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가 슬금슬금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1
이가을 지음 / 북극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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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1]   도깨비가 슬금슬금

 

이가을 지음

북극곰

 

 

이 책을 보고, 서정오 선생님의 책이 떠올랐다.

뜬금없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기, '스토리 텔러'라는 말을 처음 접하고 읽은 책이

 서정오 선생님이 엮으신 옛 이야기책이였다.

이 책이 꼭 그 책같은 맛이 난다.

 

이가을 작가가 쓴 [도깨비가 슬금슬금]을 보면서

이야기책,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새로운 마음과 태도로

이야기를 대하던 청년시절의 내가 떠올랐다고 해야 맞겠지.

 

이 책에는 도깨비 이야기가 가~득 담겨져있다.

구수한 입말로 아이들에게

화롯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이불을 둘러덮고 들려주기에 딱 좋은 이야기들.

 

비록, 화롯불도 없고

이야기 들려주는 내가 할머니도 아니지만

아이들이 잠자기 전에 조명을 어둡게하고

읽어주니 그 맛이 딱이다!

 

우리나라 도깨비의 어수룩하면서도 정감가고 친근한 그 모습이

작가의 서두와 맺는말을 빼고서

이 얇은 책에 일곱이야기나 들어있다.

 

하나밖에 모르는 도깨비 하나.

씨름꾼 도깨비 어영차

수다쟁이 도개비 와글와글

대장간 도깨비 뚝딱

물 도깨비 출렁출렁

옹기전 도깨비 와장창

한 가지 소원

 

곶감 빼어먹듯 하나씩 하나씩

아껴두며 들려주고 싶은 도깨비이야기책.

 

 

*

 

[도깨비가 슬금슬금]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1권으로 이 책이 나왔다.

앞으로 나올 책들도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부터 온 가족에 이르기까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책이 나오길.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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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위험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세키 유코 글.그림, 김정화 옮김 / 봄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늑대가 위험하다는게 사실인가요?

 

세키 유코 글, 그림  김정화 옮김

봄나무

 

 

 

표지만 보고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양이, 늑대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고

해서는 안되는 질문(?)을 하는것인 줄 알았다.

해서는 안되는 질문이라기 보다, 너무 당연해서 굳이 물을 필요가 없는 질문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지.

 

'정말 위험한 걸까?'

 

엄마는 늘 "소문을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되는 법이야."라고 말했거든요.

 

양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직접 '늑대가 위험한가'에 대해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보는 아기양.

늑대가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는 것을 싫어하는 이상으로

늑대에 대한 거부감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된다.

싫어하는일, 잘못된일은 모두 늑대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여기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도 소문으로만 듣고 판단하지 않는 사려깊은 양의 모습이라고.

 

그런데.

 

이 다음부터가 반전이다.

정말,

그림책에 이런 반전이 숨어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린 아이들은 이 이야기처럼, 양이 양으로 안보일지도 모르기에

7세 미만 어린이들이 함부로 열어봐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는지도 모른다.

 

 

"자식에게 밥을 해주는 건 엄마의 도리.

자식이 쑥쑥 자랄 수 있도록!"

 

책을 다 읽고 나면

괜시리 마음이 뭉클하다.

늘 늑대는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나쁜 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늑대의 입장에서, 특히 엄마 늑대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보였다.

그런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기 늑대의 모습도 이쁘고 말이다.

 

꼭 책을 통해서 이야기를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책.

 

아이보다, 읽는 엄마 마음이 더 뭉클한 그림책

[늑대가 위험하다는게 사실인가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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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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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바라 오코너 [위시] Wish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가족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저자 바바라 오코너.

그녀의 8년 만의 신작 소설 [위시]가 나왔다.

 

사실, 나도 그녀의 전작을 책으로 보진 못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보고 마음이 끌렸다.

