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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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11월호

 

벌써 가을이 완연한 때가 되었습니다.

단풍도 노랗게 붉게 물든 지금, 샘터 11월호가 집으로 도착하였습니다.

책을 펼치면 늘 먼저 시선이 머무르는 곳이 표지, 목차, 그리고 발행인의 글이 담긴 '좋아도 그런마음'코너입니다.

발행인이신 김성구님의 글이 따뜻한 것도 있지만, 이번 호에 실린 글을 보면서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 그 소재나 배경이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달이 지나면 깨끗하게 봐서 새 책 임에도 불구하고 '과월호'로 분류되 헌 책이 되는 잡지의 특성상 그 수명이 짧다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병원에 도서를 기증 받을 때 가장 인기가 많은 책 중 하나가 이 '샘터'라는 것을 듣고 시간이 지나도 사람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들은 살아남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예전 샘터의 짧은 글을 읽고 글을 쓴 발행인의 글이 마음에 와닿았지요.

배추값이 금값인 요즘입니다. 태풍이 지나고 늦은 장마 때문이어서 그렇다고 하지요. 배추이야기가 '느린 여행자의 휴식' 코너에서도 등장하네요.

소소하게 텃밭을 일구시는 분이 건네주신 귀한 배추 한 포기를 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배추 겉절이를 만드려고 배추를 다듬으며, 배추 겉잎으로 우거지를 만들면서 이번 호에 소개된 할머니의 부엌수업의 '시래기 감자탕'이 떠올랐습니다.

먹거리를 계속 생각하는 입장에서 샘터의 고정코너인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식탁 메뉴에 도움을 주는 글인 동시에 깊은 손 맛 만큼이나 소설같은 그 분들의 인생을 들을 수 있어서 꼭 챙겨봅니다. 가정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했던 할머니의 젊은시절. 궂은 일 마다않고 특기인 요리를 살려 식당을 차리고 악착같이 키운 4남매... 그 시절 할머니들이 모두 다 그렇게 살았다고들 하지만, 매 달 소개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금 감탄하고 존경스럽고 또 고맙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짧게 나온 레시피도 다시 보게 되구요.

가을이라 그런걸까요.

떨어지는 낙엽처럼 사라지는 시간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 소개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는 마을'- 대전 소제동 철도 관사촌 도 더 애틋하게 다가왔네요.

매 월, 새롭게 만들어지는 이 책자에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담겨질까, 어떻게 사람들을 찾아서 이런 이야기를 담아낼까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그리고, 샘터 덕분에 집에서 이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게되구요.

창간 50주년이 지나도 계속해서 폐간되지 않고 살아남아주기를 바라는 독자들의 마음에 제 마음도 담아

오늘도 감사히 [샘터]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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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붕!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6
델피뉴 슈드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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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붕붕붕!

델피뉴 슈드뤼 글, 그림

북극곰

 

아이들이 좋아하는 [입이 큰 개구리]가 연상되는 그림책 표지.

유아 보드북인 [붕붕붕!]의 주인공도 개구리일까요?

개구리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목 옆에 자리 잡은 꿀벌, '붕붕붕~'하고 소리내며 날아다니는 이 꼬마 꿀벌이 이 책의 주인공이랍니다.

파스텔 느낌의 은은한 색감에 단순화된 그림도 이 책에 눈을 가게 했지만, 막내의 손이 이 책에 계속 머물렀던 것은 바로~ 이 책이 '구멍책'이기 때문이었어요! 책을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던 막내의 꼼지락 거리는 손이 어디에 머물렀는지, 사진을 보시면 아실거에요.

 
 

그나저나, 꿀벌은 왜 개구리 옆에 있었던 걸까요?

첫 장을 펼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엄마가 점심으로 꿀을 가져오라고 아기 벌에게 말했나봐요. 스스로 점심을 마련하는 '아기' 벌이라니!

세 끼 식사를 준비하고 먹이다 보면 하늘에 어느새 노을이 내려앉는 것을 보는 엄마는, 엉뚱한 곳에서 엄마혼자 감격합니다^^

 
 

꿀을 얻을 수 있는 곳은 가게가 아닌 '꽃'이지요. 그런데, 아기 벌이 직접 꿀을 가지러 가는 것은 처음인가봐요.

