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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마리솔 ㅣ Wow 그래픽노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평점 :
내 이름은 마리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꽃을 좋아하는 아이. 이 아이의 앞 날에 꽃길만 펼쳐지면 좋았을텐데..
단란한 가정, 식물을 좋아하고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을 좋아하는 평범한 초등학생 마리솔의 일상이 1958년 부터 이후 시간의 쿠바를 배경으로 글없는 만화로 펼쳐진다.
공산주의가 쿠바를 점령하고 서점에서 책을 사고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풍경까지 변하기시작한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하고 상황이 더욱 위험해지자 부모는 자녀를 멀리 보내기로 결정한다.
아빠와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과 아빠가 준 히비스커스를 가지고 마리솔은 아바나를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다. '마리솔'이라는 이름의 정체성과 함께.
(피터 팬 작전.1960~1962년까지, 14,000명 이상의 쿠바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망명)

위탁가정에서 생활하지만, 새로운 환경 부모와 떨어진 상황이 마리솔에게 즐거울리없다. 무채색의 그림, 그 속에 유일하게 색을 띄고 있는 건 붉은 히비스커스 꽃 하나.

새로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몸의 변화가 나타나지만 여전히 마음은 얼음장이던 어느 날, 무채색 일색이었던 그녀의 일상에 색이 입혀지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다른 친구가 들고 있던 책에서 색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게 된 것! 식물에 관한 책을 보고 그 모습을 본 위탁부모님이 마리솔을 식물원에 데리고 간다. 식물에 관한 책, 그리고 식물원과 도서관, 양부모님과 사서선생님의 도움으로 쿠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험까지. 마리솔이 머무는 방은 점차 생기를 찾아간다.
편지를 수 없이 보내도 소식이 닿지않던 쿠바의 부모님에게서 편지가 오고,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뉴욕의 겨울이 봄이 되고 무성한 녹음의 계절을 마주하듯 마리솔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된다. 꽃과 나무가 시절에 맞게 움트고 꽃을 피우듯 말이다.

새 학기가 되고, 드디어 마리솔의 입에서 친구에게 건네는 말을 보는 것으로 큰 줄기는 막을 내린다. "안녕,내 이름은 마리솔이야."하고 말하는 것으로 말이다.
영화 쿠키 영상을 보여주듯, 이 후 마리솔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쿠바의 부모님과 양부모님, 마리솔이 꾸린 가정이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준다. 마리솔이 쿠바 요리책을 보고 만든 아로스 콘 포요(라틴 아메리카식 닭고기 볶음밥)레시피도 알려주고 말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한 난민 소녀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픽션이라는 것을 책 말미의 글을 통해 보게되었다. 난민, 이민자들을 대하는 나라의 태도가 늘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것, 그나마 당시 쿠바 난민을 대한 미국의 정책이 우호적이었기에 행복한 결말을 이어간 이들이 많았다는 것에 안도하게된다.
난민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차별없이 모든 타국의 난민들에게 동일한 태도와 정책을 펼칠 수 있을까. 그들이 내 삶의 영역에 들어온다면?
글 없는 책, 그래픽 노블로 되어있어 쉽고 빠르게 읽히지만 책을 읽으며 든 질문에는 쉽게 답을 내지못했던 책 《내 이름은 마리솔》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