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현직 교사이자 엄마들이 집필한 완벽 입시 가이드북
김성아.허인선.조설아 지음 / 유아이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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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급변하는 입시 제도에 맞춘 단계별 준비 방법


김성아, 허인선, 조설아

유아이북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2025년부터 적용된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으로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고교학점제의 실시. 대학 진학 전 고등학교 단계에서 부터 학생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이에 대한 결과 역시 본인의 책임으로 수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 중3인 학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적용되어, 지금 초등학교에 있는 학생들은 이 교육과정의 영향안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초,중,고 진로 담당 교사이자 학부모인 세 분의 선생님들이 모여 개정교육과정, 고교학점제를 연구하고 초, 중,고 각각의 학령단계에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함께 고민한 결과를 담아놓은 책이었다. 고교학점제이기에 고등학교에 가서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하기 쉬운데, 초등 단계에서부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을 찾아보는 경험을 통해 진로를 개척하는 패러다임의 변화(p.40)를 보게 하는 책이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희망하는 진로에 맞추어 원하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배우고 과목의 성취기준을 이수하면 학점을 얻을 수 있는 제도이다.  이 문장 중에 핵심어는 '진로'. 1장에서는 2021~2023년 대학 입시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관리하며 입시를 준비한 예시를 통해 단순히 전과목 성적이 좋아서 이름있는 대학에 진학한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정하고 그에 맞게 준비한 학생들의 실제 사례가 소개되어 있었다. 진로 진학 설계의 성공요인이 성적이 아니라 생활 태도와 진로 역량이라는 것. 진로 유연성, 열정과 성실, 목표 의식 등을 갖고 적극성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잘해나가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초등학생때부터 길러야 하며 공부를 계속해 나가는 데 있어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데도 이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길러 갈 것 인가가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초, 중, 고 각 학령기에  시기에 어떤것을 배우고 있고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가 그 다음장에 차례로 나왔다.

초,중,고 교육과정 각 교과는 나선형 교육과정이기에 초등부터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 초등학교 교실에서 왜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여러 활동을 하는지 다시 보는 시간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그 기본이 되는 문해력을 개발해 나와 내 주위의 세계와 현상을 읽어내는 것, 자기 주도 역량을 키우는 것. 그 구체적인 방법까지 책 안에 제시되어 있어서 참고하기 좋았다. 

같은 형식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의 전반적인 모습은 어떤지, 또 각 시기에 길러야 할 역량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해주고 있었다. 자기주도성을 기르는 방법 중에 100일 미션 실행하기라는 것이 있었는데, 저자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보고 참고 했다는 방법은 지금 당장 가족 모두가 실천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아주 사소한 것을 구체적으로, 긍정적 표현으로, 매일 실시한 상황을 모든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며 남기는 일. 가령, 영어 단어를 외우는 습관이라면 하루에 한 단어 외우기, 단어장 펼치기에서 시작하는 것. 기록으로 남기며 네이버 밴드 미션 인증이나 챌린지 인증도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실제로, 함께 책을 읽을 때도 밴드 미션인증을 활용한 그룹에 참여했었는데, 이렇게 하니 매일 읽을 분량을 매일 미션을 수행하다보니 어느새 책을 다 읽는 경험을 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코앞에 앞 둔 자녀를 두었다든지 아니면 이제 초등학교 저학년에 있는 자녀가 있든지 개정 교육과정아래 정규 교육과정 교육을 받는 자녀가 있다면,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공부하고 대학을 진학에 도움을 구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고교학점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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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 - 2025년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다나카 미유키.유키 치요코 지음, 오쓰카 아야카 그림, 이효진 옮김, 김범준 감수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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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

다나카 미유키, 유키 치요코 지음

오쓰카 아야카 그림, 이효진 옮김 김범준 감수

오아시스



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니, 가위라는 것을 정의하는 것부터 다시 이야기한다. 어떻게 생긴 것을 가위라 하냐고. 그렇네. 예리하다. 당연히 ✂️ 이렇게 손잡이가 있고 칼날이 마주해서 맞물리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가위는 이런 모양으로 생긴것일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질문.

이 책에서는 숟가락부터 샤워기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며 사용하는 25가지 도구들에 담겨있는 흥미진진한 과학원리를 담아놓았다.

