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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고양이
메이 사튼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강아지가 자신의 주인을 자신보다 높은 서열에 놓고, 항상 애교를 부린다면 고양이는 주인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잘하면 친구, 아니면 가정부로 본다.. 이름을 부른다고 해서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지도 않고, 쓰다듬어줘도 자신의 기분이 내킬때가 아니면 가르릉대지도 않고, 자신이 필요할 때에만, 특히 바쁘게 일하고 있거나 공부하고 있을때에만 애교를 부리며 쓰다듬어달라고 하는 것이 고양이이고, 그게 고양이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 고양이에 대해 고양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바로 "신사고양이"이다. 어려서 엄마고양이한테 버림받고, 한 가정에서 자라다 도망쳐 길냥이가 되었고, 다시 두 가정부가 있는 집에서 살게되는 털복숭이 인간!!
이 털복숭이 인간에겐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속에 십계명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 10계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곰곰히 십계명을 보며 우리집 모모와 코코를 생각해보니... 정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걔네도 우릴 세명의 가정부로, 자신들의 뒷바라지를 한다고 생각하려나?? 신사고양이의 십계명에 따라 우리집 모모와 코코를 생각하다보니 계속해서 웃음이 난다.. 어쩜 이렇게 이쁜짓을 하며 사는지, 나를 가정부로 생각하는 것은 쫌 맘에 안들지만 어쩜 이렇게들 판박이같이 행동을 하는지 말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그저 애완동물이 아니다. 이 책의 톰이 자신을 털복숭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있어서도 고양이나 강아지는 애완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반려동물이다.. 한 가족처럼 아플때엔 걱정을 하고,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가족!! 갈색의 반지르르한 털의 톰이 작가에겐 가장 소중한 고양이인것처럼 나에겐 모모와 코코는 다른 어떤 고양이보다도 소중한 나의 가족이다..
신사 고양이의 십계명
1. 신사 고양이는 항상 앞가슴과 발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 그렇다!! 언제나 앞가슴과 발을 완벽하게 갖추기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그루밍을 한다.. 밥먹고나서도 발을 시작으로 앞가슴을 핥고, 등도 핥고, 자기 혼자 못하는 부분인 귀뒤같은 데는 서로 해주기도 하고.. 정말 하루의 1/4는 깔끔떨며 지내는 것 같다..
2. 신사 고양이는 사랑의 구속이라 하더라도 절대 구속되지 않아야 한다.
- 그래서였나? 강아지처럼 안기만 해도 도망간다.. 아니 모모같은 경우엔 처음엔 그래도 조금은 이해해준다.. 근데 10초도 못지나서 야옹대며 놔달라고 울어댄다.. 코코같은 경우엔 극도로 안는 것을 싫어해 안자마자 발로 팔을 밀어대고, 뒷걸음치며 도망가려 안간힘을 쓰다 그래도 못도망가면 정말 애처롭게 운다.. 사랑의 구속이라지만 단 1분만이라도 가만히 안겨있음 얼마나 좋을지...
3. 신사 고양이는 극한 상황이 아닌 한 야옹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바라는 바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기다려야 한다.
- 음.. 이건 우리 모모와 코코에겐 적용이 되지않는 규칙이다.. 우리집 애들은 밥이 없거나 간식을 먹고싶을때 우리가 주방쪽으로 가기만 하면 달려와 야옹대며 다리에 부비적대며 애교를 옴팡부린다.. 친구말론 우리집 냥이들이 자기집 냥이에 비해 엄청 수다스러운 애들이라던데..아마도 자연스럽게 알리기까지 입이 근질근질해 그렇게 울어대는지도 모르겠다 ㅋㅋ
4. 신사 고양이는 사람이 부르더라도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못 들은 척해야 한다.
