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카드 - 아이의 속마음이 한눈에 보이는
하라 준이치로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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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짐에서 하는 아동심리상담

아이의 속마음이 한눈에 보이는 마법의 카드

하라 준이치로 지음, 권혜미 옮김

 

'사랑해요' 와 '나빴어', 이 극과 극의 단어가 우리 여섯살 셋째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남자아이임에도 감정 표현을 잘 한다 싶었던 아이가, 동생이 생기면서 자신의 감정을 더 과격하게 표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요. 매 번, '나쁘다'는 말 쓰지 말라고 다그치는 것이 반복되는 요즘,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아이의 속마음이 한눈에 보이는 마법의 카드]책을 알게되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개발한 '피트인 카드'로 자연스레 아이의 마음을 이끌어내며 놀이처럼 마음을 코칭할 수 있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책 전반부에서는 카드를 사용하기 전 아이와 대화하는 법에 대한 조언을 먼저 건네줍니다. 아이의 단점을 이야기하며 고치기를 종용하기보다, '장점'에 주목하며 대화하는 것, 엄마인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 스트레스 없이 대화하는 것, 단회성의 자극이 아닌 아이의 꿈을 상기시켜 동기부여 하는 법, '나'전달법 등 한번쯤은 들어봤던 대화의 기술들. 하지만, 매 번 접할 수 록 흐트러졌던 태도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서 나는 지금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중반부 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피트인 카드를 가지고 대화하는 법을 소개하고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나와있었습니다.

카레이싱에서 '피트 인(자동차에 연료를 보급하거나 정비하는 일)'하는 것처럼, 마음의 힘을 충전하는 대화. 실제로 저자가 1000명이 넘는 아이들과 함께 개발한 카드이기에 실 사용후기를 보면서 더 기대하게 되었죠.

 
 

말 할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테마카드 10장,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라도 그림을 보며 직감적으로 자신의 기분을 선택할 수 있는 감정카드 23장, 코칭할 때 자주하는 질문들을 모아놓은 질문카드 20장은 분철되는 두번째 책에 들어있었습니다.(카드를 떼어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어요.) 듣는 사람은 다른 이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과 어떤말을 들어도 부정하지 않고 자녀의 편이되어 듣기, 긍정적 리액션과 웃음을 머금은 표정, 눈을 마주보며 상대방이 말한 것을 앵무새처럼 따라말하며 목소리 톤을 상대보다 조금 높게해 말하기 - 이렇게 들을 준비를 하고 아이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때에 이 카드로 대화를 시도하면 됩니다.

못생겼지만 귀여운 토끼 감정카드는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데 확실히 도움을 주었습니다. 막연히 아이의 꿈이나 문제를 이야기하라고 하는 것보다 '카드'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든든한 도구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실전편에서 자세한 상황들을 예로들어 소개해주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인 '매일 늦잠 자는 상황'을 보여드릴게요.

'빨리 자! 내일 또 지각하고 싶어!' 잠자리에 들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흔히 내뱉는 말. 이 것이 부정적인 언어라고 바로 나와있네요. 긍정적인 언어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데 말이죠. (아이에게 책 보여주며 바로 긍정의 언어로 이야기해주니 큰아이가 피식 웃네요. 이 말이 서로에게 더 따뜻한 마음으로 상황을 보게 했음은 물론이고, 실제로 아침에 무엇을 할 지 기대하며 준비하는 효과도 주었구요.)

 
 

감성카드와 질문카드, 포스트잇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실제 대화 상황을 보면서 실제 대화를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 옆으로 토끼카드 보이시죠? 이 카드를 떼어낼 때부터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카드를 제시된 메뉴얼대로 활용해도 좋고, 자유롭게 활용해도 됩니다.

아이와 함께 감정카드를 늘어놓고 오늘의 감정을 골라보라고 하고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이야기해보니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이 구체적으로 나오더라구요. 두루뭉술 좋았다에서 누구랑 어떤일로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아이의 마음에 담긴 하루를 더 잘 볼 수 있었어요.

어린 아이부터 말 수가 적어지는 큰 아이들까지, 아이의 속 마음을 말로 보여주며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피트인카드를 활용한 아동심리상담

[아이의 속마음이 보이는 마법의 카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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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유니콘 마을 - 2022 우수환경도서 Wow 그래픽노블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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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바닷속 유니콘 마을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보물창고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요.

그런 점에서 만화라는 표현도구는 부담없이 가까이 읽게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보호,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 자칫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뻔한 이야기라 생각되는 주제가 판타지 그래픽노블과 함께하니 아이들이 읽고 또 펼쳐보는 책이되었네요.

표지 그림과 제목으로는 환경이야기가 담겨있는 몰랐던 책 [바닷속 유니콘 마을] 이 말이죠.

