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 Howl`s Moving Castl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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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을 보면 어쩐지 <마녀 배달부 키키>가 떠오른다. 유럽식 거리도 그렇고, 전기와 가스가 공존하는 근대와 현대가 섞인듯한 모습도 현존하지 않지만 현존하는 듯한 도시의 모습이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마녀 배달부 키키가 홀로 독립하는 꼬마마녀의 이야기였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조금은 암울한 이야기인듯하다.  

소피의 경우 하울을 짝사랑한 황무지 마녀에 의해 90세 노파로 변하지만, 조금 낙심했던 모습과는 달리 하울이 사는 성을 찾아가고 그 곳에서 하울과 견습생 마이클을 돌보기도 하고, 깨끗이 성을 청소하기도 하고, 자기에게 마법을 건 황무지 마녀조차 돌보기도 하고, 풋풋한 18세 소녀의 본래 모습처럼 하울에게 사랑을 느끼기도 하는, 소녀같은 마음을 지닌 굳센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전쟁에서 매번 다른 나라를 공격해야만 하던 하울도 그런 소피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솔직히 소피가 살던 마을의 유럽적인 분위기와 하울의 집에서 문색깔에 따라 달라지는 마을의 풍경, 그리고 광활한 풀밭과 같은 배경과는 어울리지않는 깜깜한 배경의 무시무시한 전투와 그 전투에 어쩔수 없이 참전해야만 하는 하울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런 하울이 기무라타쿠야의 중저음 목소리로 말할때 어찌나 멋지던지!! 정말 하울이라는 캐릭터에 딱 떨어지는 목소리였기에 영화를 보는내내 흐뭇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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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Spirited Awa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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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만화책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솔직히 영화를 보고 너무 반했기에 만화책으로 만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조금은 밋밋하다. 영화의 원작이 아닌 영화의 영상을 만화책으로 만든 것이기에 영화를 보고나서 보는 만화책은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과 음향이 빠진, 그래서 조금은 밋밋하면서 줄거리만 읽혀지는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영상으로 만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더욱 큰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센과 치히로가 행방불명이 되는 것이 아닌, 폐허가 된 놀이공원에서 음식을 먹고 돼지가 된 엄마, 아빠와는 달리 하쿠의 도움으로 유바바의 밑에서 일하게 되며 치히로라는 이름을 잃고 센으로 지내게 되는 치히로의 이야기였다. 일을 하지않는 자는 마을에서 살 수 없기에 온갖 신들이 쉬러오는 온천장에서 일을 돕고,  손님인줄알고 불러들인 가오나시에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고, 자신을 도와주었던 하쿠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를 살리기위해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를 찾으러가는 치하로.. 결국 착한 마음씨와 계속해서 자신을 도와주던 하쿠의 도움으로 무사히 엄마 아빠와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되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존재를 잊지않기위해 그렇게도 하쿠가 치히로라는 이름을 잊지말라고 강조를 했었구나라는 것도 깨닫고, 버릇없는 아이는 역시 고생을 쫌 해봐야된다는 교훈 아닌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솔직히 그런 교훈보다 다양한 신의 모습과 인간과 요괴의 중간 모습의 존재들에 시선을 빼앗긴 영화였다!!





 

 

  

 

<센과 가오나시>                                             <유바바와 변신전의 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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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귀울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절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은 눈에 들어오는 법이야. 자기와 같은 곳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은 사람은 그 외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서서히 두드러져 보이지 않나. 이만큼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어도 어차피 자기 목적밖에 보이지 않아. 이것도 현재의 격자창이라는 생각, 안 드나?-40쪽

원조 D고개에서는 광적인 개인적 욕망이 사람을 죽였네만, 현대의 우리는 더더욱 이기적인 욕망과 무관심으로 간접적인 살인을 계속하는 셈일세.-47쪽

그 어떤 수치스러운 일을 하든, 그 어떤 괴로움을 겪든 좌우지간 살아있다는게 중요하거든.-139쪽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편리해질지언정,결국은 후각과 정열입니다. 아무리 도움이 되는 정보가 눈앞에 늘어뜨려져 있어도 그로부터 어떤 것을 감지하고 골라낼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세상에서나 그리 많지 않습니다.-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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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대회
코끼리와 귀울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절판


