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5 (완전판) - 장례식을 마치고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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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이 문제다. 자신의 오빠가, 자신의 형이, 자신의 외삼촌이, 자신의 큰아버지가 돌아가신 장례식에서 가족들이 생각하는 것이라곤 오로지 자기자신에게 돌아오는 유산이 얼마나 되나였다. 잘못된 투자로 돈을 잃고,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융통하고, 자신의 가게를 얻기위해, 그리고 남편의 연극에 투자하기 위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돈이었다.  

그 상황에서 리처드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살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 동생 코라역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누군가에 의해 살해를 당했다.  그렇다면 정말 리처드의 죽음은 돈을 노린 누군가의 살해였을까? 그런 사실에 의문을 품은 리처드의 변호사 역시 푸아로에게 사건을 의뢰하였다. 역시 이번 이야기도 푸아로였다. 다른 탐정이길 그렇게도 바랬건만.. 푸아로의 사건해결이 마음에 들지않는 것은 아니나 자신이 모든 패를 들고있다 나중에 한번에 보여주니 책을 읽으며 누가 범인일까 고민을 하다보면 푸아로가 얄미워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페인트 냄새, 티모시의 집, 헬렌, 밀랍꽃이란 의미모를 말을 툭 던져놓기에 다시 이야기의 시작부분으로 돌아가 무슨 의미일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범인이 밝혀진 후에야 그 모든 것의 의미를 깨닫다니.. 그러고 보면 진짜 범인을 알고나니, 너무나도 심하다고 여겼던 장례식에서의 행동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자신의 가족이 죽었는데 아무리 독특한 사람이고 자신들밖에 모른다지만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하나의 단서였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난 푸아로와 같은 탐정이 되기엔 추리력도 관찰력도, 남과의 대능력도 부족한 것 같다.. 그런 단서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다른 작품을 읽을 땐 범인이 누구일 것이라고 조금은 감이 잡히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의 결말은 정말 반전의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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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겨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1
안토니오 무뇨쓰 몰리나 지음, 나송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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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중 좋은 책을 골라 만든다지만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의 모든 책이 끌리는 것은 아니다. 때론 현재까지 나온 책을 모두 사서, 책꽂이에 갖추어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무작정 사기보단 그냥 다른 책을 읽으며 만난 책들을 한 권 한 권 사서 읽은 뒤 꽂아놓는 쪽이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아직 많은 책을 갖추진 못했지만 민음사세계문학전집은 언젠가 내 자부심이 되지 않을까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갔다 처음 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었기에, 제목도 뭔가 있을 듯한 <리스본의 겨울>이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집어왔다.   

아무 생각없이 집어오긴 했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를 했다. "민음사세계문학전집" 중에 한권이어서 라기보단 무얼 이야기할진 모르겠지만 나에겐 낯선 도시, <리스본의 겨울>이라는 제목때문에.. 가슴이 설레였다. 그런 설레임과는 달리 이야기는 조금은 진부했고, 조금은 지루했다. 3주전 대전을 내려가는 길, 한 번 읽긴 했지만 잠시 꾸벅대느라 중간 부분을 놓쳐서 그런가 싶어, 오늘 다시 읽었지만 역시나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 어디선가 읽어본 듯한 그런 이야기였다..