- 100% 동감!! 잠을 잘때 이름을 부르면 귀찮다고 꼬리를 흔들긴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반응이 없다.. 불러도 슬쩍 쳐다보는 듯 딴데보고, 안보는 척하면 뚫어져라 우리를 쳐다보고 있고, 모모를 만져주면 코코가, 코코를 만져주면 모모가 질투섞인 눈으로 쳐다보는 것 외엔 전혀 쳐다보질않는다..자기 이름부를땐 쳐다보지도 않으면서..질투는 어찌나 많은지...
5. 신사 고양이는 겁을 먹었을 때도 심심하다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
- 모모와 코코는 왕겁쟁이들!! 거기다 안방호랑이다.. 그래서 가끔 우리집 베란다뒤에 길냥이가 와있을때면 햐악대며 성질을 부리느라 장난이 아니다가도,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오면 후다닥 도망을 가서는 어디 틈새에 쏙 숨어버린다.. 겁먹었을 때 심심한 표정을 지으면 엄청 귀여워보일텐데.. 어찌나 겁이 많은지 심심한 표정을 짓기도 전에 사라지니 원...
6. 신사 고양이는 자신이 직접 연관된 일이 아닌 한, 다른 사람의 일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 음...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아닌가?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손장난을 치며 유혹하거나 아기에게 하는 것처럼 있다없다 놀이를 해주면 어느새 쪼르륵 달려와 눈앞에 있던데.. 정말 귀찮거나 할땐 전혀 관심을 보이지않긴 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한번쯤은 스윽 쳐다봐준다..
7. 신사 고양이는 목표물에 서둘러 가면 안 된다. 한 가지 것만 원하는 듯이 보여서는 안 된다. 예의에 어긋난다.
- 음.. 이건 잘 모르겠다.. 우리 모모는 강아지처럼 지우개를 던지면 물어오든데.. 그리고 우리가 던져주지않아도 자기가 심심하면 우리곁에 지우개를 물고와 나한번 지우개한번 쳐다보며 자신이 원하는 바인 단 한가지, 지우개를 던져달라는 것이 눈에 쏙 보이던데.. 이것도 아마 고양이들간에 차이가 있는 규칙이 아닐까?
8. 신사 고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음식에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미터 앞에서는, ‘좋음’, ‘괜찮음’, ‘보통’, ‘형편없음’으로 음식의 등급을 매겨야 한다. 등급이 ‘형편없음’이면, 음식 위에 흙을 덮는 척해야 한다.
- 정~~~~~말 입이 까다롭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아무리 참치가 먹고싶어도 자기 입맛에 맞지않는 거면 거들떠도 안본다.. 참치캔 소리에 반응해 다가와서도 이게 아니다 싶으면 전혀 입도 안되니... 그래도 배가 고프면 먹겠거니 하고 모른척하면 그냥 하루를 굶는다.. 이 고집쟁이 입맛 까다로운 녀석들 같으니라구!!
9. 신사 고양이는 가치 있는 음식에는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 설거지한 것처럼 보일 만큼 아주 깨끗하게 접시를 핥아야 한다.
- 따로 그릇을 안닦아도 될 정도로 언제나 밥그릇이 깨끗하다.. 다만 옆에 조금씩 떨어진 것만 빼면 말이다.. 밥그릇에 있는 것은 깨끗이 핥아먹으면서도 지네가 바닥에 흘린 건 또 안먹는다.. 자기들은 신사니 땅에 떨어진 건 안먹는 주의라는 건지... 그래서 언제나 밥그릇 주변만 조금 지저분하다...
10. 신사 고양이는 가정부를 고를 때 절대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 만약 우리 모모와 코코도 길고양이였다면 이랬을까? 둘다 다른 집에서 분양을 받아와 자기네가 가정부를 고를수조차 없던 애들이다.. 다만 가정부가 바뀐 것에 대해 심통을 부린 건지 분양을 받아온 후 3~4일은 곁에 못오게 어찌나 방어를 하던지.. 그게 벌써 3년전이다.. 이제 우리를 자기들만의 가정부로 인정해서겠지만.. 지금은 털빗길려고 근처에 가면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어느새 도망가고 없지만 보통땐, 귀찮지만 않다면 가까이가서 쓰다듬어도 아무런 저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