인간이 오랜 세월 동안 얻은 지혜로 만든 모든 도구에는 반드시 물리의 이치가 담겨있다(p.9)

이치에 맞는 물건은 아름답다(p.11)

목수이신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도구의 아름다움에 반했던 저자는 크면서 자연스럽게 사물의 원리인 물리를 배우며 물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말한다. 물리를 더 친근하고 부담없이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흘려보내는 도구', '꽂는 도구', '분리하는 도구', '유지하는 도구', '옮기는 도구'의 5장으로 각각 5개씩 소개하고 있기에, 총 25개의 도구에 적용된 물리법칙을 만날 수 있었다.




1장 흘려보내는 도구는 유체를 의도한 대로 움직일 수 있게 연구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숟가락. 오목한 손바닥모양의 숟가락은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되었을까.

숟가락이 처음부터 식사도구로 사용된 것은 아니라고한다. 제의등에 사용된 숟가락은 식사 예절을 중시하게 된 중세 시대에 본격적으로 식탁에 오르게 된다. 모양도 숟가락의 오목한 부분은 위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매끈한 타원형이나 계란형으로 바뀌고 말이다. 그렇게 하는 편이 국물 등의 음식을 뜨기쉽고 입에 넣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각진모양보다 둥근모양이 먹기 편할까? 둥근 숟가락의 단면은 넓적한 반원형으로 강 하류와 같이 바닥이 얕고 숟가락 표면과의 거리가 어디든 거의 비슷하다. 이 때문에 마찰의 영향을 균등하게 받아 전체적으로 같은 속도로 완만하게 흘러간다는 것.

하지만, 아이스크림 숟가락은 접촉 면적을 넓혀 열이 쉽게 전달되도록 하는 의도로 끝이 평평한 형태라고 한다. 목적에 따라 도구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원뿔을 거꾸로 한 듯한 몸통에 얇은 관이 달린 도구인 깔대기. 거대한 사일로의 아랫부분, 모래시계, 드립커피의 여과기, 개미지옥이 같은 원리로 작용하는데 여기에 작용하는 힘이 바로 중력이었다. 뉴턴의 만유인력과 대기압과 마찰력. 일상에서 사용하고 주변에서 만나는 도구를 물리 용어를 사용해 설명하니 새롭게 보였다.

수도꼭지와 샤워기의 수압이 다른 이유는

바로 샤워헤드에 있는 수많은 구멍 때문. 호스 입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출구가 좁아져 물이 더 멀리 뻗어 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공기를 모아서 바람을 만드는 선풍기, 회전하며 나아가는 나선형 구조의 원리를 보여주며 마찰과 탄성으로 설명되는 와인 오프너, 주사를 맞으면 따끔하고 아픈 이유가 마찰 때문이었다니! ,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가위, 탄성으로 종이를 고정하는 작은 스프링의 힘 클립...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도구를 자세히 들여다 봤을 뿐인데 이제까지 배워왔던 물리용어로 설명되는 것이 신기했다.

만유인력이 발생하는 원인은 모르지만그 법칙을

사용해 다양한 운동이나 현상을 설명하듯,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한 원인을 다 밝혀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존재하는 물리 현상을 사용해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인류.

《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를 읽으며 도구를 통해 과학 원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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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마지막 수업 - 알퐁스 도데 단편선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3
알퐁스 도데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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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마지막 수업 _ 알퐁스 도데 단편선


알퐁스 도데 지음, 이효숙 옮김

보물창고


누구나 한 번 쯤 들어 보았을 이야기. 알퐁스 도데의 <별>

"나는 그 별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그 서정적이고 목가적이며 낭만적인 글을 포함해, 알퐁스 도데의 단편이야기 15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각각의 단편이 담고있는 내용은 다르지만, 그 순간, 그 시간을 마치 사진을 찍어 보여주듯 그 상황과 느낌과 분위기와 색깔을 담아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은 비슷했다.

