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폰, 잔폰, 짬뽕>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예로부터 한국과 일본, 중국은 교역을 통해 서로에게 새로운 문물을 전하기도 하고, 서로의 이권을 의해 때론 침략을 하고, 침략을 당하며 그렇게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오랜 시간 역사를 같이 해왔다. 그런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식자재가 일본을 통해, 중국을 통해 전파되었고, 사신들의 행차나 이주한 사람들에 의해 서로의 문화가 섞인 독특한 음식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대표적인 음식이 자장면과 짬뽕이며, 우리는 매번 어떤 것을 먹나 고민을 해야하는 음식이지만 막상 중국에 가면 없다고 알려져있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알게된 자장면은 중국에도 존재하는 음식이고,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 맞다. 자장면과 더불어 중국집의 대표음식인 짬뽕은 특이하게도 중국이 아닌 일본 나가사키에서 유래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이름은 비슷할 지라도 그 생김새나 맛이 서로 다른 중국과 한국의 자장면과, 일본과 한국의 짬뽕.. 부르는 이름은 비슷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비슷하지만 너무나도 달라진 음식들의 모습은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자장면, 짬뽕이야 자주 먹지만 일본과 중국의 것은 너무나도 생소하다보니 한 곳에 모두 모아놓고 하나하나 맛을 비교하고 싶다는 욕구를 마구마구 키워주던 이야기들이었기에 읽는 내내 배가 고플 정도였다. 

그렇게 자장과 짬뽕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책에선 일본과 한국, 중국의 향토 음식들과 먹거리의 문제점과 미래 등 다양한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중국의 소수민족의 사라지고 있는 향토음식이나 매운맛으로만 여겨지는 세계 속의 한국 음식, 전통음식으로만 여겨져왔던 한국음식들의 역사와 800여종이 존재한다는 소주에 대한 이야기 등등 하나같이 새롭고, 대부분이 친숙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주제는 중국인의 음식생활에 관한 이야기 중 언급된 "2008년, 중국 식품에 드리운 어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중국의 멜라민 분유파동과 납이 들어있던 김치, 공업용 색소를 넣은 고추가루사건, 그리고 가끔씩 tv를 장식하는 납을 먹인 생선 등 중국 식품의 문제로 인해 불거졌던 사건들을.. 그리고 수입과 수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요즘, 중국의 식품들은 중국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닌 전세계로 수출되기때문에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의 문제이며, 우리의 문제이다.  

멜라민 분유도, 색소고추가루도, 납김치도 모두 우리나라에 수입되었고, 그로 인해 폐기처분되었던 것들이며, 발견되기 전 많은 사람들이 먹었던 식품들이다.  때론  중국자체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분유 속에 멜라민을 섞은 경우도 있지만, 원산지를 속여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한국상인에 의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너무 값싼 것만을 요구하는 사람에 의해 저급의 식품이 수입되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음식점의 음식 속에, 쉽게 뜯어먹는 과자와 가공식품 속에 섞여 우리가먹고 있기에 큰 문제인 것이 식품의 안정성문제이다..게다가 한미FTA협정으로 인해 더욱 쏟아져들어올 한국산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값싼 외국 식자재들..  

이런 현실을 보니 어쩌면 정말 30년 후의 한국은 한국 고유의 음식이 남아있기보단, 외국산 재료들이 버무려진채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알면서도 한국에서 난 고유의 재료가 남아있지않아 어쩔 수 없이 저급 농산물을, 비싼 돈으로 사먹으며, 없던 병도 생기는 무서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암울한 미래를 막기 위해, 무조건 수입을 막기보단, 원산재표시제를 더욱 강력하게 시행하여 먹을거리에 대한 믿음을 주며, 일본의 아야초처럼 유기농먹거리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저자가 쓴 30년 후의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처럼 공동체를 통해 집 주변에서 자신들이 먹을, 믿을 수 있는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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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식 세계화? 2030년 식탁이 더 걱정이다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17 17:48 
    차폰 잔폰 짬뽕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주영하 (사계절, 2009년) 상세보기 최근 정부(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는 ‘한식 세계화’ 일환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로 떡볶이, 비빔밥, 막걸리, 김치를 4대 대표메뉴로 선정했다고 한다. 2009년을 ‘한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한 정부의 당찬 계획임에 틀림없다. ‘한식 세계화’는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의 산물이다. 특히 [대장금]의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동..
밴버드의 어리석음 - 세상을 바꾸지 않은 열세 사람 이야기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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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지 않은 열 세사람 이야기라는 말처럼 이 책속의 인물들은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했지만 그들은 한 때 세상을 뒤흔들었었고 지금은 잊혀져버렸다....  

