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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꾸리찌바 - 재미와 장난이 만든 생태도시 이야기, 2009 개정증보판 도시혁명 프로젝트 1
박용남 지음 / 녹색평론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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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 존경의 수도..."라고 불리우는 꾸리찌바.. 브라질의 한 도시, 꾸리찌바는 프랑스의 파리, 영국의 런던, 오스트리아의 빈처럼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장소도 아니고, 브라질의 수도도 아니며,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부러워할만큼 선진국도 아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꾸리찌바는 세계의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기초자치단체와 시민단체에겐 꿈의 도시이고, 그리고 본받아야하는 도시이다..

고등학교를 다닐때에만해도 꾸리찌바라는 곳을 전혀 몰랐지만 도시계획이란 전공탓에 꾸리찌바에 대해 알게되고, 나역시도 꾸리찌바는 꿈의 도시이며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통과 토지를 혼합한 도시계획과 비싼 지하철을 설치하는 대신 효과적인 버스전용차로의 시행으로 교통난을 없앴다. 더불어 장애인을 배려한 교통시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단일요금체계, 그리고 자전거도로망의 구비로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과 보행을 최대한 전략은 우리가 배워야만 하는 교통정책이 아닌가 싶다. 이런 도시계획적인 노력외에도 꾸리찌바는 도시환경개선 및 사회복지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쓰레기아닌쓰레기'프로그램을 통해 가두 수거와 가구별로 사전에 분리한 재활용품 쓰레기의 수거로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고양시키켰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 수거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의 쓰레기 처리를 위하여 "스레기 구매"를 시행하여 쓰레기를 수거해오는 주민들에게 버스 토큰, 혹은 잉여 식품으로 제공하는 등 조금은 독특한 방법으로 쓰레기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또한 공원 정책과 통합하여 문화재 보존을 하고 있어 선조들의 문화유산과 전통 역시 리사이클링해 오늘날에 되살리고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무미건조한 꾸리찌바시에 표정을 되살린 도시벽화는 디에고 리베라가 그리던 민중을 선동하던 벽화와는 달리 도시환경을 위한 벽화와 꾸리찌바 시 자체의 의미를 되새겨보는데 주력한 예술적 벽화로 그저 예술과 대중이 직접 만나는 현장이 되었으며, 경관조차 아름답게 꾸며 건축물 자체에도 새생명을 불어넣기에 어떤 조형물보다도 큰 효과를 얻고있는듯 보였다.

이처럼 꾸리찌바는 시 당국에 의해 개발된 창조적인 해결책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하는 도시 중의 하나로 성장하였다. 이 책에서도 이런 꾸리찌바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었다.

획기적인 쓰레기처리법이나 시민참여유도, 도시에 생긱를 불어넣는 벽화, 주택문제 해결법과 같은 여러 해결책 가운데에서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눈길을 끄는 것은 꾸리찌바의 버스시스템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많은 대도시가 교통난에 시달리며 그런 교통난해결을 위해 지하철건설과 버스중앙차로제를 시행도 하지만 꾸리찌바만큼 확실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높은 지하철건설비때문에 좀 더 저렴한 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를 마련, 매일 190만명, 전체 통근자의 75%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점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정책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대도시에서도 시행해야하는 정책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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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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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라딘에서 온다리쿠의 <나비>를 연작하기 시작했을 때 초조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의 작품을 만나고 싶었던 마음과 스크롤이 아닌 책장을 넘기면서 읽는 느낌을 맛보고 싶었던 마음간의 갈등으로 이 책이 나오기 한달동안은 계속해서 초조하고 갈등할 뿐이었다.. 그래도 조금씩 찔끔찔끔 만나기보다 한자리에서, 그리고 책장을 한장씩 넘겨가며 읽어야겠다는 마음의 승리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그리고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한자리에서 계속해서 책을 읽으며 각 단편의 색다른 느낌에 푹 빠져있어 헤어져 나오지 못하고있으니말이다.. 

더불어 각 단편마다  매겨진 「씨네21」의 김용언, 이다혜 기자와 배명훈 작가의 별점과 짧지만 단편이 주는 느낌을 정확히 묘사한 서평은 또 하나의 재미였다.. 읽기전에 별점을 보고, 읽고 난후 내가 생각한 느낌과 서평이 어떻게 다른지 다시 한번 보는 재미랄까? 아직 이 세분처럼 간략하면서도 많은 것을 내포하는 서평을 쓰진 못하지만, 그래도 나의 느낌과 비교할 수 있어 좋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큰 맘먹고 각 단편마다 나만의 별점을 주기도 했다...

