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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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난 사교육과는 별 인연이 없는 사람이다. 아직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교육을 마지막으로 받은게 거의 10년전이니 더 이상 나의 관심사도 아니고,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10년전에 받은 사교육도 남들과 비교해보면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중학교때 종합반을 한 두달다녔나? 학원에서 공부를 하기보단 친구들과 노는게 좋아 갔던거라 바로 엄마가 학원을 그만두게 했다.. 그리고나서 시작한 것이 중 3때 처음으로 수학과외를 했던 것이다.. 무슨 대단한 선생님이 아닌 그저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에게 받은 것이 전부고, 고2때 사과탐학원을 2달다닌게 전부다.. 몇몇 학생들이 전문과외교사를 붙여 공부하는 것에 비해서는, 아니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과학에, 영어 등등 몇개씩의 학원을 다니는 것과 비교해봐도 난 사교육이라는 것에 그다지 밀접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교육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었다.. 1년에 단 한번 있는 수능을 위해 고등학교 3년을 공부해야 하고, 그 시험에서 낮은 점수가 나오면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운명.. 거기다 내신이라는 것이 점수가 아닌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다 보니 수학과 과학을 잘하지만 예체능에 젬병인 난 그냥 두루두루 잘하는 아이보다 평균은 높았지만, 수시에 지원하는 점수는 훨씬 낮게 나오니 이래저래 불만이었다. 어떻게 한 인간이 모두 다 잘할 수 있나 싶으며, 모든 것을 조금씩 잘하는 것이 한 과목에서 월등한 성적을 지닌 것보다 더 좋게 평가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갈 때에도 정말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 고등학교 교사들이 한 학생이라도 더 학교에 보내기 위해 정말 하향지원을 하여 학교를 가도록 유도했다.. 그저 점수에 맞춰서 가는 것이라니.. 그러다보니 대학에 입학해서 방황을 했고, 고등학교때 8시까지 등교하여 12시까지 빡세게 공부하던 것과는 달리 정말 설렁설렁 공부를 하며, 그제서야 진로를 찾기 시작했다..
결국은 대학을 위해 공부하는 공교육이 이래저래 문제다보니 사교육이 치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공교육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 속에 난 그나마도 평이한 학창시절을 보낸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만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난 정말 편하게 학교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아직 제대로 국어도 모르는 4살짜리 꼬마가 영어를 배우고, 어학연수를 가고, 과학고에 가기위해 초등학교때부터 영재학원에 다니고, 부모의 욕심에 의해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며 나와는 먼세계라 느껴졌던 학생들의 모습에 조금은 동정심이 생겼다.. 그나마 내가 대학을 입학한 때인 2002년을 전후한 때에만해도 그렇게까지 사교육열풍이 심하지 않았었는데.. 알파맘에 의해 자신의 꿈도 모른채 단련되어가고, 결국 무기력증에 걸린다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슬픈 한국의 모습이었다..
그러고보면 당연히 자신의 이름은 한문으로 쓸줄 알아야한다던 우리때의 교육과는 달리 지금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보면 한문으로 자신의 이름도 쓸 줄 모르던데.. 정말 대학을 위한 공부만을 하며, 대학을 위해 목숨을 걸 뿐 생활에 필요한 예절과 자신의 이름에 대해서는 배우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 현실은 서글펐다.. 그런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과는 달리 아이의 뜻을 존중해 대안학교를 보내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키우는 베타맘들과 청소년들이 인문학을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의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필요하면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교육실태에 대해 샅샅이 보여주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중고등학생때엔 뛰어나지만 대학때부턴 실력이 떨어지고, 창의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학생들을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며, 재능을 찾을 수 있고, 경쟁보단 협력을 배워야한다는 이야기는 정말로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단 하나 걱정되는 것은 내가 초등학교때도 그랬지만 협력이란 이름하에 조별로 활동을 하게 해놓곤, 성적에 의해 동그라미와 엑스표를 줘서 제일 잘한 조엔 상을 못한 조엔 벌을 주는 그런 어이없는 교육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엔 조원들간에 협동이 아닌 협동을 불신하게 되고, 개인간의 경쟁이 아닌 결국엔 조들간의 경쟁이다 보니 조별활동이나 개인이나 그게 그거인 경우도 있어 별 실효성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교육에 대해 전공을 했든, 아이를 오래도록 키웠든, 교육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한도끝도 없이 어려운 것이고, 어떤 정책이든 결국엔 한두가지 문제점은 있는 것같다.. 다만 바라는 것은 지금의 수많은 문제점을 지닌 교육이 아닌, 다른 나라의 좋은 제도를 본받아 단점이 가장 적은 교육이 도입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정말 공부할 사람만 대학을 가는 독일의 대학도 좋아보이고, 경쟁이 없는 핀란드나 미국의 제도도 좋아보이고.. 아무튼간에 이 책처럼 사교육과 공교육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책들과 사람들이 많아져 내가 아이를 낳아, 내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쯤엔 정치인의 입김에 의해 휩쓸리는 교육이 아닌 올바른 교육, 사교육이 없어도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고 발전해갈 수 있는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