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외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항재.석영중 외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외국 작품을 읽을 때엔 이름 때문에 조금 고생을 하는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김철수"이렇게 성과 이름이 딱딱 구분되면 좋을텐데.. 많이 읽어서 이젠 조금 익숙해졌지만 일본이름만 해도 "다나베 세이코"처럼 성과 이름이 구별이 되지않는다. 

 하물며 잘 읽지 않는 러시아 소설임에야.. 크게 마음을 먹고 읽기 시작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첫작품인 <백야>의 첫번째 이야기 "쁘로하르친"부터가 그랬다. 우스찌니야 페도로브나라는 어려운 이름이야 그렇다 치지만, 세묜 이바노비치씨라 했다, 이바노비치 쁘로하르친씨라 그랬다, 그냥 쁘로하르친씨라고 부르는 둥, 한 문장에서만도 이름이 여러번 바뀌니 정말 고도의 정신집중을 하지 않고는 읽는 내내 누가 뭘했다는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정말이지 3주동안이나 첫 3페이지를 못넘기고 계속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죄와 벌>에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기도 했고, 미리 한 번 겪어봐서인지 두번째 읽을 때엔 그나마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바노비치"라는 이름을 보곤 이반이란 이름의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채렸으니 <죄와벌>을 열심히 읽은 거는 같다..)

그러다 보니 벌써 도서관반납일이 되어버렸고, 그냥 반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닌, 그냥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인 <죄와 벌>을 읽고나서 다시 읽자라고 마음을 먹은 뒤 반납을 했었고, 그렇게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이제서야 그 결심을 지키고 있다. 보통은 한 번 포기한 책은 다시는 손에 잡지 않게된다. 하지만 그 유명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이고, 그의 책이라곤 <죄와 벌>외에는 읽은 게 없으니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읽은건데.. 솔직히 말하자면 다 읽은 지금도 별다른 여운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해설에서도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치곤 혹평을 받은 단편들이라고 했던 것처럼 <죄와 벌>에서 느껴지던 그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았다. 잘못보낸 편지로 인해 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은행을 믿지 못하고 그 어떤 것도 믿지 못한 채 자신이 자는 침대에 돈을 숨겨두고, 다른 사람에게 고백을 했다 무참히도 거절당하는 모습 등등 낯설지 않은 모습의 사람들이었지만,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나니 딱히 기억되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도 표제작인 <백야>의 한 순간에 차여버린 불쌍한 남자와 첫번째 이야기였던 <쁘로하르친>씨의 모습만이 강렬했을 뿐이다.. 

아직은 내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단편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처럼 그의 역량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엔 아무래도 나의 소양이 부족한 것 같다.. 두번째 시도에서 겨우겨우 다 읽긴 했지만,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의 또 다른 작품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악령> 등을 읽은 뒤 다시 한번 시도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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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이올린
조셉 젤리네크 지음, 고인경 옮김 / 세계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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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매력적이며, 바이올린 연주실력도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천상의 실력을 지닌 아네 라라사발이 공연도중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연주를 듣기 위해 관객석을 채웠고, 그녀의 바이올린 소리에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다음 음악을 기다리고 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아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갖고 싶어하는 그녀의 스트라디바리 역시 사라져버렸다.   

경찰들은 그녀의 몸에 씌여진 아랍어를 바탕으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녀의 사체를 검시하여 사인을 밝혀내고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천상의 악기연주실력을 갖게되며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여럿이라는 소문이 있던 악기였기에 누군가 그녀의 수십만유로를 호가하는 스트라디바리를 훔치기 위해, 또는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살해하였다기보단 아네 또한 천상의 솜씨를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만 살해를 당했더라면 그 의심은 어느새 사라졌겠지만 우연과도 같아보이는 몇 건의 사건은 그런 의심을 더해만 갔다. 사건을 맡은 살바도르 경위가 누군가가 설치한 폭탄에 의해 살해당했고, 아네의 악기를 손보았던 루폿이 믿기 어려운 사고로 인해 어이없이 죽게되었고, 페르도모경위는 사건현장에 다가가려하다 어떤 개에 의해 죽을 뻔 했으며, 그의 아들 역시 불의의 사고로 심하게 다칠 뻔도 했다. 게다가 아네가 죽은 뒤부터 유령 혹은 악마같은 존재를 몇몇 사람들이 느끼기 때문에 "악마"에 의해 사건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이 죽게되는 것이라고 확신을 하게되었다.