관광여행 - ★★★★☆ 

땅에서 자라나는 거대한 손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였다.. 아마도 신화쪽이었던것 같은데.. 어느날 갑자기 바다에서 거대한 손이 나타나 손가락으로 3을 나타내고 있었고, 어느 현자가 그 손이 나타내는 질문에 대답을 하자 손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는데.. 너무나도 유사한 거대한 손의 등장에 어떤 이야기일지 정말 궁금했다.. 땅에서 자라나고 어느 순간 사라지며 자신을 모욕한 사람을 벌하기도 하는 손의 모습에 꽤 독특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마지막 반전은 정말 섬뜩해지는 이야기였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것같은 생각에 더 섬뜩하다고 할까나?  

스페인의 이끼 - ★★★☆☆ 

남이 보기엔 사소한 작은 로봇과 그 안에 들어있는 스페인의 이끼에 관한 이야기..겉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던 이 두가지가 하나로 연결될때의 놀라움이란.. 어릴적의 고통으로 조금은 독특한 아이가 되었고 그렇게 어른이 된 소녀의 이야기.. 독특은 하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던 이야기이다.. 

나비사와 봄, 그리고 여름 - ★★★☆☆ 

나비를 통해 유가족의 슬픔을 잠재워주는 나비사라는 직업의 독특함이 눈을 끌었던.. 하지만 나비사가 되기위해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하던 이야기다.. 처음 만나는 소재답게 환상적이고 아련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인 나비는 이 이야기에서 가져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리 - ★★☆☆☆ 

만약 일본이 독일이나 우리나라처럼 분단을 겪었거나 겪고있다면 쓰지못했을 이야기.. 우리는 현재 겪고있는 아픔이기에 다리에서 드러난 분단을 통해 겪는 주인공들의 시련은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그래봐야 그들은 불과 하나의 다리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졌으며, 이 이야기에서처럼 다리에서 얼굴을 볼 수도 있는 방법이 있기에..

뱀과 무지개 - ★★★☆☆ 

뱀과 무지개의 한자가 같은 변을 쓰는 것에 착안해 하늘을 기는 것은 무지개이고 땅을 기는 것은 뱀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뱀이 무지개를 목졸라 죽인다는 독특한 상상력이 긷들여있었다.. 더군다나 읽는 내내 조금은 나이가 있는.. 20대에서 30대초반 정도의 언니와 20대 초반의 동생의 대화인줄 알았는데 마지막의 반전에 놀랄 수 밖에 없던 이야기

저녁식사는 일곱 시 - ★★★★☆ 

처음 듣는 단어를 들으면 자기들의 멋대로 상상하여 각종 이상한 것들을 보는 남매..그리고 그 이상한 것을 물리치는 방법이 주머니 속의 후추를 뿌리는 것이라니..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인 "호랑이와 곶감(혹은 편지인 경우도 있다..)"이 떠오른달까? 자신의 이름을 듣고도 계속해서 울던 아이가 자신이 처음 들어본 "곶감"이라는 단어에 울음을 멈춘 것을 보고 자기 멋대로 곶감을 상상하던 호랑이와 똑닮은 모습의 남매이야기다.. 

틈 - ★★★★☆ 

누구나 느낄수 있는 틈의 무서움.. 왠지 공포영화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몬스터주식회사의 몬스터들이 아이에게 나타날때도 장롱의 틈을 이용하고, 누군가 무서운 일을 당하거나 호기심에 들여다 본 곳에 있는 귀신이 떠오르는 듯한 이야기..틈새에서 우연히 본 것이 귀신이여도 무서울텐데 자신이 틈새를 무서워하는 그 이유조차 모를때의 무서움이란..

당첨자 - ★★★★★ 

만약 실제로 이런 복권이 있다면.. 당첨자가 살해되어야하는 2주동안 많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 사람을 찾아내 서로 죽이려고 하지않을까? 자신에겐 너무나도 끔찍하지만 주변사람들에겐 돈을 가져다주는 당첨소식..어쩌면 이런 복권은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곁에 이미 존재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달팽이 주의보 - ★★★☆☆ 

밤중에 이동하는 거대 달팽이에 대한 이야기나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겐 너무나도 사실적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우의적으로 보이는 차오르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는 독특하긴 하나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이다..

