은 거짓말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반복해 들으면 어느 순간 거기가 넘어간다.

 

가짜뉴스가 힘을 얻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에코 체임버 효과있다. 인위적으로 계속 울리도록 만든 방을 뜻하는 용어인 에코 체임버는 여러 명이 차례로 등장해서 같은 말은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에코 체임버 효과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정보 유통 공간이 유튜브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선택하는 정보가 비슷한 방송을 소개하기 때문에 쉽게 정보의 편식에 빠지기 쉽다.

 

언론이 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극단의 모습은 장준환 감독의 <1987>,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에서 권력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악으로 묘사되는 대표적인 영화는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이다. 그중 백윤식 씨가 연기한 논설주간은 정치 권력, 자본 권력과 손잡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판을 설계한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들입니다. (...)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는 그의 대사는 언론 권력의 최고점에 자리한 그가 가진 편견을 보여준다.

 

언론의 영향력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던 역기능으로 작용하던지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럼 유사 언론으로 요즘 자주 거론되는 유튜버와 SNS는 언론이라 활 수 있을까?

 

저자는 유튜브는 동영상의 유통 플랫폼으로 진정한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다. 여기 놀라운 통계는 20, 30대의 35% 이상은 유튜브를 언론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유튜브를 통한 유사 언론은 취하는 견해에 따라 정제되는 않는 뉴스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자신이 선택하는 뉴스 채널이 무엇이든지 사실 확인을 일상화해야 한다.

 

저자는 가짜뉴스가 가지는 몇 가지 형태와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표적인 가짜뉴스를 소개하며 독자가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제 설날 연휴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여론의 행방이 갈라질 것이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가 모든 뉴스를 매몰시켜버리고 있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무수한 가짜뉴스가 우리를 현혹할 것이다.

 

독자는 자신이 선택하는 뉴스를 교차 검증하는 습관으로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기를 저자는 주문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슬기로운뉴스읽기 #강병철 #푸른들녘 #인문학 #가짜뉴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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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제시 베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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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제시 베링은 솔직하고 재치 있는 글쓰기로 유명한 심리학자이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수료 후 현재 오타고 대학교 과학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으로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 행동의 민감한 사안들을 부드러운 유머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내어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책날개 중)

 

이번 도서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라는 부제와 함께 자살 충동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은 그의 메시지를 전한다.

 

매년 자살과 관련한 통계를 볼 때마다 우리 국민이 가지는 마음의 짐이 세대를 불문하고 너무나 무겁게 나타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통계결과는 몇 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드러내 이야기할 시기가 되었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자살에 관해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열 명 중 아홉은 예비 자살자"라 말했다. 자살 행위자의 43퍼센트는 유전 요인으로, 나머지 56퍼센트는 환경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13)

 

1장 비밀에서는 저자가 10대 때 자살하고 싶었던 이유는 자신이 거주하는 작은 동네에서 게이라고 아웃팅당할 걱정이 그를 절망으로 이르게 했다. 20년 전 커밍아웃했고 파트너인 후안과 10년 넘게 같이 지내며 성적 지향과 관련한 두려움은 청소년기의 그를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게 했다.

 

직업적 성공을 거두고 학자로서 인정받은 저자가 성인이 되어 느낀 자살 충동은 커리어 번아웃(탈진 증후군)과 실직이었다. 교수에서 작가로의 전환은 생각과는 다르게 그를 추락시켰다. 사람들이 자살하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 가지지만 굴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은 밑바닥을 길 때 자존심에 매달리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암흑은 개인을 자기 혐오와 열패감을 가지게 한다.

 

사람이 가지는 어두운 감정의 뒤쪽에는 사회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대다수 사람은 타인 때문에 자살한다. 사회적인 문제들이, 특히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불쾌한 진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걱정이 부채질한다. (30)

 

저자는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교에 취직하고 남섬의 평화로운 자연환경과 낯선 동물과 일상을 경험하며 '행복'한 삶은 살고 있다.

 

2장 전갈에선 저자가 기르던 고양이의 자살 시도와 함께 1883<네이처>에 실린 <전갈들의 자살>이란 논문에서 실험대상인 전갈이 자살로 이르게끔 가혹한 실험을 한다.

 

"치명적 결과에 대한 지식이나 기대를 갖고 의도적으로 시작하고 실행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행위"로 정의되는 '자살'이라는 행위를 동물도 하는 것일까?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를 한동안 고민하다 동물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일 거라는 모호한 동의를 하게 된다.