비랄보가 모통과 다프네에게 쫓길 때에도, 루크레시아의 남편 말콤과 몸싸움을 벌일 때에도 긴장감이 넘치기 보단 그저 눈으로만 쫓게되는 싸움이었다. 세잔의 명화를 둘러싼 미스테리라지만, 미스테리라고 느낄 것도 없었다. 모든 사건의 중심이 세잔의 그림임에도 세잔의 그림은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채 쫓기던 비랄보가 진실을 알고나서 쫓길 뿐이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끌린 루크레시아와 비랄보라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루크레시아를 보호하려던 비랄보와는 달리 루크레시아가 비랄보를 사랑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말콤을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는 아니었는지, 잠시 비랄보를 이용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닌지.. 두 번을 읽은 지금도 난 루크레시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긴장감이 넘칠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달리 비랄보의 쓸쓸한 이야기에, 고독감만을 느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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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탐>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책탐 - 넘쳐도 되는 욕심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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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책을 소개해주는 책이 싫다. 이 책에선 사람의 욕구 중 넘쳐도 되는, 용납되는 욕구로 책탐이 있다고 했지만, 난 그 책탐때문에 이런 책을 싫어하는 것이다. 난 너무나도 책탐이 많다. 우연히 처음 만난 작가에 반하게 되어 그 작가의 모든 책을 탐하게 되고, 누군가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꼭 그 책을 읽어야 직성이 풀리고, 베스트셀러를 보면 꼭 나만 안 읽은 것 같아 불안해하다 결국 책을 사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전집을 보면 전집을 모두 갖추어놓고 싶고, 책을 주는 이벤트를 하는 책을 보면 또 그게 탐나서 고민하던 책을 덥썩 사기도 한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싫다. 너무나도 좋은 책을 너무나도 많이 소개해주고있기때문에, 그것도 한 권의 책이 아닌 비슷한 듯 다른 책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결국 이 책속에서 언급하는 책을 모두 읽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들게했기때문에, 안그래도 많은 책탐을 더욱 넘쳐나게 했기때문에 난 이 책이 좋으면서도 싫다.  

그런 좋고 싫은 마음은 둘째치고, "책탐"이라는 제목에 홀딱 반해버렸다. 넘쳐도 되는 욕심이라니..과연 이 책은 어떤 책에 대한 욕심을 생기게 할지 "책을 소개하는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받자마자 차례부터 살폈다.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읽은 책은 2~3권밖에 되지 않았다(읽기는 3권을 읽었지만, 내용이 기억나는 건 2권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 50권의 책중 제목을 들어본 책도 있지만, 처음 보는 책들이 대다수 였다. 정말이지 이번에도 수십권의 책이 나를 한번 읽어보라고 손짓을 하고 있으니, 읽기 전부터 한숨이 나왔다.. 지금도 읽을 책이 수십권인데.. 이 책까지 수십권의 책을 더해주면.. 정말 감당이 안되는데.. 

그래서 이번엔 마음을 다잡고, 최대한 적은 책에만 마음을 주자고 생각하며 첫 이야기를 읽었는데.. 이런.. 첫 이야기부터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때 사고로 시력을 잃고도 많은 것을 해낸 한 남성이 자신의 아이를 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통해 버거운 현실을 만난 <기꺼이 길을 잃어라>와 많은 것을 누리던 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한 쪽 눈꺼풀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눈꺼풀의 움직임만을 이용해 책을 쓴 이야기인 <잠수복과 나비>는 똑같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너무나도 다른 상황에 적응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해주었다. "몸은 멀쩡해도  영혼이 손상된 것도 모르고 사는 우리는 어쩌면 '건물 밖에 갇힌' 사람인지 모른다"는 마지막 문장에 안그래도 많았던 책탐을 더욱 늘어나게 할 것만 같아 너무나도 싫었던 이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많은 책 이야기들.. 정말이지 저자 김경집님의 박학다식함에 놀라게될 뿐이었다. 소설에 치중된 독서를 하고, 그나마 읽는 인문이란 역사, 그것도 한국의 역사에 치중된 나와는 달리 과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미술과 음악을 이야기하고, 소설과 더불어 수필과, 시를 이야기하고, 한국의 역사와 더불어 동양의 철학, 그리고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사람과 자신의 나라를 떠나서도 꾿꾿이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정말이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책과 함께, 그것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권의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것도 누구나가 알만한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란 이름으로 서점에서 누워있는 책들이 아닌, 책장에 꽂혀 자신의 등밖에 보일 수 없는, 좋은 책들이지만 묻혀져있는 책들을 통해서 말이다..  

