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읽는 순간​

너를 읽는 순간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ㅣ 푸른도서관 83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0년 4월

너를 읽는 순간​

진희 지음

푸른책들

 

 

'잊을 수 없는 당신의 향기'란 꽃말을 지닌 꽃을 배경으로 책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보로니아피나타 라는 꽃.

예쁘기도하고 향기가 좋아 이름을 찾아보았는데 꽃말이 더 좋더군요.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면, 그 표정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빚어낸 그 만의 향기로 존재를 각인시키지 않을까요. 잊을 수 없는 존재로 말이지요.

주영서

이 책은 이 아이를 만난 이들이 영서를 기억하며 그 향기를 담은 글 이랄까요.

책 안에는 잊을 수 없는 영서의 향기로 가득합니다.

중학교 3학년. 몇 달 뒤면 졸업인데..

엄마가 떠났습니다...아빠는 이미 교도소에 간지 오래.

엄마와 함께 지내던 파라다이스 모텔에, 그동안 몰랐던 고모가 찾아왔습니다. 엄마가 남겨준 고모의 연락처로 영서가 연락했기 때문이지요.

책은 영서의 감정을 직접 풀어내기보다

이후 영서가 만난 이들의 시점에서 영서와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영서가 잠시머문 대전 고모네에서 만난 동갑사촌의 이야기로, 서울의 이모네가 영서를 계속 거두지 못한 사정도 들려주고, 나이를 속이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던 편의점에서 제 대신 일한다고 여긴 아르바이트생 오빠와의 이야기, 연민을 느끼지만 더 깊게 다가가기 망설였던 도서관 사서선생님의 사정도,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기쁨을 잠깐이나마 느끼게 해줬던 친구의 변명에, 12월 마지막날 엄마를 기다리며 미련을 두고 머물렀던 파라다이스 모텔의 화재소식, 그리고 그 뉴스를 접한 이들의 반응까지 말이지요.

읽는다는 것.

글의 문맥을 파악하고 행간의 숨은 의미를 찾아낸다는 것으로 여긴다면,

'너를 읽는 순간'은 드러나거나 숨긴 상대의 마음을 알게된다는 말일까요.

처음엔 주인공 중학생소녀의 참담한 상황과 그 마음을 주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서의 마음을 읽는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글을 읽으며 계속해서 그때의 영서를 생각하게 했으니까요. 영서의 마음은 어땠을까, 견디기 쉽지 않았을텐데...하구요.

그런데 이 '읽는다'는 것이 책과 달리 사람의 마음이 대상이 되었을때는 쌍방향이 되더라구요.

영서를 보던 주변 이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그들의 상황과 같았다면 나는 어떻게했을지, 그들을 마냥 비난할 수 있을지.

작가는 마지막 화재사고로 영서의 생사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말해주고 있지 않아요.

영서가 살아있다면...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는 이들의 마음이 전해졌다면 좋겠는데...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그 아이가 이제는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작가의 자전적이야기도 담겨있는 책.

그래서 저자는 엄마에게 이 책을 주지못할거같다 말합니다. 그 때, 어린 자신을 곁에서 돌보지못한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할까봐 그런것이겠지요.

영서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는, 그래서 주변인물들이 영서를 바라보는 시선을 글로 적으며 오늘을 사는 영서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고 해요. 저마다 상황이 그러했기에 그런결정을 했지만, 영서를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니 그 외로움을 한 줌씩 내려놓으라고 말이죠.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의 향기를 잃기전에

그 사람을 읽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오늘을 살아가는 영서를 그냥 지나치지 않기를.

[너를 읽는 순간]이었습니다.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ㅣ 빨간콩 그림책 2
에릭 바튀 지음, 김영신 옮김 / 빨간콩 / 2020년 2월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에릭 바튀 그림책

빨간콩

 

 

 

 

🎵 한 마리 코끼리가 거미줄에 걸렸네

신나게 그네를 탔다네

너무 너무 재미가 좋아좋아 랄랄라

다른 친구 코끼리를 불렀네

책 표지에 거미와 코끼리가 등장하자

노래부터 부르고 시작합니다.

에릭 바튀 특유의 선명한 색상이 눈을 사로잡는 그림책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거미가 파란 코끼리를 번쩍들고 가네요.

거미 힘세다, 코끼리를 묶은 거미줄은 왜 검은색이냐고 이야기하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사바나 한가운데 멋진 집을 지어 놓고 먹잇감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거미에게

커다란 덩치 한 마리가 걸려듭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제발로 그네를 타러 온 코끼리였지요.

우리가 아는 그 노래처럼 말이에요!

 

 

노래 가사처럼 코끼리가 다른 친구를 부르러 갈 수 는 없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해 먹기위해 거미가 코끼리를 거미줄로 꽁꽁 묶어 집으로 데리고 가거든요.