아무리 '모두가 꽃이야~'하고 노래를 부른다지만, 먹을 수 있는 '진짜 꿀'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진짜 꽃'인데. 만나는 모두에게 꿀을 달라고 말하는 아기 벌은 꿀을 얻을 수 있는 꽃을 찾을 수 있을까요?

 
 

구멍이 점점 작아지고 책장이 넘겨질 수 록 책 읽어주는 엄마만 조바심이 듭니다. 이러다 해가 지는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그 와중에도 아이는 행복합니다. 구멍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손으로 느끼는 것도 재미있고, 개굴 개구리, 쉭쉭 뱀, 꽥꽥 오리 등 의성어와 연결된 동물들의 이름도 재미있고, 벌과 동물들의 반복적인 대화가 패턴을 이루며 나오기에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거든요. 마치 내가 그림책 작가가 된 마냥 다음 장에 나올 말을 내가 먼저 알고 있다는 뿌듯함~! 다음 장에서 아기 벌이 만날 동물을 추측해보는 것도 재미있구요.

동물들이 자신의 특징을 말하는 모습을 통해 각 동물들의 특징도 알 수 있답니다.

아기 벌은 꽃을 찾아 꿀을 먹을 수 있을까요?

힌트 아닌 힌트를 드리자면, 이 책은 꿀벌 가족이 모두 등장하는 보드북이네요. 앞에서는 엄마가 아기 벌을 점심 꿀을 가지러 오라고 보내고, 마지막에는 길 잃은 아기 벌을 부르는 아빠 벌의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늘 아기와 엄마만 등장하는 그림책이 많았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빠'가 등장하는, 그것도 든든한 보호자로 등장하는 모습에 읽어주는 엄마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빠 벌이 등장하니, 아빠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할 꺼리가 생겼네요~^^)

뭐든 입으로 들어가기 바쁜 아가에게 주어도 겹겹이 뚫려 점점 작아지는 구멍이 신기한지 입에 물기보다 먼저 만져보는 책

재미있는 구멍이 있는 파스텔톤의 예쁜 아기 보드북 [붕붕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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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수학 창의력 놀이터 - 수학 전문가의 놀이로 시작한다! 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5
이미경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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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수학 창의력 놀이터

수학 전문가의 놀이로 시작한다!

나온교육연구소 이미경 지음, 놀이 전문가 이고은 감수

이지스퍼블리싱

 
 

큰 아이들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셋째는 수학도 글자익히는 것도 엄마 마음이 급하지 않아서 그런지 더디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큰 아이들은 다섯 살 때도 형님처럼 대하며 셈하기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 것 같은데, 셋째는 이제 몇 달만 있으면 일곱 살인데 숫자 쓰는 것도 어려워하니... 사실, 엄마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만큼 아이 옆에서 안 놀아준게 사실이거든요. 책이든, 공부든 형아들 위주로 가고 있진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기억을 소환하여 다시 보고 있는 책 중에 하나가 이 '우리집은~놀이터'시리즈 입니다.

엄마에게 동기부여를 하게 만드는 책들.

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과학 놀이터, 한자 어휘력 놀이터, 그리고 이 [우리집은 수학 창의력 놀이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비싼교구 없이! 대화하면서! 이해하고 논다!

마음에 콕콕 박히는 문장이지 않나요? ^^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엄마가 어떻게 판을 펼쳐줄 수 있는지 책 안에 아이디어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막내로서 엄마의 품안에 있다가, 동생이 생긴 뒤로는 책 읽어주는 시간조차 줄어든 셋째에게, 책도 읽어주면서 독후활동도 되면서 수학적 놀이로 접목할 수 있는 놀이를 발견했습니다. 12주차3-1에 해당하는 '아기 돼지 형제에게 과자 갈라주기'활동입니다.