아직은 책고르는 안목이 부족해 베스트셀러와 누군가 추천해주는 책에 눈길을 주는 나로선 모르는 것이 당연한 책들.. 그런 책들을 비교하고 책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하고,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해주기에 이 책은 넘쳐도 되는 욕심인 책탐을 마구마구 부추기고 있었다. 덕분에 난 읽어야 할 책이 100권을 넘어선 것 같다. 물론 세상엔 내가 읽어야 할 좋은 책들이 수천, 수만권도 넘겠지만, 그 좋은 책들 중에 유시민 전장관님이 소개해준 열 몇권의 책, 파란 여우님덕택에 관심이 가게된 열 몇권의 책, 몇 권의 책에서 언급된 수십권의 책 등등 정확히 이름을 아는, 읽어야 할 책들만 따져서 100권을 넘어섰으니.. 넘쳐도 되는 욕심이라지만 이 놈의 책탐때문에 점점 책이 무서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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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탐 - 넘쳐도 되는 욕심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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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못한 이들을 보고서야 내 삶의 고마움을 깨닫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 고마움을 얻을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고, 그 깨달음을 주는 이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사람이 위만 보고 살면 만사가 짜증나고 힘겨울 때가 많다. 아래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아래를 보고 위안을 얻으려 하지 말고, 나의 삶을 나눠줘서 그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그들이 나만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둘러보면 그런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 내 일 아니라고 외면하고, 불편하다고 일부러 못본 척 했을 뿐이다. 그렇게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일 것이다.-55~56쪽

그러나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그 긴 여정을 통해 삶을 채우고 보다 나은 꿈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다. 좋은 책은 바로 그것을 채워주는 양식이다. 책은 보다 충실하고 의미 있는 삶을 실현한다. 아니, 이런 이유들은 모두 제쳐두더라도 내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위해서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누려야 하지 않을까? -259쪽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시는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다. 건축의 집합체로서의 도시가 아니라 그 도시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삶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바로 소프트웨어로서의 도시를 말하는 것이다. 건축 또한 마찬가지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이어지고 또 다른 이야기가 창조된다. 그러나 우리는 불과 십 수년 전에 지었던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 곧 헐리게 될 집이 더 비싼, 이 황당하고 대책없는 문명은 멈추기는 커녕 무한반복을 거듭할 뿐이다. 시간은 철저하게 배제된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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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발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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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지독하게도 쓸쓸했고, 너무나도 고독했던 책이었다. 자신의 손자를 단 한번 쳐다보고, 길거리의 아이를 보는 것처럼 " 예쁜 아기구나. 잘 자라길 빈다."라는 말을 했을 뿐, 아들의 집에 머물면서 단 한번도 손자를 안아주지 않았던 아버지, 자신이 태어날 때에도 첫 아이를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너무나도 무덤덤하게 아이를 바라보고, 평상시처럼 일을 하러 가던 아버지, 가장 좋은 것은 가장 저렴한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 것만을 사주시던 아버지, 그나마도 여동생은 편하게 대하셨짐나, 그저 보호의 대상이었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치료하고, 대하는 것을 싫어하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사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저 자린고비였다.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유물을 정리하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게됨으로서 조금씩 이해해가는 이야기..<보이지 않는 남자의 초상화>를 보며,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지독하게도 쓸쓸하고, 너무나도 고독한 이야기라고만 생각되었다. 조금만 일찍 아버지를 이해했더라면, 자신보다도 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울던 사촌처럼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자신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너무나도 고독했던 아버지의 죽음에 의해, 아버지의 흔적을 조금씩 지우면서야 아버지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에 너무나도 쓸쓸함을 느꼈다..  

너무나도 쓸쓸했던 <보이지 않는 남자의 초상화>에 이어진 또 다른 이야기 <기억의 서>는 앞의 이야기처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솔직히 흐름을 쉽게 놓치게 되던 이야기였다. 안네 프랑크이야기를 하다,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를 하다,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일은 다른날이라고 이야기하는, 짧은 내 식견으론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조용한 날, 온 정신을 쏟아부으며 다시 읽어야할 것 같은.. 처음으로 폴 오스터의 이야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된 이야기였다. 

이렇게 두 편의 이야기를 그저 폴 오스터의 소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이제까지 읽은 폴 오스터의 책과는 조금은 독특한 느낌의 이야기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이 책이 폴 오스터의 자전적인 에세이일줄이야.. 에세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폴 오스터의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조금은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때때로 상상 속 이야기에서 살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 등장하는.. 고독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들의 배경을 얼핏 볼 수 있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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