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1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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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진중권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샀던 책인데 이제서야 비닐포장을 뜯었다. 살 때 마음과는 달리 어차피 이제 내책이니 조금 나중에 읽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서평단 도서를 읽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내가 산 책들도 읽다보니 1달하고도 열흘동안이나 비닐포장 그대로 침대 옆에 놓여있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포장도 뜯지않은 책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다 드디어 오늘 포장을 뜯고 읽기 시작했다.  

조금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읽는데에 어려움은 없었다. 물론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읽고 이해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 전반에서 소개하는 작가 "에셔"의 기묘한 작품에 현혹되고,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란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줄로만 알았던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대화가 간간히 등장하여 읽는 재미를 줬다. 그리고 <서양미술사>에서 접했던 그리스와 이집트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번 반복되다보니 이젠 확실히 이집트와 그리스 미술의 차이에 대해 알 것 같았다(누구나가 피라미드에 그려진 벽화와 그리스의 조각상과 도자기 속의 그림을 보면 확연히 다른 화풍을 알아볼 수 있겠지만...). 

고대 동굴벽화에서 시작하여 이집트와 그리스의 미술과 신화, 중세시대 종교와 미술에 이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의 그림에서 나타난 르네상스를 거쳐 루벤스라는 거장이 나은 바로크양식까지!!! 때론 그 당시의 철학을 이야기 하며, 때로는 거장의 그림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미술이야기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진중권교수님이 서문에서도 말하셨듯 구어를 닮은 문체로 서술되어있어 읽기에도 편하고, 가끔씩 교수님 특유의 유머로 웃으며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그림이었다. 에셔의 그림은 처음보는 것들이 만하 좀 더 큰 도판이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고, 일부 그림은 원래 그림이 그런지 이미지화질이 안좋아서인지 입자가 거칠어 잘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고.. 원래 직접 보는 그림과는 달리 책으로 만나는 그림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책 한면을 가득 채우는 크기의 그림들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그림들이 너무 많아 아쉽다.  

벌써 출간된지 15년이란 시간이 흐른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읽는 이유를 알겠다. 명화를 바탕으로 그림을 설명하는 책과 "색", "미각" 과 같은 한가지 주제나 키워드로 그림을 설명하는 책을 여러권 읽어왔지만 이렇게 시간이라는 큰 흐름으로 읽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배웠던 르네상스와 바로크, 야수파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고, 처음보는 수많은 그림에 감탄하며 읽었다.  

이제 겨우 1권을 읽은 상태라 이 책의 매력을 완벽히 느끼지 못했지만, 앞으로 또 어떤 내용을 이야기 해줄지  2,3권이 점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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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발칙한 한국학
J. 스콧 버거슨 외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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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찾아도 번역자가 없다. 스콧 버거슨과 그의 친구들이 쓴 책이라면, 딱봐도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의 책이라면 당연히 번역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한편으론 더욱 기대도 되었다. 번역자가 없이도, 한글로 책을 출간할 정도로 능숙한 한글사용자이기에 한국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뜻으로 해석되는일이 없을테니 스콧 버거슨이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이 명확히 그려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스콧 버거슨과 그의 친구들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은 너무나도 일그러져있었다. 번역의 문제도 아니고, 정말 그들이 겪은 일이니 우리 현실이 그럴수도 있었지만.. 너무 단편적인 모습만 부각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창가에서 외국인이라고 무조건 호객행위를 했다는 분의 이야기를 보면, 한국 남성에게도 무자비할 정도로 호객행위를 한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여성이 가면? 욕한다. 대학시절 청량리역 주변의 현황조사를 하느라, 이미 많이 쇠퇴한 그 곳의 건물들을 살피고 있었을 때, 포주분이 당당히도 뭐라 했었다. 남자나 와야지 여자가 여길 왜 오냐며, 재수없다고.. 분명 성매매가 금지된 상황임에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고, 호객행위는 그대로이며, 경찰들이 순찰을 하면서도 잡아가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 분이 겪은 호객행위가 너무나도 진절머리가 나고, 자신의 집 앞이다 보니 더 겪하게 반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외국인이한테만 징글맞을 정도로 호객행위를 하는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가 딸린 것을 이야기하지 않은 채 재혼한 여자와 결혼한 외국인 이야기를 보면, 그건 정말 재수 없게 걸린 것이라고 하고 싶다. 한국인사이에서도 혼인빙자간음(물론 지금은 위헌판결이 나서, 어이없게도 혼인빙자라는 것 자체가 없는 상태지만..)이 존재하고 결혼사기가 존재하니 말이다. 전남편에게 험한 꼴을 당하고도, 결혼식 후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결혼을 유지하는 만큼, 그래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일텐데 그의 모습에서 미국에서 살때의 모습을 꿈꾼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한국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거기다 자신이 바람피웠음에도 엉뚱한 사람과의 만남으로 가정이 파탄났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불성설이 아닐까? 농담이라곤 전혀 모르는 아내라는 것을 알면서, 그리고 단순히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한 상태에서, 자신이 불륜을 저지른 여자들의 사진을 갖고있다 발각되어 이혼당하게 된 것에 그렇게 서글플까 싶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유난히도 유령을 많이 본다는 이야기는 조금은 과장된 일반화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거기다 원조해주러 간 사람을 감옥에 집어넣었다고 불평하던 외국인은 정말 자신의 잘못을 모를까 싶다. 뒤에서 누구를 욕하든 그것은 자유지만, 뻔히 간부들이 있는 앞에서 그 나라의 원수를 모욕했는데 참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우리나라도 그렇고 옛소련도 그렇고, 국민들일지라도, 그리고 뒤에서 욕을 했을지라도 밀고를 통해 처벌받았던 시절이 있는데.. 북한에 대한 이해는 없이 그저 하소연만 하는 것같은 느낌이다..

