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오디세이 : 유니버스 - 우주.물질 그리고 시공간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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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과학자의 지적 여정

 

MID에서 출판한 안동대학교 안중호 명예교수님은 성균관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벵대하교 금속물리연구소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안동대학교 나노 신소재, 초전도체, 에너지 소재 분야에 160편의 학술논문 및 230편의 학술발표를 했다. (책 날개 중)

 

이번에 대중을 위한 교양 과학도서인 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는 세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주, 물질 그리고 시공간에 현재 과학계에 이룩한 업적을 알아보자.

 

 

우주에 관해서는 먼저 하늘에 보이는 별에서 출발해 태양계는 어디까지인지 태양계 너머 무엇이 있는지 현재까지 과학이 밝혀낸 최신 논문을 기반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논문 발표에 주력했지만, 이번 교양과학서 <유니버스>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대중을 위해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보이지만 부족한 내 지식에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번 다시 읽어보고 다른 책도 찾아보기로 했다.

 

일례로 우리와 이웃하는 별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광화문 광장 앞에서 샤프 심으로 찍은 점의 반이 지구라고 가정하면 우리와 가장 이웃하는 별은 일본의 톳토리현에 이른다고 한다.

 

태양계를 넘어서는 끝없는 우주의 크기에 관한 설명이 이어진다.

 

우주는 얼마나 큰 것일까?

 

정답은 아직은 모른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어 흔히 생각하듯 공간이 확장되는 개념이 아니라 바탕이 팽창되고 있다. 마치 운동장의 크기를 재는 고무줄을 가지고 측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거리를 측정할 때도 서로 변화하면 움직이는 거리(공변거리)를 사용한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 공간의 크기는 초속 100km의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먼저 정의해야 하지만 시간을 설명하는 빛의 속도는 우주의 크기를 측정하기에는 왜곡될 수 있는 단위이다. 공간의 개념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기에 현재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크기의 지름은 930억 광년의 지름을 가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이를 넘어서는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우주는 얼마나 큰 것일까?

 

우주의 나이는 과거 140억 년 정도로 추정했는데 2015년 유럽우주국의 플랑크 탐사위성으로부터 얻은 갑은 1379,000+-2,100만 년이라고 한다. 우주의 나이도 이렇게 정밀하게 측정하는 걸 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얼마나 많은 과학 발전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태양계는 현재 태양 1, 행성 8개 왜행성 5, 자연위성 575, 소형 태양계 물체 796,354개 혜성 4,143개이다. (20198월 말 기준) (45)

태양계를 포괄하는 개념인 우리은하, 은하계, 은하단, 초은하단 확인되고 있어 우주의 크기는 계속해서 더 크게 확인되고 있다.

 

현재 발견되고 있는 가장 큰 우주 구조는 2013년 헝가리와 미국의 연구진이 주장한 헤라클레스자리-북쪽 왕관자리 장성이다. 길이가 무려 100억 광년이라고 한다. 막연히 우주는 크다고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우주의 크기에 대한 개념 설명을 들어도 검은 하늘 뒷면에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거대함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거대한 우주를 개념화하고 연구 및 발견한 아인슈타인, 허블, 르메트르와 같은 과학자의 노력과 집념에 경의를 느끼게 되었다.

 

 

양자역학은 무엇인가?

 

양자역학은 소립자들의 운동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세상의 근원을 묻는 질문은 거시세계인 우주, 그리고 미시세계인 물질이 무엇이냐는 두 가지로 축약될 수 있다. 지난 세기 이래 현대물리학의 양대 기둥을 이루고 있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도 이 두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주를 비롯해 눈에 보이는 큰 세계를 다룬 상대성이론과 달리 양자역학은 극미세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181)

 

인류는 오래 전부터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을지 궁금했다. 도양은 나무, , , 금속, 물의 다섯 가지고 설명했고,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불, 공기, , 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쪼갤 수 없다'는 원자의 개념은 18세기 프랑스의 앙투안 라부아지에와 영국의 존 돌턴에 의해 개념화되고, 20세기 초에는 원자의 구성입자인 전자와 원자핵, 그리고 중성자가 발견되었다. 1960년대에는 양성자와 중성자도 더 작은 쿼크라는 입자로 되었음이 밝혀졌다.

