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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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부분의 소설이 19세기 초의 모습을 그린 반면 이 책은 고대 이집트가 배경이었다. 그래서인지 익숙한 마플양도 푸아로도 헤이스팅스도 없는,,. 그리고 경찰조차도 없는 그런 생소한 시대였다. 그러나 그래서인지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도 있었다.

독살사건은 의사들의 부검을 통해 밝혀낼 수 있어으나 여기에서는 독살도 음식물에 의한 독살만 알 수 있을뿐 피부를 통한 독살은 파악해내지도 못하는 원시시대였다. 그러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악한 사람은 존재해서일까? 사건의 본질은 지금과도 너무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넌 이해 못해, 레니센브. 외부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악은 세상이 다 볼 수 있지만, 내부에서 자라는 다른 종류의 부패도 있단다. 밖으로는 아무 티도 안 나지. 매일 매일 천천히 자라다가, 마침내 과일 전체가 썩는거야. 질병에 먹히는 거지." - 29쪽  
   


호리가 레니센브에게 이야기 했던 것처럼, 임호테프의 어머니가 임호테프가 어리디 어린 부인을 데리고 왔을 때 경고했던 것처럼, 임호테프의 집은 내부에서부터 조금씩 썩어들어갔다.. 남편에게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사티피와 사티피의 말을 무시하는 카이트와 임호테프의 아들 야흐모세와 이파리, 소베크, 그리고 다름 사람들에게 이죽거리는 얄미운 헤네트의 모습은 언제 불란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었다.. 거기다 젊디 젊은, 아름다운 임호테프의 첩 노프레트가 착한 사람이 아닌 영악하고 사나운 성질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머리를 잘못 써, 결국엔 죽게 되었다.. 사고사로 보이는 살해.. 그리고 이어지는 집안에서의 살인사건들..

몇권의 애거서 크리스티 책의 마플양을 접해서인지 책을 읽어나감에 따라 범인을 살짝 눈치 챈 이야기였고, 가족들 중의 누군가도 범인을 처음부터 알고 의심을 했다. 하지만 그 의심을 스스로 믿지 못한 채 여러번의 살인이 이어질 때까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다니.. 만약 푸아로였더라면 어느 순간 범인에게 눈치를 주고, 그 범행을 막았을텐데.. 그저 방관아닌 방관으로 수많은 죽음으로 이어졌다는게 안타까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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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기억한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근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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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 남편을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어 감옥에서 죽은 엄마 캐롤라인의 무죄를 밝히려는 딸의 이야기인 <다섯 마리 아기 돼지>에 이어 이번 <코끼리는 기억한다>도 예전의 사건을 들춰내는 이야기였다..역시 과거를 밝히는 탐정은 에르퀼 푸아로!! 이제 에르퀼 푸아로도 많이 늙어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더이상 남아있지않은 상태였다..그래도 에르퀼 푸아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언을 주는 상태!!  

올리버부인은 파티에서 뜬금없이 자신의 대녀의 부모의 이야기를 꺼내는 불쾌한 사람을 만난다.. 그것도 좋은 얘기가 아닌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자살했는지 아니면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자살했는지 물어보는 그런 여자를.. 솔직히 그 여자에게 자신의 대녀의 이야기를 하고싶지는 않지만 자신도 모르는 비밀을 알고자 지난 기억을 파헤치기 시작하는 올리버 부인..그리고 자신의 힘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에르퀼 푸아로에게 도움을 청하여 같이 사건을 알아내는 이야기였다..(알고보니 그 부인은 자신의 아들과 결혼하려는 실리아의 트집을 잡아 결혼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그것도 아들이 자신의 생모에게 받은 유산이 아까워서 말이다..그러고 보면 처음 볼때부터 기분나쁜 여자라고 생각한 올리버 부인의 안목은 정말 대단한 듯하다..) 