 

인간과 동물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인간은 계속 타인들의 생각을 의식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또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3장 승률에선 캐나다의 한 가정에서 벌어진 자살이 가족 구성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3형제 중 큰 형의 자살로 아버지는 더욱더 신앙에 몰입하지만, 막내는 종교가 아닌 진화론에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어떤 상태에서도 생산하지 않는다. 자연 선택은 각각의 이익에 의해, 이익을 위해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나오는 구절이다. (87)

 

4'계단'에서는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가 제시한 자살 성향으로 이르는 6단계 과정을 보여준다.

 

1단계 '역부족'에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 현재 상황의 괴리가 클 경우 나타난다.

 

2단계 '자신을 탓하기'1단계에 나오는 불운한 사건들을 자기 탓으로 돌리면, 자살의 길을 멀리 더 멀리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정한 곤란에 처해 자신을 혐오한다면 비상사태다.

 

3단계 '고도의 자기의식'단계이다. 자살은 불쾌하게 예리한 자기의식을 피하려는 욕구에 자극된다고 한다. 자기 파괴적인 정신 상태에 빠지면 자기 본위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멀어 보인다. 자신의 단점에 고도로 몰입해 있다는 것이다.

 

4단계 '부정정서'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서 도피하고 싶은 감정이다. 죄책감, 자기 비난, 배척당할 두려움, 무엇보다 근심으로 경험될 수 있을 불안은 거의 모든 자살의 요인이 되는 듯하다. 극심한 신체 고통이 심리적 고통보다 더 낫다고 여기는 사람의 심리는 부정 정서가 얼마나 괴로울 수 있을지 잘 보여준다.

 

5단계 '인지의 붕괴'는 인지적으로 무너져 시간이 기어가듯 지나는 느낌이다. 이는 머릿속에서 외부 세계가 매우 간단하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단계이다. 이는 인지적으로 무너져 놀랍도록 낮은 수준이 기본이 된다.

 

6단계 '탈억제' 고통이나 공포의 자극에 익숙해져 가는 단계이다. 이는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하는 단계이다. 자살 성향자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고 여긴다.

 

로이의 6단계는 모든 단계마다 자살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른 방식으로 감정의 고통을 떨칠 수 있다면 자살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 어떤 감정의 단계를 겪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이다. 개인의 자살은 결코 개인의 심리적 고통에서 시작하지만 다른 사회적 시선도 작용한다.

 

죽으려고 마음먹었던 저자는 약물치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죽음을 넘어 삶의 희망,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이 책은 인도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죽으려고했던심리학자입니다 #제시베링 #더퀘스트 #공경희 #심리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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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쇄신 -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다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음,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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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한다.

 

네이선 가델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은이 이정화 옮긴이의 <민주주의 쇄신>은 세계 정치에 관심을 가진 분은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민주주의가 맞이하는 위기를 포플리즘 쇄도, 중국의 부상이라는 큰 흐름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정치 현황과 흐름,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질서를 의미있게 설명한다.

 

저자인 네이선 가델스는 베르그루엔연구소 공동 창업자이며 '워싱턴포스트'의 협력사인 '월드포스트' 편집장을 맡고 있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은 베르그루엔연구소 창업자이며 회장이다. 또한 '월드포스트' 공동발행인이며 '베르그루엔 홀딩스' 회장이다. (책날개 중)

 

민주주의 쇄신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아직은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받는 정치 시스템인 민주주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있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자 하는데 주력한다.

 

쇄신은 창조와 파괴 사이에서 평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가치 있는 것은 남기고 더 쓸모없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은 버리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양에서 만연하고 있는 포플리즘의 정치의 일반화와 동양에서 드러난 중국의 급부상이다.

 

저자가 느끼기에 2016년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가짜뉴스를 기반으로 재임 동안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한 포플리즘 정치를 실행하고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민주적 제도의 부패로 이르게 한다.