당신의 선량한 제자로부터 - ★★★★★ 

만약 나에게도 이런 제자가 있다면..(물론 직업이 선생님도 아니고 아직은 누군가를 제자로 들일 수도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떤 느낌일까? 한순간 자신의 행한 행동이 낳은 그릇된 선..그리고 그 그릇된 선이 자신에게도 손을 내민다면,.. 담담히 쓰여져있는 제자의 편지는 그 말투와는 달리 너무나도 무서운 이야기였기에 더욱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내용은 다르지만 기리노 나쓰오의 <잔학기>에서 범인이 남긴 편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편지랄까?

엔드 마크까지 함께 - ★★★★☆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뮤지컬이야기!!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시작되며 출근하는 길에도 직장에 도착해서도 끊임없이 노래를 하고 춤을 춰야하는 일상..그리고 처음에는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지만 뮤지컬임을 알고는 묵인하는 사람들.. 조금은 독특한 발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그 분위기에 한껏 빠져있었는데 맥없는 결말에 실망이다.. 사자도 노래를 하고, 일을 안한다며 화를 내는 사장도 노래를 통해 화를 내는 모습까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계속 달려라, 한 줄기 연기가 될 때까지 - ★★★☆☆ 

스스로 움직일 줄 알았던 코코로코(온다리쿠의 또다른 단편집인 도서실의 바다 중 <오디세이아>)가 생각나는 작품..우연한 계기로 움직이게 되었고 끊임없이 달리는 왕국..그리고 끊임없이 달리는 사이에 왕국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모습이 현재의 우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해서 씁쓸함을 느낀다..

주사위 놀이 - ★★★★☆ 

마치 주사위 놀이의 말처럼 세자매의 말에 따라 한칸 혹은 여섯칸까지 앞으로 전진하거나 뒤로 가거나 한번 쉬거나, 출발점으로 돌아가기도 하는 소녀들.. 과연 '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골라내기위한 한가지 방법에 불과한 것일까? "나는"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지만 '나기'를 바라는 사람과 '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의 모습은 파라다이스로 갈 사람을 추첨을 통해 뽑던, 하지만 파라다이스로 가는 것이 아닌 복제품에 불과한 자신의 장기를 갖기위해 자신이 죽어야만 했던 영화 아일랜드를 연상케한다.. 

생명의 퍼레이드 - ★★☆☆☆ 

온갖 동물들이 열을 맞추어 안단테로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 걸음이 느린 느림보와 같은 동물은 다른 동물의 등에 타서 이동도 하고 도도새처럼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물도 그 행렬에 참여하고 있으며 바다의 생물이나 하늘을 나는 새, 거기다 네안데르탈인이 그 행렬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퍼레이드.. 왠지 노아의 방주가 떠오르면서도 노아의 방주에는 있던 인간이 생명의 퍼레이드에는 끼어있지 못한 모습이 씁쓸하다..

야상곡 - ★★★☆☆ 

온다리쿠의 작품중에 이 제목과 유사한 것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찾아보니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 <이즈모 야상곡>을 찾을 수 있었다..어쩐지 많이 본 제목이라 생각했다..밤의 분위기에 영감을 받아 작곡되거나 밤을 환기시키는 음악작품이라는 뜻을 지닌 야상곡답게 작품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만나고 싶어하는 영감이 찾아오는 이야기.. 인간이 아닌 로봇이 슬퍼하고, 다른 사람을 평가를 하는 모습은 바이센터리얼맨의 감정을 가진 로봇을 떠오르게 할 뿐이다.. 

