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년전 포기했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요근래 헤세의 문장을 엄선해 놓은 <헤세의 사랑>과 <헤세의 예술>, 그리고 <환상동화집>을 읽은 후 다시 한번 읽기를 시도해보았다. 그리고 예전엔 밋밋한 이야기에 읽는 재미를 못느꼈던 이 책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에 얽매에 지치지도 못한채 살아가야만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한스의 부모님과 마을 사람, 학교선생님들이 한스가 더 좋은 학교에 입학하하는 것에 큰 기대를 안고 지켜본 것처럼 우리도 부모님과 주변 친척들의 기대에 무조건 성적에만 얽매이며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만이 우리가 얼마나 성공했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유일한 도구로만 여겨지고 있기에 자신의 꿈과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결국엔 별 의미없는 공부에만 매달리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나오듯, 좋은 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성적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낚시도 즐기지 못한채 방학에도 공부만 하여야 했던 한스.. 우리의 현실도 한스의 모습과는 다르지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굴레 속에서도 지쳐버리면 다른 사람들보다 도태되기에 지치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그 굴레속에만 머물러야 하는 모습이란.. 

정말 행복한 삶이란 공부가 아닌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결국 그렇게 좋다는 학교에서 마음의 병을 얻은 후, 허무하게 죽은 한스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우리가 얽매인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정말로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데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라는 제목만은 들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처음 이 책을 접하는데에도 낯선 느낌보다는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맛있는 향기가 나는 책이었다.  

미국과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알고있는 것이라곤 타코와 화이타만이 전부여서인지 막내딸이 엄마를 모셔야하는 풍습은 큰아들이 보통 부모님을 모시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것도 평생을 결혼하지 않고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어머니만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막내딸들... 그렇기에 티타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도 자신의 언니에게 빼앗기고 집안에서 억눌린 채 요리에만 매달리며 살았을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심정을 가득 담은 음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요리들이었다. 

 낯선 멕시코, 명문가의 집안에서 대대로 해먹어온 음식을 상상하는 것이란 너무 어려웠지만 장미향이 넘쳐나 자신의 사랑을 전하던 메추리요리나 사랑을 잃은 슬픔을 전하던 웨딩케이크, 자신의 딸과도 다름 없는 에스페란소의 결혼식에 자신의 마음을 가득담아 전했던 호두소스를 얹은 칠레고추요리까지.. 머나먼 곳에서 그 향기가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티타의 사랑은 조금은 답답하게만 여겨졌다. 티타의 요리를 먹고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 언니와는 다르게 계속해서 페드로와 티타는 사랑을 위해 도망치지도 못하고, 배신감에 다른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았음에도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도 못하는 그런 소극적인 사랑이라니.. 간신히 존과의 결혼을 마음먹었음에도 떼를 쓰는 어린아이처럼 티타를 갖어버린 페드로의 사랑도 사랑이 아닌 집착으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음식과 사람의 감정을 하나로 이은 독특한 분위기의 이야기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지만 어쩐지 티타와 페드로의 사랑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기도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세의 예술>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예술 -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수많은 작품을 남긴 헤르만 헤세답게 <헤세의 예술>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들로 가득하였다. 이전에 읽은 <헤세의 사랑>이 사랑에 대한 헤세의 문장을 모아놓은 것이라면 <헤세의 예술>은 예술에 대한 헤세의 문장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두 권 모두 헤세에 대해 조금 더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다만 사랑편이 인생과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행복에 대해 언급을 해서 조금 더 와닿는 느낌이었다면 음악애호가이자 작가였고, 말년에 화가로 활동한 헤세의 예술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쉽게 읽고 지나치는 시와 비평, 예술작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들어주었다.  

여전히 헤세의 작품을 많이 접하질 못하였기에 진짜 쉼표와 마침표가 숨을 쉬어야하는 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소녀가 헤세의 글을 읽고 " H의 글은 매우 섬세해서 사람들이 숨을 쉬어야 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언제나 쉼표나 마침표가 나와요"라는 말을 한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접하는 헤세의 문장은 매끄럽게 읽히면서도 입안에서 맴도는 듯한 느낌의 글들이었고, 15년의 세월동안 묵혀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꺼내들게 만드는 글이었다.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며, 내면의 떨림을 표현하고 보존하는 기술이다.