 

양자역학은 1900년 막스 플랑크가 독일 물리학회에서 흑체복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문을 열었다. 이러한 흑체복사 현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과학자는 플랑크의 스승이었던 키르히호프였다.

 

플랑크 식이 가지는 의미를 정확히 깨달은 인물은 아인슈타인이였다. 1905<물리학 연보>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비롯해 물리학사에 남을 다른 주제의 논문을 4편이나 발표했다. 그중 첫 번째가 광전효과에 관한 논문이다. 광전효과는 금속판에 빛을 쬐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이고 이는 당시 대부분 과학자가 지지했던 빛의 파동설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이에 아인슈타인은 빛이 불연속적인 덩어리 성질을 띠고 있다고 제안했다.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설을 반대자 중 한 사람인 시카고대학의 밀리컨은 아인슈타인의 잘못을 밝히기 위해 광전효과에 대한 정밀한 실험을 반복했고 그는 역설적으로 광전효과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후 구성입자에 대한 지식은 급속히 진전되었다. 플랑크의 양자가설, 아인슈타인의 광양자설, 전자와 원자핵의 발견, 드 브로이의 물질파, 보어와 좀머벨트의 원자모형, 파울리의 베타원리로 이어졌다.

 

원자 속 전자가 특정한 조건에서 잠깐 나타날 뿐 항상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양자 도약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하이젠베르크였다.

 

하이젠베르크와 더불어 양자역학을 서술하는 중요한 식인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은 불륜 속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양자화학, 고체물리학, 양자광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후 보어는 양자얽힘의 개념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합니다. 반대 측의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이 있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과 아인슈타인과 다른 과학자의 이름을 딴 ERP 역설로 보어 측이 설명한 양자얽힘과 불확정성의 원리가 서로 충동하여 양자역학은 불완전하다는 논리를 펼친다.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이론을 절충하는 이론을 내놓은 사람은 데이비드 봄이다.

 

이후 수많은 과학자는 빛과 전자를 성공적으로 다룬 QED(양자전기역학)의 연장선에 있는 소립자들을 작기 다른 여러 개의 양자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종합한 결과가 표준모형이다. 현시점에서 소립자들을 설명하는 가장 앞선 이론인 표준모형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물리학 역사상 가장 정밀하고 성공적인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 브라이언 그린의 '엘리컨트 유니버스'와 같은 과학을 설명하는 필독서로 불릴만하다. 이러한 우주관, 양자역학, 끈이론을 저자는 대중을 위해 친절하게 소개한다.

 

과학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과 더불어 인간, 생명, 마음을 다루는 과학오디에이 <라이프>도 같이 일독해보길 추천한다.

 

경이로운 우주와 만물을 향한 과학의 여정이라는 점에서 <유니버스>는 과학 필독서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유니버스 #안중호 #MID #엠아이디 #우주 #물질 #시공간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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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 - 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디테일로 보는 미술
수지 호지 지음, 김송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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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그림을 완성하는 결정적 장면들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수지 호지 지은이 김송인 옮긴이의 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까지라는 부제를 가진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장하며 싶은 도서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관한 교양이 부족해 미술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에 처음 구입한 책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이다. 정말 걸작이지만 무수한 텍스트에 주눅 들어 가끔 필요한 부분을 읽어보는 발췌독으로 사용된다.

 

저자인 수지 호지는 영국왕립미술협회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이자 사학자이다. 깊이 있는 통찰과 해박한 역사 지식을 토대로 독자를 미술의 세계로 초대한다. (책 날개 중)

 

수지 호지의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설명하듯 현대에 맞게 더 많은 이미지와 설명을 곁들여 친숙하게 다가온다.

 

도서 역시 그림을 수록하기에 넉넉한 가로 판형이라 도록에 알맞은 형태이고, 미술의 역사를 시기별로 작가별로 100점을 선정해 작품당 4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한다. 100점에 따르는 추가 작품을 생각하면 200여 점의 그림과 작가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각 작품을 특징짓는 세부적인 사항들에 관해선 작품에 담긴 비유나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작품에 쓰인 기교, 재료의 선택과 처리 방법, 원근법의 사용, 자서전적 요소, 공간과 빛의 묘사, 작품에 끼친 영감과 영향, 누가 작품을 의뢰했는지, 어떤 개조나 수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동시대의 사건에 대한 해석까지도 모두 고려했다.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 서문 중]

 

서양미술은 획기적인 미술의 발전이 나타난 1500년 이전, 16세기, 17세게, 18세기, 19세기, 그리고 1900년 이후로 연대기적으로 당대 가장 중요한 작품을 위주로 소개한다. 지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일지라도 당대 미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작품도 저자는 포함하고 있다.