이처럼 나비는 열다섯편의 독특한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예전에 읽은 온다리쿠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책이라는 것이 전체적인 느낌이었다.. 독특한 분위기에 온다리쿠다운 신선한 소재의 작품이라고 생각한 이 작품들이 온다리쿠가 그동안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 온 환상 문학의 대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쓴 작품들로, 셜리 잭슨, 로버트 세클리, 잭 피니, 찰스 버몬트, 존 콜리어 등이 쓴 기괴한 단편에 직접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니...이런 사실을 알게된 이상 이분들의 작품을 읽어보지않을 수도 없으니..어휴..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지만 아직도 많은 책을 접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새로나오는 책과 더불어 고전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책에 기가 죽기도 할 뿐이다.. 그래도 뿌리를 두고있는 이야기를 읽고난 후에 읽는 느낌과 전혀 모르고 읽을 때의 느낌은 너무나도 다르니 꼭 시도는 해봐야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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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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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봇물터지듯 쏟아져나오는 연예인들의 책을 보면 관심이 가는 한편 유명인이라는 자신의 이점을 이용한 단발성의 작품은 아닌가 싶어 선뜻 읽지못하고 있었다.. 유일하게도 읽은 책이라곤 옛날에 출간된 이적의 지문사냥꾼뿐이었다.. 그것도 여러 사람의 평을 통해 확인된 후에야 읽은 것이었다.. 이번 차인표씨의 잘가요 언덕도 읽기까지 많이 망설였다.. 많은 사회봉사를 하며 신애라씨와 이쁘게 사는 모습으로 좋은 이미지였던 차인표씨가 이 한권의 책으로 이미지가 바뀌는 것이 두려워 쉽게 선택하지 못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알라딘의 리뷰와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모습을 보니 더 늦기전에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캄보디아에서 보내신 위안부 할머니인 훈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된후 쓰기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을 듣곤 위안부할머니의 그 불행했던 날들이 주가 되는 이야기인줄로만 생각하며 읽기시작했다.. 첫 문장을 읽으면서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요즘 많이 읽은 책들은 보통 "-이다"의 어조였는데 동화책에서 접하는 듯한 "-습니다"라는 어조에서부터 왠지 따스함이 묻어나기 시작하였다.. 거기다 다른 사람을 배웅하는 장소이기에 잘가요 언덕이라 이름붙은 언덕에 대해 보지못한 장소임에도 아련함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첫문장부터,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의 모습에서따스함을 느꼈던 것처럼 잘가요 언덕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이야기였다.. 

호랑이사냥꾼으로 백호에게 아내를 잃은 황포수와 용이가 호랑이 마을에 나타났을때에도 호랑이와 더불어 사는 것이라며 호랑이사냥을 만류하던 촌장님, 그리고 백호와 사람들을 괴롭히던 육발호랑이 외에는 다른 동물들에겐 해를 끼치지 않겠다던 황포수, 자신의 집에 버리고 간 아이를 돌보며 눈이 멀지않게 매일 눈물샘을 자극해주던 마음착한 순이, 따뜻한 말이나 행동은 보이지않지만 마을의 아이들에게 놀림받던 훌쩍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용이, 돈을 아무리 주더라도 용이를 잡으려는 일본군인들의 제안을 거절했던 포수들, 일본군인임에도 호랑이마을사람들과 어울리며 정중히 대해주던 가즈오의 부대.. 이들 모두 남을 배려하며 조선인으로 조선인을 위한다거나 일본인으로 일본인을 위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한낱 동물이라도 공존하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어쩌면 수많은 영화를 통해, 그리고 역사서를 통해 본 일본군대의 모습은 잔인하게 우리 민족을 짓밟을 뿐만 아니라 아무 이유없이 죽이고, 조선인이라며 무시하는 일본의 잔혹한 모습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가즈오부대의 모습은 우리가 보지못했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의해 순이가 끌려가게된 것을 알게된 가즈오의 고뇌를 보며 일제치하에서 우리나라의 일부사람들도 자신만 살겠다고 친일행동을 했던 것(이 책에선 돈에 의해 용이를 팔아넘긴 장포수가 대표적이지 않을까?)처럼 일본의 군인들도 명령에 복종하며 승진하기 위해 그런 잔인한 일을 한 경우도 있겠지만 어떤 심리학자의 실험에서처럼 위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어 그런 행동을 하며 끊임없이 괴로워하지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일제치하에서도 조금은 우리 민족도 숨통을 트고 살았지않았을까(예전의 어떤 역사서를 보니 독립운동가를 위해 자신의 집 다다미밑에 구멍을 파서 숨겨주었던 일본인도 있었기에.. 무조건 억압하에 산것이 아닌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이 있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생각지도 않던 면을 보았기때문인지 무조건 일본이, 그것도 일본 국민 모두가  나빴다는 시각은 많이 사라졌으며 무조건 배타적인 교류가 아닌 진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용서를 빌지않더라도 용서를 하라는 말은 아름다운 말이면서도 쉽게 용서가 되지않았다.. 물론 살인자에 의해 자신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결국엔 자신들에게 용서를 빌지않은 살인자를 용서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었다..이들은 그런 용서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며 용서를 강조하지만.. 나라면 쉽게 그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용서는 자신의 마음의 평안을 가져올 뿐 살인자의 행동의 변화는 가져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잔인한 역사를 남겨준 일본의 행동을 용서를 빌지 않음에도 우리가 용서를 한다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호시탐탐 노리는 저 일본이 오히려 더 날뛰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난 아진 포용력이 있는 것 같진않다.. 그래서인지 용서이전에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한마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뿐이다.. 