여기서 부터, 아니 처음부터 코끼리와 거미는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제 멋대로 해석해버리지요.

거미에게는 먹잇감을 얻어 요리할 생각에 들뜬 이 상황을

코끼리는 걷지 않고 편안하게 여행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거든요.

 

 

거미의 식사준비를 코끼리는 자신을 씻겨주고 간식을 챙겨주는 일로 여기다니!

정말, 초 긍정의 사고를 보여주는 코끼리 였어요.

이 두 친구 - 친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 의 속내를 아는 것은 독자들 뿐!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보았던 그림책이었지요.

코끼리에게 거미가 하려는 일을 설명해줄 수도 없고, 거미에게 코끼리의 착각을 알려줄 수도 없고...

자신이 그려 놓은 그림 속에서 상대의 행동을 해석하는 것, 이 그림책 내용처럼만 흘러간다면야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과연, 거미는 코끼리를 식사로 누릴 수 있을까요? 코끼리는 자기가 원하던 거미줄 그네를 다시 탈 수 있을까요?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행복은 전염되는 것이라고 하죠?

거미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처럼 느껴졌지만,

책을 덮고 나서 보니 시종일관 행복했던 이 코끼리가 상황을 자신의 방향으로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이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움직였던 코끼리.

그리고,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이끌었구요.

동요로 익숙한 '코끼리와 거미줄' 노래로 시작해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흐름에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따라갔다가

행복한 결말에 미소짓게 한 그림책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였습니다.

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

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 - 손으로 대답해요 ㅣ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4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이정연 옮김 / 아이노리 / 2020년 3월

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

글, 그림 미야니시 타츠야 옮김 이정연

아이노리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의 미야니시 타츠야!

독특한 그림풍으로 그림을 보는 순간 아! 하고 떠오르는 그림책들.

이번에는 동생을 위한 그림책으로 만나보았습니다.

말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귀여운 그림체의 동물들이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 이었지요.

 

 

제목처럼, 책 안의 그림들은 모두 인사를 합니다.

막내는 아직 '안녕'이라는 말을 따라하지는 못하지만, 8,9개월차가 되면 말을 따라하게 되겠지요.

(착각임에 분명하지만, 아직 100일도 안 된 지금도 엄마~하고 말하고 제 말을 따라하는 듯 한 착각을...^^)

책 서두에 일본 유아학회 이사장이자 유아학연구센터 교수인 코니시 유쿠오의 말을 옮기자면

'안녕'과 '다녀오겠습니다'를 말할 수 있게 되면 그 의미를 알고 슬슬 자립을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인사를 하는 것 만으로도 자립과 연관 시킬 수 있다니!

육아는 계속해서 배워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보게되네요.

 

 

'안녕'이라는 인삿말이 나올 때 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자신의 손을 흔들어요.

책을 보는 아이들도 같이 손을 흔들며 책을 읽으면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겠지요?

오징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오징어 다리와 하이파이브!

동물들의 특징을 담은 의성어 의태어와 함께 '안녕'이라는 인사말과 손동작을 반복하고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삿말을 익히는 것.

단순해 보이지만, 책 서두에 이 인사말을 익히고 사용하는 의미를 듣고 나니, 말을 익히는 시기에 놓치지 말고 보여줘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었어요.

미야니시 타츠야가 그리고 쓴 인사 그림책

[안녕! 안녕!다녀오겠습니다] 였습니다.

삼국 스타실록​

삼국스타실록 - 한반도를 빛낸 사람들, SNS와 TV로 읽는 삼국 역사 ㅣ 한국사 스타 시리즈
서지원 지음, 순미 그림, 김태훈 감수 / 상상의집 / 2020년 2월

삼국 스타실록​

SNS와 TV로 읽는 삼국 역사

한반도를 빛낸 사람들

글 서지원, 그림 순미, 감수 김태훈

상상의집

 

한강을 지나며, 아이들이 이야기합니다.

이 한강을 두고 삼국이 서로 이 곳을 차지하려했다고요.

고구려, 백제, 신라 이 세 나라가 대표적인 세력으로 한반도를 차지했을 때를 우리는 삼국시대라 합니다.

한강을 가장 먼저 차지한 나라는 어디였을까요?

정답은 백제! 백제, 고구려, 신라 순으로 한강유역을 차지했네요.

[삼국 스타 실록]을 쫙 펼쳐 보고 바로 확인.

그리고 그 시대 그 땅에 살았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지요.

 

삼국 스타 실록은 말 그대로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스타들을 모아 놓은 책이에요.

신화로 등장하는 첫 번째 왕들 이야기 부터, 나라를 강성하게 한 왕들, 학자와 문화인, 장군 등 삼국의 시작과 강성, 쇠퇴기에 등장한 주요인물들을 다루고있었어요.