같은 외국인이어서인지 클럽에서 꼬신 한국 여성들을 한명한명 섭렵해가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도 이해가 되고,(내 생각엔 이건 한국여성도 문제가 있고, 외국남성도 문제가 있는 사태이다..), 좋은 일보단 나쁜일이 더 기억에 남기때문에 외국인이 본 한국의 모습이 부정적인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하는 행동은 생각도 안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인지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건 한국에서 사는 백인들의 이야기다. 물론 전부다 백인은 아니고, 혼혈도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에 점점 늘어가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시집온 신부들이나 외국인노동자들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씌여져있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서 살아갈 때에 인종차별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기도 하고, 문화가 비슷하기도 하고 많은 부분이 다르기도 하다보니 할 이야기가 많을 텐데.. 스콧 버거슨이란 미국인의 친구들이 대다수가 캐나다와 호주, 그리고 영국과 같은 나라에 국한되어있고, 요가강사와 살사에 반한 사람, 펑크를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일반적이기 보단 특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기에 너무 한정된 사람들의 한정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한국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약간은 부정적인, 그리고 너무나 한정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다보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가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스콧 버거슨의 의견인 4장, 그 중에서도 "종로의 이방인"이었다. 나 역시 이명박의 팬도 아니고, 한나라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 미국산 쇠고기파문 촛불시위는 너무나도 무서웠고, 전혀 공감되지 않았었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이란 측면에서 안전하지 못한 먹거리이기 때문에 수입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시위대의 모습은 너무나도 위험해 보였고, 전혀 공감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한 여름 땡볕에 아이들을 볼모삼아 유모차에 태우고 시위를 하지 않나, 자신들과 반대하는 의견의 사람들을 몰아세우지 않나, 전경들을 마구 때리지 않나(전경도 시민들을 때리기도 했고, 시위참여자를 잡는다고 무고한 사람들도 여럿 경찰서로 연행하기도 했으니 피장파장인 것도 같지만..).. 그 무렵 나는 광화문엔 발걸음도 하지 않았고, 광화문에서 일을 하던 친구는 아홉시가 넘어 집에 갈때엔 꼭 나한테 전화를 했었다. 시위대와 전경사이에서 어디로 끌려갈까 두렵고, 뭔일이 생길까 두렵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그 만큼 많은 사람들도 촛불시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시위에 대한 뉴스만 매일 보도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시위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하지조차 못했었는데.. 스콧 버거슨이 미국인이기에 자신들의 나라에 협조적이지 못해서 시위를 나쁘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속시원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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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블레의 아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라블레의 아이들 - 천재들의 식탁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양경미 옮김 / 빨간머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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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요모타 이누히코란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유명 작가의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요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고, 유명한 감독이나 평론가의 음식에 대해 알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대단한 것은 자신이 쓰는 음식에 대해 자신이 직접 만들었건, 어느 레스토랑에 부탁했던건간에 "직접 맛보았다"는 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버지인 요시모토 다카아키의 양파밥이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감잎초밥과 같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비롯해서, 앤디워홀의 캠벨 수프와 사이토 모키치의 장어통조림을 사서 맛보고,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이 달린 케익과 권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나온 엄마를 기절하게 만든 장어요리,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었던 오즈 야스지로의 카레전골 등등 정말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대단했다.  

