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키의 작품을 읽는데 재미들렸나보다.. 벌써 이 달들어서만 하루키의 책을 8권을 샀으니 말이다.. 벌써 출간된 지 꽤 오래되었음에도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소설들만 샀는데도 그렇다.. 만약 에세이도 같이 샀으면.. 아마 이번달 내내 다른 작가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꿈도 못꿨을텐데.. 이렇게 하루키의 책에 열중하게 된데에는 하루키자체의 매력도 있지만 문학사상사의 이벤트도 한목을 한다.. 추첨을 통해 이상문학상전집 혹은 무라카미 하루키전집을 준다는데 어찌나 혹하던지.. 물론 추첨이니까 받는다는 보장도 없는데도 예전같음 하루키의 책은 출간된지 오래되어 조금 더 있다사자는 생각을 하였을텐데 이것역시 하나의 동기가 되어 다른 책을 제치고 하루키의 책을 먼저사게 한다.. 이번달에 읽은 하루키의 작품은 초기작과 단편집이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댄스댄스>로 이어지는 이야기 중에 아직 1973년의 핀볼을 읽진않았지만 그래도 대충 이 이야기들이 하고 싶어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1973년의 핀볼 역시 오늘 주문을 했으니 아마도 저녁때쯤부터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댄스댄스댄스를 읽다 전혀 이해가 되지않아 읽던 것을 덮어버리고 양을 쫓는 모험을 읽었던 것처럼 이 이야기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전편을 읽지않고 다음 내용의 재미를 못느낄때도 있는 것같아  하나의 이야기로써 이 4편의 책을 다시 한번 순서대로 읽어볼 생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단편들과 많은 내용이 겹침에도 그 책에만 수록된 단편들을 읽기위해 산 책들도 있다. 촌스러운 표지이긴하지만 옛날에 나온만큼..10년도 훌쩍전에 출간되었던 책이니 옛날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거다.. 그렇게 옛날에 나온만큼 표지의 촌스러움을 이해하며, 요즘책과는 다른 커다랗고 두툼한 책이었던 <무라카미하루키단편걸작선>과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외 24편>, 그리고 상대적으로 얇고 작은 사이즈로 하나의 이야기를 빼곤 다 읽어보았던 <중국행슬로보트>가 이번에 새로 읽게된 단편집들이었다. 처음엔 이야기들이 겹쳐 읽지 말고 건너뛸까 라고도 생각했지만 그냥 이야기를 본 김에 다시 한번 읽자고 생각을 했었다. 결국 그런 생각으로 인해 번역에 의해 이야기의 느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득이 됐달까? 왜 사람들이 어떤 번역가의 작품을 고집하는지를 알 것 같은 기분!! 같은 이야기임에도 줄거리만 같을 뿐 등장하는 사람들의 성격이 다르게 느껴지기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 이야기들과 겹치는 단편이 수록된 책들은 창해에서 나온 단편집들이다.. <빵가게 재습격>,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개똥벌레>라는 제목을 보면 아마도 초기에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되었던 단편집들이 일본에서 나온 단편집을 여러개합쳐 출간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온다리쿠의 책처럼 최근에 번역되기 시작했다면 출판사가 달라도 겹치는 이야기들은 없었을텐데..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독자의 입장에선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하루키의 책 중에 가장 독특했던 것은 아마도 이토이 시게사토라는 분과 같이 쓴 소울메이트인것같다.. 단순히 하루키의 이름만 보고 그냥 산 책이라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른채 만났기에 그 독특함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한 단어에 대해 두작가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글이다.. 단편이라 하기에는 너무 짧은 길이이고, 여전히 하루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떤 것이 하루키의 이야기인지는 밑에 표시된 이니셜을 봐야지만 구별할 수 있었지만, 그리고 전혀 이해가 되지않는 뜬금없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독특한 방식에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1973년의 핀볼>과 더불어 산 책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다.. 장을 번갈아가며 다른 이야기가 쓰여져있고 처음엔 난해하게만 느껴지다 점점 재미있어진다던데.. 내용도 모르지만 어쩐지 재미있을 것같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시점이 번갈아가면서 쓰여져있어 조금은 어리둥절했다가도 금새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 이건 그것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대는 된다.. 