 라는 11쪽에 소개된 문장처럼 헤세의 문장들은 헤세의 영혼과 내면의 떨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배움이 부족한 나로선 헤세의 문장이 가득한 이 책에 대해 뭐라 평할 수 없을만큼 헤세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세의 예술 -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구판절판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며, 내면의 떨림을 표현하고 보존하는 기술이다.-11쪽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생성'이지 '존재'가 아닙니다. 당신이 '문화'라고 부르는 것 또한 그렇습니다. 그것은 물려주고 보호하거나 버리고 파괴할 수 있는 완성된 무엇이 아닙니다. 문화는 한 세대가 그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 때에만 지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46쪽

예술가가 [정신질환자보다] 우월한 점은 오로지 그의 광기가 가두어지지않고 오히려 그 광기의 산물이 중요하다는 사실뿐입니다.-94쪽

문학은 언제나 사랑이며, 문학은 결코 증오와 비난을 목적으로 할 수 없다.-127쪽

기록하는 것은 체험한 것을 매우 정확하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대개 기록하는 행위와 더불어 그 체험한 내용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18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신작이 나왔다길래 아무런 고민없이 읽기시작했다. "다른 남자"란 제목이나 까만 표지는 별로 마음에 들지않았지만 35살 한나와 15살 미하엘의 심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잔잔하게 그려낸 것이 마음에 들었기에 이번 이야기도 기대를 하며 읽게되었다. 처음엔 장편인줄 알았던 이야기였는데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아버지의 서재에 걸려있던 그림을 사랑하게 되고, 그 그림의 숨겨진 이야기를 밝혀내던 <소녀와 도마뱀>, 아내를 지키기위해 아내의 사상을 비약한 남편, 그리고 그런 남편모르게 남편의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는 아내의 이야기였던 <외도>, 아내가 죽은 후 아내에게 있던 또 다른 남자의 존재를 알게되는 <다른 남자>, 부인 외에도 2명의 여자와 사랑을 하던 한 남자의 이야기였던 <청완두>, 죽음의 순간 다른 사람이 아닌 아들을 떠올리며 죽는 아버지의 이야기였던 <아들>, 낯선 곳에서 낯선 여인과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을 살려는 준비를 하는 이야기였던 <주유소의 여인>..  

이렇게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다른 남자>는 이전에 읽은 <더 리더-책읽어주는 남자>에 비해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더 리더>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한나 슈미츠와 미하엘의 사랑이 공감도 되지않을 뿐더러 이해가 되지않았지만 법정에 선 한나의 모습, 그리고 감옥에 간 한나를 위해 책을 녹음하여 보내주던 미하엘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던 반면, <다른 남자>의 경우 한 번 읽어봄으로써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던 책이다. 그렇기에 유난히도 책을 빨리 읽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3일에 걸쳐 읽은 내용을 읽고 또 읽고, 그렇게 두세번을 읽어야만 간신히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하고싶어한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었다.  

6편의 단편 중 유난히도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소녀와 도마뱀>과 <청완두>였다. <청완두>의 경우, 한 남자가 지붕증축에서 다리설계로, 다리설계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의료전문클리닉으로 한가지일에 만족하지 못한채 계속해서 다른 일을 시도하며 각각의 일에 자신을 도와주는 사랑하는 여인이 생기는 이야기였다. 만약 단순히 자신의 일과 사랑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일과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였다면 그다지 인상깊은 이야기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일들을 모두 버렸을때, 그리고 자신이 불구가 되어 돌아왔을 때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였기에 여자들의 모습에서 섬뜩함을 그리고 분명 그가 잘못했음에도 안쓰러움을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아버지 서재에 걸려있던 그림 속의 소녀를 사랑하게되고 그 그림의 비밀을 파헤쳐가던 <소녀와 도마뱀>은  어릴 적 겪은 인상과 경험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줌을 알 수 있던 이야기였다. 어릴 적 그림속의 소녀를 보며 그림 속의 소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 그림에 대해 조금씩 알게되고, 그러면서 아버지의 비밀에 대해 알게되는 아들.. 유대인을 도와주어서 선물로 받았다는 그림이라지만 그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을 뿐이었다. 다만 아버지는 남에게 상처를 주고 용서를 빌기보단 자신을 합리화했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용서를 할 수 없었다.. 어쩐지 나치시대 많은 독일인이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자신의 아버지도 잘못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용서를 구하기보단 자신의 행동을 변명만 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진상을 파악하려는 아들과 모든 것을 거짓과 자신의 아문상처로 가리려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대조적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처하는 독일과 일본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분명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용서로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독일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단 끊임없이 타당했던 일임을 강조하는 일본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나의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2~3번 반복해읽었음에도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 건지를 잘 알수가 없었다. 어쩌면 단순한 글을 읽으며 내가 너무나도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일수도, 진짜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글의 모호함이 주는 어려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에 포기하기보단 어떤 이야기일지 계속해서 읽게되는 매력이 있는 그런 책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