 
 

아빠와 소녀 라나. 바닷가 어촌마을에 사는 메이 이모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태풍이 닥쳐 아수라장이 된 집을 정리하고 마을 청소를 도와주는 것, 주민들이 라나의 이름을 알고 친근하게 맞아주는 것을 보니 원래 이 곳에 살았던 것 같네요. 엄마인 멜로디가 살아있을 때만 해도 이 곳은 라나의 집이 있던 곳이지요. 태풍이 몰아치던 날, 그렇게 엄마를 떠나보내기 전 까지는 말이죠. 슬픈 기억에서 떠나고 싶어하던 아빠는 라나를 데리고 도시로 가지만, 아빠 못지않게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라나는 이곳 바닷가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아합니다. 메이 이모가 있는 곳, 엄마가 좋아하던 바다, 이 곳에서 말이죠.

 
 

라나는 바닷가 웅덩이에서 해마처럼 생긴 상처가난 생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생물을 돌봐주기로 마음먹지요. 그런 라나앞에 신기한 동물이 등장합니다. 머리에 뿔이 달려있으니 유니콘이라고 해야할까요? 라나가 돌봐주기로 한 동물과 닮았는데...

어느날, 이 바다 유니콘이 라나에게 목걸이 하나를 건네줍니다. 라나는 그것을 메이 이모에게 전해주었는데, 이모는 오래전 자신이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합니다. 그 목걸이는 바닷속에 살고있는 바다 유니콘의 마을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열쇠였어요.

바다 유니콘 마을의 아우레와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메이 이모. 바다를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은 모두 바다를 좋아했지요. 하지만 바다를 이용하는 모습에서 의견차이를 보였습니다. 자급자족하던 고기잡이에서 생계를 위해 더 많은 고기를 포획하는 촘촘한 플라스틱 그물을 사용하게된 메이이모와 그것으로 인해 산호초가, 바다 유니콘 마을이 무너질 것임을 걱정하는 아우레. 사소한 의견처럼 보였던 그 일로 인해 이모는 아우레가 준 목걸이를 바다로 던졌고 한참을 서로 교류없이 살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던 중, 어린 아이였던 라나가 커서 그 목걸이를 다시 찾은 것이구요.

 

예전보다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찾아오는 태풍. 그것이 바다 물고기가 줄어들고, 산호초가 병들어가는 것과 관계가 있다면?

라나 덕분에 다시 만난 아우레와 메이 이모는 다시 예전의 그 문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살아갈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바다의 자원을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고 여겼던 메이 이모의 심경에 변화가 온 것 같은데... 이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될까요? 또 그로인해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까요?

신비한 바닷 속 판타지 이야기를 보면서 그와 더불어 라나의 성장이야기, 바다 환경이야기, 경제와 자연보호, 생존과 보존의 문제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였지요.

 
 

이야기가 끝나고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본문에서 언급된 내용중 산호초에 관한 내용이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바다 속 유니콘 마을은 이 산호초를 바탕으로 바다유니콘들과 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었거든요. 산호초가 무엇인지 소개하는 글과 더불어 요즘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플라스틱 섬을 떠올리게 하는 글도 보이네요. 그리고 이들 산호들을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관련 기관은 어떤것들이 있는지도 소개해주고 있었습니다.

바닷가에 살고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산호초란 휴양지나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진기한 풍경의 하나로 여기며 바다의 오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먼 이야기 처럼 여기는 그 이야기를 판타지 그래픽 노블로 만나며 관심의 영역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게 하는 이야기.

[바닷속 유니콘 마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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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숙제 후쿠다 이와오의 숙제 시리즈 5
후쿠다 이와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상상의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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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숙제

글, 그림 후쿠다 이와오, 옮김 황세정

상상의집

 
 

후쿠다 이와오의 새로운 '숙제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 속에서 만나게되는 체육활동 중 철봉, 줄넘기, 뜀틀, 수영에 이어 달리기 이야기가 등장했네요.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숙제'로 여기는 모습 ㅡ물론, 일본작가의 글이라 일본의 문화가 들어있지만 ㅡ에 공감하며 봤던 책이라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도 등장했거든요.

운동회를 앞두고 유마는 고민이 많습니다. 1,2학년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운동회 달리기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이어달리기 선수를 뽑는 50미터 달리기 기록에서 자신이 반 꼴찌였기 때문에 더 시무룩해졌습니다. 유마의 '숙제'가 바로 '달리기'가 된 것이죠.

친구가 같이 축구하자고 해도 갈 마음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 공원을 피해 더 먼곳으로 간 곳이 덴구산 공원. 그런데 하필 거기서 무섭기로 유명한 덴구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그것도 쓰러진 모습의 할아버지를요! 얼른 일으켜드리고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얼마 뒤 유마의 숙제를 코치해 주시게 되지요. 화를 낼 때 얼굴이 빨간 요괴인 '덴구'같던 할아버지가, 유마가 달리기로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해들었거든요.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육상선수셨다니. 그렇게, 유마는 할아버지와 달리기 연습을 시작하게 됩니다.

