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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거울 ㅣ 에프 모던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F(에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거울 속의 거울 _미하엘 엔데
미하엘 엔데, 이병서 옮김
f

거울 속의 거울.
어른을 위한 판타지.
[모모]의 작가로 알려진 미하엘 엔데.
[마법의 설탕 두조각]을 비롯 [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자유의 감옥] 등의
동화와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 시, 희곡등 다양한 작품을 쓴 작가의 글을
이번에 [거울속의 거울]이라는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거울 속의 거울을 접하면서.
그래도 나는 판타지를 즐겨보고 어느정도 이해한다고 여겼는데
난해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30개의 이야기들.
각각 독립된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앞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듯한 느낌.
역자의 글에서도
이 '미로'에서 나오는데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할 만큼
만만하게 볼 작품은 아닌듯하다.
'미안해. 난 이보다 더 큰 소리로 말할 수 가 없어.'라고
책 첫문장에서 이야기하는 '호르'는 무엇이지?
마치 삼각기둥처럼 만들어진 거울속에 들어간 내가
거울 한 면을 통해 거울속의 거울, 그 안에 비춰진 나의 전 방향을 깨알처럼 보게되지만
그게 정말 나인지 어디를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모르는 기분 - 책을 보면서 드는 기분이었다.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간 이카로스의 이야기인듯하다가
어..그 이야기가 아닌데?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중간역에서
끊임없이 더해지는 돈의 노예가 되어 더이상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그곳을 떠나는 기차는 오게될까.
기차가 오면 사람들은 그 기차를 타고 갈까?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거울속의 거울
분명 둘인것 같은데 하나인
하나인 듯 한데 서로 반대의 형상을 지닌
또는 모두 비슷비슷한 형상을 한 모습
이 모습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 곳에서 '엔데(독일어로 끝)'란 이름의 파가드( 마술사)는
'미하엘'이라 명명한 아이와 함께 둘이 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찾는다.
- 작가의 이름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
혹. 작가의 이 책은 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 현실을 판타지형식의 글로 묘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건 아닌지.
(아. 역자의 힌트를 보고 또 생각하게 되는 것!
이 작품은 미하엘엔데가 아버지 에드가 엔데의 그림을 삽화로 넣으며
아버지에게 바쳐진 작품이었지!)
마지막 이야기속 젊은 사내가 죽이려고 하는 건 미노타우로스인가? 그럼 공주는 아리아드네?
그러면 젊은사내는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
하지만, 이 이야기속의 공주는 젊은 왕자를 도울 생각이 없는듯 하다..
꿈에서 꿈 속으로
최초의 문자가 되고, 침묵이되고
죽이고자 하는 그를 찾으면, 그로 변신해 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문 뒤에 있는 공주의 동생 '호르'
"가엾은, 가엾은 호르."
결국, 다시 처음이다.
미로.
'미궁'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그러나 보통의 그리스신화 이야기흐름과는 다르다.
그 안에
사람사는 이야기가 들어있고
몽환적이지만 분명하게,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계속 다음 이야기를 보고싶게 만드는 글이다.
빨리 결론을 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 작품은 이러이러한것 같습니다'라고.
그런데,
다시 처음이다.
미로를 먼저 풀어본 역자의 후기를 읽으며
미하엘 엔데의 퍼즐을 다시 맞춰본다.
이야기 흐름대로 무작정 읽기보다, 한 대목 한 대목 쉬어가며 생각하며
인간에 대한 통찰을 '거울 속의 거울'이란 공간에 펼쳐놓은 엔데의 이야기를 곱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뱉은 말이 다시 내게로 돌아오고
누군가 내 고통을 대신 가져가길 바란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자'가 되버리고 말거라고.
또 우리는 돈에대하여 채권자이면서도 채무자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구나..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달려가지만, 정작 만났을때는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있진 않을까.
희망을 잃은 사람을 악이 어디로 데리고 가는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
한 문장의 격언으로 들었을 때보다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이 메시지들은 여운이 오래간다.
미하엘 엔데의 미로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보고자 하는 이에게
쉽지는 않지만
분명 생각할 꺼리를 줄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