1930년대.. 벌써 8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때 위안부로 끌려간 10대의 꽃다운 소녀들은 이제 얼마남지 않은 삶을 살고있는 할머니가 되어 수요일이면 집회를 찾아가고 있다.. 예전엔 뉴스에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담으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었는데.. 16년의 세월동안 무뎌졌는지 이젠 그런 뉴스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만약 집회에 나가시던 마지막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후엔 누가 일본에 사과를 요청하고 용서를 할지.. 나 또한 조금씩 무뎌져가며 관심없어 하던 위안부할머니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 잘가요 언덕은 따뜻한 이야기이전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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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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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와 마찬가지로 남들이 다 읽는 베스트셀러를 읽지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읽기시작은 했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하느님과 며칠을 같이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사라져버렸다..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믿는 예수님이나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내가 그 종교를 갖고있지않다고 하더라도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신앙심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읽어도 이해도 하지않을텐데 뭘하러 읽나라는 생각의 대립으로 시작하는 말을 읽고나서 책장을 덮은 뒤 다른 책을 읽기시작했고 벌써 그렇게 해서 읽은 책이 5권이 넘었다..  

그래서인지 이제야말로 이 책을 정리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느님과 함께한 며칠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에 들지않더라도 우선은 읽고, 읽다가 정 싫으면 그때에가서 포기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시작하는 말을 읽은지 1주일이 지난 후에야 제대로 읽기시작했다.. 

오두막은 맥의 이야기였다.. 낸과 결혼하여 다섯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지내던 맥..어느날 아이들과 놀러간 곳에서 카누가 전복되는 사고로 케이트와 조시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두 아이는 구해냈는데.. 잠시 그가 한눈을 판 사이에 사라진 미시.. 미시는 단순히 미아가 된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여러번 소녀들을 납치하여 살인한 사람에 의해 실종된 상태였다..  끝없는 자책과 괴로움속에 예전에 온 장난스런 쪽지의 내용대로 찾아간 오두막에서 맥은 파파를 만나게 되었다.. 

흔히 상상하던 곱슬거리는 단발머리에 하얀 가운같은 옷을 입으신, 약간은 지치고 늙은 모습의 하나님이 아닌 흑인여성의 모습인 하나님과 중동에서 온 사람같은 예수님, 그리고 아시아 여자의 모습을 한 사라유(사라유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이제껏 내가 생각하던 하나님의 모습과는 다른 조금은 친근한 느낌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는 맥의 이야기!! 이것이 오두막의 전부였다.. 

 미시의 죽음에 대해 하나님께 맥이 미시는 왜 보호받지 못했는지에 대해 화를 내자 "아이는 사랑을 받기 때문에 보호받는 것이지 처음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건 아니에요,, "라는 하나님의 조금은 차가운 대답.. 그리고 맥이 하나님을 심판하며 비난한 것을 토대로 맥의 자식에 대해 직접 심판을 하라던 여자, 그렇게 맥은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고 미시를 죽인 범인에 대한 용서에 대해 배우며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솔직히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진정으로 그를 용서하라는 말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것 같다. 만약 나에게도 맥과 같은 일이 생겼을때 그대로 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아이가 아니어도, 아이가 아닌 여자를 죽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도 분노하며 절대 용서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말은 너무나도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일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정당한 반응이지만 자신의 분노와 고통과 상실감때문에 그의 목을 감고 있는 자신의 손을 치우지도 못하고 그를 용서하지 못해선 안된다는 말을 읽으며 어렴풋이나마 어떤 의미인지 알것도 같긴했지만.. 무조건적인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간단하면서도 너무 어려운 일인것 같다..  