달리기의 비법, 아시나요? 학교를 거치면서 체육시간만 되면 운동장을 돌고, 운동회 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달리기 였지만, 이제껏 어떻게 달리기를 하면 속도가 빨라지는지 한번 도 궁금해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열심히 팔과 다리를 휘저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기,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달리기 비법을 알려주시네요.

스타트 자세 부터가 남다릅니다. 먼저 등을 곧게 편 상태에서 앞으로 기울여 턱을 당기고 주로 쓰는 발을 뒤로 놓고 자세를 잡는 것. 어때요, 이런 자세를 해 보신적이 있나요? 아이랑 책을 보다가 이런 자세를 곧바로 취해보았습니다. 뭔가 비장해지는 마음이 생긴다랄까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던 스타트자세라 그런지 내가 어느발을 더 자주 쓰는 가 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이것만이 아닙니다. 달릴 때 팔의 모습과 다리의 모습, 이어달리기 할 때 바통을 주고 받는 요령까지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지요.

유마는 운동회 달리기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을까요?

잘 달리고 싶다는 주인공 아이의 마음이 독자로 하여금 '나도 그런데'하는 공감을 가지게 한 시작점 이었다면, 잘 달릴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잘 달리는 친구도 그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 겉으로 보이는 표정만으로 거리감을 두었던 할아버지가 어느새 마음을 다독여주고 용기를 주는 친구가 되는 모습을 통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책 [달리기 숙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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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왜 왔니? 샘터어린이문고 60
황지영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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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왜 왔니?_샘터 어린이문고060

황지영 글, 이명애 그림

샘터

 
 

우리 집에 왜 왔니?

어떻게 들리시나요? 아이들이 '우리집에 왜왔니~~꽃찾으러 왔단다~'하는 놀이 곡으로 들뜬 마음으로 들리시나요, 아니면 톡 쏘아 붙이는 말?

아이들이 놀이곡으로 부르던 그 곡조가 일제강점기때 각 집의 처녀들을 잡으러 가는 은유적 표현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더이상 이 놀이가 좋게 보이지 않았던 기억도 있지만, 제목 아래 어색한 분위기를 풍기며 육면체 틀 속에 앉아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친근한 말투의 물음으로는 들리지 않게합니다.

뭐든지 잘하는 똑부러지는 아이 예빈이. 그아이가 모둠장이 되는 건 당연해보입니다. 어쩌다 그 아이와 같은 모둠이 된 연한별. 연달아 두 달을 모둠장을 했던 예빈이 대신 얼떨결에 한별이가 모둠장이 됩니다. 유난히도 모둠 발표가 많은 우리반, 모둠장이 나설 일도 많다는 일이겠지요. 모둠장답게 준비도 잘하고 발표도 잘하고 싶은데 예빈이가 실질적인 모둠장인것 같아 보이네요. 모둠 수업준비를 위해 한별이네 집에 함께 가게된 예빈이. 그런데 이상합니다. 분명 한별이 자기 방이고 자기 집, 자기의 엄마인데 예빈이에게 하나씩 뺏기는 느낌이 드는것은 왜일까요? 똑부러지고 누구에게나 붙임성이 강한 예빈이는 왜 자기집에 가려하지 않고 친구네집에서 오랫동안 머물려고만 하는 걸까요?

우리 집에 왜 왔니?

이제 이 말의 어조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지요? 그렇습니다. 우리 집에 오지 마! 어서 가! 라는 의미가 다분한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예빈이란 아이, 왜 그럴까? 왜 친구 방이 편하다며 덥썩 누워 잠이들진않나, 친구집에서 저녁 늦게까지 머무를려고 하나...나쁜 의도를 가진건 아닐까...

예빈이를 굴러온 돌이라고, 나는 박힌 돌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래서 예빈이가 밉고 미웠다.

그런데

예빈이가 왜 굴러왔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예빈이도 자리가 필요했나 보다. 마음 편히 있을 자리가

우리집에 왜 왔니? p.133

누리네 할머니가 웰 다잉을 준비하며 떠난 복수여행에 함께한 예빈이와 한별이는 그 시간을 보내며 예빈이의 상황을 알게됩니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 마음 편히 있을 자리가 없었던 이유를 그제야 알게된거죠.

왜 저 아이를 만나게 되었는지 원망하던 시간이, 그 아이를 만나서 감사한 시간으로 바뀌기까지, 쉽지는 않았습니다.

덮어두려고 했던 상황을 직면해야했고, 자신의 감정에 정직해야하는 건 당장은 아픔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모두가 상처를 아물게하는 대신 덧난 상처를 덮기에만 급급했을 거라는 것.