 

 

[ 1500년 이전 ]

 

1500년까지 유럽 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종교였다. 교회는 주요 후원자로서 예술 작품을 의뢰했고 수도사들은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르네상스로 인간에 대한 재인식과 그리스 로마 문명을 다시 돌아봄으로써 예술의 다양한 영역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1500년경 미술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원근법의 사용이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프레스코화로 마사초에 의해 그려진 <성 삼위일체, 마리아와 사도 요한 그리고 두 명의 봉헌자>는 평면에 3차원적인 일점투시법을 사용한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졌다. 이 기법으로 예술가들은 평면에 3차원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었다.

 

얀 반 에이크의 <아로놀피니의 결혼>은 궁정화가 당대 실력자인 부르고뉴공국의 필립 공에게 고용된다. <아르놀피니의 결혼>이 오늘날 유명한 이유는 아마인유라는 기름을 섞어서 만든 유화 물감 기법을 발명했기 때문이다. 그림의 소재로 쓰인 거울과 바닥에 깔린 오리엔탈 양탄자는 그림 속 주인공이 화려한 신분의 부유한 상인이었음을 알려준다.

 

이 시대 주목할 작품은 제단화와 프레스크화가 많다는 점이고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산드로 보티첼리의 <>이다.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은 당시 풍미했던 신플라톤주의 사랑의 이상을 상징한다. 이 작품의 핵심 주제는 사랑과 결혼이다. 이 그림에는 대략 190여 종의 꽃들을 포함한 500여 종의 식물이 그려져 있다. 오렌지 나무에 걸린 열매들은 이 꽃들과 같은 시기에 여물지 않지만, 그림의 후원자인 메디치 가문의 상징이기에 그렸다.

 

 

[ 16세기 ]

 

16세기는 르네상스의 시기다.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1858년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55) 르네상스는 유화 물감이 사용된 그림이 퍼져나갔다. 유화 물감은 부드럽고 사용하기 편하면서 분위기가 밝았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답게 천재라고 알려진 다 빈치를 대표하는 그림이다. 다 빈치는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를 위해 그의 아내인 모나리자의 초상화를 그렸다. 다 빈치는 빛의 묘사를 통해 처음으로 부피감과 깊이감 그리고 밝기를 연출하는 데 성공한 예술가였다. 3차원을 표현하기 위해서 밝음에서 어둠을 향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명암법이라고 한다. 모나리자의 눈썹은 복원 작업에서 원작을 과하게 지웠거나 다 빈치가 사용한 안료가 바래서 지워졌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가장 위대한 그림을 꼽는 질문에 다수의 사람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에 열두 사도를 그려달라는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미켈란젤로는 경쟁자들의 질투심에 의한 음모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조각가이지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그려달라고 했던 까닭이다. 이 위대한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는 343명의 인물을 포함해, 성경의 창세기 이야기를 독특하게 표현했다. 개인적으로도 스탕달 증후군을 느낀 인상적인 작품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였다. 물론 그 옆에 위치하는 <최후의 심판> 역시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 옆에 있는 사도 궁전에는 다른 걸작이 우리를 맞이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전성기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1508년 미켈란젤로가 옆 방에서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그리고 있는 동안 라파엘로는 그리스의 철학, 신학, , 법률과 관련된 그림을 그렸다. <아테네 학당>은 철학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철학을 대표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해 알렉산더와 소크라테스,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프톨레마이오스와 조로아스터, 그리고 그림 속 자신의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은 그림 아래에 있는 해골을 특정 각도에서 바라보면 해골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 깜짝 놀라게 된다. 한스 홀바인은 아버지와 더불어 튜더 왕가의 초상화를 자주 그렸다. 그림 아래 있는 해골이 뜻하는 바는 죽음을 상기시키는데 이 그림이 더 깊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뜻한다.

