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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예전에 한 번 읽고나서 반했던 기발한 자살여행.. 기본적인 줄거리와 사소한 에피소드는 기억이나지만 얼마전 알라딘이벤트를 통해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을 본 후 다시 한번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인터넷까페나 채팅을 통해 알게된 3명의 남녀가 동반자살을 한 후 1달만에야 그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읽기시작해서인지 분명 자살하려던 사람들이 혼자 쓸쓸히 죽기보다는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모아 자살방법을 논의하고 함께 죽는것을 모색한다는 것을 읽다보면 씁쓸할 뿐이었다,.. 사업에 실패해 4번 파산했다고, 전쟁이 일어나지않는 평화의 상태에서 쓸모없어졌다고 느끼는데다 아내마저 잃은 장교,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유독가스로 인해 생긴 병으로 얼마남지 않은 삶을 끊으려는 사람, 남편의 구타에 도망나와 자살하려는 부인 등등 30여명이 자살을 위해 함께 여행하는 모습은 동감이 되면서도 꼭 죽음밖에 방법이 없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벼랑에서 자살을 처음 시도하려다 실패했을 때부터 이들에게서 삶의 의지가 보였다.. 방금전까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들이 막상 죽기 직전이 되자 살기위해 정지버튼으로 손을 올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같이 버스에 탑승했던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어 삶의 행복도 다시 되찾기 시작했다.. 어쩌면 자살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죽기직전 이들처럼 후회를 하지만 이들처럼 운 좋게 죽음을 벗어나지는 못했던 것은 아닐까? 예전에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도 자살을 시도했던 베로니카가 결국엔 살아나고 한번의 시도로 죽을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상심하던 모습을 보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베로니카의 곁에도 이들 자살여행단 곁에도 결국엔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생겼기에 그렇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얼마전 읽은 <행복한 달인>에서 보니 KFC의 커넬 샌더스 대령은 60이 넘은 나이에 파산을 했었음에도 꿋꿋이 견뎌내 KFC의 사장이 되었으니 4번의 파산도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남편의 구타에서 도망나와 자살하기보단 가정교사라는 직업도 있고 훌륭한 요리솜씨도 있으니 그 집을 벗어나 당당히 독립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은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테니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의 존재여부보다 자신의 마음, 그리고 자신을 믿는다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서 책을 읽는 내내 얼마전 본 뮤지컬의 모습이 계속떠올랐다..뮤지컬을 볼 때도 책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 이 내용은 살짝 바뀌었네라고만 생각할 뿐 너무 예전에 읽은 책이여서 정확히 표현을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책을 읽다보니 뮤지컬과 유사성 혹은 차이점이 확연히 보였다.. 먼저, 뮤지컬에 나오는 안보부를 보며 저런게 왜나오지 했는데..알고보니 중간중간 자살단을 쫓는 경찰이 있었다.. 너무 희미한 존재감으로 인해 기억을 하지못했던 거였다니..읽은 책에서 느끼는 깜짝반전이었다.. 그리고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 자살여행을 한국으로 바꾼 뮤지컬이기에 배경이 백두산, 장가계로 바뀌는 것과 광고가 먼저냐 편지가 먼저냐의 차이, 한국현실을 반영한 비정규직문제와 기러기아빠 이야기 등등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점을 기억할 때마다 다시 한번 뮤지컬을 보고 싶을 뿐이다.. 특히!! 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하며 날씨가 안좋아서 사랑하는 사람이 키스를 안해줘서 등등의 이유로 죽으려고 생각한다면 조금만 자살을 미루라던 노래가 다시 듣고 싶을 뿐이다. 자살은 자신의 권리이니 막을 수는 없지만 잠시만 미루다보면 생각이 바뀔것이라는 노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