 

이 글은 작성한 시점이 20204월 이전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작성되었고 1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고 탄핵심판이 하원, 상원을 통과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는 사실에 저자가 어떤 생각을 가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을 평가한다. 그는 "집단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급속도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47)

 

민주주의가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서 너무 많은 요구는 의사결정을 더디게 한다. 반면 조직화된 특수 이익단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 미국 민주주의의 현황은 점점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단체와 운동가 조직의 의견을 과도하게 대변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두 번째는 두 사람이 중국의 상해를 여행하고 느낀 감정이다. 싱가포르가 제3세계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싱가포르가 도시국가라는 전 세계가 선망하는 경제력을 갖춘 점은 놀랍다. 하지만 중국의 급부상은 놀라움과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최신식 지하철과 구름을 뚫고 우뚝 서 있는 마천루는 중국 경제가 머지않아 미국을 앞서게 되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로 중국 인민들이 협심한 결과이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중국에서 인민은 경제의 발전과 함께 자유를 요구하고 민주주의를 선망할 거라 기대되는데 중국 인민의 80%는 중국 공산당에 신뢰를 보낸다.

 

중국 정치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합의의 통치 형태다. 중국은 여러 방향의 다양한 주장이 존재할지라도 당내의 과정과 절차를 통해 서로 다른 면을 조화롭게 만들면서 단일한 정책을 구축한다. 당내 합의가 이루어지면 정책 방향이 연속적으로 추진된다. 중국 지도자들은 이런 시스템이 서구 민주주의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더 포괄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여긴다.

 

중국과 인도에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룬 발전을 비교하면, 서구적 형태의 민주적이고 서로 대립하여 주장하는 인도의 시스템에 비교해 거버넌스의 대안으로서 중국 시스템의 장점을 볼 수 있다. 중국은 7억 명을 단지 30년 만에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 인도는 영국에서 독립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전체 가구의 50%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번영으로 가늘 길이 권위주의적 규율과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1) 지난 30년에 걸친 중국의 성장은 점점 더 기능장애를 겪는 서구 사회 앞에 냉엄한 거울을 들이댄다. 반세계화의 파도를 타고 권력을 거머쥔 미국 대통령은 각양각색의 적에게 가시 돋친 트윗을 날리고 사방의 적과 싸운다. 정치적 자유의 대가가 분열과 양극화라면 이는 엄청난 기회비용이다.

 

디지털 시대는 커다란 기회이자 동시에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시대다.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인 소셜미디어를 우리는 보고 있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은 기존 정당을 통한 10%의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 취합해 주류 정당에 편입했다.

 

2011'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와엘 고님은 디지털 정치의 극단을 경험했다. 사회를 자유롭게 만들었던 인터넷은 SNS 체계가 가진 알고리즘을 알게 되었다. 이는 동일한 열정과 편견을 공유하는 사람을 함께 뭉치게 해 자유화가 아니라 해악을 가져온다. 소셜미디어는 정치적 통일체를 서서히 분열시키고 있다는 점은 고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책은 미국, 중국의 정치를 먼저 설명하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브라질과 같은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황을 소개한다. 디지털 자본주의 결과는 기업가, 고용인, 일반인이 소유한다는 개념은 디지털 시대, 자동화가 고용인 노동자의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향할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한다.

 

세계 정치의 흐름과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이 앞으로 시스템적으로 주의할 사항이 무엇인지 통찰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민주주의의쇄신 #네이선가델스 #니콜라스베르그루엔 #이정화 #민주주의 #자본주의 #북스힐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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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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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저자인 이화열 님은 서울에서 태어난 홍익대학교 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 프랑스 파리 타이포그래피 국립아틀리에에서 수학했다. (...) 파리에서 박사 과정 중 파리지앵인 현재 남편을 만나 파리에 정착했다. (책날개 중)

 

인생을 돌아보며 남긴 '지지 않는 하루'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지지 않는 하루는 우리의 일생을 하루로 비유하면 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무엇과 싸우며 지지 않는다는 말은 싸우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저자는 자녀가 프랑스 명문 학교인 그랑제콜에 입학하고 행복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린다. 어느 날 청천벽력으로 다가오는 암 선고는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죽음을 생각하며 써 내려간 에세이는 삶에 대한 또 다른 의지이다. 결국, 항암에 성공한 그녀는 파우스트 박사의 일갈로 마무리한다.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 참 아름답구나

 

 

 

이제는 다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며 써 내려간 파리에서 마주하는 그녀의 일상과 유럽의 여러 장소에서 마주하는 생각, 오랜 독서에서 나오는 인문학적 소양은 <지지 않는 하루>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파리지앵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일상을 엿보는 것은 파리에 대한 또 다른 생각과 다시 가고 싶은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파리를 대표하는 것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 파리지앵의 아침은 바게트다. 아주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해마다 수많은 빵집이 경쟁을 거쳐 가장 우수한 빵집을 선정하고 파리지앵은 자신의 단골 빵집도 있다고 한다. 단골 빵집의 주인은 손님의 깐깐한 빵 취향을 기억한다. 그녀가 빵을 고르는 엄격한 기준은 남편 올비의 취향이다.