 

이 시기 티치아노, 틴토레토의 그림과 더불어 나의 이목을 사로잡은 작품은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다. 엘 그레코는 사실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주인공이 감명을 받는 작품이다. ‘그리스 사람을 뜻하는 이름인 엘 그레코는 크레타섬에서 태어났다. 그의 화려하고 개성이 강한 양식은 반종교개혁의 운동에 앞장서는 스페인에서 꽃을 피운다. 엘 그레코가 가장 활약하는 도시는 톨레도와 세비야이다. 당시 톨레도는 스페인 가톨릭교회의 중심지이고 이 그림은 오르가스의 백작 돈 곤살로 루이스 데 톨레도의 장례식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다.

 

 

[ 17세기 ]

 

바로크라는 용어는 일그러진 진주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바로코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듯하다. 바로크 미술은 매너리즘을 계승했으며 강한 색조 대비로 감정, 역동성, 극적인 연출을 주입했다. 당시는 반종교개혁 운동이 일어나 완전히 새로운 양식의 바로크 미술이 등장했다. 바로크 미술은 가톨릭교회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자 했다. (110)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는 카라바조이다.

이탈리아 카라바조에서 태어난 미켈란젤로 메리시 디 카라바조는 거만하고 방항적이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한 작품을 남긴다. 카라바조는 다른 이들과 다투다가 감옥에 여러 차례 들어가고 심지어 1606년 싸우는 도중 다른 사람을 죽여 교황에게 사형을 선고받는다. 로마에서 도망친 카라바조는 사면을 받기 위해 로마로 돌아오자마자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망한다. 그가 남기는 작품은 워낙 탁월하고 빛을 영리하게 사용했으며 성스러운 인물을 묘사할 때조차 평범한 농부를 모델로 써 일부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카라바조는 후대 예술가와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작품을 찾아가며 감사했다. 박흥식 감독 이태란, 김승우 주연의 영화 <두 번째 스물>은 이탈리아 미술관에 있는 카라바조의 작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곳곳에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수지 호지는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의 표지그림으로 선정한 작품도 역시 카라바조의 <류트 연주자>이다.

 

<홀레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는 카라바조의 대표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유디트도 여성의 적극적인 모습을 대변한다. 카라바조의 유디트가 목을 베는 순간 두려워하며 멈칫거리는 데 반해, 아르테미시아의 유디트는 적극적으로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잡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아르테미시아는 피렌체 출신의 화가와 혼인하고 피렌체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여성 화가로는 흔치 않게 메디치 가문과 스페인의 왕 펠리페 4세의 후원을 받으며 당대 주요 예술가 중 한 사람이 된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니콜라 푸생, 렘브란트 판 레인과 더불어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는 스페인의 디에고 벨라스케스이다. 스페인 화파의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많은 사람들이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로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꼽는다. 벨라스케스의 <펠리페 4세 일가(시녀들)>는 유럽 예술의 가장 위대한 걸잘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왕가의 모습을 전례가 없던 현실감으로 대중을 놀라게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을 그림 속에 그리고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그의 어깨에는 산티아고 기사단의 상징인 붉은 십자가가 있다. 기사단에 계속 입회하지 못했던 그는 결국 이 작품을 완성하고 3년 뒤에야 그 일원이 된다.

 

 

[ 18세기 ]

 

베네치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미술관에서 베네치아를 내려다보고 있는 카날레토의 그림을 마주하곤 기분 좋은 기시감을 느낀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베네치아가 300여 년 전에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고 그림 속 두칼레 궁전과 산 마리노 광장, 대운하의 모습은 마치 과거의 베네치아로 감상자를 화면으로 데려간다. 카날레토 그림 속 베네치아는 빛의 명료함, 정확한 원근감과 생생한 색조의 세부 묘사는 베네치아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화려하게 재현한다. 이는 베네치아를 다녀온 사람에게 추억을 상기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떠나고 싶은 마음을 심어 들뜨게 한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마라의 죽음>은 신고전주의 예술을 대표한다. 신고전주의는 18세기 중반에 고대 로마 도시 헤르쿨라네움과 폼페이가 발굴된 후 확립되기 시작했다. 또한, 프랑스 궁정의 쾌락주의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마라의 죽음>은 다비드가 자신의 친구인 장 폴 마라가 암살당한 직후 그의 욕실에서 죽어 있는 모습을 이상적으로 그린 이미지이다.