 

  

 

 

 

벌써 이번달에만 7권의 하루키의 책을 읽었고, 3권의 책을 더 읽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하루키의 책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상실의 시대>가 아닌 <해변의 카프카>였다. 누군가는 너무나도 벌려놓았던 이야기를 끝내느라 무리하기도 했다지만 난 그 허무맹랑함과 독특한 세계에 빠져 한동안 좋았던 구절을 반복해가며 읽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떤 드라마(연애결혼에서 김지훈을 기다리던 김세아가 까페에서 읽고있는다..)에서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있는 모습에 다시 한번 읽었을 정도로 내 인생의 책 10권 중엔 항상 해변의 카프카가 들어있다. 그리고 그런 책을 이어 도쿄에서 일어난 기묘한 사건들을 모아놓은 도쿄기담집은 전체적인 분위기에 반했으며, 그 중에서도 이름표를 훔쳐가는 원숭이를 가장좋아하고,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의 주된 번역자인 김난주씨가 번역하신 TV피플 속의 가노 크레타나 좀비 역시 독특한 이야기에 빠지지않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읽은 무라카미 책 중에 그나마 별로였다고 생각되는 어둠의 저편까지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별로이지만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는 기묘한 존재와 잠만 자는 언니, 그리고 TV속으로 누군가에 의해 빨려들어갔다는 이야기의 독특함에 가끔씩 다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상실의 시대는 문사미디어라는 곳에서 <노르웨이의 숲>이란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원래의 제목을 유지하며 일본의 책디자인을 그래도 가져왔으며 하루키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시 번역한 책이다.. 다른 하루키의 단편을 읽을 때에도 번역에 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어서인지 한번쯤은 이 책과 상실의 시대를 비교해가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단!!나한테 상실의 시대는 그닥 재미있는 작품이 아니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하루키의 소설에 이어 하루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에세이다. 재즈라고는 눈꼽만큼도 모르는 나와는 달리 재즈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답게 재즈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물론 난 그런 이야기 중 재즈와 소설을 합친 렉스턴의 유령밖에 읽지않은 상태이다.. 단 한권의 이야기를 읽었음에도 재즈를 듣고싶어지던데 그의 다른 에세이를 읽으면 재즈에 폭발적으로 열광하게 되진않을까? 이제까지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에세이부분은 전혀 읽지않아서인지 여전히 읽어봐야할 하루키의 책이 너무나도 많다.. 어찌나 여행을 많이 다니는지 여행관련책도 많고, 마라톤 마니아여서인지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다른 작가와 같이 쓴 책에, 벌써 30년의 작가인생을 살아서 회고록까지 나왔으니... 여전히 하루키에게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다.. 그런데 절판되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다행이지만 그저 절판된 책은 어떻게 하지? 다시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기는 할까? 솔직히 염려스럽다.. 언더그라운드같은 책은 절판되고 그걸로 끝인걸로 보이는데... 너무나도 늦게 하루키에 대해 알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제목은 전혀 들어보지 못한 책인데 수록된 이야기는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춤추는 난장이, 패밀리 어페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흙 속의 그녀의 작은 개, 캥거루 통신이다. 다른 이야기들은 단편집에서 만나던 것이고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인데 같이 묶여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특이하다..  뭐, 다 읽었던 이야기들이니 굳이 옛날 번역의 책을 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갖고싶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들은 용산역에 있는 북스캔에서 살 예정이다. 우연히 기차를 타러갔단 봤는데.. 지금처럼 양장본의 책이 아닌 절판된 반양장본의 책이다.. 그래서 지금의 책보다 훨씬 싸다!! 한권에 5,000원 조금 넘게 팔았으니 말이다.. 물론 나도 양장본을 좋아하긴 하지만 더 많은 책을 사기위해선 한권이라도 책을 더 싸게 사야되니 다시 기차역에 갈 때엔 꼭 사올 예정이다.. 얼핏 보니 양장본이 아니라는 것만 빼곤 똑같으니 말이다!! 