 

주인공 소녀인 '찰리'곁에서

마치 빨간머리 앤처럼 늘 희망에 차있는 긍정의 아이콘 빨강머리 소년 '하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주연이 아닌 조연에게 마음이 끌렸다면 이상한 일이지만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아껴읽을껄..하는 마음과

5학년 소녀 찰리의 입장과

찰리 엄마의 입장, 이모의 마음이 동시에 이해가 되면서 말이다.

 

_

 

 

매일 소원을 비는 아이 찰리.

무턱대고 소원을 비는건 아니다.

5학년 소녀 찰리에겐 소원을 비는 여러 징조들이 매일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네잎클로버를 보았을 때를 비롯해,

까만 말을 보았을 때는 말을 향해 주먹을 세 번 휘두른다든지

도토리를 쥐고 세번 돌고 나서 소원을 빈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찰리의 소원은 뭘까?

- 말 을 하면 이뤄지지 않기에,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결론은, 이 소원은 이뤄진다. 하워드의 소원이 이뤄진것 처럼.^ㅡ^

 

교도를 받으러 간 쌈닭아빠와 우울증에 걸린 엄마

찰리를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다는 판단이 선 사회복지사의 말에 의해

고등학생 언니 재키는 친구집으로, 찰리는 콜리의 이모집으로 오게된다.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오게된 것이다.

찰리는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이모와 이모부의 친절도, 학교의 아이들은 촌닭같고

학교생활을 안내해 주라고 선생님이 붙여주신 빨강머리 소년 하워드는 절름발이 -.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가족에서 떨어져나와 뿔뿔이 흩어진 것에 화가난 이 소녀는

조만간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엄마가, 자신을 돌봐주기는 커녕

집안에만 그렇게 있는데도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은걸까.

쌈닭 아빠가 그래도 보고싶은걸까.

...

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면서,

가족 소설이나 성장소설을 볼 때면

아이의 마음에 '엄마', '아빠'의 존재가 어떤지 나도모르게 더 생각해보게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일까도 다시 보게 되면서 말이다.

 

...

 

 

불만 가득한 소녀. 툭하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이 소녀 찰리에게

하워드가 함께한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지시에 의한 짝꿍이었지만,

어느새 찰리는 하워드가 자기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마음에 담아둔다.

 


"화가 나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 때마다 '파인애플'이라고 말해."

"파인애플?"

"응."

"왜?"

"그게 진정하라는 암호 같은 역할을 할 거야."

(p.36)

 

하워드가 권한 '파인애플'처방.

한심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효과를 발휘한다.

파인애플이 효력이 있다기 보다, 그 말을 한 하워드와 가까워지고 찰리도 한층 더 성장했기에 나타난 변화라는게 더 맞겠지.

 

 

그리고..

찰리의 개가 된 떠돌이개 위시본.

그 개의 모습에서 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변치않는 애정을 주는 충직한 개로. 위시본. 찰리의 충견이 되다.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싶어하고, 진정한 '가족'을 바라고 꿈꾸는 아이 '찰리'

이 책은

그녀의 그 소박하지만 귀중한 꿈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것,

불행한 상황이라 여겨지지만

여전히

그 안에서도 감사할 것들이 넘쳐난다는것.

누구보다도 찰리를 아끼는 언니 재키가 있어서 감사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준 하워드가 있어서 고맙고

자신들에게 온 축복이라 생각하며 찰리를 맞아준 이모와 이모부가 있어서 감사하다..

 

 

*

책 곳곳에 별처럼 반짝이는 명대사들이 있다.

'파인애플'도 그 중에 하나이고,

찰리의 이모가 찰리에게 조언해 준 이야기 중 하나인 이 말도 그 '반짝이'들 중에 하나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 해야지."

(p.165)

 

이 책의 이야기는

찰리의 부모님이 아직 찰리를 돌 볼 상황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이모네집에서 '가족'을 이루며 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찰리를 이미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였던 이모네에게 찰리도 마음문을 열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물론, 찰리의 개 위시본도 함께.