 

[ 19세기 ]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는 프랑스의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테오도르 제리코, 외젠 들라크루아가 있다. 앵그르의 <황제의 권좌에 앉은 나폴레옹>은 황제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나폴레옹을 카이사르의 이미지를 차용해서 그리고 있다. 앵그르는 군주제를 전복시킨 프랑스 시민들에게 신의 이미지를 상기시키기 위해 나폴레옹을 전능한 자로 표현했다.

 

낭만주의의 선구자인 제리코는 <메두사호의 뗏목>를 통해 실물보다 크게 그리면서도 빛의 대비에서 빚어지는 강렬한 효과와 생동적인 사실주의를 통해 엄청난 에너지와 강도 높은 감정을 표현한다. <메두사호>1810년에 진수된 프랑스 해군의 소형 구축함이었다. 선장의 무능함으로 난파된 메두사호는 400명이 구조되어야 하나 구명선에 올라탄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구명선에 올라올 것을 두려워하여 밧줄을 끊어버린다. 그 결과 15명만이 생존하고 제리코는 생사의 순간이 오가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외젠 들라크루아는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의 선구자였다.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함락>1204년 제4차 십자군 원정의 한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십자군들이 무슬림 이집트와 예루살렘을 침공하려던 원래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에 비잔틴 제국의 수도이자 기독교 도시인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하는 장면을 나타낸다.

 

그의 후기 작품 속에 보인 붓 터치는 인상파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고 그림 속 화가가 장치한 디테일을 알았을 때 작품과 소통하는 감정을 느낀다. 수지 호지의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은 서양미술 작품의 시대별 주요 작품과 작품은 제대로 분석해서 독자로 하여금 예술가와 공감하도록 도와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디테일로보는서양미술 #수지호지 #김송인 #마로니에북스 #미술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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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읽기 - 진짜 기자도 속아버린 가짜뉴스 이야기 푸른들녘 인문교양 34
강병철 지음 / 푸른들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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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녘에서 출판한 강병철 서울신문 기자님의 <슬기로운 뉴스 읽기>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가짜뉴스에 대한 종합 안내서이다.

사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가짜뉴스의 효용성은 세계 다른 나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고, 저자는 가짜뉴스의 시작과 한국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정체가 구별하는 법을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돌이켜보면 기자의 위상은 예전 회사에서 일하다 기자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으면 그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기억이 난다. 기자란 펜의 힘을 가진 권력자로서 알게 모르게 형성된 그들만의 특권이 있을 정도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인이었다.

 

오늘 2021년 기자로 대변하는 대한민국 언론의 신뢰도는 과거보다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기레기'라는 파괴적인 혐오감을 발산하는 표현이 버젓하게 통용되고 있고 사회 각 층의 사람은 언론을 대신하는 유사언론인 SNS와 유튜버로 자신이 선호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에 빠져들고 있다.

 

언론의 신뢰는 민주주의 지탱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사회 구성원은 뉴스의 대상을 바라본다. 저자가 설명하는 이 글이 언론의 생산하는 가짜뉴스가 발붙일 자리를 없애고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거짓말의 통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매체로 낙인되는 시기는 2016년이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가짜뉴스라는 단어는 일반의 뇌리에 박힌다.

 

우리나라에선 언론 본질의 역할에 관해 자문하게 되는 시기는 조국 전 장관의 지명과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이다. 대중은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 결과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이다. 언론의 역할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대중은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본격적으로 가짜뉴스가 전 세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생산된 가짜뉴스이다. 당시 대선 선거 운동의 가짜뉴스를 연구한 보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이 생산한 가짜뉴스가 힐러리 후보 측에 유리한 가짜뉴스보다 4배 이상 많이 생산되었다.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한 가지 요인은 '가짜뉴스'라고도 분석한다.