(이 책에서는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놀이계획표'를 제시하고 있어요. 수학의 주요개념인 수세기, 순서익히기, 크기 비교하기, 묶어 세기/수 가르기 등등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총 6개월 24주 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하고 있지요. 놀이의 난이도 순으로 구성되어 있고 순서대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수학은 앞의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건너뛰어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니까요. )

 
 

'아기 돼지 형제에게 과자 갈라주기'활동에서 필요한 준비물은 [아기 돼지 삼형제] 동화책, 그리고 큰 접시 하나와 작은 접시3개, 과자 10개 정도, 돼지 인형 3개가 필요합니다.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맞게 활용하시면 될 거 같아요.

진행 과정을 실제 활용한 아이들의 사진과 함께 세심한 팁을 더해 제시하고 있어요. 읽으면서 엄마에게는 가이드라인이 생김과 동시에 '나도 이렇게 해주어야지'하는 의욕이 생깁니다.

 
 

[아기 돼지 삼형제]도 여러 버전의 글이 있지요. 이건 번외편이지만, 다양한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찾아서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어도 좋은 활동이 될 거에요. (저희도 수학놀이에 앞서 이 '아기 돼지들'에 대한 이야기, '늑대'에 대한 이야기, 첫째 둘째 돼지가 죽은 버전이 있고, 죽지 않은 이야기도 있고, 셋째 돼지의 활약에 관한 것도 집이 튼튼하다에서 그친 것도 있고, 여러 꾀를 낸 이야기도 있고... 이렇게, 수학 놀이를 위한 것으로 시작 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더 풍성한 시간이 진행될 수 도 있답니다!)

 

 

 

이어진 활동은, 두 아기 돼지에게 과자를 나눠주는 활동과 보지 않고 세 뭉치로 가르기, 아기 돼지 삼형제에게 과자 나눠주기 활동이었어요.

(돼지 인형은 생략되었네요) 과자 대신 김 부각을 아기 돼지에게 나눠주기로 하고 활동해보았어요. 놀이하면서 가르기 연습을 한 것이었지요.

마지막에 김 부각은 입으로 쏙쏙~^^

고무적인것은, 아이가 이런 활동을 하면서 수에 대한 관심을 자기 스스로 놀이로 적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에요.

실외로 나갔을 때, 나뭇가지, 열매, 꽃을 가지고 와서 셋 씩 묶기도 하고, 줄맞춰 놓기도 하고, 종류별로 세개 씩 가져와서는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더라구요.

종이에 연필을 들고 숫자와 씨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아이가 수를 자기만의 언어로 생각하고 이해하고 놀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그 과정을 도와주는 책

[우리집은 수학 창의력 놀이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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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돌이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1
윤동주 지음, 김정민 그림 / 북극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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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돌이_윤동주 동시 그림책

윤동주 동시, 김정민 그림

북극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그림책 옆 꽃을 잠깐 봐주세요.

무슨 꽃 일까요?

...

정답은 튤립!

튤립이 저렇게 생겼던가 싶으실거에요.

저건, 튤립 꽃잎을 뒤집어 놓은 거에요.( 꽃에다 무슨짓을 한거야!하신 분은 없으시겠죠...나름, 전문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꽃꽂이 방법이랍니다~)

늘 접하고 알고있다고 여겼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그림책도 그랬습니다.

제목과 표지에 그려진 까까머리 아이만보고 재미있는 이름이네~하고 지나칠 뻔 하다가, '윤동주 동시'라는 말에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윤동주가 쓴 시에 '만돌이'가 있었나 하구요.

하긴, 윤동주의 '서시'나 '별헤는 밤'말고는 그저 스쳐지나가듯 본 게 다였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이 문학수업으로 윤동주 시를 접하더라구요. 한글날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본 영화 [말모이]를 문학 선생님도 언급하시더라면서 윤동주 시인이 활동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신기해 집에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 속에 우리에게 익숙한 대표시와 함께 이 '만돌이'가 있네요! 윤동주 시인의 동시'소년'이 그림책으로 나오고 (보림출판사) 가곡으로 만들어지면서 새롭게 본 기억이 나면서, 이 그림책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은 제 첫 반응은,

윤동주 시인의 시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겁고 암울한 시대상이 그의 시 속에 담겨있기에 윤동주 하면 그런 느낌의 시만 쓸 것 같은데, 표면적으로 읽힌 시는 시험보기 싫은 아이가 돌재기(자갈돌)를 주워 던지다가 목표물에 맞힌 정확도60퍼센트를 믿고, 저녁 한 밤까지 공차기하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입니다.