 

 

  

 

 

더불어 올 하반기에 꼭 읽을 책들은 태엽감는 새!!! 4권이나 되는 분량에 오늘 아침에도 역시 포기하고 다른 책을 샀는데.. 진짜 꼭 읽어야되는데 마음먹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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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5-02-0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정말 많네요ㅎ
보기만해도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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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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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책이 너무 꼬질꼬질해져버렸다. 책이 훼손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어지간하면 책을 들고다니지 않는다.. 책을 들고다니면 책 모퉁이와 겉장이 구겨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하지만 이 책은 들고다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난해한 내용에 집에서 보려고 시도를 할 때마다 다른 책에 눈길이 가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게 되버리니 어디 갈때 들고다니며 읽지않곤 절대로 읽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들고다닌 결과..비오는 날 가방을 적신 비에 책 모퉁이가 젖어서 변색되고, 겉장엔 잔뜩 상처가 생기고.. 아무튼 내가 원하는 책의 상태가 아니다.. 그래도 들고다니면서라도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그것에 만족할 뿐이다.. 

하지만 읽었다고 해도 완전히 내용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자고 일어나니 벌레가 되어있고, 점점 가족들 사이에서 소외되어가며 두려움을 주는 존재로 전락하였다 결국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그레고리의 이야기인 변신이나 친구와 편지를 쓰는 것에 대해 아버지와 이야기하다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자살을 하는 판결, 눈오는 날 아무도 빌려주지않는 말을 겨우 빌리고, 그 말을 빌려준 마부에게 자신의 하녀가 위협받음에도 부랴부랴 온 환자와의 이야기를 다룬 시골의사는 그나마 줄거리라도 파악할 수 있는 길이의 글이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 억압된 채 살았던 심정이 그대로 반영되어있다고는 하나 카프카의 인생에 대해 자세히 몰라서 그런지 이야기에 내포된 작가의 심정을 그대로 이해하기란 너무나도 힘겨웠고, 그저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의 줄거리 이해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더욱이 2부의 짧은 글들 중엔 내용조차 이해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이야기들 덕택에 카프카의 글은 너무나도 어렵다는 인식만 확고해져버렸다.. 평론가처럼 작품의 해설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하고 싶어하는 말은 적어도 이해해야할텐데 이 책은 정말로 난해하고 어려울 뿐이다.. 카프카의 변신을 좋아하신다는 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워보일정도로...  

아무래도 이 책은 책장속에서 또다시 오랫동안 잠을 잘것같다.. 이야기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내용을 파악해봐야함에도 다시 읽는 다는 것에 겁이나서인지 한동안은 볼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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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프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from 프리즘(freeism.net) 2010-04-12 15:28 
    <변신>, 옛날에 한번 읽어봤던 기억이 난다. 자고 일어나니 바퀴벌레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던 주인공의 이야기로 기억되는데 읽기는 수월했지만 이해는 어려웠던, 꿈틀거리던 벌레의 기괴함만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읽었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통해 고전에 대한 철학적 주석을 듣게 되었다. 여기서 설명한 철학적 의미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여러 고전이 갖고 있는 철학사적 의미라든가 이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를 리뷰해주세요.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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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50년.. 우리가 남북한으로 한민족끼리 싸우고 있을 때 중국은 티베트를 점령해버렸다. 그리고 티베트만의 고유한 문화를 말살시키고 근대화시키려고만 하였다. 그런 티베트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리더스 웨이의 저자로, 한 사람의 이름으로만 알았던,,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의 교주를 의미하며 판첸라마와 더불어 교황처럼 1대의 달라이 라마가 죽으면 2대의 달라이 라마를 선출하는 것이라는 것도, 티베트만의 고유장례문화인 조장에 대해서도, 일처다부제를 유지하며 병원보단 무당을 신뢰하고, 식사로 먹는 보리쌀보다 티베트의 전통술인 창으로 마시는 보리쌀이 더 많으며, 아들 중의 한명은 승려를 시키려는 티베트의 모습은 너무나도 생소할 뿐이었다. 