 

개인적으로 이제 사안에 대한 뉴스를 바라볼 때 뉴스를 그대로 믿기는 힘들게 되었다. 뉴스가 생산되는 배경이 의문을 가지고 교차 검증이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뉴스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언론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이의 관심사와 의견은 나의 사회적 존재로서 동료가 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언론은 우리에게 공기를 제공하는 존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호흡을 위해 공기가 필요하다. 다른 이와 인간관계를 구축할 때 그가 선택하는 뉴스가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뉴스에는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정치, 사회, 경제면과 같은 '경성 뉴스'와 문화, 연예, 스포츠, 취미와 같은 '연성 뉴스'로 나눠진다.

 

돌이켜 생각하면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얻기 위해 무수한 피를 흘린 적도 있다. 지금도 몇몇 국가에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언론은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 우리에게 언론은 삼권 분립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지키는 파수꾼이다.

 

 

가짜뉴스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거짓말이 가지는 힘은 오묘하다.

한비자에 소개하는 삼인성호에 얽힌 고사에서 잘 드러나듯이 한두 사람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면 믿기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거짓말을 하면 정말 그런가?’ 하고 마음속에 빈틈이 생긴다. 그렇게 같은 거짓말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반복해 들으면 어느 순간 거기가 넘어간다.

 

가짜뉴스가 힘을 얻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에코 체임버 효과있다. 인위적으로 계속 울리도록 만든 방을 뜻하는 용어인 에코 체임버는 여러 명이 차례로 등장해서 같은 말은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에코 체임버 효과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정보 유통 공간이 유튜브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선택하는 정보가 비슷한 방송을 소개하기 때문에 쉽게 정보의 편식에 빠지기 쉽다.

 

언론이 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극단의 모습은 장준환 감독의 <1987>,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에서 권력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악으로 묘사되는 대표적인 영화는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이다. 그중 백윤식 씨가 연기한 논설주간은 정치 권력, 자본 권력과 손잡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판을 설계한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들입니다. (...)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는 그의 대사는 언론 권력의 최고점에 자리한 그가 가진 편견을 보여준다.

 

언론의 영향력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던 역기능으로 작용하던지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럼 유사 언론으로 요즘 자주 거론되는 유튜버와 SNS는 언론이라 활 수 있을까?

 

저자는 유튜브는 동영상의 유통 플랫폼으로 진정한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다. 여기 놀라운 통계는 20, 30대의 35% 이상은 유튜브를 언론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유튜브를 통한 유사 언론은 취하는 견해에 따라 정제되는 않는 뉴스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자신이 선택하는 뉴스 채널이 무엇이든지 사실 확인을 일상화해야 한다.

 

저자는 가짜뉴스가 가지는 몇 가지 형태와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표적인 가짜뉴스를 소개하며 독자가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제 설날 연휴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여론의 행방이 갈라질 것이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가 모든 뉴스를 매몰시켜버리고 있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무수한 가짜뉴스가 우리를 현혹할 것이다.

 

독자는 자신이 선택하는 뉴스를 교차 검증하는 습관으로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기를 저자는 주문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슬기로운뉴스읽기 #강병철 #푸른들녘 #인문학 #가짜뉴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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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제시 베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저자인 제시 베링은 솔직하고 재치 있는 글쓰기로 유명한 심리학자이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수료 후 현재 오타고 대학교 과학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으로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 행동의 민감한 사안들을 부드러운 유머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내어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책날개 중)

 

이번 도서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라는 부제와 함께 자살 충동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은 그의 메시지를 전한다.

 

매년 자살과 관련한 통계를 볼 때마다 우리 국민이 가지는 마음의 짐이 세대를 불문하고 너무나 무겁게 나타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통계결과는 몇 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드러내 이야기할 시기가 되었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자살에 관해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열 명 중 아홉은 예비 자살자"라 말했다. 자살 행위자의 43퍼센트는 유전 요인으로, 나머지 56퍼센트는 환경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13)

 

1장 비밀에서는 저자가 10대 때 자살하고 싶었던 이유는 자신이 거주하는 작은 동네에서 게이라고 아웃팅당할 걱정이 그를 절망으로 이르게 했다. 20년 전 커밍아웃했고 파트너인 후안과 10년 넘게 같이 지내며 성적 지향과 관련한 두려움은 청소년기의 그를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게 했다.

 

직업적 성공을 거두고 학자로서 인정받은 저자가 성인이 되어 느낀 자살 충동은 커리어 번아웃(탈진 증후군)과 실직이었다. 교수에서 작가로의 전환은 생각과는 다르게 그를 추락시켰다. 사람들이 자살하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 가지지만 굴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은 밑바닥을 길 때 자존심에 매달리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암흑은 개인을 자기 혐오와 열패감을 가지게 한다.

