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과학입니다 - 과학 기자 아빠의 황당무계 육아 탐구생활
아에네아스 루흐 지음, 장혜경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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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부모님이나 아이를 낳고 키워나가는 걸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든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고 궁금한 것은 늘 많고 서투른 일 투성이입니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라면, 육아와 관련해서 평소에 궁금하던 것, 다른 사람들을 통해 전해 들은 팁, 그리고 그 외에도 마치 수학 공식처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방법 등 아주 다양합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워낙 많은 육아 지식,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이 중에 어느 것이 정말 사실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일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맞는 내용도 많겠지만 그릇된 정보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우리는 보통 육아 관련 정보를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얻습니다. 하지만 그것의 진위까지, 그것도 과학적 근거를 직접 찾아보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학 전문기자인 저자는 정보를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의 사실 여부, 그것도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를 수많은 연구를 찾아가며 조사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우리가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죠. 저도 몇몇 질문에 대해서는 정말 사실인지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있었는데, 그걸 몸소 실천해 옮긴 저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내 사랑하는 아이에게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보니 함부로나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마침 육아 관련 지식에 대해 과학적으로 살펴 본 아빠가 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과학적 접근의 결론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부모로서 매우 흥미롭고 관심이 갈만한 내용이지만 연구 결과만 죽 늘어놓다 보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그런 듯 저자는 쉽게 그리고 때로는 가볍고 재치 있게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덕분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총 14가지 주제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육아에 대한 질문이 그 시작이지만,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짚어가다 보면 어린 아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몸에 관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게 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덕분에 왜 어린 아기에게 그렇게 해야 하고, 어떤 이유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등을 보다 쉽게 그리고 체감하며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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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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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0여 년 동안 기자로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했습니다. 이는 한국인 최초라고 합니다. 한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를 처음 봤는데, 이번에 그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그가 살아온 시간 동안 함께 성장하고 변해 온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영원히 기억될 모습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Visual History of Korea'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취재한 60개 문화유산 중 25개를 엄선하여 책에 담은 것이 바로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입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이야기도 많이 공감됐습니다. 문자보다는 이미지로 무언가를 접하는 데 익숙해진 요즘 청소년 세대를 위해 시간을 멈춰 저장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수단으로 우리나라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산들을 모아 책을 펴냈다는 데 크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책에는 제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들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문화유산도 다수 담겨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유적지에 가서 문화유산을 보더라도 유적 자체, 유적의 보존 상태 등 여러 이유에 따라 관람 자체가 제한되거나 허용되더라도 가까이서는 볼 수 없고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서 볼 수밖에 없는 등 제한적으로 접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저자는 관련 기관의 승인을 얻어 아주 가까이 때로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고, 덕분에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재외 한국인이나 외국인들을 위해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담긴 사진에 대한 설명, 유적에 대한 기술을 해두었습니다. 그 내용이 서로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고 조금 다릅니다. 이는 저자가 책에서 밝히고 있듯 문화의 차이를 생각해 양과 내용을 조절한 것입니다. 세심한 배려라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한글과 영어가 다르게 되어있다 보니, 한 언어로만 적혀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둘 다 읽으면 훨씬 풍부한 설명을 접할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사진만큼이나 유산에 대한 설명도 좋았습니다. 인상적인 사진과 함께 접해서 그런지 도슨트(docent) 분과 함께 문화유산을 아주 가까이서 새롭게 만나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아직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역사가 부족하게 전해지거나 잘못된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는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되어, 조금 더 많은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올바로 알아가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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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 무엇이 문제일까?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4
전채은.한진수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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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반려동물입니다. 출, 퇴근 길이나 걷기 운동할 때,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분들을 적잖이 볼 수 있어, 얼마나 될까 궁금했습니다. 최근 통계를 찾아보니 조사 별로 수치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최소 700만 명 이상 된다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15%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반려동물 다음으로 동물원의 동물들이 떠오릅니다. 이는 이 책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하겠습니다. 동물원 속 동물과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 모두 인간의 필요에 의해 희생당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입니다.