새로운 증기 제분소가 생기자 풍차 방앗간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끝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자 했던 이야기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프로방스 목동에게 음식을 전해 주고 그날 물이 범람해서 돌아가지 못한 아가씨와 밤 하늘 별을 보며 나눈 시간을 담은, 목동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밤하늘 별과 함께 아름답게 그려진 <별>, 손자 친구의 방문으로 손자 이야기를 전해들은 노부부의 모습이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진 <노인들>. 평범하고 작은 일상의 순간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 시간을 포착하고 진중하고 따뜻하게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민족이 노예로 전락하더라도 

그 언어를 잘 붙잡아 두고 있는 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마지막 수업> 중에 나온 글, 그리고 프로이센과 전쟁 상황 중의 이야기를 담은 <소년 간첩>, 전쟁 중 아들과 밥 한끼를 기대하며 먼거리를 달려와 면회를 하는 모습을 그린 <어머니들>, 전쟁 중 당구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자신이 진짜로 돌봐야할 군사들을 잃고 패배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담은 <당구> 등 사랑이야기와 인생의 교훈과 더불어 전쟁 상황가운데 여전히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 절망가운데도 소망, 한 때의 치기어린 행동에 대한 후회, 반성 등 -들을 알퐁스 도데의 글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긴 무더위가 언제 지나갈까 싶은 나날들. 그래도, 절기는 입추를 지나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를 앞두고 있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풍부한 묘사가 담긴, 그리고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긴 알퐁스 도데의 단편선 <별 마지막 수업>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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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쌤의 중등어휘일력 365 (스프링) - 10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국어 문학·비문학 필수 어휘
이은경 지음, 배혜림 감수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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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어휘일력365

10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국어 교과서 문학,비문학 필수 어휘


이은경 지음, 배혜림 감수

포레스트북스


영어를 잘 하려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한다. 어디 영어뿐이랴. 언어라는 것이 문화를 담고 있는 총체라면, '단어'를 익힌다는 것은 그 진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문장은 물론 상황을 오해하고 왜곡되이 받아들이는 풍경이 펼쳐지기 쉽다. 초등에서도 물론이지만, 본격적인 문학지문이 등장하고, 보다 전문적인 비문학 글이 등장하는 중등 교과서에서 뽑아낸 어휘일력 365가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되었다. 초등 어휘력으로도 이미 접했던 이은경 선생님이 펴내신 일력이었다.  


일력의 장점은 만년달력처럼 매일매일 넘기며 달력 역할과 동시에, 하루에 하나 부담스럽지 않게 어휘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날짜와 그날의 어휘, 뜻, 그리고 그 단어가 등장하는 문장을 적어놓은 일력.

여기까지만 있어도 훌륭할텐데, 다른 곳에는 어떤 문장으로 들어있는지 다른 예문도 함께 실어놓고 있었다.

작년에, 아이 교과서에 실린 《자전거 도둑》을 봤었는데, 이 일력을 보면서 '황공하다'라는 말이 있었나? 하고 다시 이 단어를 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꼼꼼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단어도 다시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황공이라는 말이 한자어인만큼, 한자어 풀이도 함께 해 놓은 것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한분이 '현진건'작가였다. 지역문인일 뿐 아니라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 《운수 좋은 날》에 나오는 '달포'라는 단어도 보였다. '한 달이 좀 더 되는 기간'. 아이들에게는 낯선 단어였다. 문학작품은 그 작품이 쓰여진 당시 언어가 담겨있기에,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단어도 등장한다. 함께 알면 좋은 어휘로 나온 '해포'라는 단어도 읽으면서 나도 처음 알았다. 아이에게 주면서 같이 배워가는 시간이 된다.


유의어, 한자어 풀이, 거기에 비문학에서 등장하는 단어일 경우에는 '더하기 상식'으로 단어와 관련된 상식까지 더한 《중등 어휘일력365》. 볼 수 록 알찬 책이었다.