바싹 구워지고 날씬한 빵

 

가족과 함께 간 남스페인 안달루시아의 항구 도시 말라가의 식당에서 한국어 메뉴를 보고는 인천 월미도에 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이제 오십견의 어깨 통증에 남편의 이식수술 농담이 기분 좋게 넘길 수 없다. 돌이켜 보니 어깨 통증은 남의 일이라고만 여겼는데, 오십견이라는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불청객이 여러 사람에게 오듯이 이 통증은 정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남편이 티타늄으로 어깨 이식수술을 하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지만, 마음속으로 아내를 위해 어깨 통증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일요일 아침,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서 의식을 잃는다. 의사는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다고 전한다. 내시경을 하기 위해 2리터가 넘는 용액을 들이켰지만, 직장 입구 종양 때문에 내시경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종양이 암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절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영화 <보이후드>에서 여자 주인공은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 울먹이며 말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학교에 보내고, 이혼하고, 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찾고, 모기지를 끝내고, 네 누나가 대학을 가고, 이제 네가 대학을 가고, 나에게 남은 건 뭔 줄 아니! 빌어먹을 장례식이야. 난 뭐가 더 있을 줄 알았어." (87)

 

오늘 부동산 가격을 생각하면 살아생전 내가 버는 노 등 소득으로 집 한 칸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인생을 돌아보며 영화 속 주인공의 대조 확인에 공감하는 저자의 마음에 공감한다.

 

투병기를 기록하는 그녀의 에세이는 암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려움은 대부분 두려움에 대한 상상에서 나온다

 

누가 가장 먼저 이 말을 명문화했는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 읽었던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위의 내용이었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의 좌우명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은 일어나는 일에 상처받는 게 아니라 일어나는 일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에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일어나는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고 한다.

 

두려움에 관한 상상을 잠시 내려놓고 긍정의 신호를 보내자.

 

"니체의 말이 맞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공격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168)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이화열 작가님의 <지지 않는 하루>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발견하는 에세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지지않는하루 #이화열 #앤의서재 #에세이 #삶의지혜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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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돌·물·피·돈·불·발·꿈으로 풀어낸 독특한 시선의 인문 기행,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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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오래된 유럽 도시는 역사, 예술, 철학 그 자체다.”

 

,,,,,,으로 풀어낸 독특한 시선의 인문 기행

 

아날로그에서 출판한 윤혜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님이 지은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는 여행에세이에 인문학적 지식이 합쳐진 도서이다. 지난 20년간 서양의 문학, 철학, 역사를 현지에서 느끼고 체감한 결과를 이 책에 잘 녹아내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유럽 여행을 다녀온 책을 읽으며 지난 과거를 회상하거나 유럽 여행을 앞둔 사람 혹은 유럽 도시와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유럽 도시 여행이란 인문 기행이기 마련이다. (4)

 

인문학에 관한 지식의 유무에 따라 유럽 여행은 흡수율은 달라진다. 저자가 가진 인문학적 지식을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와 건축물에 투영한 이 작품은 여행기를 넘어 인문학 지식을 소개한다.

 

주제로 정한 7개의 코드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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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자랑거리는 역사와 전통이 베어 있는 석조 건물의 우아한 자태다. 첫 번째 소개하는 건물을 판테온이다. '모든 신들을 섬기는 신전'이라는 뜻의 판테온은 로마 제국의 5현제 시대에 건축되었다. 아우구스투스보다 한 세기 후인 2세기에 트라야누스 황제와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의 건축물이다.

 

원형 신전 안의 각 신들을 위한 자리는 1세기가 지나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받아들이자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모조리 쫓겨나간다. 현재는 라파엘로의 무덤만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볼로냐는 이탈리아 교통의 중심지이다. 세계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 대학이 위치한 볼로냐는 학생들이 '자치 길드'를 만들었다. 이는 '우니베스타스'라고 부르고 오늘날 대학교를 지칭하는 '유니버시티'라는 말의 기원이 되었다.