'10대가 꼭 읽어야 할 교양'이라는 꼭지가 달려있지만, <동물 실험, 무엇이 문제일까?>는 일반 성인이 읽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책은 동물 실험의 정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관련 법률과 실험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동물 실험의 종류, 동물 실험에 대한 옹호, 반대 양측의 입장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복지 실태를 알아봅니다. 매우 알찬 구성이라고 느꼈습니다. 동물 실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주제에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함으로써 관심을 가지게 되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의 경우,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인지 사회적 이슈로 제법 자주 부각됩니다. 이슈가 되는 만큼 그에 대해 특정 집단 간 사회적 갈등이 초래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슈가 되는 정도에 비해 사회적, 제도적 장치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에 비해 동물 실험과 실험동물에 대한 관심은 크게 떨어지는 것 같아 매우 아쉽습니다. 책을 만나기 전의 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반성해 봅니다. 비록 동물 실험이 우리 인간을 위해 필요하다 하더라도 실험동물에 대한 합리적 복지와 체계적인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접하고, 동물 실험과 실험동물에 대해 한 번씩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보다 바람직한 동물 실험과 실험동물에 대한 복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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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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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미 많이 알려진 작가로 법정물을 주로 했으며 그것이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법원이나 변호사 등이 등장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꼽을 정도로 그쪽으로 정평이 나 있는 듯합니다.


<카미노 아일랜드>는 저자를 보고 골랐다기보다는 대략의 내용 소개를 접하고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아이비리그 대학 '프린스턴 대학교'의 중앙 도서관에서 절도범 일당에 의해 유명 작가의 자필 원고가 도난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명 작가는 바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F. 스콧 피츠제럴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로, 소설이지만 실제 인물과 그의 작품들이 등장해 더욱 흥미를 돋웁니다. 혹시나 해 찾아보니 소설에 도난당한 것으로 등장하는 그의 다섯 작품도, 번역에 따라 한글 작품 이름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모두 실제 작품들이었습니다.


파이어스톤(Firestone) 도서관도 프린스턴 대학교의 실제 중앙 도서관입니다. 이는 자동차 타이어의 첫 글로벌 제조업체 중 하나인 파이어스톤 설립자인 Harvey S. Firestone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안에 실제로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원고가 보관 중이라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 드라마, 영화부터 웹툰까지. 우리는 대개 어떤 창작물을 접하든 스토리나 결말을 예상합니다. 단순히 예상에 그치지 않고 희망으로까지 이어질 때도 가끔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 저 인물은 앞으로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 희망이 깨질 때는 실망하고, 심하면 분노에 이르러 막장이라는 말도 입에 올리고는 합니다. 공상 과학물이 아닌 이상 현실에 기반한 작품에서 터무니없는 전개나 결말로 독자, 관객, 시청자들의 비판 아닌 비난까지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내 예상을 비껴간 반전이 한편으로는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말 그것이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 때로는,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카미노 아일랜드>는 특히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도난 사건이 벌어진 이후 범인들의 도주 행각부터 약간 난데없다고 느껴졌던 브루스와 머서의 등장, 그리고 정체와 관계까지. 제가 예상 범위가 얼마나 좁았던 것인지 반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등장인물 간 호흡과 심리전이 탁월하여 이 부분을 잘 살려 영화로 만들면 많은 관객에게도 즐거움을 안겨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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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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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만났습니다. 최근 소설을 가까이하기 힘들었다 보니 즐겨 읽던 작가들의 작품도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찮은 기회에 저자의 신작 소식을 듣게 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됐습니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는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80대 노인 세 명이 벌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스토리에 대해 사전에 어느 정도 알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노인이 행동으로 옮긴 사건이 생각보다 빨리 등장해서 움찔했고, 거기에 더해 그 수행 방법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범위여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소설에는 세 노인의 가족, 주변인들 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또 그들만의 에피소드가 섞여서 전개됩니다. 그런 탓에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거나 전반적인 이야기의 틀을 잡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세 노인들이 사건을 벌인 방식 때문에 조금 당황한 상황에서 읽어가다 보니 그런가라고 생각했는데, 책 제일 마지막에 담긴 [옮긴이의 말]에서 옮긴이도 이런 이야기를 하며, 인물 관계도를 그려 그것을 통해 소설을 조금 더 재밌게 즐기고 전체 이야기를 파악해가는 것을 권해주었습니다. 약간 번거로울 것 같기도 하지만, 소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 방법을 시도해 볼까 합니다.


세 노인이 벌인 사건을 만난 후, 이미 일어나버린 사건이지만, 세 노인이 그런 사건을 벌이게 된 이유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왜 그런 일을 벌인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이야기의 끝에 도달했지만, 책 속에는 세 노인이 사건을 벌인 이유가 명확히 나와있지 않습니다. 솔직히 허탈했지만, 곧 저자가 그것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이 나름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막는 것을 저자는 이를 원치 않았던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세 노인의 사건에 대해 적게 다루는 만큼 세 노인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건 이후 그들의 생각, 행동, 삶을 보면서 나 자신 혹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의 모습을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의미 있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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