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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의 책을 보며 75명의 먹을 것을 비축한 사람중에 한명이고, 자가용을 소유한 7명 중의 한명이며, 은행에 예금이 있고 지갑에 돈이 들어있는 마을의 가장 부유한 8명에 속하며, 대학교육을 받은 1인이자 컴퓨터를 가진 2명 중의 한명이 나란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다. 특히나 20명이 영양실조이고 1명이 굶어죽기 직전인 마을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갖고 살 수 있는 풍요로움에 감사하며, 나의 처지에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면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은 20명의 영양실조의 사람들이 사는 불공평한 세상의 모습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모습을 철저히 비교해주는 책이었다.
명목상으론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발전기금을 내놓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공기업의 민영화에만 그 기금을 사용하고, 통계학의 맹점을 이용하여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사용되는 돈외에 유학온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 지불된 학비, 강제송환시 사용되는 비용, 기구를 운영해나가는데 드는 인력비 등등 각종 잡비를 포함하여 국내생산에서의 발전기금비율을 높여 부르는 선진국의 모습.
자국의 농민에겐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줘서 개발도상국의 농업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며, 원재료엔 낮은 관세를 매기지만, 2차 산업물엔 어마어마한 관세를 매겨 수입자체를 막으려고 하고, 지적재산권의 보호라는 이유로 개발된 신약의 복제는 막음은 물론이고 약자체에 어마어마한 가격을 매겨 빈민국의 국민들은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들..
아주 미비한, 상징적인 돈만을 지불하고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사서 수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반면 해당국가의 많은 사람들은 식수란에 고통을 받게 만드는 기업들, 선진국에서의 육류소비량이 늘어남에 따라 개발도상국 국가에 공급가능한 곡물의 양이 줄어드는 모습 등 정말 불편한 진실말이 가득한 책이었다.
세계인구 1%인 900만명이 전세계 재산의 40%를 소유하는 반면 26억명이 하루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을 한다는 소개를 보면서, <지식 e>라는 프로그램에서 다루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대강 짐작하고 있던 모습이긴 하였지만 구체적인 숫자와 도표로 만나는 사실들은 너무나도 마음이 불편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공적자금이라는 것 자체가 개발도상국을 돕기위한 것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해 투자하고, 1을 투자하여 2~3을 얻는다는 선진국의 모습은 결국 공존하는 사회가 아닌 자신만 살아남기위해 애쓰는 모습일 뿐이었다. 결국엔 세계화를 통해 이득을 얻는 것은 선진국일뿐 제국주의 시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현실을 겪는 개발도상국들이었다.
이와 같이 불편한 진실을 통해 무역, 환경, 교육, 세계시장, 외채, 인권, 건강, 식량 등 다양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현실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단순한 진실의 나열 역시 사람들의 의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잘못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우리들이 모색해야하는 것이겠지만,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와 초콜렛 등의 생산품에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도록 촉진하는 운동과 같은,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개선책의 제시를 통해 조금씩 시행해나가는 것이 좋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