 

볼로냐에 부가 집중되고 유력한 가문의 등장으로 새로운 탑들이 만들어졌다. 다른 가문의 감시와 동정을 살피기 위한 전략적인 목적과 상대 가문보다 더 높은 탑을 가지고 있다는 명예에 관한 목적은 이 도시를 탑의 도시로 만들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도시의 흥망성쇠와 더불어 많은 탑이 무너지고 현재 볼로냐의 '두에 토리(두 탑)'이 관광명소 역할을 하고 있다.

 

 

피렌체보다 먼저 도시가 발달한 곳은 1시간 거리의 시에나이다. 시에나 대성당의 아름다운 대리석 바닥은 미술사가의 원조 조르조 바사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닥"이라고 칭찬했을 정도이다.

 

이 두 도시의 대립과 성장은 마치 하늘 위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토스카나 지역의 맹주는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1260년 몬타페르티에 전투에서 시에나는 적은 병력의 열세에도 피렌체 군의 깃발을 끌어내리는 첩자 보카 델리 아바티의 활약으로 피렌체를 무찌른다.

 

피렌체는 1555년 스페인왕 펠리페 2세와 연합하여 시에나를 공격한다. 펠리페 2세는 피렌체에 막대한 부채를 가지고 있었고, 피렌체는 부채를 시에나로 갚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로써 시에나의 멸망과 피렌체는 토스카나 지방의 맹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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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대표하는 도시는 베네치아다. 훈족의 침입을 피해 석호 위의 공간에 자리를 잡은 이 도시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잔잔한 물이 흐른다. 운하를 가로지리는 이 물은 아드리아해 바닷물이다. 바닷물이 잔잔한 이유는 가늘고 길게 펼쳐진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섬과 같은 섬들이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분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섬과 섬을 잇고 갯벌을 개간해 지어놓은 도시, 베네치아. 약한 지반에다 든든한 나무기둥을 무수히 박고, 그 위에 벽돌과 돌로 길을 만들고 건물을 지었다. (79)

 

유럽의 수많은 도시 중 가장 특색있는 도시는 누가 뭐래도 베네치아다. 상상의 도시인 베네치아의 독특한 매력은 마카오의 베네시안 호텔로도 재탄생했고, 영화 '투어리스트', '스파이더맨 파프럼 홈', '미션 임파서블'의 촬영지가 되어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한다.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산마르코 광장의 팔라초 두칼레 궁전 대회의실에 걸려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캔버스들은 베네치아 공화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물이 나오는 기능을 하는 분수에도 로마인은 예술적 가치를 덧붙였다. 트레비 분수는 고대 로마인의 놀라운 토목 기술을 보여준다.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은 '로마의 휴일'에 등장한 트레비 분수에서 뒤로 동전을 하나 던져 다시 로마에 오기를 바라고, 두 번째 던져 연인을 만나고, 세 번째 던져 결혼에 골인한다는 전설에 자신의 운을 맡긴다.

 

베르니니가 설계하고 완성한 걸작 분수는 나보나 광장에서 볼 수 있다. 나보나 광장은 원래 1세기에 세워진 고대 로마의 마차 경기장이었다. 로마 제국의 쇠퇴와 함께 나보나 광장은 어수선한 시장이 되었고 후일 공공부지로 보존되었다.

 

로마 교황은 시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도록 분수를 만들었다. 나보나 광장 한가운데 1651년 베르니니가 완성한 '콰트로 피우미'분수 '네 강의 분수'는 나일강, 다뉴브강, 갠지스강, 라플라타강을 상징하는 인물들을 대리석을 조각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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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는 콩코드 광장이다. 조화를 나타내는 콩코드 광장은 루이 15세가 만든 곳이다. 하지만 손자인 루이 16세가 그곳에서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루이 16세는 폭군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이성과 진보의 정신에 따라 인민의 족쇄를 풀어주던 계몽군주였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미국 독립전쟁에 끼어든 것이다. 거액의 군비를 지출해 오랜 숙적 영국을 미국이 이기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국가의 재정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그를 무너뜨린 것은 경제 실책이지 무자비한 독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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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상징하는 유럽의 도시와 건축물은 무엇일까?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친 것을 생각하면 고리대금업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성장시킨 유대인, 금융업의 성공과 함께 예술 발전에 기여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물은 바티칸 시티에 있어 성 베드로 성당이다. 이 성당은 브라만테에 의해 재건축이 되었다. 처음 착공한 1506년에서 시작한 후 1590년 성당의 돔이 완공됐다. 어 엄청난 공사에 들어간 막대한 건축비 일부를 율리오 2세는 면죄부 판매로 충당했다.