어쩐지 얼마전에 읽은 잘가요 언덕에서의 "용서는 백호가 빌기때문이 아니라 엄마별을 위해 하는거야.."라는 말이 생각나게 되는 오두막.. 아직은 힘들겠지만 나 스스로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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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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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네번째로 만나는 지식 e다.. TV로 보는 5분동안의 감상도 좋지만 언제나 들고다니며 볼 수 있어 책으로 접하는 것도 좋다고 여겨지는 지식e..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준다는 점은 시리즈가 계속됨에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이전에 비해 너무 사회적인 문제에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4권은 씁쓸한 현실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담겨있었다.. 

이전의 지식e는 편중된 주제로 일관된 것이 아니라 1권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이 탄압받은 이야기, 독립을 위해 자유를 위해 항쟁하는 사람들의 모습..그리고 불공정거래로 피해보는 저개발국 아이들..코시안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도 다시한번 생각해야하는 혼혈인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2권에서는  희노애락으로 나뉘어 인스턴트, 가미카제, 청계천문제, 스티브원더와 찰리채플린까지 만날수 있으며 3권에서는 두바이의 건설현장에 대한 이야기, 좋아하는 작가중의 한명인 프리다 칼로에 대한 이야기, 떡볶이 아저씨의 분신이야기 등이 실려있었다면.. 이번 4권에서 전반적으로 받은 느낌은 현정부의 비판인것 같았다..  

잘못을 했으면 비판을 받아야하는 것이 마땅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지적해야하는 것도 옳다고 본다.. 그러나 일상의 테두리밖에서, 세상의 결을 따라, 다시 삶의 테두리 속으로라는 제목과는 무색하게 미네르바 사건, 최진실법, 현정부의 남북당국간 핫라인의 단절, 2009년 이루어진 일본 전범기업중의 하나인 미쓰비시 중공업의 용역업체로의 확정, 푸르지않는 우리 정부의 뉴딜정책과 삭감된 복지예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의한 경기침체, 용산참사를 강호순사건으로 덮어버린 프레임의 변화, 2년에서 4년으로 기한을 연장하려는 비정규직문제, 쌀직불금 부당수령문제까지. 처음엔 서로 다른 이야기로 시작되었음에도 하나같이 현정부의 잘못으로만 귀결되는 이야기는 적절한 비판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예전의 지식e가 아니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물론 현정부의 감춰진 그리고 사람들이 잊어버리기 쉬운 잘못을 인식시켜주고 가르쳐주는 점은 옳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이쪽으로 흘러가버리니 예전의 감동이 없다는 것 뿐이었다.. (굳이 지식e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방송사와 언론사, 그리고 토론방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기에 약간 실망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충격적인 사실에 반성하게되었던 이전의 지식 e시리즈와는 다르게 4권을 읽고나니 조금은 희망적인 이야기만 기억에 남을 뿐이었다.. "나비효과"의 개념에 의해 개끈하나의 변화가 온 가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그걸 바꿔봐"편, 상위 10%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하위 90%를 위한 디자인으로 아프리카인들이 식수운반을 편하도록 해주는, 단돈 9센트로 라디오를 만들수 있도록 해주는, 저개발 국가 주민들을 위한 항아리, 모래, 물만을 이용한 음식물보관장소와 같은 디자인,소록도의 한센인을 40여년을 돌보고 이제 더이상 돌볼 힘이 없기에, 그리고 소록도의 사람들이 힘들게 송별회를 하지않도록 조용히 떠난 마리안네와 마가레뜨수녀님의 이야기, 낙오자 빈민자들에게 "나를 설명할수 있는 힘"을 심어주는 것을 통해 빈곤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실어주는 교육은 아직도 기억에 남을 뿐이다. 

30여편의 이야기중에서 희망을 주는 이야기는 5편정도.. 사회현실을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세상이 그리 살기힘든 곳이 아닌 희망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그못지않게 중요할텐데..이제까지의 다른 지식e는 희망과 사회의 부당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고루 섞여있었기에 2권의 카테고리처럼 희노애락을 고루 느낄 수 있었던 반면 4권에서 희망과 비판의 비율을 보면,, 이번책은 희망보단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만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씁쓸한 책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다음번 5권이 나올 때에는 조금 더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실려있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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