찰리가 콜비에 머물기로 결정되면서 하워드의 소원도 이루어지게 되고 말이다.

 

그러면, 찰리의 엄마는? 쌈닭인 아빠는?

원래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찰리의 이모의 말을 빌어 생각해보련다.

이전의 잘못이 아닌, 어떤식으로 서로에게, 또 자녀에게 끼친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겠지.

 

-

해체된 가정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조손 가정과 한부모가정 등

우리 주변에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가정의 울타리 안에 있더라도 혼자 가슴앓이 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을테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찰리의 이모같은 사람, 이모부같은 사람

하워드와 같은 친구가 곁에 있기를 바래본다.

나도 그런이가 되어주기를.

그래서, 누군가의 꿈이 이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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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 청소년을 위한 독서 유발 인문학 강독회
박현희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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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청소년을 위한 독서 유발 인문학 강독회

 

박현희 지음

북하우스

 

 

고등학교시절에 박현희 선생님과 같은 '독서 유발 전도사'를 만난 학생들은 참 복이다.

이 책은 실제 독산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 유발 인문학 강독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총 8강, 8권의 주된 책을 가지고 책이가진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흐름을 비롯

2000년도 더 된 책에서부터 추리소설,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

문화인류학적 배경을 지닌 책을 비롯해 사랑을 주제로 다룬 책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장 책이 읽고 싶도록'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을 위한 강독 책이지만,

어른이 된지 한참이라고 생각했던 나도

낯선 책들을 만났다.

 

셜록홈즈의 추리소설은 나도 중학교때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신 애거서 크리스티의 [쥐덫]을 시작해

매주 서점에 가서 작은 문고판 책을 살 정도로 빠졌던 책이라 반가웠고,

[1984]를 통해 들여다보았던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멋진 신세계]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이디푸스 왕]을 통해 시대적 배경을 읽는것이 얼마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도 보게되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소개해주시는 글을 보면서

인생의 경험에서 뒤늦게 깨닫게 된것을 진작 읽었더라면 시행착오없이 갔을텐데..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청소년 시기에, 적어도 청년시기에 이 책들을 읽고 고민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딱딱해 보이던 [군주론]도

마키아벨리의 아부섞인 서론을 접하고, 당시 저자가 살았던 피렌체의 정황을 들여다보고있자니

어렵지않게 다가왔고, 마키아벨리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라는 책은 꼭 소설 제목같은데, 동시대를 살고있는

아마존 지역의 피다한 부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다니엘 에버렛의 문화인류학적 저서라고 할 수 있다.

대학교 1학년때 문화 인류학이라는 것을 접하고 보았던 몇몇권의 책이 떠오르면서

책 한권이 사람의 시야를 얼마나 넓히게 하는지 다시금 보게되었다.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 [헬프]는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 주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직접 자기 목소리를 낸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보게되는 책이었다.

글의 힘. 아는 것의 힘. 알리는 것의 힘.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끄적임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글'이란 생각에

갑자기 비장한(?!)마음도 든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대학교때 정말 인기였던 책이었다. 다큐멘터리로도 찾아 볼 만큼.

그렇지만, 책은 제목만 열심히 듣고 보지않았다는...

졸업하고 한 참 뒤에, 그의 최근작인 [나와 세계]는 읽어보았지만, [총 균 쇠]를 읽어야하는데..하는 부담감(?!)이 있던 내게,

선생님의 '권독'글은 이 책의 두께에서 오는 부담감을 일시에 줄여주었다.

질문에 질문, 생각에 생각이 이어지는 글의 서술방식을 따라가다보면

세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겠구나 하는 기대감과 함께.

 

각 강의 마지막에는

관련해서 권해주시는 책 서너권이 더 소개되어 있다.

한 권 한권, 정말 읽어보고 싶도록!!

 

 

책을 쉽게 풀어주는 것은 물론,

책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고 스스로 책을 찾아볼 수 있게 첫걸음을 함께 걸어주는 책.