본격적인 추리소설을 표방한 <코끼리와 귀울음>은 한참 온다 리쿠의 작품에 실망하고 있을 때 읽었던 책이어서인지 온다리쿠의 여러 작품 중 애착이 가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세키네 다카오는 예전에 읽은 <여섯번째 사요코>의 주인공인 슈의 아버지이자 달콤한 간식을 좋아하고, 풍채가 좋으며 아내에게 꼼짝못하면서도 감이 좋았던 사람으로, 전직검사로 추리실력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런 세키네 다카오가 주인공인 이 책에는 온다 리쿠의 다른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들도 나오고 있었다. <메이즈>의 간바라 메구미의 친구로 탐정역할을 맡았던 미쓰루(클레오파트라에서도 등장했다고 착각해버렸다..), <도서실의 바다>의 주인공 나쓰, 그리고 한국에선 출간되지않은 의 주인공 슈운까지!! 다카오 일가의 아들인 슈운과 딸 나쓰, 그리고 아내 모모요도 등장하기에 어쩐지 막내아들 슈만 등장하지 않는 점이 조금은 아쉬울 뿐이었다..

세키네 다카오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듯한 <코끼리와 귀울음>은 추리소설을 표방하고 있지만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확실한 결말이 아닌 모호한 결말의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다카오의 아들 슈운이 깨끗이 해결해버린 <대합실의 모험>, 편지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 <왕복서신>과 같이 해결된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라는 불확실성을 가진 그런 해결들이었다. 바다의 인어를 이야기하는 아이들과 신문기사를 통해 혹시 다른 누군가가 일가족을 일살한 것은 아닐지, 연속해서 사건이 일어나는 급수탑에 누군가의 시체가 묻혀있는 것은 아닌지, 평온한 얼굴의 친구가 자기앞에서 계속해서 독약을 마시고 있던 것은 아닌지, 우연이 나은 그림자로 만들어진 소문은 아닌지 하는 그런 결말들..

<"메이즈"의 미쓰루가 등장하는 "급수탑">

간단한 이야기 속에 사건이 등장하는 <코끼리와 귀울음>의 여러 이야기 중 특히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미쓰루가 등장하는 <급수탑>이었다.

귀신을 보는 사람이 있고, 그 주변에서 사람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도는 급수탑을 미쓰루와 다카오가 함께 산책하며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추리해나가는 이야기였다. 미쓰루는 한 노인이 자전거를 타고가다 사고가 난 이야기만 진실이고 나머지는 자신이 지은 이야기라고 했지만, 사실은 실제 일어난 사건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다카오의 추리가 허구만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다른 작품들처럼 명확히 범인이 밝혀지기보단 추측으로 끝나기때문에 다른 추리소설에 비해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였다.

<다카오 세키오가 조연쯤으로 등장한 "여섯번째 사요코">

그리고 사진을 몇장을 통해 사진 속의 방의 주인을 추리하는 탁상공론의 경우 유일하게 세키네 다카오가 중심인물은 아니지만 결국 세키네 다카오에 대한 이야기로, 명석하고 냉철한 슈운과 나쓰의 추리가 틀리는 것을 보며 유쾌하기도 했던 이야기였다.
12가지 이야기 중 이 두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10가지 이야기가 재미가 없다거나 시시한 것은 아닌 모든 이야기가 매력적인 책이었다.

다시 읽다보니 한번에 쓴 작품이 아닌 시리즈처럼 연재를 하던 단편의 모음집이어서 그런지 "작년 가을에도 아는 사람의 장례식에 다녀오는 길에 열차사고로 발이 묶여 있던 역 대합실에서 우연히 마약 밀매를 적발하였다"와 같이 바로 앞이야기를 요약해놓은 듯한 문장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이런게 단편집의 묘미인 것일까? 만약 연재되는 작품으로 읽었다면 예전이야기는 이랬었지라고 상상을 하겠지만 책으로 읽으니 바로 앞의 이야기여서인지 뭔가 어색한듯한 느낌이 들게만드는 요소이니 말이다..

<나쓰가 등장하는 "도서실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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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대회
뼈 모으는 소녀 기담문학 고딕총서 4
믹 잭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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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팀 버튼감독이 떠오르는듯한 표지다. 쾡한 눈에 약간은 으시시해 보이는 느낌, 거기다 제목마저 <뼈 모으는 소녀>여서 일까? 얼마전 읽은 <굴 소년의 죽음>이란 팀 버튼 감독의 책과 <크리스마스의 악몽>, <유령신부>와 같은 작품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표지만 보고 그런 생각을 했는데 다른 분의 리뷰를 보니 역시 팀 버튼 감독이 연상되는 그런 표지인가 보다.. 그리고 약간의 우울함과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라기에, 신세대 로알드 달이라는 평가를 믿으며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말 그대로 물건이었다..