아네는 악마와의 거래로 천상의 연주실력을 갖게되었음에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 도중 바이올린을 놓치는 실수를 했기에 완벽을 추구하는 악마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만 생각하며 사건에 점점 다가가는 페르도모 경위 역시 살바도르처럼 조만간 죽음을 맞이할 거라 생각하며 읽었는데..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점점 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스트라디바리가 악마의 악기같은 면모를 지닌 것 같기도 하고, 엄청난 우연에 의해 사건이 연속해서 발생하는 것도 같은 상황 속에서 한 인간의 자만심과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 바로 아네의 죽음이었다.. 인간에게 있어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욕구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악마에 영혼을 판 것처럼 나쁜 짓을 일삼았고, 그로 인해 세계에서 유명한 보석들이 수많은 인간의 피로 물들었던 것처럼 아네 라라사발도 수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스트라디바리에 의해, 그리고 연주실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만약 인간에게 끝없는 욕망이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사건의 중심에 있는 악마의 스트라디바리는 인간의 욕망을 무한정 끌어내어 죽음을 불러오는 존재인지, 아니면 우연과 인간의 욕망에 의해 악마의 악기로 불리우는 것인지 그 정체를 도무지 알 수가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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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이올린
조셉 젤리네크 지음, 고인경 옮김 / 세계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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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에 의해 죽음을 부르는 운명을 지닐 수 밖에 없는 매혹의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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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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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약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을 상처입힌다. 상처를 입은 사람은 견뎌내든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너희들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좁지 않다. 지금 있는 곳에서 살기가 고통스럽다면 다른 곳으로 피난해도 되지 않을까. 안전한 장소로 도망치는 일은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다. 드넓은 세상에는 반드시 자신을 받아들여줄 장소가 있다고 믿기 바란다.-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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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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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나이가 먹긴먹었나보다. 예전에는 이런 내용을 보더라도 별 감정이 없었다. 다만 읽으며 조금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였고, 읽고나서도 그다지 찝찝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오늘 이 책을 읽은 뒤 나에게 남은 것은 찝찝함과 두려움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처럼 끝까지 작가가 범인을 알려주지 않아서 찝찝한 것과는 달리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불쾌하게도 찝찝한 기분이 남는 그런 이야기였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 책에 높은 평점을 준것과는 달리 난 두 번은 읽지 않을 것 같은 그저그런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결석한 친구에게 유인물과 숙제를 가져다 주러 갔다 죽은 친구의 모습을 봤다는 설정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아무리 이야기라지만, 평범한 죽음이 아닌 자살한 듯한 모습의 친구를 본 후 그 아이가 강한 트라우마에 휩싸여 제대로 자라지못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게되어서인지 우선은 아이가 누군가가 죽는 장면을 목격하는 설정은 끔찍히도 싫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나에겐 좋지 못한 인상의 책이었다. 

그리고 소아성애를 지닌 성도착자가 등장한다는 사실도 싫었다. 요즘 세상이 점점 이상해지다보니, 아니 원래 예전에도 어린 아이를 좋아하고, 어린 소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 소아성애자가 초등학교 교사일 것은 뭔가!! 매일매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대로 된 관념을 가르쳐야하는 교사가 소아성애자이고, 자신의 학생을 건드리다니.. 정말이지 부모가 알게된다면 미치고 팔짝 뛸 이야기가 아닌가.. 성적으로 취향이 다양하고, 때론 사회적 관념에 의해 이해받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미치오의 엄마는 무슨 이유때문인지 미치오의 동생 미카에게만 온 정성을 쏟을 뿐, 미치오에겐 화를 내고 소리만 지를뿐이었다. 이야기를 읽고나서 엄마의 행동이 겨우겨우 이해가 되긴 했지만, 엄마의 그런 행동에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과 함께 미치오를 더욱 불쌍하게 만들었다..  

분명 아이가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하는 이야기는 많다. 온다 리쿠의 <네버랜드>에서도 자신의 엄마의 죽음을 본 아이가 그로 인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내내 자신에 의해 엄마가 죽었다고 기억하며, 언제나 괴로워하는 모습도 있었고, <굽이치는 강가에서>도 가스미가 겪은 엄마의 죽음과 장난과 사고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죽인 소녀와 그 죽음을 목격한 소년도 너무 어려서 어른이 되어버린 이야기였다. 게다가 꼭 소설속에서만 등장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어린 아이가 시체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하는 일도 있다.  

그리고 병적인 소아성애나 성도착자가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많다. 고전이 되어버린 <롤리타>도 그렇지만, <네버랜드>에서도 이유가 있긴 했지만 특정 소년을 탐한 중년의 부인이 등장했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몇 소설에서도 성도착증 환자를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솔직히 소설보단 현실 속에, 그것도 바로 우리 나라에서 조두순사건도 있었고, 강호순사건도 있어서인지 그다지 성도착자의 모습은 낯설지는 않다. 그리고 다른 소설 속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수없이 어릴 적 부모에 의해, 때론 자신의 컴플렉스에 의해, 그리고 여러 다른 이유로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난 이 세 요소가 싫다. 소설 속에서 만났던 익숙한 소재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추악함을 여지없이 보여주기에 싫다. 언제나 소설이 희망찬 이야기, 밝은 이야기만을 그려낼 이유도 없고, 그런 이야기보다 누군가의 죽음을 밝혀내거나 부조리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더 많지만 그래도 한 쪽으로 숨겨두고 싶은 그런 추악한 모습이었고, 하필이면 그것도 모든 것이 어린아이를 상대로 하는 그런 것이다 보니 싫었을 뿐이다. 게다가 동물을 죽이는 누군가의 범행까지 보태지다보니 읽는 내내 찝찝할 뿐이다. 

그런 충격적인 모습을 연타로 겪으면서도 친구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밝히겠다던 미치오의 노력에 의해 겨우겨울 읽어나갔는데.. 사건을 밝히려 노력하는, 친구를 생각하는 착하다고만 생각했던 미치오의 비밀에 대해서 서서히 밝혀지게 되면서부턴 정말이지 어느 누구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 백엽상을 관찰하던 다이조도 그렇고.. 어디하나 제대로 된 사람없이 어디 한 군데가 무너진 사람들뿐이었다..바로 직전에 읽은 <너는 모른다> 역시 붕괴된 가족, 그리고 남보다도 못한 모습의 가족의 이야기에 절망을 느끼다가도 희망을 찾은 뒤 점차 행복을 만들어가는 가족의 모습에 "희망"이란 단어를 찾을 수 있던 반면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절망과 잔인함만을 느낄 뿐이었다.. 좀 더 어렸더라면 환생과 미스터리, 점차 반전되는 이야기에 정말 좋아했을 류의 이야기인데.. 나이가 점점 들어가서인지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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