 

청소년을 위한 독서유발 권독서이지만, 청소년기를 훌쩍 넘은 이들에게도 좋은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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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눈사람 스탄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0
히도 반 헤네흐텐 글.그림, 오미숙 옮김 / 현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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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눈사람 스탄

 

히도 반 헤네흐텐 글,그림  오미숙 옮김

현북스

 

 

 

 

얼마 전,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유선경/ 샘터) 라는 책을 보았다.

고전에서 부터 얻는 지혜라고 할까.

상실, 불안, 고독, 억압 등의 이름으로 우리 삶에 맞닿들이는 문제들을

책 속의 그 한 줄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귀들이 적힌 책이었다.

대부분이 긴 글밥을 자랑하는 소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 [꼬마 눈사람 스탄]이었다.

맞다. 그림책.

쟁쟁한 소설책들 사이에 자리잡은 그림책. 그 자체로도 보고싶은 책이었다.

이 책이

책놀이 수업 중에 다른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시기도 한 책이었던것이 떠오르면서

바로 찾아 보게되었다.

 

 

히도 반 헤네흐텐.

저자의 이름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내 귀는 짝짝이]와 아기물고기 하양이 시리즈로 익숙한 책의 작가였다.

 

그림도 귀엽지만, 품고있던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던 그림책들.

기대감이 더욱더 상승되었다.

 

겨울.

눈이 쌓일 정도로 내리면,

아이들은 눈을 굴리고 눈을 던지고 마냥 행복해한다.

 

꼬마 눈사람 스탄.

스탄도 그렇게 만들어진 눈사람이다.

작은 숯은 두 눈이 되고, 당근 코를 가진,

목도리와 모자에 포크까지 든 꼬마 눈사람.
 

 

눈사람이 움직일 수 있을까?

 

꿈에서나 하늘을 날고 거리를 걷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꼬마 눈사람 스탄은 생각한다.

 

'진짜 그럴까? 새가 말한 것 처럼 나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아니야, 눈사람은 움직이면 안 돼. 눈사람은 가만히 서 있어야 하는 걸. 게다가 말을 해서도 안 되고.'

 

 

*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행동에 한계를 둔다.

그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라고. 모두가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면?

움직이면 녹아버려서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이 우리를 그 자리에 머무리게 잡아둔 것이라면...?!

 

"눈사람을 녹일 수 있는 건 해님 뿐이란다.

그런데 여기 얼음나라는 너무 추워서 해님도 눈을 녹일 수 없거든.

그래서 여기 있는 눈사람은 절대 녹지 않는단다. 알겠니?"

 

주위의 걱정스런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한걸음 떼어보고, 자전거도 타보며 움직인 스탄.

그 꼬마 눈사람 스탄의 머리를 토닥이며 알프레드 할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눈사람 병정과 긴모자 눈사람도 꼬마 눈사람 스탄을 아끼는 마음에서 스탄이 움직이는걸 말렸지만

그들은 사실, 진실은 알지 못했다. 얼음나라에서는 눈사람이 움직여도 녹지 않는다는 사실.

 

 

때때로 우리는

아이들에게

내가 걸어온 길이 전부인양 말하곤 한다.

사실은, 내가 아는 만큼만 이야기 할 뿐인데 말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이 내가 아는 범주를 벗어나면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안전한'울타리 안에서만 머물기를 바란다.

 

봄이 되면, 첫째가 학교에 들어간다.

호기심대장 아이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 접하는 상황들도 다양해질거다.

나는 눈사람 병정과 같은 어른이 될것인가,

아니면 아이와 함께 성장하면서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알프레드 할아버지가 될 것인가.

 

 

두려움으로 멈춰 있지 않았던 꼬마 눈사람 스탄.

자기가 할 수 있는것이 무엇인지 움직여보라고, 걸어가 보라고

아이에게, 엄마에게 이야기해주는

그런 그림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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