 

사람이 가지는 어두운 감정의 뒤쪽에는 사회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대다수 사람은 타인 때문에 자살한다. 사회적인 문제들이, 특히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불쾌한 진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걱정이 부채질한다. (30)

 

저자는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교에 취직하고 남섬의 평화로운 자연환경과 낯선 동물과 일상을 경험하며 '행복'한 삶은 살고 있다.

 

2장 전갈에선 저자가 기르던 고양이의 자살 시도와 함께 1883<네이처>에 실린 <전갈들의 자살>이란 논문에서 실험대상인 전갈이 자살로 이르게끔 가혹한 실험을 한다.

 

"치명적 결과에 대한 지식이나 기대를 갖고 의도적으로 시작하고 실행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행위"로 정의되는 '자살'이라는 행위를 동물도 하는 것일까?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를 한동안 고민하다 동물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일 거라는 모호한 동의를 하게 된다.

 

인간과 동물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인간은 계속 타인들의 생각을 의식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또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3장 승률에선 캐나다의 한 가정에서 벌어진 자살이 가족 구성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3형제 중 큰 형의 자살로 아버지는 더욱더 신앙에 몰입하지만, 막내는 종교가 아닌 진화론에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어떤 상태에서도 생산하지 않는다. 자연 선택은 각각의 이익에 의해, 이익을 위해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나오는 구절이다. (87)

 

4'계단'에서는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가 제시한 자살 성향으로 이르는 6단계 과정을 보여준다.

 

1단계 '역부족'에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 현재 상황의 괴리가 클 경우 나타난다.

 

2단계 '자신을 탓하기'1단계에 나오는 불운한 사건들을 자기 탓으로 돌리면, 자살의 길을 멀리 더 멀리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정한 곤란에 처해 자신을 혐오한다면 비상사태다.

 

3단계 '고도의 자기의식'단계이다. 자살은 불쾌하게 예리한 자기의식을 피하려는 욕구에 자극된다고 한다. 자기 파괴적인 정신 상태에 빠지면 자기 본위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멀어 보인다. 자신의 단점에 고도로 몰입해 있다는 것이다.

 

4단계 '부정정서'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서 도피하고 싶은 감정이다. 죄책감, 자기 비난, 배척당할 두려움, 무엇보다 근심으로 경험될 수 있을 불안은 거의 모든 자살의 요인이 되는 듯하다. 극심한 신체 고통이 심리적 고통보다 더 낫다고 여기는 사람의 심리는 부정 정서가 얼마나 괴로울 수 있을지 잘 보여준다.

 

5단계 '인지의 붕괴'는 인지적으로 무너져 시간이 기어가듯 지나는 느낌이다. 이는 머릿속에서 외부 세계가 매우 간단하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단계이다. 이는 인지적으로 무너져 놀랍도록 낮은 수준이 기본이 된다.

 

6단계 '탈억제' 고통이나 공포의 자극에 익숙해져 가는 단계이다. 이는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하는 단계이다. 자살 성향자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고 여긴다.

 

로이의 6단계는 모든 단계마다 자살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른 방식으로 감정의 고통을 떨칠 수 있다면 자살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 어떤 감정의 단계를 겪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이다. 개인의 자살은 결코 개인의 심리적 고통에서 시작하지만 다른 사회적 시선도 작용한다.

 

죽으려고 마음먹었던 저자는 약물치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죽음을 넘어 삶의 희망,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이 책은 인도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죽으려고했던심리학자입니다 #제시베링 #더퀘스트 #공경희 #심리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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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쇄신 -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다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음,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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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한다.

 

네이선 가델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은이 이정화 옮긴이의 <민주주의 쇄신>은 세계 정치에 관심을 가진 분은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민주주의가 맞이하는 위기를 포플리즘 쇄도, 중국의 부상이라는 큰 흐름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정치 현황과 흐름,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질서를 의미있게 설명한다.