처음 책을 읽기 전 목차를 보며, 그래도 한 두사람은 알겠지 하는 생각은 여지없이 깨졌을 정도로 이 책 속의 인물들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단 한명 이름이 익숙했던 딜리아 베이컨도 프란시스 베이컨이란 아주 유명한 철학자(윤리시간에 "우상"이라는 단어로 인간의 특징을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로 표현했던 사람정도로만 기억할 뿐이다..)의 이름때문에 익숙했을 뿐 그와는 아무 관련이 없던 사람이었다.. 

정말이지 이 책속의 13인은 아주 철저히 잊혀져 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평범하게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들이 사는 시대에 잠깐이나마 세상을 뒤흔들었으나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철저하게 버림받았던 사람들이었다. 

첫번째 인물인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는 아버지를 기쁘게하기위해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위조했던 사람이었다. 자신을 바보취급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위해 오래된 종이와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잉크를 사용하여, 여러날 글씨를 연습하여 위조작품을 만들고, 그 문서를 보고 기뻐하던 아버지를 위해 계속해서 위조를 하던 바보같으면서도 똑똑했던 사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위조작품을 사려고도 했고, 결국엔 위조작품을 위조하기까지 했던 이야기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 인물은 윌리엄 헨리가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사기를 쳤던 것과는 달리 철저히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유럽인들이 잘모르는 곳에서 온 사람이라 속였던, 사기꾼 조지 살마나자르였다. 수사회소속 대학을 다녔으나 수업에 흥미를 잃고 결국 대학에서 쫓겨나 부랑자처럼 다니다 자신이 만든 언어로 이야기를 하며, 결국엔 모든 사람을 상대로 포모사에서 온 사람이라 속이며 다녔던 사기꾼.. 결국 사기임이 밝혀지고 다시 여기저기를 방황하며 살다 회고록을 내어 모든 비밀을 밝히지만 결국 자신의 본명은 밝히지 않았던 살마나자르의 인생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어서 만난 사람은 앞의 두명처럼 사기꾼은 아니었다. 다만 시대를 잘못만난 예술가 존 밴버드였다. 그는 3마일에 이르는 엄청나게 긴 미시시피강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에 장치를 하여 움직이는 파노라마를 만들어 정말 많은 돈을 벌었고, "밴버드의 어리석음"이라 불리던 웅장한 성을 지어 호화롭게도 살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모방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떠나갔으며, 결국 그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의 작품마저 어디 다른 집의 방열재로 쓰였는지 어딘가에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은채 사라져버린 불운의 예술가였다. 만약 그의 작품을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모방하는 것을 막았더라면 움직이는 파노라마의 시초로 기나긴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 외에도 지구안이 텅 비었다고 주장하며, 북극인가 남극에 지구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다고 주장했던 심스나 프랑스 최고의 과학자로 퀴리부인이 방사선을 발견하였던 것처럼 N선이라는 방사선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결국 거짓으로 드러난 르네 블롱들로, 악기만 있으면 대화를 할 수 있는 솔레솔언어를 만들었던 프랑수아 수드르, 웰치스에 밀려 이름을 알리진 못했지만 미국에 콩코드포도라는 것을 보급하였던 이프레임 불, 아무도 모르게 뉴욕시에 땅을 파서 시청앞에까지 이르는 기압지하철을 만들었던 엘프리드 엘리 비치,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박은 옷을 입고다니며 지금은 익숙하나 그 당시엔 낯설었던 연기를 하였던 로버트 코츠와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병에 효험이 있는 파란 빛을 주장하였던 오커스터스 J. 플리즌턴 등등 시대를 앞서갔고, 자신이 발견한 것을 지나치게 믿음으로써 이론까지 발표하였던 한때에는 과학자였고 한때엔 유명한 예술가들이었다.  