 

니콜라이 5세는 로마로 온 순례자들에게서만 돈을 거뒸지만, 율리오 2세는 유럽 전역으로 사람을 보내 면죄부를 팔게 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율리오 2세의 국제적 면죄부 영업을 더욱더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로 발전시킨 인물은 데치디 가문 출신의 교황 레오 10세다. (180)

 

레오 10세가 대성당을 짓고 있을 때 독일 작센 지방의 수사인 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로 축재에 여념이 없는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문건은 1517년에 발표한 것이다. 종교개혁으로 교황청은 종교적 권위에 타격을 입는다. 결과적으로 브라만테의 옛 성베드로 대성당 파괴와 재건축은 서유럽 기독교 공동체의 붕괴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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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불타오르는 도시이다. 이에 가장 적확한 장면은 2차 세계 대전 작센 중의 수도, 찬란한 바로크 도시 드레스덴에서 벌어진 폭격이다. 먼저 폭격의 재미를 본 것은 전쟁을 먼저 일으킨 독일이었다. 런던 대공습으로 히틀러는 영국이 백기를 들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영국과 미국의 연합군은 독일 폭격에 당한 수모에 이자를 몇 배 더 얹어서 갚아주었다. 1945213일에서 15일까지 1,300대의 폭격기는 3,900톤의 화염 폭탄과 고성능 폭약을 도시에 떨어뜨렸다.

 

한 도시가 이렇듯 처참하게 파괴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100만 평가량의 도심을 뒤덮은 불길에 건물들은 사라졌고, 시민들은 불에 타 죽었다. 히틀러 정부가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20만 명이나 실제 숫자는 최소 25만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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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과 어울리는 센 강의 '퐁 뇌프', 센 강의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다. 프랑스 왕이 되기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한 앙리 4, 소신과 파리를 맞바꾼 그는 시테 섬에 돌다리를 만든다. 그것은 퐁 뇌프였다.

 

파리의 강물은 변함없이 흐른다. 건물들의 주인도 바뀐다. 13세기 필립 오귀스트 왕이 센 강에 요새로 지은 루브르 성은 14세기 샤를 5세가 거주용 궁으로 개조한다. 16세기 초 프랑수아 1세는 루브르의 성벽을 허물고 우아한 르네상스풍 궁전으로 변신시킨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친분이 깊었던 프랑수아 1세는 <모나리자>를 루브르로 가져온다.

 

프랑수아 1세가 죽은 후 프랑스는 극심하고 잔혹한 내전의 고통을 겪는다. 정치 진영이 가톨릭파와 칼뱅주의 개신교파로 갈라져 '종교 전쟁'이라 부른다.

 

위그노의 세력권은 남서부 프랑스였고, 파리는 가톨릭 세력의 거점이었다. 카트린 드 메디치는 딸의 결혼을 이용해 위그노를 섬멸할 계획을 세운다. 개신교도인 나바르의 앙이와 프랑스 왕실의 마가레트 공주의 결혼을 축하하러 위그노는 파리에 모였다. 이들은 종파를 초월한 결혼식에 큰 기대를 걸었다.

 

1572824, 파리의 '생 바르텔레미 학살'은 그렇게 벌어졌다. 이런 대학살에도 위그노는 나바르의 앙리를 내세워 무력 항전을 계속했다. 그는 프랑스 왕이 되기 위해 가톨릭 교도가 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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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상징하는 건물은 밀라노 대성당을 선정했다. 밀라노는 17세기 페스트로 인구 10만에서 46퍼센트인 46,000여 명이 사망했다. '밀라노 대역병'이라고 불린 전염병을 이겨내고 밀라노는 새롭게 비상했다. 밀라노 두오모에서 부활의 꿈을 꾸는 이들은 예배를 드렸다.

 

이번 2021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시민은 고통 속에 놓여있다. 밀라노 두오모가 하늘 위로 솟아있듯이 우리는 이번 전염병도 극복하고 다시 희망을 가슴에 품을 것이다.

 

 

유럽 여행과 도시,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은 <7개 코드로 읽는 유럽도시>를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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