 

저자인 네이선 가델스는 베르그루엔연구소 공동 창업자이며 '워싱턴포스트'의 협력사인 '월드포스트' 편집장을 맡고 있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은 베르그루엔연구소 창업자이며 회장이다. 또한 '월드포스트' 공동발행인이며 '베르그루엔 홀딩스' 회장이다. (책날개 중)

 

민주주의 쇄신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아직은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받는 정치 시스템인 민주주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있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자 하는데 주력한다.

 

쇄신은 창조와 파괴 사이에서 평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가치 있는 것은 남기고 더 쓸모없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은 버리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양에서 만연하고 있는 포플리즘의 정치의 일반화와 동양에서 드러난 중국의 급부상이다.

 

저자가 느끼기에 2016년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가짜뉴스를 기반으로 재임 동안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한 포플리즘 정치를 실행하고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민주적 제도의 부패로 이르게 한다.

 

이 글은 작성한 시점이 20204월 이전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작성되었고 1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고 탄핵심판이 하원, 상원을 통과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는 사실에 저자가 어떤 생각을 가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을 평가한다. 그는 "집단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급속도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47)

 

민주주의가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서 너무 많은 요구는 의사결정을 더디게 한다. 반면 조직화된 특수 이익단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 미국 민주주의의 현황은 점점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단체와 운동가 조직의 의견을 과도하게 대변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두 번째는 두 사람이 중국의 상해를 여행하고 느낀 감정이다. 싱가포르가 제3세계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싱가포르가 도시국가라는 전 세계가 선망하는 경제력을 갖춘 점은 놀랍다. 하지만 중국의 급부상은 놀라움과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최신식 지하철과 구름을 뚫고 우뚝 서 있는 마천루는 중국 경제가 머지않아 미국을 앞서게 되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로 중국 인민들이 협심한 결과이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중국에서 인민은 경제의 발전과 함께 자유를 요구하고 민주주의를 선망할 거라 기대되는데 중국 인민의 80%는 중국 공산당에 신뢰를 보낸다.

 

중국 정치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합의의 통치 형태다. 중국은 여러 방향의 다양한 주장이 존재할지라도 당내의 과정과 절차를 통해 서로 다른 면을 조화롭게 만들면서 단일한 정책을 구축한다. 당내 합의가 이루어지면 정책 방향이 연속적으로 추진된다. 중국 지도자들은 이런 시스템이 서구 민주주의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더 포괄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여긴다.

 

중국과 인도에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룬 발전을 비교하면, 서구적 형태의 민주적이고 서로 대립하여 주장하는 인도의 시스템에 비교해 거버넌스의 대안으로서 중국 시스템의 장점을 볼 수 있다. 중국은 7억 명을 단지 30년 만에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 인도는 영국에서 독립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전체 가구의 50%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번영으로 가늘 길이 권위주의적 규율과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1) 지난 30년에 걸친 중국의 성장은 점점 더 기능장애를 겪는 서구 사회 앞에 냉엄한 거울을 들이댄다. 반세계화의 파도를 타고 권력을 거머쥔 미국 대통령은 각양각색의 적에게 가시 돋친 트윗을 날리고 사방의 적과 싸운다. 정치적 자유의 대가가 분열과 양극화라면 이는 엄청난 기회비용이다.

 

디지털 시대는 커다란 기회이자 동시에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시대다.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인 소셜미디어를 우리는 보고 있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은 기존 정당을 통한 10%의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 취합해 주류 정당에 편입했다.

 

2011'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와엘 고님은 디지털 정치의 극단을 경험했다. 사회를 자유롭게 만들었던 인터넷은 SNS 체계가 가진 알고리즘을 알게 되었다. 이는 동일한 열정과 편견을 공유하는 사람을 함께 뭉치게 해 자유화가 아니라 해악을 가져온다. 소셜미디어는 정치적 통일체를 서서히 분열시키고 있다는 점은 고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책은 미국, 중국의 정치를 먼저 설명하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브라질과 같은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황을 소개한다. 디지털 자본주의 결과는 기업가, 고용인, 일반인이 소유한다는 개념은 디지털 시대, 자동화가 고용인 노동자의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향할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한다.

 

세계 정치의 흐름과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이 앞으로 시스템적으로 주의할 사항이 무엇인지 통찰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민주주의의쇄신 #네이선가델스 #니콜라스베르그루엔 #이정화 #민주주의 #자본주의 #북스힐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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