지금은 잊혀진 기압 지하철이고, 수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교통수단의 개발이라는 점에선 엘프리드 엘리 비치는 크게 기여를 했고, 수화처럼 배운 사람들 사이에서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악기를 통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솔레솔 언어를 만들었던 프랑수아 수드르도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개발권이 보호되는 시대에 살았더라면 이프레임 불은 여전히 기억되는 사람일테고, 부정부패한 정치가만 없었더라면 실제 도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기압지하철이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다른 의견들에 밀려, 그리고 시대의 불운함에 의해 완전히 잊혀져 그저 평범한 사람 아니 실패자로만 기억되는 몰락을 겪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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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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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을 때가 있었다. 그냥 닥터 이라부의 엉뚱한 모습에 반하고, 세금을 내기 싫어 일본국민이길 포기했던 아버지의 모습에 웃으며, 조금은 야한 듯한 라라리포의 이야기에 푹 빠져지내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의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것이 이제까지 내가 읽었던 그의 책과는 달리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에, 3권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방해자>였다.. 그 책을 마지막으로 여전히 안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 몇권있었지만 딱히 끌리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의 신간인 <오 해피 데이>를 나오자 마자 읽게 되었다.

바로 직전에 읽은 <방해자>와는 달리 <오 해피 데이>는 일상에 지친 6명의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로, 그리 무겁지 않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권태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식들은 이제 자신의 앞가림을 한다며 엄마마음을 몰라주고,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아내는 별거와 동시에 집은 나가고,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주소 하나에 7엔짜리 부업을 하며, 회사가 도산하여 어느새 실직해버리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사고만 치는 남편에 건강을 살리며 지구를 지키자는 친환경적인 삶에 푹빠진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은 그저 일상에 지쳐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활력소가 되어주는 일을 발견했다.

<Sunny Day>에선 집안에서 안쓰는 물건을 옥션을 통해 팔아 꽁돈이 생긴 것 마냥 비싼 케잌도 사먹고, 피부관리도 받고, 미용실도 다니며 자신감을 되찾게 되며, <우리 집에 놀러 오렴>에선 별거를 하고 있다는 자각보단 독신자가 된 마음으로 하나하나 집을 꾸미기 시작하며 동료들과의 우정도 쌓고, 사랑도 다시 싹트며, <그레이프프루트 괴물>에선 자신이 있는 지구를 담당하는 부업매니저를 상대로 야릇한 상상을 하며 재미를 느끼고, <여기가 청산>에선 회사의 도산으로 실의에 빠지기 보단 하루하루 발전해나가는 음식솜씨에 기뻐하며, <남편과 커튼>에선 남편이 엉뚱한 일을 할 때마다 가슴을 조리면서도 멋진 일러스트를 그려내며, <아내와 현미밥>에선 어느날부터 유명 작가가 되어 로하스에 빠진 젠체하는 사람들을 놀려주기 위해 일필휘지로 소설을 써내려가는 활력소를 찾는, 그런 이야기였다.  