책 못지않게 작가 역시 대단한 물건이었다. 유난히 영특하여 여덟살 나이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줄줄이 암송하고, 열두살 나이에 세계최고의 첼리스트와 협연했다는 새빨간 거짓이력을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괴짜 중의 괴짜랄까? 사진이 아닌 캐릭터로 그려진 믹 잭슨의 모습을 보며 과연 이 이야기를 쓴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리고 그의 10개의 안쓰러운 이야기들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기도 하고, 어이없는 웃음을 주기도 하며,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도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제일 처음 만난 작품인 <지하실의 보트>는 퇴직한 남자가 지하실에서 보트를 만들기 시작하고, 우연히 일어난 홍수로 지하에서 배를 타본 후 지하실에 자신만의 호수를 만드는 이야기였다. 남들은 걱정하는 홍수를 기다리고, 홍수를 막기위한 군인들의 모습에 절망했다가도 보트를 타며 행복해하는 모리스씨의 모습은 엉뚱할 뿐이었다.

두번째 이야기 <레피닥터>는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인치류 연구자라는 어려운 말로 결국 나비연구가라는 의미의 레피닥터는 책 제목만으론 무슨 말인가했지만 나비가 그려진 그림을 통해 어렴풋이 이야기를 추측할 수는 있었다. 다만 죽음의 약통에 빠뜨려진 나비들을 생명의 약통에 넣어 다시 되살리는 백스터의 가상한 노력에의해 1000마리가 넘는 나비들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에 놀랐고, 그리고 그 나비들에 의해 일어난 마지막 사건에 다시 한번 놀라게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조금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독특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제일 마음에 든다..


세번째 이야기 <피어스 자매>는 약간은 무서운 자매의 이야기였다. 물에 빠진 사람을 겨우 살려주었더니 자매에게 욕을 하는 그 사람을 다시 원래의 자리에 돌려다놓는 자매의 모습에 놀랐을 뿐만 아니라 결국 죽은 그 사람의 시체를 훈제하고, 자신의 집에 앉혀놓는 모습에 경악을 할 뿐이었다.

이 외에도 초등학생들의 엉뚱한 장난으로 벌어진 외계인사건을 다룬 <외계인>,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의 우드러프가족의 <강건너기>, 결국 숲에서의 삶을 택한 소년의 모습이 씁쓸했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표제작이지만 생각만큼 재미있지도 독특하지도 않았던 <뼈 모으는 소녀>, 인과응보치곤 너무 비싼 대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던 <은둔자 구함>, 10여년을 잠만 잤고, 결국 그 잠에서 깨어나지만 잠을 두려워하게되는 소년의 이야기인 <잠에 빠진 소년>, 셀마가 가장 아끼는 코트의 단추를 훔쳐간 오만방자한 말의 이야기인 <단추도둑>은 하나하나가 약간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고, 웃음을 주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특히나 <단추도둑>에서 나오는 오만방자하며 몹쓸 장난으로 여러 사람을 괴롭히던, 모든 이름을 받아들이지 않던 말의 이야기는 10개의 안쓰러운 이야기라는 제목에 어울리지않게 전혀 안쓰럽지 않고 통쾌한 웃음을 주는 이야기였다. 셀마의 단추를 훔쳐가놓고, 아직은 어린 셀마를 무시하며, 자신이 삼킨 단추를 다시 뱉어 이사이에 껴놓고 셀마를 놀리던 말이 결국 자신이 가지고있던 단추를 모두 토한채 당황해하던 모습을 보며 웃지않을 수 없던 이야기였다..

보통 단편집의 경우, 모든 이야기에 만족하는 경우란 흔치않은데 <뼈 모으는 소녀>는 유쾌하기도, 무섭기도, 기묘하기도 한 10개의 이야기 모두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며 하나하나 큰 인상을 남기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이제서야 믹 잭슨이란 작가의 작품을 읽은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믹 잭슨의 다른 책 또한 읽어보고 싶게만드는 그런 유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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