솔직히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이나 애크로이드경의 죽음의 경우 살인이 일어나고 즉각 반응하는 탐정의 모습이기에 조금은 흥미로운 추리과정이 돋보이지만.. 이렇게 십몇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살인의 당사자들이 아닌 그저 사건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모든 이야기를 들어야되기에 탐정이 직접 찾을 수 있는 단서도 없는 상태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듣는 이야기가 세세하게 우리에게도 전해지기에 어느정도 범인의 윤곽이 밝혀진달까? 이번 작품에선 푸아로가 네개의 가발에 연연하고 쌍둥이였던 몰리와 돌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순간 나도 사건의 비밀을 알게 되어버렸다..완벽히 사건의 진실을 깨달은 것은 아니기에 모든 사건이 해결되었을때에는 그렇구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눈치챈게 있어서인지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그래서 재미가 약간은 반감되기도 했다.. 

그래도 책 제목대로 코끼리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난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코끼리가 기억력을 좋다는 것을 알았는데..올리버 부인을 비롯한 많은 늙은 부인들이 "코끼리는 기억한다"라는 말을 할때마다 그래서 책제목이 이거구나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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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생 텍쥐페리 지음, 강주헌 옮김 / 예담 / 2008년 4월
절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너무나도 친숙한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되어선 한번도 읽은 적이 없지만, 어릴 때의 기억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았다..

보아뱀과 길들여지지 않은 여우, 어린 왕자가 갖고 싶어하던 너무 늙지도, 병들지도 은 작은 양, 잠시만 한눈을 팔면 행성을 뒤덮는 바오밥나무와 어린왕자만을 위한 한송이 꽃..

이렇게가 전부일거라고만 생각을 했었다..그래서 <어린왕자의 귀환>이란 책을 보며, 어린왕자 주영이가 만난 자본가와 술고래, 임금님은 그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예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도 난 어린 왕자에 대해 까마득히 잊은 채 살고 있었다..

우연히 "어린왕자 오리지널 삽화가 들어간 정식 한국어판"이라 별딱지가 붙은 책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어린왕자에 대해 많은 것을 잊은채, 그것이 전부인줄로만 알고 살았을것이다...

하지만 술렁술렁 책장을 넘기며 확인한, 익숙한 듯 하면서도 처음보는 듯한 삽화에 다시 처음부터 <어린왕자>를 읽기 시작했다..

보아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병든 양과 늙은 양, 양이 아닌 염소를 거쳐 어린왕자에게 선물해준 상자 속에 든 양을 보며 어릴 적 읽었던 느낌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게으름을 부리던 사람이 살던, 바오밥 나무에 의해 산산히 부서져버린 행성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는 기억하지 못하던 어린 왕자의 여행이야기였다.. 일곱번째로 지구에 도착하기 전에 여행한 여섯개의 별들에 대한 이야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모든 것을 다스린다고 생각하는 왕과 자신을 찬양하는 말만 듣는 허영쟁이, 술을 마시는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술꾼과 수많은 별들을 세며 모두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는 실업가, 1분마다 전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 가만히 앉아서 죽은 지식만 연구하는 지리학자가 사는 작은 별의 이야기는 전혀 기억도 하지 못하고 있었었다.. 그러니 <어린왕자의 귀환>에서 패러디한 모습을 보고, 작가가 만들어낸 예시라고 생각할 정도 였다..

그래서 이번에 <어린 왕자>를 다시 읽은 게 너무나도 뿌듯했다.. 잊혀졌던 이야기도 다시 떠올리수 있게 되었고, 너무나도 친숙한 어린왕자의 삽화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찼던 것은,, 너무나도 멋진 서문을 읽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어른에게 바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비낟는 말도 그렇고, 내가 이 세상에서 사귄 가장 멋진 친구이기 때문에도 그렇고, 프랑스에서 굶주리며 추위에 떨고 있는 그 친구를 위로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좋았지만, 그의 어린시절에 받친다는 헌사가 너무나도 멋있었다.. "세상에서 사귄 가장 멋진 친구"라니.. 정말이지 이 책을 받은 레옹 베르트가 부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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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나라 요시토모 그림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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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 사이에서 항상 고민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고, 최근에 그의 작품들을 섭렵해나간 반면, 요시모토 바나나는 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고, 대학교에 입학한 후 매년 그녀의 신작을 기다리며, 나오면 바로바로 읽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둘 다 많은 책을 썼지만, 신간이 그다지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닌데.. 올해엔 어쩐 일인지 <해피해피 스마일>, <무지개>, <데이지의 인생> 이렇게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3권이나 출간되었다.