그런 면에서 티베트에서의 1년간의 체류이야기를 담은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는 티베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과거 조선시대에 우리나라는 일부다처제였다. 아니 처가 여러명이면 문제가 생긴다하여 일부다처제에 처첩제도를 혼합하여 한 남자가 여러명의 여성을 거느리고 살 수 있던 시대였다. 그리고 중동지역에 가면 여전히 일부다처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처다부제조차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우리나라에 있던 일부다처제를 생각하며 한 여자가 권력과 돈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애인을 삼는 것처럼 남편을 두는 일처다부제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일처다부제는 한 형제가 한 명의 아내를 공유하는 제도였다. 결혼 3일전까지 자신이 결혼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결혼당일까지 신랑의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이니 신랑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그리고 결혼 후엔 성년이 되는 신랑의 동생들과도 부부로 살아야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우리사회의 관념으로선 상상조차 못하는 일이다. 처첩제도와 일처다부제를 지닌 조선에서도 과거 형이 죽은 뒤 형의 첩을, 아버지가 죽은 뒤 아버지의 첩을 취하는 것은 도리가 어긋난다며 처벌하는 것을 역사서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형의 아내를, 어떻게 남편의 동생과 부부로 살수있는 것인지.. 물론 문화상대주의라는 관점에서 어떤 문화가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조금은 놀라운 제도였다. 하지만 티베트의 여성들은 그런 제도에 대해 불평이 없다. 단지 결혼하기 전에 펑펑울어대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관습이라고 하고, 고원지대에서 가난히 사는 티베트인들에게 일처다부제는 한 가족을 꾸려나가는 노동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며, 티베트에서 나와 중국본토에서 일을 하게되거나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사람들은 아내를 공유하지않은 채 자신만의 부인을 맞이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인 그저 하나의 관습일뿐이었다. 그 제도로 인해 여자가 너무 많은 고통을 지고사는 것도 아니니 뭔가 독특할 뿐이었다. 

이런 관습에 이어 또 한가지 충격적인 풍습은 바로 조장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이 태어나는 것과 더불어 죽음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예전엔 마을의 축제처럼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고, 풍수지리에 따라 좋은 곳을 찾아 묘를 만들고, 1년에 한번씩 제사를 지내며, 추석과 설에도 차례를 통해 조상들을 모시고 있다. 그러나 티베트에선 육신을 잘라 독수리에게 보시하고, 인간이 환생을 할 수 있는 기간동안 모신 뒤 그 후엔 돌아가신 사람의 이름도 물건도 남겨두지않는 풍습을 지니고 있었다. 어떤면에서 독수리에게 자신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 가족을 보시하는 것은 결국 인간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회귀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영혼이 떠난 육체를 남겨진 것이라 여기는 것 또한 이해를 한다면 할 수 있지만.. 내가 사랑하던 가족의 육신이 그렇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영혼이 떠난 남겨진 것이라지만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이니 말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엔 그저 커다란 독수리가 보시하고 있는 모습이 살짝 실려있어 실제 조장의 모습에서 풍기는 장대함이나 위엄을 느끼진 못하겠다. 하지만 조장 역시 그들이 자신들의 가족을 위해 치르는 하나의 엄숙한 의식이니만큼 실제로 참여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참혹한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나름대로의 엄숙함과 존중이 가득 담긴 제도일테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볼때 조장사를 천대하는 티베트인들의 모습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조장을 할 때엔 당연히 부르는 사람이지만 그 외엔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지도 않고, 그들이 먹은 음식은 먹지도 않겠다는 말을 하며, 티베트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중국어를 쓰며 중국사상이 더욱 깃들여진 티베트인들까지도 조장사를 천대하는 모습은 다른 신분제도는 없지만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풍습은 남겨져있었다. 자신들의 가족에 대한 예의로 조장을 엄숙히 치르는 만큼 조장사도 그만큼 대우를 해주면, 아니 그저 같은 곳에서 축제를 즐기게만 해주어도 좋을텐데 말이다..  

