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반전은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방학을 했다!! 방학이라고 해서 학교를 안가는 것도 아니고, 학기중보다 공부할 꺼 없는 것도 아니다보니 정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도 있지만.. 입학을 앞두고 시간이 남아돌던 작년처럼 무작정 책을 읽는게 소원이면서도 정말 책을 가까이 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방학이 되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명, 아니 재미있을 꺼라고 맹신하는 작가 중의 한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진도가 안나간다.. 두권이어서 그런 것도 같고, 읽으면서 점점 냉소적이어져서 그런 것도 같고.. 그래서 그냥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게 되는 추리소설을 읽어버리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긴다이치 쿄스케시리즈의 요코미조 세이시작가의 신작이 나온터라 아무 망설임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은 몇권 안된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팔묘촌>, <악마의 공놀이 노래>, <옥문도>, <이누가미 일족> 정도니 딱 5권을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단 5권밖에 되지 않지만 실망도 많이 했다. 이전에 쓴 리뷰를 보니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를 읽을 때에는 홈즈나 푸아로와 같이 매력있지 못한 쿄스케의 모습에 실망을 했고,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의 모습에 실망도 했고, <팔묘촌>의 경우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이미 본 듯한 내용과 어쩐지 적극적이지 못한 쿄스케에 다시 한번 실망을 했으니 이미 오래전 난 긴다이치 쿄스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악마의 공놀이 노래>, <옥문도>에서도 계속해서 탐정역을 하는 긴다이치 쿄스케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걸보면, 딱히 난 긴다이치 쿄스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요번에도 어째서인지 난 긴다이치 쿄스케의 시리즈를 좋아한다 생각하고 책을 산 걸 보면.. 정말 순식간에 책 내용을 잊었나보다.. 

그리고 내가 더이상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긴다이치 쿄스케를 좋아하지 않을 꺼라는게 이번 책으로 확실해졌다. 이번 <삼수탑> 역시 긴다이치 쿄스케의 활약이라곤 느껴지지도 않았고, 이전의 시리즈가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추리소설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추리소설이란 느낌보단 풍속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어 더욱 실망을 하게 되었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과도기에 썼던 이야기들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일컫어지고 있는 것이 <삼수탑>이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 소설이라는 데도 이 책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어서인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여성 1인칭 시점에서 씌어진게 특이점이라면 특이점이고, 그 여자가 사건을 그저 관찰하는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 사건에 깊숙히 관여하여 도망을 다니는 점이나 머리가 세 개 들어있는 삼수탑이라 불리는 탑과 그에 얽힌 사연으로는 충분히 섬뜩하면서도 뭔가 사건을 풀이해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같았다.. <이누가미 일족>에서도 유산과 관련하여 더 많은 유산을 위해 친족들이 죽어나가던 것처럼 <삼수탑>에서도 오토네와 관련하여 겐조라는 친척의 유산의 상속과 관련하여 그 친척들이 죽어나가니 어쩐지 전형적인 돈과 관련한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점은 없어도, 그만큼 익숙한 이야기다보니 이번엔 어떤 트릭으로 사건을 꾸미나 기대했었다.. 

하지만 범인이 범인인 만큼 왠지 트릭이 특별할 것도 없었다. 다만 오토네와 함께 상속을 받는 친척들의 추악함을 보여주기 위해 스트립쇼극장같은 곳에 가질 않나, 봉봉클럽? 아무튼 그런 이름의 싸구려 윤락가같은 곳을 가질 않나, 그리고 그런 추악한 사람들의 곁에서 상속을 받는 사람에게 들러붙기 위해 상속녀들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도 하나같이 여자를 꼬시기 위해, 여자를 지배하기위해 옆에서 그녀들을 조종하는 정도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질안나.. 솔직히 살인사건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싸구려 소설이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니 제목이 <삼수탑>이면 삼수탑이 이야기 전체의 구심점이 되어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고, 사건이 해결되는 곳이어야 하지 않나? 분명 내용 전체에 있어 삼수탑은 오토네가 반드시 찾아야 하는 곳이고, 그곳에 사건의 실마리가 있음은 이야기 시작에서부터 강조하고 있었는데 막상 삼수탑은 이미 알려진 것을 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대단한!!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삼수탑의 존재는 미미했다. 그리고 긴다이치 쿄스케의 모습도.. 