작가도 다음 날 시험 결과가 궁금한지 마지막에 묻네요. 그 이튿날, 만돌이가 백지를 냈을지, 정말 60점을 맞았을지 하고 말이죠.

첫 번째 훑어 봤을 때는 그냥 웃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볼 때는 그냥 웃어도 되는걸까 싶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에 천방지축 만돌이라도 그냥 품에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작품이 1937년정도에 쓰여졌다고 추정된다는 것을 보고 말이지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부로 여길 수 있는 중일전쟁이 시작된 해 1937년. 아이들이 학교를 간다해도 배우는 것은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로 진행되는 일본위주의 수업내용이었을겁니다.

그림책에서는 만돌이가 수학 시험지를 마주 한 것으로 그려졌지만, 그 시험이 수학 시험인지 언어인지 역사인지는 모르지요. 하지만 그 시험지가 일본어로 대화하는 교실 속에서 일본어로 질문이 적혀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만돌이는 시험 공부가 하기 싫었던 걸까요, 아니면 일본어가 말하는 그 내용을 대하기 싫었던 것일까요.

동시에 그림이 입혀져 다시 세상에 나온 동시그림책 [만돌이]

그냥 읽어도 좋지만, 시인과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함께 생각해본다면 생각꺼리가 더 풍성해 질 그림책.

오늘 날에 이 만돌이가 살았다면 이 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그 때의 만돌이의 마음은 어땠을지 이야기하면 좋을 동시 그림책.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김정민 작가의 그림으로 입힌 그림책[만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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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김현수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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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흔들리며 버티며 살아가는 나무의 지혜

리즈마빈 씀,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김현수 옮김

덴스토리 Denstory

 
 

누가 나무를 수동적이라 말하는가.

식물을 가만히 있는 존재라고만 여긴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고 자라는 줄만 알았지 각 나무마다 자신의 방법으로 소통하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음을 더 넓게 보게한 책이 이 책이었습니다.

숲에 가면 외관이 다른 나무들은 그저 모습이 다르구나, 멋있다, 예쁘다 하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사람도 비슷하게 생긴듯 하지만 문화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삶의 모습이 다르듯 나무들도 그랬습니다.

흰 옷을 입은듯 하얀 외피에 멀쑥하니 큰 사시나무를 보며 누가 땅 속에 자리잡은 뿌리가 서로 엮여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라는걸 알 수 있을까요. 느릅나무가 자신이 애벌레의 공격을 받을 때 기생 말벌을 자신의 친구로 삼아 부른다는 것은요? 자신이 심긴 강기슭과 강의 오염물질을 비료 역할을 하는 질산염으로 바꾸는 버드나무......

혼자 서 있는 듯, 자신만 생각하는 듯 보이지만 자신이 살아남기위해 주변을 살리고 함께 살아가기를 택한 나무들의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나무를 이타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기적이기에 공생을 택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법을 나무는 이미 알고 있는데...

햇볕이 잘 드는곳이 최선의 조건이라고 모두들 이야기 하더라도 늪지대가 자신에게 최선의 공간일 수도 있다는 것. 자신에게 편안한 공간을 찾은 오리나무 처럼말이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주하는 나무의 세밀화와 함께 짧지만 나무와 우리네 삶을 이어주는 통찰력이 '아하!'탄성을 절로 불러일으킵니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사탕나무도 신기했습니다.

어린세대들을 위해 땅 밑의 연결망을 이용해 당분을 전달하다니!

60그루의 서로 다른 나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놓은 나무식물원인 동시에 우리네 삶을 비추는, 있는 모습 그대로 혹은 해설을 담아 놓은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거울같은 글이 담긴 책.

그냥 봐도 예쁜책, 곁에 두고 하나 하나 들춰봐도 좋을 책 [나무처럼 살아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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