이 외에도 티베트는 중국내의 자치구이지만 중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의사보단 무당을 찾아가고 모든 병의 근원은 이전 생의 업에 의한 것으로 여기며, 의사도 정식의사가 아닌 2년간의 교육만을 받고 대부분의 병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이며, 우박을 막기위해 무당을 고용하고,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순례를 하며, 좋은 일을 떠벌리면 신의 미움을 받는다 생각해 대학에 붙어서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기전에 일찍 마을을 떠나며, 임신을 해서도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이야기를 하지않으며 마굿간에서 몰래 아이를 낳는 그런 풍습을 지닌 사람들이었다..물론 그런 관습에 의해 위생상태가 좋지않은 곳에서 아이를 낳다가 산모와 아이의 목숨을 모두 잃을 때도, 늦게나마 낳은 아이가 사산되는 경우도,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채 죽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다 업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수긍하며 살 뿐이었다.   

지금의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지만 일부일처제로 한아이만 낳고 살며, 자신의 재산도 갖을 수 있고, 미흡하긴 하지만 전문의사에 의해 치료받으며 우리나라에 비해 조금은 낙후된 지역이 있긴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이기에 그런 중국의 모습을 생각하며 본 티베트는 전혀 다른 나라였다. 아니 모습만이 아니라 원래 티베트는 중국과는 다른 나라이다. 말도 중국어가 아닌 티베트어를 사용하고, 민족도 다름에도 1950년 강압적으로 점령되어져버린 그런 곳!! 2008년 베이징올림픽당시 성화를 옮길 때에도 불거져 나오고, 올림픽 이전 티베트 유혈사태를 통해 간간히 소수인종의 독립운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티베트인과 중국인간의 골이 이렇게 깊다는 것은 몰랐다. 자신들을 몰아내려한다고 생각하는 티베트인들은 중국인들에게 노골적으로 악의를 드러내고, 중국인들은 티베트인들을 무시하고.. 그러다 시위가 일어나고 무력으로 진압하다 유혈사태가 일어날 뿐이다. 이러한 박해와 가난한 삶 속에서도 티베트인들은 모든 것을 업으로 생각하며 현재 생활에 수긍하며 사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삶을 책과 더불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영상을 통해 전하지 못한 것을 전하려 책을 쓴 것처럼 책을 통해 만날 수 없던 실제 티베트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아예 중국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와 책을 하나로 엮어 출간을 했다면..정말 완벽한 책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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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고양이
메이 사튼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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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자신의 주인을 자신보다 높은 서열에 놓고, 항상 애교를 부린다면 고양이는 주인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잘하면 친구, 아니면 가정부로 본다..  이름을 부른다고 해서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지도 않고, 쓰다듬어줘도 자신의 기분이 내킬때가 아니면 가르릉대지도 않고, 자신이 필요할 때에만, 특히 바쁘게 일하고 있거나 공부하고 있을때에만 애교를 부리며 쓰다듬어달라고 하는 것이 고양이이고, 그게 고양이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 고양이에 대해 고양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바로 "신사고양이"이다. 어려서 엄마고양이한테 버림받고, 한 가정에서 자라다 도망쳐 길냥이가 되었고, 다시 두 가정부가 있는 집에서 살게되는 털복숭이 인간!! 

이 털복숭이 인간에겐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속에 십계명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 10계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곰곰히 십계명을 보며 우리집 모모와 코코를 생각해보니... 정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걔네도 우릴 세명의 가정부로, 자신들의 뒷바라지를 한다고 생각하려나?? 신사고양이의 십계명에 따라 우리집 모모와 코코를 생각하다보니 계속해서 웃음이 난다.. 어쩜 이렇게 이쁜짓을 하며 사는지, 나를 가정부로 생각하는 것은 쫌 맘에 안들지만 어쩜 이렇게들 판박이같이 행동을 하는지 말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그저 애완동물이 아니다. 이 책의 톰이 자신을 털복숭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있어서도 고양이나 강아지는 애완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반려동물이다.. 한 가족처럼 아플때엔 걱정을 하고,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가족!! 갈색의 반지르르한 털의 톰이 작가에겐 가장 소중한 고양이인것처럼 나에겐 모모와 코코는 다른 어떤 고양이보다도 소중한 나의 가족이다..

신사 고양이의 십계명 

1. 신사 고양이는 항상 앞가슴과 발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 그렇다!! 언제나 앞가슴과 발을 완벽하게 갖추기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그루밍을 한다.. 밥먹고나서도 발을 시작으로 앞가슴을 핥고, 등도 핥고, 자기 혼자 못하는 부분인 귀뒤같은 데는 서로 해주기도 하고.. 정말 하루의 1/4는 깔끔떨며 지내는 것 같다.. 