뭐, 진짜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일주일의 단 하루, 상상속에서 과일괴물로 변신한 남자를 만나는 것은 그냥 기분전환용일테고.. 불황기에 회사가 도산하여 일자리를 잃었다고는 해도 한동안은 살림에 전념하며 내일은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남편의 모습은 오히려 행복해만 보이고, 별거가 오히려 서로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오기도 했으며, 남편의 무대뽀적인 성격에 의해 창작의지도 불타오르니 그야말로 갈등이 행복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과연 우리 주위에 이런 집이 몇이나 있을까? 요즘같은 불황기에 회사가 도산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육아로 인해 퇴직 후 몇년을 살림을 하던 아내를 단 하루만에 채용하는 회사가 어디에있으며, 요즘같은 불황기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이 대박이 나는 경우가 흔할까? 거기다 갑자기 유명작가가 되어 어느새 은행잔고가 1억엔이 넘어가는 작가의 모습도 마냥 공감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물론 남편이 아내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이미 제출한 소설을 폐기하고 다시 쓴다는 발상도 딱히 좋지도 않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이 행운에 의해 너무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가족의 무관심으로 옥션에 맛을 들인 뒤 남편도 모르게 남편의 애장품이면서도 창고에 처박힌 기타를 팔고, 자신의 생일날 아침에도 무덤덤한 가족의 모습에 또 다른 애장품마저 몰래 팔려던  아내의 모습을 보며 "저럼 큰일날텐데.."라며 기겁을 하던 중 가족의 사랑에 의해 흐뭇한 결말로 끝맺는 <Sunny Day>는 정말 너무나도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어 전업주부로써의 삶을 사는 여자에겐 가족외엔 다른 누군가가 생일을 챙겨주는 일이라곤 흔치 않은데.. 당연히 엄마로써 아내로써 서운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가족에게 화나는 것을 우연히 맛 본 옥션으로 푼다는 발상자체가 귀엽고, 결국 가족의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그린 이야기를 기대한 탓에 점점 다른 이야기를 읽을수록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는 있는, 정말 술술 읽어버릴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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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발 4시 50분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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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또 다른 명탐정 미스 마플양을 마지막으로 만난게 지난 3월이니 약 7개월만에야 그녀의 활약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7개월 내내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읽으면서도 못만났던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틈틈이 그녀의 책을 읽었고, 7개월간 17권의 책을 읽는 동안 에루퀼 푸아로는 14권의 책에 등장했던만큼 애거서의 또다른 탐정 마플양이 너무나도 그리웠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마플양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늙은 노부인이 잠결에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한 검표원과 경찰을 대신해 허튼 소리를 절대하지 않는 자신의 친구가 우연히 본 기차에서 살인당한 여성의 시체를 찾기 위해, 자신을 대신하여 루시를 러더퍼드 저택으로 보냈다.. 만약 그녀의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더라면 그녀가 늙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돌아다니며, 지나치게 간섭이 심한 할머니의 역할을 하며 단서를 찾아냈을텐데.. 체력이 많이 약해진 마플양은 자신을 대신해 루시에게 사정설명을 하고, 부탁을 하여 그 집의 가정관리사로 보내게 되었다. 

우연히 기차에서, 그것도 자신이 타고있던 칸이 아닌 우연히 옆을 지나가는 다른 열차에서 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하는 모습을 본 노부인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역무원의 반응에도 열심히 경찰에도 알리고, 어떻게든 그 범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요즘시대엔 옆에서 사람이 쓰러져도, 누군가 다른 사람을 때려도 혹시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까봐 또는 다른 사람들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우연히도 본 사건을 진술하기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란..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때, 마플양은 오랫동안 봐온 친구의 말을 믿으며 경찰에게 다시 요청하고, 경찰이 찾지못한 단서를 찾기위해 푸아로가 늘 사용하던 회색 뇌세포를 열심히 사용하였다.. 