나는 편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재료들을 꺼려해서 절대 안먹는 경향이 있다. 오리고기보단 익숙한 닭고기가 좋고, 연어회와 참치회보단 평범한 광어회가 좋고, 아무리 맛있어보여도 생햄인 하몽은 손도 대지 않는 그런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녀의 수프에서, 옛날 마녀라 몰렸던 가난한 농부 아낙들이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아닌 개구리로 만든 수프를 직접 만들어 맛보고,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어(안그래도 장어는 별로 안좋아한다..)와 우유, 그리고 밥의 조합(우유에 밥말아 먹는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조차 없는 일인데..)을 맛있다고 하는 것이나 거북이의 머리가 그대로 보이는 거북스프, 장어가 징그러운 상태로 그대로 보이는 장어감자수프(내 생각엔 양철북에서 엄마가 기절할만 한 것같은 요리였다..), 새끼돼지를 통째로 구워 뭔가 불쌍해보이는 애저통구이까지.. 

실제 사진이 없이, 묘사로만 이루어진 책을 통해 만날 때엔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요리들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사진으로 만나니 나는 절대 못 먹을 것 같은 음식들이 한 가득이었기때문에 이 모든 음식을 맛보았다는 점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여겨졌다. 물론 그 많은 음식의 레시피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 최대한 그 작가가, 그 소설에서, 그 영화감독이 먹었을 때의 맛을 최대한 내려고 한 노력이 더욱 대단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독특하다면 독특할 수 있는 그런 요리들에서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흥미로웠던 책이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첫번째론, 작가가 "지은이의 글"에선 언급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사람이 너무 없어 아쉬웠다. 앤디 워홀이나 권터 그라스, 마리 앙투아네트와 찰스 디킨스를 제외하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거기다 일본작가이기때문에 일본인이 너무 많은 것도 그렇고.. 초기의 컨셉대로 18~19세기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더라면 내가 아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번째론, 간간히 보이는 오타다. 다른 분의 리뷰에는 어떤 게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번역자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번역자님도 말씀하셨든 서너개의 오타가(83페이지 "맛차"는 말차의 오타인듯..).. 물론 많은 것은 아니기에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이런 오타에 더불어 사진이 잘못나온 부분이 있어 정말 아쉬웠다. 다름아닌 239쪽 요시모토 다카아키의 양파밥을 만드는 조리순서를 보면3,4,5,6번 사진이 모두 똑같다. 오타는 눈에 안띌 수도 있다지만, 이 정도 실수는 편집하면서 눈에 들어왔을 것 같은데.. 양파밥의 최종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실망감에 정말 이 실수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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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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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공지영작가님의 책을 여러권 읽은 상태이지만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엔 솔직히 공지영작가하면.. 봉순이 언니와 고등어라는 작품밖에 몰랐었다. 그나마 봉순이언니마 읽은 책이고 고등어는 엄마가 읽은 책의 책제목만 본 것이고,  한참 인기있었을 때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이라는 책도 샀지만 아직도 읽지않았던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십몇년전의 책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촌스럽지 않았던, 그리고 조금은 동감되지않았던 소설 고등어를 읽은 상태이고,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을 읽으며 펑펑 울었으며, 즐거운 나의 집을 보며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가니를 보며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분개도 했었다.  

처음 이 책을 샀을 때엔, 공지영작가의 새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아무것도 생각지도 않고 사서 에세이라는 것을 알고는 정말 실망했었다. 원래 소설종류는 가리지않고 다 잘 읽는 것이 내 장점이자 강점이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에세이에는 영 관심이 없을 뿐더러 흥미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읽은 에세이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에세이는 무시하는 편이었는데.. 정말 단연코 자세히 보지않고 산 것이 나의 실수였다.. 