언제나 탐정은 사건이 발생한 뒤, 범인을 밝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건 알고 있다.. 홈즈처럼 사건을 의뢰받아 발생될 것이라고 여겨지는 사건을 막을 때도 있지만, 보통의 추리소설에선 어느 누군가가 죽어야지만 탐정이 등장하다보니 약간은 뒷북을 치듯 범인의 이야기를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전력질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긴다이치 쿄스케시리즈에서 계속해서 느끼는 건, 탐정이라는 직업의 한계에 의해 범인의 뒤를 쫓아 마지막에서야 겨우겨우 사건을 해결하는 다른 탐정들과는 달리 쿄스케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나 이번 이야기에서는 더더욱 그의 역할이 적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년탐정 김전일의 "김전일"만 해도 범인의 마음을 돌리려고도 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과는 달리 그의 할아버지란 긴다이치 쿄스케는 "이미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좀 더 기다려서 사건이 끝나기만을 기다린 거야"라는 식의 모습이니..   

내가 긴다이치 쿄스케를 싫어하는 것과 더불어 이런 풍속소설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디스트적이고 마조히스트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과 더불어 전혀 유쾌하지 않은 모습이었기에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은 것과는 상반되게 딱히 좋은 인상의 책은 아니었다. 솔직히 이 책을 새벽 1시 반쯤 읽기 시작해서 4시쯤 다읽었으니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엄청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그런 흡입력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용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싶은 심정이다. 

이부분은 이래서 어떻고, 저부분은 이래서 어떻다고 마구 꼬투리를 잡아주어야, 이 책을 읽음으로써 느낀 허무함을 조금은 풀 수 있지 않을까했다.. 예를 들면 오토네가 아가씨로 자랐고, 숙녀로 자라서 의문의 남자에게 몸을 빼앗긴 것에 대해 누군가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하지만, 솔직히 그게 자신이 살인자로 오해받는 것보다 더욱 수치스러울까 싶다.. 분명 지금과는 다른 시대라곤 하지만 그래도 말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남자가 그렇게도 많은 역할을 수행하며 그걸 다른 사람이 모를까 싶었다.. 아무리 변장을 한다고 해도, 오토네의 말처럼 변장실력이 특출난다고 해도 약간은 수상쩍은 사람을 매일같이 보면서 의심하지 않는 비밀숙소의 고용인들도 그렇고, 자기네 가게에 자주온다고 하면서도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파악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그랬다..  

그리고.. 갑자기 현실 속의 이야기 속에 비현실적인 모습이 나오는 건 또 뭐람.. 이야기 전체에서 누군가 트릭으로 초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낸거라면 그 트릭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일지라도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할 텐데 이건 뭐 그렇지도 않고, 조금은 뜬금없는 설정이지 않은가 싶었다.. 

진짜.. 긴다이치 쿄스케도 그렇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이제껏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쿄스케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많이 다른 풍속느낌의 소설일지라도 새로움으로 받아들여도 되지만 오랜만에 읽은 책이어서인지 예전과는 다르게 그냥 내가 싫어하는 점이 유난히도 많이 느껴진다..  