그런 노력끝에 루시의 도움으로 시체를 발견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살인당한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쉽게 밝혀지지않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 이상의 살인도, 그 어떤 사건도 없이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만 파헤치고 있었는데.. 어김없이 이어지는 살인.. 그리고 혼란에 빠지는 경찰.. 그리고 드디어 마플양이 노부인과 함께 범인을 밝혀낸다!! 어째 매번 같은 플롯의 형태로 이어지는 이야기이고, 대부분의 동기가 애정 혹은 돈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한 고전 중의 고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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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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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을 읽어야겠다는 계획도 세웠었고, 한 때 정말 열심히 읽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다시 나의 패턴으로 돌아와 요즘 읽은 한국소설이라곤 요번달 초 읽은 악의 추억과 한인 2세 작가의 피아노 교사가 전부다.. 이번 달 한달동안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고, 약 30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중 단 2권이라니.. 정말 부끄럽다.,, 그래서 이번에 고른 책은 바로 이 <위험한 독서>였다.. 아직 한국작가에 대해 잘 모르기때문에 책제목이나 수상작이라는 것에만 의존해 읽고있기 때문에 "독서"라는 제목에 끌려 이 위험한 독서를 읽게된 것도 우연에 지나지 않았다 ..  

장편이라 생각했던 위험한 독서는 총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책을 읽고 싶어하나 읽지못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권해주는 독서치료사의 이야기인 위험한 독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기이한 문서에 의해 맥도날드 크루들이 자신의 지점을 지키기위해 애쓰는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 작가의 아내로 어떤 글을 읽든지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아내는, 그러면서도 어릴적 읽어야하는 동화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모르는 한 여자의 이야기인 천년여왕, 퀴즈게임에 나가서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하는 게임의 규칙, 오디세이에 대해 질문을 하고 가장 독창적인 대답을 한 남자와 결혼을 한 후 신혼여행을 가는 비행기안에서 남편에게 살의를 느끼는 여자의 이야기였던 공중관람차 타는 여자, 뭐든지 빌려주는 사이트에서 고독을 빌리고, 너그러움을 빌리는모습이 드러난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햇빛이 드는 전세집을 얻기위해 대리모를 나섰다가 결국엔 아이를 가지고싶어하는 아내이야기인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 재수학원에서의 생활과 부모님의 이야기가 담긴 황홀한 사춘기로 구성된 <위험한 독서>,.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공중관람차 타는 여자와 고독을 빌려드립니다였다.. 열정적인 사랑을 피해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고, 결혼할 남자에게 오디세이에 대한 것을 물어봐 가장 독창적인 대답을 한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것이 독특할 뿐이었다.. 더불어 신혼여행을 가는 비행기안에서 처음 살의를 느꼈다는 것에도.. 그리고 나도 한번은 생각해본 모든 것을 빌려주는 사이트를 다룬 고독을 빌려드립니다는 그 독창성보다는 빌려주는 물건에 의해 인상깊게 다가왔다.. 휴식같은 고독을 주문하면 외딴 곳에 혼자있을 장소를 마련해주고, 너그러움을 주문하면 작은 정원과 러닝머신을 배달해주는 그들의 독창성에!! 처음 읽는 김경욱작가의 소설이기에 다른 작품보다 나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어쩐지 굉장한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덧) 그러고보니 궁금한 점이 생겼다.. 왜 대부분의 한국소설은 말미에 해설이라는 것이 있을까? 수상작인 경우 수상이유나 수상소감과 같은 것이 실려있는 것은 당연히 이해가 가고, 일반 책이어도 작가의 말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왜 굳이 다른 사람의 해설을 수록한지 이해가 되지않는다. 물론 작품해설을 통해 내가 미쳐 알아내지못한 내용의 의미는 파악할 수 있겠지만.. 소설이란 건 자신의 느낌대로 읽는 책인데 다른 사람의 해설로 인해 자신의 느낌대로 읽지못하게된다면 그것이 더욱 작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요인이 아닐까싶다. 이번 해설 역시 이해하기 어려웠고,  해설이 빠지지 않고 달려있는 하루키의 책을 난해하게 설명해놓은 해설에 기가 죽을 뿐이었는데..언제나 느끼지만 해설에서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말투에 나로선 연관도 되지않는 이야기가 작품과 관련되어 튀어나오니 오히려 읽으면서 답답함만 커질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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