함께 들어있는 '중등어휘일력 365'인덱스 안에는 일력에 등장하는 단어목록은 물론, 권장도서 목록이 함께 들어있어서 중등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권할까 고민할 때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이 직접 관심있는 책을 골라 읽게하기도 좋고 말이다.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이 표현이 딱이다 싶게, 매일 달력을 넘기면 시나브로 어휘력을 높이도록 돕는 책

식탁위에, 책상위 시선이 닿는 곳에 달력처럼 놓으면 어느새 어휘력이 높아진 우리를 기대하게 되는 어휘일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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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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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시공사


이야기가 시작된  시점이 초등5학년시기에 시작하니 초등성장소설, 청소년소설 이라 해야할까, 한국에서 태어 났으나 외국인인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글이니 인권에 대한 책이라 해야할까, 그 안에 인생의 사랑과 고통, 열정과 부조리가 담겨있으니 내겐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느낌의 소설이었다.책을 본 첫 느낌은 그랬다.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세상에 없는 것을 초등학생의 허풍으로 이야기하다가 같이 찾아 나선 아이들의 성장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정도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이 계란 프라이 자판기, 실재하는 것이었다

책 읽다가, 진짜 이런  자판기가 있을까 검색, 90년대에 진짜 상용화되었던 자판기였다!

혹시나, 정말?, 에이 아니겠지..하면서 초록 검색창에 자판기 이름을 입력하니, 90년대 실제 했던, 그 흥망성쇠 이야기와 목격담까지 가득했다.

그러고 나서 책을보니, 이 이야기가 어쩌면 소설 형식을 빌어쓴 실제 이야기가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속 '페이크 다큐'가 페이크가 아니었듯이.


정신적 외상이 무의식에 깊숙이 감춰져 있을 때는 일상이 평화롭다. 하지만 그것이 폭발했을 때 현실의 평화는 언제든지 무참히 파괴될 수 있을 정도로 허약하기 그지없다. 라캉은 이러한 위태로움 때문에 진실이 허구처럼 구성된다고 한다.(슬라브예 지젝, 김소연.유재희옮김,《삐딱하게 보기》(시각과 언어,1995.45쪽)을 인용한, 실제 내가 이 내용을 본 책은 《한강, 채식주의자 깊게읽기》,정미숙 외 지음,더스토리,2016, p.16)

 

그래서, 실제 자신들이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으러 나간 여정을 통해 만나게 된 임용준비생들의 이중적모습과 불법체류자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를 보며 베풀어준 음식과 온정, 그리고 이유도 모른 채 그들이 경찰에 잡혀가는 것을 보는 시간, 자신들이 좋아했던 뮤지션이 혼혈인 자신들을 보는 시선이 노래에 담겨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는 충격과 분노...그것을 세상에 허구처럼 페이크 다큐라는 이름으로 내놓은게 아닐까.


정식 주민등록이 없기에 학교에 가고, 인터넷 속에서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는 것도, 병원에가고 우리가 평범하다고 여기는 모든 일상이 특별한 일이었음을 보게하는 외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자로 태어나 사는 이들의 삶. 어떤 상황이든 그들을 이유없이 싸잡아 비하할것은 아닐텐데 .

자신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당연하다고 여겨 벌여온 일들이 누군가의 삶을 망가뜨리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p.386)...그걸 인정하고 사과하는것이 왜그리 어려운 것인지.


그런 친구를 세상앞에 대변해주고 싶으면서도 자신도 어쩌지못하는 생계앞에, 한 때는 인권을 노래하는 그들의 우상이었다가 그 실체는 노래 가사와 다른 신념을 분출하고 결국 친구가 학업을 중단하게한 단초를 준 인디가수의 책을 대필하고 영화 시나리오를 대신 써줘야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 한 때는 그 친구의 연인이었으나 그의 죽음을 마주하고 그 후에 그 친구가 남긴 친구를 만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을 보며 참 현실적이지 않게 다가오면서도 이것이 진짜 삶의 모습이 아닐까싶었다. 소설처럼 보이지만 이게 진짜 이야기라면...


책에 담긴 내용이 강렬했고, 짧은 내 글 속에 담지못한 것이 많기에 여기서 글을 맺기가 나도 아쉬워진다. 호기심이 생긴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초등학교5학년, 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동심의 맑은 부분과 함께 미숙하기에 잘못된 것이 옳은 모습이냥 따라가기도 하지만,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인지를 시작하고 약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기라는 것. 아직은 세상에 맞설 힘이 없기에 감당못할 사건을 마주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쉬이 사라지고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삶이 그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결국은 드러나게 되어있다는 것을. 그래야 한다는 것. 


평화로운 현실이 무참히 무너지지 않도록, 진실이 허구처럼 구성된 이야기를 또 한 번 만난 느낌.《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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