2. 신사 고양이는 사랑의 구속이라 하더라도 절대 구속되지 않아야 한다.  

- 그래서였나? 강아지처럼 안기만 해도 도망간다.. 아니 모모같은 경우엔 처음엔 그래도 조금은 이해해준다.. 근데 10초도 못지나서 야옹대며 놔달라고 울어댄다.. 코코같은 경우엔 극도로 안는 것을 싫어해 안자마자 발로 팔을 밀어대고, 뒷걸음치며 도망가려 안간힘을 쓰다 그래도 못도망가면 정말 애처롭게 운다.. 사랑의 구속이라지만 단 1분만이라도 가만히 안겨있음 얼마나 좋을지... 


3. 신사 고양이는 극한 상황이 아닌 한 야옹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바라는 바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기다려야 한다.  

- 음.. 이건 우리 모모와 코코에겐 적용이 되지않는 규칙이다.. 우리집 애들은 밥이 없거나 간식을 먹고싶을때 우리가 주방쪽으로 가기만 하면 달려와 야옹대며 다리에 부비적대며 애교를 옴팡부린다.. 친구말론 우리집 냥이들이 자기집 냥이에 비해 엄청 수다스러운 애들이라던데..아마도 자연스럽게 알리기까지 입이 근질근질해 그렇게 울어대는지도 모르겠다 ㅋㅋ 


4. 신사 고양이는 사람이 부르더라도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못 들은 척해야 한다.  

- 100% 동감!! 잠을 잘때 이름을 부르면 귀찮다고 꼬리를 흔들긴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반응이 없다.. 불러도 슬쩍 쳐다보는 듯 딴데보고, 안보는 척하면 뚫어져라 우리를 쳐다보고 있고, 모모를 만져주면 코코가, 코코를 만져주면 모모가 질투섞인 눈으로 쳐다보는 것 외엔 전혀 쳐다보질않는다..자기 이름부를땐 쳐다보지도 않으면서..질투는 어찌나 많은지...  

5. 신사 고양이는 겁을 먹었을 때도 심심하다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  

- 모모와 코코는 왕겁쟁이들!! 거기다 안방호랑이다.. 그래서 가끔 우리집 베란다뒤에 길냥이가 와있을때면 햐악대며 성질을 부리느라 장난이 아니다가도,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오면 후다닥 도망을 가서는 어디 틈새에 쏙 숨어버린다.. 겁먹었을 때 심심한 표정을 지으면 엄청 귀여워보일텐데.. 어찌나 겁이 많은지 심심한 표정을 짓기도 전에 사라지니 원... 


6. 신사 고양이는 자신이 직접 연관된 일이 아닌 한, 다른 사람의 일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 음...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아닌가?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손장난을 치며 유혹하거나 아기에게 하는 것처럼 있다없다 놀이를 해주면 어느새 쪼르륵 달려와 눈앞에 있던데.. 정말 귀찮거나 할땐 전혀 관심을 보이지않긴 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한번쯤은 스윽 쳐다봐준다.. 


7. 신사 고양이는 목표물에 서둘러 가면 안 된다. 한 가지 것만 원하는 듯이 보여서는 안 된다. 예의에 어긋난다.  

-  음.. 이건 잘 모르겠다.. 우리 모모는 강아지처럼 지우개를 던지면 물어오든데.. 그리고 우리가 던져주지않아도 자기가 심심하면 우리곁에 지우개를 물고와 나한번 지우개한번 쳐다보며 자신이 원하는 바인 단 한가지, 지우개를 던져달라는 것이 눈에 쏙 보이던데.. 이것도 아마 고양이들간에 차이가 있는 규칙이 아닐까? 


8. 신사 고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음식에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미터 앞에서는, ‘좋음’, ‘괜찮음’, ‘보통’, ‘형편없음’으로 음식의 등급을 매겨야 한다. 등급이 ‘형편없음’이면, 음식 위에 흙을 덮는 척해야 한다.  