하지만 실수를 통해 처음 공지영작가를 만나게 되었었고, 이 책을 계기로 정말 괜찮은 작가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공지영작가의 책들을 찾아 읽게도 되었고, 이 책을 시작으로 한권 두권 읽기 시작한 에세이집의 매력도 충분히 알게되었다. 아직도 공지영작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공지영작가는 한마디로 당당한 싱글맘에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안티팬이 많은 만큼 팬도 많은 작가였다. 

 공지영작가님이 가벼운 마음으로 썼다는 글들을 보며 나에겐 울고싶을때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지를 생각하고 내 마음에도 근육이 있음을 느끼며,,명절날 고생도 하지만 우리를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도 떠올랐다. 소소한 생활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지영작가님에게 가장 부러웠던 점은 자유분방하면서도 많은 벗을 지녔다는 것이었다..  

벗!!이라는 말이 중요하다..단순한 친구가 아닌 벗을 지니고 그들의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며 나도 저런 모습을 하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며 그런 친구들을 지닌 작가에게 질투심을 느낄뿐이었다.. (나도 공지영작가만큼 세월을 겪고나면 그런 친구가 있으려나??)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처럼 엄마처럼 지내는 모습도 부러울 뿐이고..어쩐지 동생들은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지만 첫째여서 그런지 나만 항상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해서인지 공지영작가가 큰딸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너무나도 부럽고 동경의 모습이었다..   이 외에도 가벼운 이야기라하지만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한 권 가득 실려있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와 촛불시위등을 언급하는 장면은 마음이 편치않았다,..솔직히 나는 현재 정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지는 않는 그냥 중립이다.. 그리고 그들이 잘못했으면 질타하고 잘했으면 칭찬하는 것이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신문이 아닌 이런 책에서 그런 글을 읽으면 왠지 마음이 불편할 뿐이다,,,만약 내가 이 글을 한겨레신문에 연재하는 당시에 읽었더라면 그 때의 상황과 맞물려 그렇구나 하고 수긍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진작에 연재되는 글을 읽지못한 것도 안타까울뿐이었다.. 공지영작가가 글을 쓰는 즉시 그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며 그 댓글이 다시 글에 반영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렇게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보면, 왜 신문을 통해 접하지는 못했었는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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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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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어릴 적 내 동생도 소아마비로 한 쪽 다리를 절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치료가 되어 왼쪽 다리에 파란 혈관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소아마비라는 것을 조금은 얕보고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가 혹은 내 동생이 장영희 교수님처럼 목발을 짚지않고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소아마비를 갖고있었더라도 그녀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을까? 하루하루를 자신과의 싸움으로 고통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때론 차가운 눈빛에 기가 꺾여 움츠린 삶을 살게되진않았을까?  

그런 점을 생각해보니 장영희 교수님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단 하루하루의 삶에 기적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며 자신과의 싸움을 멋지게 이겨가며 자신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녀는 슈퍼맨도 천형의 삶을 산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의 삶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 그저 좋은 사람이었다.  

사실 삶자체에 감사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감사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장애가 없이 자랄 수 있으며, 어려서 부모님을 잃지않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으며, 먹을 것과 입을 것, 잘 곳 걱정없이 건강하게 자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우린 언제나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지위, 더 많은 명예를 갈구하다보니 인생에 있어 행복하다고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게 되며, 하루하루를 허비할 뿐이다.  

나 역시 하루를 너무나도 쉽게 낭비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시시하다며 툴툴대기만 하는 삶을 살며 일상의 행복을 그저 당연하다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장영희 교수님의 제자의 말처럼 그저 밥먹고싶을 때 먹고, 화장실가고싶을 때 가고, 자고싶을 때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며, 그런 행복 이외에 무더운 여름 가족들과 피서를 갈 수 있고, 때때로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주는 독서를 할 수 있으며, 맛있는 케익한조각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수다로 웃을 수 있는 너무나도 많은 추가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하루하루는 기적이나 다름 없는 소중한 하루이다.. 그런 소중한 하루를 우린 너무나도 쉽게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싶다..  

삶의 행복에 대해, 돈보단 사랑을 중시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의 미학에 대한 장영희교수님의 말씀한마디 한마디는 이제껏 느끼지 못하던 것들에 대해 깨우치게 하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왜 진작에 장영희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지 못했는지, 이 책에 실린 많은 제자들처럼 장영희 교수님께 편지도 보내보고 싶고, 살아가면서 힘들때에 조언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더이상 교수님의 주옥같은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며 벌써부터 그녀가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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