우리집에 왜 왔니?

모난 마음에 뾰족한 시선으로 거부를 담아낸 말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달리보입니다.

우리집에 온 이유가 무엇일까, '왜' 왔을까 그 마음을 헤아려보는 말로 말이죠.

나에게 다가온 상처만 바라보지 않고 상처를 준다고 여긴 친구가 찔린 가시를 함께 해결해주며 보이는 것 이면의 것을 보는 성장이야기

[우리 집에 왜 왔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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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뭉게 구름을 잡으면 마음별 그림책 13
미카엘 에스코피에 지음, 크리스 디 지아코모 그림, 정순 옮김 / 나는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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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뭉게 구름을 잡으면] 구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미카엘 에스코피에 글, 크리스 디 지아코모 그림

정순 옮김

나는별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하는 듯 느껴질때면 우린,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쉽게 말해버리곤 합니다. 막연하거나 허황된 소리라는 말이지요. 알량한 나의 경험에 비추어, 짧은 나의 삶의 발자취에서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오늘 소개드릴 그림책은 제목 그대로'뭉게뭉게 구름을 잡는다면'하는 상상으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그 구름을 잡는 이야기로는 느껴지지않습니다. 구름 이야기인데 왜 다른 것들이 떠오르는 걸까요.

그림책을 보다보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보다 어른들과 공유하고 싶은 그림책들을 종종 만나곤합니다. 근사한 그림의 그림책이 어린시절 누리지 못했던 보상심리로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책 안에 담고있는 메시지가 마음에 콩 부딪혔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도 책 속 화자는 분명 아이인데, 그 아이가 던지는 말들이 땅 속에 뿌리를 박고있는 고구마 줄기를 당기는 느낌입니다.

숲 속을 거닐 때 어디를 보시나요? 우리의 시선은 앞, 조금 여유가 생기면 좌우에 핀 꽃들과 나무, 그 속에 움직이는 생물들을 향하곤 하지요.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그 안에 뭉게 구름을 만난다는 생각, 처음 봤을 땐 아무렇지않게 넘겼다가 다시 책을 보면서 그 생각에서부터 ' 어? '하고 반응했습니다. 독자인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하늘에 닿은 시선. 책은 물흐르듯 화자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구름으로 독자를 이끌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재미있는 생각들을 떠올려봅니다. 상상 속에서 불가능한 것이 없음을 보여주듯 구름은 까마득한 저편에 있는 대상이 아니라 돌멩이를 던지면 그 돌을 맞아줄 거리에 있는 듯 느껴집니다. 바라만 보던 그 무언가가 내 손에 훅 잡힐 듯한 순간, 내 손에 구름이 잡힌다면?

그러다가 불현듯 저 멀리 있는 구름을 자각하고 맙니다. 손에 잡힐 듯 다가올 듯 하다가 두둥실 저 멀리 있는 구름을 보면서 내가 길들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걸 깨닫게 되지요.

잠시 슬펐습니다. 책 속 아이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구름이 사라지면 화가나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만나지 않은 척 다 잊은 척도 했다고...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고도 하네요.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은 뭉게뭉게 둥실둥실 다시 온다고 말이죠.

구름은 사람과의 인연일까요? 늘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고 가까이 있던 것 같은데 멀어지고, 잡아두고 싶지만 잡아둘 수 없는 것. 그렇게 잊은듯 여기다가 다시 돌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소중한 사람들이 다시 마음을 채우는 것.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은 구름. 잡고 싶지만 잡는 다고 오지 않는 구름. 하지만 언제나 다시 찾아오는 구름.

구름은 시간인걸까요? 아니면 기억? 소중한 순간?

구름을 대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한 장 한 장 넘길 수록 구름을 대하는 아이의 태도가 심술이나 슬픔에서 여유롭게 이해하고 편안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장해간다, 성숙해진다는 느낌. 담담하게 현실을 마주한다는 느낌 말이지요.

둘째의 독서노트입니다. (아이의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올려봅니다^^)

그림과 글을 보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독서록이 저보다 낫다 싶었습니다. 장황하게 이런 저런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적는 것 보다 표지 그림 한 컷과 짧은 두 줄 글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풀어내놓다니! 아이가 어떤 깊이로 이 책을 받아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책은 읽는 이들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잠잠히 들어주니까요. 아이가 십대가 되고 어른이 되었을 때 다시 이 책을 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까요? 궁금해집니다.

자유롭게 날아가야하는 것을 알지만, 잡고싶고 가지고 싶은 뭉게구름이 있나요?

혹 그것으로 힘들어하고 있진 않은지.

그렇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언제 그랬냐는 듯 뭉게 뭉게 둥실둥실 다시 구름을 만나게 될거라고

잠잠히 들려주는 그림책

[뭉게뭉게 구름을 잡으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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