그리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읽을 때처럼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데이지의 인생>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엔..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과 함께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야기..그래서인지 조금 더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요시토모 나라가 함께한 책은 비단 이 책뿐만이 아니다. 훨씬 더 전에 <하드보일드 하드럭>이란 책이 있었고, 한 이년전쯤 <아르헨티나 할머니>란 책도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이 함께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조금은 무서운 듯 보이는 소녀의 그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 책 속에서 만나는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은 조금씩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다..

똑같이 눈꼬리가 올라갔지만 첫번째 그림은 <하드보일드 하드럭>, 두번째 그림은 <아르헨티나 할머니>, 세번째 그림은 <데이지의 인생>이다..

솔직히 책을 보고 사진을 찍은 직후라 구별이 가긴하지만,, 딱히 이 세장의 그림들만 보고 어떤 책에 실린 그림인지 찾으라면 절대 찾을 수 없는 그림들이다..

그리고 비슷한 그림들처럼, 요시토모 바나나의 글들도 비슷한 느낌이다. 상처를 입고, 치유를 하며, 그로 인해 성장하는 사람들.. 그것도 주인공들이 대부분 여자다 보니, 전반적으로 풍기는 느낌은 비슷하다..

특히나 이번 이야기는 <키친>이 살포시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우선 미카케가 요리를 배우며, 요리선생님의 조수를 하는 것처럼 데이지는 이모의 오코노미야기가게에서 일을 하니 둘 다 요리에도 가깝다..

그리고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엄마마저 어릴 적에 돌아가신 데이지와 친구처럼 데이지를 챙겨주고, 속 좋은 다카하루의 모습에서 <키친>의 미카케와 유이치의 모습이 보이고, 어려서 부모님의 죽음과 그로 인한 상처를 친구 달리아의 도움으로 조금씩 치유해나가는 모습에서도 단 하나뿐인 가족 할머니를, 그리고 아빠이자 엄마를 잃은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미카케가 유이치와 서로 도우며, 서로 의지를 하게되는 것과는 달리 데이지의 친구 달리아는 조금은 특이한 죽음을 맞이했고, 그 죽음마저도 데이지는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것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이야기는 새로움이라는 것이 없던 것 같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는 그림이긴 하지만, 일러스트도 여러 번 만났던 요시토모 나라이고, 이야기도 이전 이야기와 너무나도 비슷하고.. 얇디 얇은 책이라 어쩐지 이야기가 덜 끝맺음된것도 같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라 아무것도 따지지않고 읽긴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덧) 요시토모 나라외에도 요시토모 바나나의 글과 함께한 일러스트가 몇 편있다. 순하디 순한 강아지의 얼굴이 인상적인 <허니문>의 마야 막스, 타히티와 중남미의 매력적인 여인을 그린 <불륜과 남미>와 <무지개>의 하라 마스미..

유명하기론 요시토모 나라를 쫓아갈 순 없지만(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긴하다.. 하지만 요시토모 나라의 책이 국내에서도 발간된 것과는 달리 나머지 두 작가에 대해선 내가 아는게 없어서인지 우리나라에선 유명하지 않은 것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론 하라 마스미의 거친듯하면서도 투박스러운 그림이 가장 좋다.. 특히 타히티의 여인들의 모습보단, 정렬적으로 보이는 중남미의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고, 매력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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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나라 요시토모 그림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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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상실과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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