정보의 출처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비교해놓은 것도 보여주고, 삼국시대가 이 전 시대와 달리 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국가가 세워지고 율령이 반포되고 소를 이용한 농경법인 우경이 실시되는 등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바탕이 되었음도 알려주고요.

이런 내용들은 다른 역사책에서도 찾아볼 수있을 거에요.

이 책이 보통의 역사책과 다른 점은 바로

같은 내용을 아이들이 더 흥미롭게 접하도록

SNS나 TV매체에서 다루는 형식으로 재편집해 보여준다는 것!

 

 

아이가 재미있다고 콕 짚어 말한 부분,

바로 탈해왕과 수로왕의 배틀 장면이었습니다.

게임의 필살기, 데미지, 에너지 등으로 설명한 신라 탈해왕과 가야 수로왕의 결투는 매로 변하고 독수리로 변하고 침새와 새매로 변하는 설화같은 이야기지만 가야를 지켜낸 수로왕의 이야기는 무척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지도와 함께 각 나라의 영토가 확장되고 변화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았어요.

속초에 있는 시립박물관에 있는 발해관에 간 기억이 있어서 대조영이 나온 장은 더 반가웠네요.

 

 

역사 속 인과관계를 생각하며 시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주요 인물들.

삼국을 빛낸 45명의 SNS를 들여다 보는 듯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역사책

[삼국스타실록]이었습니다.

새는 건축가다

새는 건축가다 -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건축 이야기
차이진원 지음,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새는 건축가다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건축 이야기

차이진원 글, 그림 박소정 옮김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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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윈호오목눈이와 둥우리 _[새는 건축가다]

집을 짓는 다는 것.

저마다 집에서 쉼을 가지고, 식구들이랑 밥을 먹고,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누리고 있지만

직접 집을 짓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비가 새지 않아야 하고, 따뜻하게 유지되어야하고, 바람에도 뙤약볕에도 외부의 힘에도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어야 하니까요.

그러고 보면, 동물들이 저마다의 둥지를 짓는 것이 참으로 신기합니다.

누가 가르쳐준 것 인지, 저마다 자기에게 꼭 맞는 집을 짓고 살잖아요.

[새는 건축가다] 이 책은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새 둥지라고 하면 나뭇가지를 얼기설기모아 반원 형태인것이 보통인데, 물 넣고 매듭묶은 풍선처럼 생긴데다 옆에는 반팔소매같은 입구가 있는 둥지라니!

이런 새가, 새가 지은 둥지가 정말 있는지 부터가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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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새와 둥우리 _ [새는 건축가다]

타이완대 삼림환경 및 자원학 석사를 졸업하고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날카로운 관찰력과 더불어

그저 펼쳐놓고 감상해도 좋을 만큼 섬세한 그림을 그린 저자 차이진원.

전 세계 9천여 종의 조류 중에서 집을 짓는 새와 탁란하는 새, 특이한 스타일의 건축가와 재미있는 둥우리,

새 둥우리를 발견하고 분류해 어떤 새의 둥우리인지 그것을 관찰 기록하는 것까지 책에 담겨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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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라딱따구리와 요정올빼미 _[새는 건축가다]

조류 자연관찰책을 보는 듯, 컬러로 세밀히 그려진 새와 둥우리의 모습은 아이들과 함께 건축가 새들을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새로운 사실을 아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 중 단연 놀라운 것은 집에 뱀을 두고 함께 사는 새 이야기였어요. 바로, 요정올빼미와 힐라딱따구리 이야기인데요,

요정올빼미는 장님뱀을 데리고 힐라 딱따구리의 집에 들어가 산다고 해요.

뱀과 함께하는 새라니! 그런데, 이 뱀이 청소부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장님뱀은 소형 올빼미의 먹이 중 하나이기도 한데, 구멍 둥우리로 반입된 장님뱀은 잡아먹히지 않고 대신 둥우리 안의 벌레 제거 업무를 맡는다니 정말 신기했어요. 힐라딱따구리가 준비한 둥우리에 살면서 낮에는 둥지를 지키고, 밤에는 힐라딱따구리가 집을 지키고 요정올빼미는 장님뱀을 잡아 임대료를 내면서 조류 기생충과 작은 곤충들을 청소하는 기묘한 공생관계. 천연 나무구멍이 부족한 사막지역 새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지요.

주변에 보이는 나무들에서는 나뭇가지로 만든 보통 생각하는 둥우리만 봤는데 - 주로 까치의 집 -

숲이나 물가로 가서 가만히 들여다보며 다른 종류의 둥우리도 직접 눈으로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새의 둥우리를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지구가 직면한 지구온난화와 각종 살충제 등의 영향으로 새들의 둥우리 재료와 새알, 알을 낳는 기간에도 변화가 있다고 하지요.

대자연의 일기장이며 놀라운 자연의 건축물 새 둥우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새는 건축가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