예전처럼 무분별하게 마구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일주일에 3~4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아마 이 책도 그리 나쁘지 않은 책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지금의 느낌으로는 조금 많이 안타깝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긴다이치코스케의이야기는몇권안읽었지만이전과는확실히 느낌이다른풍속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출간되자마자 이 책의 존재를 알고있었지만 별 관심은 없었다. 다른 역사책에서 덕혜옹주의 비운의 삶의 모습을 얼핏 본 기억도 있거니와 김훈작가님의 <남한산성>을 읽으며 비운의 역사에 대해 소설로 만나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다는 것을 느꼈었기 때문에 내 관심을 자극하는 소설은 아니었다. 고종의 딸이며, 일본사람에게 시집을 갔고, 정신병원에 갇혔으며, 독립된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덕혜옹주라는 것을 뻔히 알고있다보니 결국은 이런 그녀의 인생에 대해 풀어써놓은 소설에 관심이 가지않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덕혜옹주>는 인터넷 서점의 주간 베스트 1위를 차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책이라곤 거의 읽지 않는 막내 동생이 내 적립금을 가지고 몰래 이 책을 사버려 우리집 책장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엄마까지 이 책을 읽고싶다고 하시니 도대체 어떻길래 다들 이 책을 읽나 싶었지만 그래도 책장에 꽂힌 책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그냥.. 아무 이유없이.. 그리고 별 기대없이 읽기시작했고, 엄청난 속도로 속독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순간부터 책을 읽는 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식 교육을 받고, 일본인에게 시집을 가야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그렇게 이뻐해주던 아버지 고종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너무나도 힘든 시간에 아버지같은 오라버니 순종뿐만 아니라 어머니마저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단 하나 뿐인 자신의 딸 정혜가 덕혜옹주를 멀리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불운한 그녀의 삶을 빠르게 지나칠 수가 없었다. 단순히 지나치기엔 나라를 잃은 설움만으로도 힘든 황녀의 몸으로, 그렇게도 싫어하는 일본인과 강제로 결혼을 해야하는 그녀의 삶이 너무나도 서글펐다.. 그나마 이 책에서 묘사된 덕혜옹주의 남편 다케유키의 모습은 일본남자일 뿐 덕혜옹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녀를 위해 익숙치 않은 조선음식을 먹으며 억지로 한 결혼이라기엔 너무나도 덕혜옹주를 보듬어주고, 생각해주었다. 다만 그런 남편을 받아들이지 못한 덕혜옹주로써는 그 모든 것이 싫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로선 덕혜옹주의 그런 모습이 남편과의 삶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었다.. 

한 나라의 황녀로 일개 대마도의 번주의 아들과 결혼하는 것이 겪이 안맞을 수도 있다지만, 조선의 딸로 일본의 아들과 결혼하는 것이 죽기보다도 싫었을 수도 있지만.. 그녀의 오빠 영친왕은 정략적인 결혼이긴 했지만 그래도 일본여인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 이방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며 자신의 운명을 조금만이라도 받아들였더라면 이런 불행한 삶은 되지않았을텐데.. 결국 그녀는 어떻게 보면 나라를 잃은 설움으로 인해, 어떻게 보면 그녀의 편협한 마음으로 인해 남편 뿐만 아니라 딸에게도 아내로써, 어머니로써의 자리를 잃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자신의 마음을 열지 못했기에 정신병을 얻게되었을테고,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되었으니 일본만을, 그녀의 남편 다케유키만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었다.. 다만 일본이야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를 넓혀 세계의 강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침략했고, 철저히 문화를 말살하고, 독립운동을 저지하여 조선의 식민지로써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그렇게 무자비하게 탄압했다지만그런 일본보다도 한 핏줄임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녀를 일본의 볼모로 보낸 한상학이, 해방이 된 후에도 왕정이 복고될까 두려워 일본에 남겨진 그녀를 그대로 놔둔 이승만정부가 나쁜 놈이었다. 어떻게 나라를 잃은 슬픔을 함께 겪는 국민임에도, 한 핏줄을 나눈 민족임에도 일본에 빌붙어 살기위해, 권력을 유지를 위해 조선의 황녀이기 전에, 한 민족을 그렇게 버려둘 수 있는지..  

한 나라의 공주로 태어나, 한 아버지의 막내딸로 태어나 수많은 행복을 누리기보단, 몰락한 나라로 인해 수많은 고통을 겪은 덕혜옹주.. 역사책에서 단순히 그녀가 겪은 일을 하나의 사실로 언급했던 것을 읽었을 때보다, 덕혜옹주의 삶과 그녀의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소설을 보며 그녀에 대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저 평범한 집안의 딸로 태어났더라면 막내딸로, 늦둥이로 가족의 온갖 이쁨을 받으며 그렇게 자랐을텐데.. 너무나도 어려서 어른이 되었고, 단 한번도 자신의 뜻대로 삶을 살 수 없던 덕혜옹주의 삶에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움을 느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타노 쇼고의 책은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만 읽은 게 전부이고, 그 마저도 내용이 가물가물하니 책자체에 편견은 없었다. 그냥,, 추리소설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고, 그 사람들의 더러운 속내에 기분이 나빠질 때도 많지만 그보다는 탐정으로 활약하는 사람의 멋진 모습 또는 수더분함에서 빛나는 명석한 추리력에 반할 때도 많고, 그런 주인공을 만든 작가의 매력에 푹빠져 지내니 마음에 드는 작가 한 명 한 명을 발견할 때마다 뿌듯한 마음에 책을 읽는데 이 책은 그런 마음보단 찝찝함만 가득남겼다.  