- 정~~~~~말 입이 까다롭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아무리 참치가 먹고싶어도 자기 입맛에 맞지않는 거면 거들떠도 안본다.. 참치캔 소리에 반응해 다가와서도 이게 아니다 싶으면 전혀 입도 안되니... 그래도 배가 고프면 먹겠거니 하고 모른척하면 그냥 하루를 굶는다.. 이 고집쟁이 입맛 까다로운 녀석들 같으니라구!! 


9. 신사 고양이는 가치 있는 음식에는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 설거지한 것처럼 보일 만큼 아주 깨끗하게 접시를 핥아야 한다.  

- 따로 그릇을 안닦아도 될 정도로 언제나 밥그릇이 깨끗하다.. 다만 옆에 조금씩 떨어진 것만 빼면 말이다.. 밥그릇에 있는 것은 깨끗이 핥아먹으면서도 지네가 바닥에 흘린 건 또 안먹는다.. 자기들은 신사니 땅에 떨어진 건 안먹는 주의라는 건지... 그래서 언제나 밥그릇 주변만 조금 지저분하다... 


10. 신사 고양이는 가정부를 고를 때 절대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 만약 우리 모모와 코코도 길고양이였다면 이랬을까? 둘다 다른 집에서 분양을 받아와 자기네가 가정부를 고를수조차 없던 애들이다.. 다만 가정부가 바뀐 것에 대해 심통을 부린 건지 분양을 받아온 후 3~4일은 곁에 못오게 어찌나 방어를 하던지.. 그게 벌써 3년전이다.. 이제 우리를 자기들만의 가정부로 인정해서겠지만.. 지금은 털빗길려고 근처에 가면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어느새 도망가고 없지만 보통땐, 귀찮지만 않다면 가까이가서 쓰다듬어도 아무런 저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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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미스터리 걸작선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지현 옮김 / 꿈과희망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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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황금가지의 셜록홈즈 전집을 모두 읽었음에도 셜록홈즈란 이름만 보면 혹시 내가 읽지않은 또 다른 이야기일까 기대하며, 언제나 실망하면서도 속는 셈치고 한번쯤은 읽어보게 된다. 이 책도 그런 마음이었다. 미스터리 걸작선이기에 혹시 내가 모르는 이야기, 아직 알려지지않은 이야기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결과는  황금가지의 <셜록홈즈 전집 9 - 셜록홈즈의 사건집>에 수록된 이야기중 10개의 이야기였다.  

제목만 보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용을 모른채 제목만 보면 전혀 딴 이야기같은 제목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착각한 병사는 탈색된 병사(황), 왕관의 다이아몬드는 마자랭의 다이아몬드(황), 여자의 욕망은 세 박공 집(황), 흡혈귀 난동는 서섹스의 흡혈귀(황), 동명 3인 개리뎁은 세 명의 개리뎁(황), 원숭이가 된 남자는 기어다니는 남자(황), 사람 잡는 사자의 갈기는 사자의 갈기(황), 얼굴 없는 여인은 베일 쓴 하숙인(황), 이상한 저택은  쇼스콤 관(황)으로 서로 다르게 번역되어있으며 유일하게 같은 제목은 마지막 이야기인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뿐이었다. 동명 3인 개리뎁과 세명의 개리뎁, 사람잡는 사자의 갈기와 사자의 갈기는 그나마 같은 이야기라고 인지되지만.. 다른 이야기는 전혀다른 제목이기에 솔직히 놀랐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번역한 것이라도 제목이란 것은 몇단어 빼곤 비슷한 느낌의 제목일텐데 너무나도 다르니 말이다.. 

거기다.. 이 책의 번역은 꼭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 같다.. 황금가지의 책으로 셜록홈즈와 만났고, 가끔씩 반복해서 읽어서인지, 그리고 셜록홈즈의 성격탓과 왓슨의 기록이란 생각이 굳어져 ~다라는 말투에 익숙해져있는 나에게 ~습니다.라고 끝나는 말투는 조금은 생소하였다.. 특히나 요즘 읽는 책 중에 ~습니다라는 말투를 본 기억도 없고, 어릴적 읽었던 동화에서나 읽었던 기억과 더불어유난히도 큰 활자때문인지 초등학생을 위한 책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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