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휘저으면 위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ㅣ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만약에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사라진다면,,, 그것도 동전꾸러미 세개와 1달러짜리가 모인 마요네즈통, 그리고 고물자동차만 남기고,, 그래서 갑자기 집에서 쫓겨나 차에서만 생활하게 된다면..

매일 맥도날드나 피자헛의 화장실에서 씻어야 하고 친구들이 볼까 예전집에서 등교하는 모습처럼 보여야하는 어린 소녀 조지나.. 우연히 개를 찾는 광고를 보고, 사례금이 500달러라는 말에..그리고 500달러면 지금처럼 차가 아닌 집에서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조지나는 개를 훔치기로 한다.

단, 조건이 있다.. 강아지를 잃어버리고 금방 찾으려는 개를 사랑하는 주인과 너무 시끄럽게 짖지않으며 물지 않고, 가끔은 혼자 밖에 있는 개,, 그리고 사례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이런 조건을 고려하며 조지나는 동생토비와 함께 개를 훔치기로 한다.. 따뜻하고 편안 집에서 살 수 있을거라는 환상에 남의 불행은 고려하지 않는 발칙한 꼬마같으니라고.,개를 훔치고나서도 미쳐 생각지 못한 개를 숨겨놓을 곳, 개에게 먹이를 주어야하는 일, 그리고 개의 주인과 알게되면서 느끼는 죄책감으로 조지나는 너무 힘겨워한다.. 그러면서도 사례금을 포기 못하는,,그래서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조지나.. 그런 조지나에게 손가락이 세개뿐인..방랑자이며 매일 일은 하지만 돈은 거의 받지 않는다는 무키아저씨가 등장하여.. "때로는, 휘저으면 위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무조건적으로 훈계하고 조지나를 닦달했다면 조지나는 어떻게 결정했을지.. 묵묵히 바라봐주는 무키아저씨와 조지나의 죄책감과 진심..그리고 엄마의 일이 잘풀림에 따라  결국 해피엔딩!!! 하지만 아빠가 사라진 이유나 아빠가 결국은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지지않아 약간은 아쉬운.,솔직히 아빠가 주요인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급작스런 도피같아서..

가벼운 필체와 아이가 쓴 듯한 삐뚤빼뚤한 메모..그리고 현실에 주눅드는 애어른의 모습이 아닌 이기주의적인 아이의 모습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한 편의 이야기였다..

아버지의 자식사랑이 느껴지는...

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10명의 조선시대 선비들의 편지가 실려있다.. 이황, 유성룡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와 같이 유명한 사람도 백광훈,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과 같이 덜 유명한 사람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편지의 내용은 "공부를 열심히 해라"라는 아버지의 당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책 초반에 등장하는 이황과 백광훈의 편지는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안함을 꾸짖고, 자기 실력이 부족해 과거시험을 보지 않으러가는 아들을 꾸짖는 그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아버지가 자식걱정하는 것은 똑같다고 느낄뿐이었다. 더욱이 지금은 같이사는 가족이 대부분이지만 그 당시에는 벼슬 혹은 귀양으로 아들과 떨어져지내니 그 염려는 지금과 비할바가 못될 것도 같았다..근데 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만 편지를 썼을까?분명 인물소개를 보면 딸들도 있던데.. 아들에게 쓴 편지 일부분에 딸이언급된 경우도 거의 없으니.. 뭔가 아쉽다..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양반의 사생활"에서는 조병덕의 사사로운 이야기가 실려있고 특히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었는데.. 이 책 초반에는 그런 내용이 거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조병덕의 편지는 아들에게 태워보내라는 말이 적혀있었지만 아들이 태우지않아 남아있던,, 정말 사생활이 적혀있던 편지라면,,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은 "연암집" 등의 이름으로 자신이 혹은 자기의 자식이 낸 책에 묶여있던 편지라 개인적인 일은 조금 덜 드러나는 편인것 같았다. 그리고 이 전에 읽었던 책에 관인편이라니 인편이라는 말로 편지를 전하는 방법에 대해 이미 읽었던 바라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편지들이 얼마나 힘들게 전해졌을지 생각하면...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낸 것을 보면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진달까?

정민선생님의 해석된 편지와 그 밑에 조금더 설명된 이야기가 실려있는 구성.. 책 뒤의 편지원문을 보고나니 정말 이해할 수도 읽을 수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역시 한자를 배워야겠다..)그런 편지를 이렇게 해석해주고 그것도 지금 사용하는 말과 다른 것이 있어 이해하기 쉽지않은 부분을 설명해주는 짧은 이야기까지!! 책 구성에 너무 만족한다..

렝켄의 비밀 구매자 100자 평

렝켄의 비밀 ㅣ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베른하르트 오버디에크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9월

마법의 설탕 두조각으로 내맘대로..내 상상대로 이루어진다면...난 무슨 소원을

저를 용서해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저도 선생님을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잔학기 ㅣ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10살짜리 소녀가 납치되어 1년간 감금되어 살았다.. 하지만 그 1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범인인 겐지도, 피해자인 게이코도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과연 그 1년동안 무슨일이 있었을까?

무슨일이 있었기에 범인인 겐지는 "저를 용서해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저도 선생님을 용서하지 않을겁니다.."라는 말을 소녀에게 남긴것일까? 게이코는 이 편지를 받은 후 잔학기라는 소설을 남긴채 사라졌다.. 납치된 1년동안의 일에 대한... 낮에는 어른이지만 밤에는 4학년생이 되었던 겐지... 게이코를 납치해와서는 깜깜한 방에 가둔채 공장에서 나오는 밥을 나눠먹으며 지낸다.. 그러던 중 알게된 미치코라는 아이..그리고 옆방의 야타베씨..

게이코는 야타베씨에 의해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결국 구해준 것은 사장부인이었다. 그리고 야타베씨의 옷장에 나있는 구멍.. 야타베씨는 게이코가 겐지에게 잡혀있던 것을 알았던 것이다!!! 헉!!! 아임소리마마에 이어 잔학기 역시 너무나도 충격적인 주제였다.. 그리고 상처입은 아이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독을 품은 채 자라난 이야기.... 피해자임에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쩌면 현재 사회의 한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어디선가 읽은 듯한 기이한 이야기..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인 모방범과 스나크 사냥은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때문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보다.. 이 책에는 약간 실망한.. 그리고 시대극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듯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닌 일본의 시대극이기때문에 약간은 상상이 안되는.. 차라리 우리나라의 다모나 별순검의 활약이 도드라지는 이야기라면 흥미가 넘쳤겠지만..에코인의 모시치의 모습은 전혀 상상히 되지 않는.. 그리고 기이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애잔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이야기였다..특히 외잎 갈대!! 어릴 때 도와준 아가씨와의 약속으로 자립할 수 있게된 남자..그런데 아가씨는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그 남자를 기억하지 못하고..그 남자를 자립하도록 도와준 사람은 자선에 인색했던 아가씨의 아버지라니!!! 자선보다는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를 바라던 아가씨의 아버지의 마음에는 동감하지만 단순한 동정심만 가진 아가씨에 대해서는 화가 날뿐이었다.. 그리고 현금을 쏠쏠히 갖고있는 가게의 돈을 빼앗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발 씻는 저택.. 이건 얼마전에 읽은 백색의 수수께끼에 있던 사령의 손과 너무나도 유사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더욱 실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제목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과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그런 분위기는 없고 전혀 동감할 수 없는 에도시대의 분위기에 낙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