다른 사람의 불행한 모습에 깨소금맛을 느끼는 게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나뿐만이 아니라는 역자의 말에도, 하나같이 원래 이야기에서도 "행복"이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다 결말자체도 반전에 의해 더욱 불행해지고, 추악해지는 모습에도 기분이 더러워졌다, 나빴다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계속해서 내 마음 속에 때가 묻는 듯한 느낌.. 작가가 이러한 느낌을 추구했다면 정말잘 쓴 책이고, 작가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겠지만.. 난 정말 읽는 내내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도 못느꼈다.. 

간만에 다 읽은 책인데.. 시험을 앞두고, 과제가 쌓였음에도 제목에 끌려 읽은 책인데.. 어쩜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인 나에게 더욱 스트레스를 쌓을 수가 있는지 한편으론 감동아닌 감동도 받았다. 첫번째 작품인 <언니>에서 언니만을 편애하는 부모의 모습에 폭발해 버린 소녀의 이야기에 왜 가족은 딸의 불만을 알아채지 못한건지 이해를 못하겠다가도, 용돈을 주지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부모를 죽이는 청소년범죄를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수도 있을 법한 사건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무리 세상에 해피엔드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비극적인 결말을, 비극적인 반전을 그릴 필요가 있나싶었다..  

두번째 이야기인 <벚꽃지다>도 학벌에 목을 매는 아들의 모습에서 충분히 대학입시에 목을 매는 우리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그렇기에 어머니의 희생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기에 분명히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활자로 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언니>에 이어서 더더욱 기분이 찝찝해졌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가 소설이지만은 아닐 꺼라는 것을 깨닫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잠자기전 단 한시간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한 나를 더욱 잠에 못들게 하였다. 

<천국의 형에게>, <지워진 15번>, <죽은 자의 얼굴>, <방역>, <강위를 흐르는 것>, <살인 휴가>, <영원한 약속>, <in the lap of the mother>, <존엄과 죽음>과 이어지는 옮긴이의 말까지 어느 하나 한번 찝집해진 기분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고, 오히려 점점 한숨만을 쉬게 만들었다. <영원한 약속>에 나온 대학생을 제외하곤 딱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도 없었고, 다들 살인에 대해 너무나도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는 모습에, 그리고 결말에서 밝혀지는 숨겨진 비밀까지도.. 정말이지 책의 내용에 흡입력은 있어 기분이 나빠짐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게 되는 책이지만, 다 읽은 지금.. 허무함을 느낄 뿐이다. 

그리고.. "깨소금맛"이라고!! 어떻게 이런 이야기에 깨소금맛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지 옮긴이의 말에 더더욱 화가 났다. 남의 불행에 사람들이 다 고소해할까? 나만 해도 다른 사람들이 사건에 휘말려 점점 불행해질 때도 깨소금이라고 안한다..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적당히 그 사람이 소개팅한 사람에게 차이거나 선생님 또는 상사에게 안좋은 말을 듣는 경우라면 "깨소금이다"라고 표현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죽어가는 이야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들을 지켜보며 히죽거린다" 라는 표현을 하는지, 그러는게 정상이라는 듯 얘기한 옮긴이의 어이없는 표현에 아직도 곱씹고 있다.. 

하지만 이제 곱씹는 것도 그만이다.. 해피엔드에 안녕을 한 만큼, 절대 해피엔딩의 이야기가 없고,  어이없는 사건보단 눈쌀이 찌푸려지던 이야기들, 계속해서 이야기를 곱씹는 나의 모습에 나도 안녕을 한다,.. 다신!! 이런 책 안읽을테니 안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