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음식일기 - 매일매일 특별한, 싱그러운 제철 식탁 이야기
김연미 지음 / 이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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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음식일기>라고 하여 순진하게도 정말 매일매일 요리이야기와 요리 레시피 등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었다. 정말 1년 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 다 요리 레시피는 아니다. 물론 레시피가 담긴 요리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의 흐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음식의 바탕이 되는 식재료들을 관찰한 이야기들과 음식에 관한 개인적인 기록들을 풀어 놓은 것들이다. 즉 이름 그대로 음식에 관한 1년 치 일기들을 모아놓은 책인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애초에 내가 생각을 잘못했던 것이다. 책 이름부터 '음식일기'라고 했는데 요리책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니…….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저자가 푸드 포토그래퍼, 즉 전문가라서 그런지 사진 하나하나가 플레이팅이며 색감이 아주 잘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보는 이의 식욕과 침샘을 자극하는 그런 사진들 말이다. 이러한 사진들에 더하여 특별히 레시피가 소개된 음식들을 보면 저자가 포토그래퍼일 뿐만 아니라 음식연구가이기도 한 것 같다. 내가 워낙 음식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아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담겨있는 음식들이 하나같이 참신하고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점은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1365일 내내 일기를 꾸준히 썼다는 점이다. 어떤 일을 1년 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동안 매일매일 정말 꾸준히 해 나가기란 정말 어렵다는 데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이다. 더구나 이 일기는 특정 주제 및 소재를 바탕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 결과물이다. 저자의 성실함은 정말 배워야 할 것 같다.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365일 음식 달력''제철 재료와 음식 인덱스'라는 부록이 담겨 있다. 음식 달력은 말 그대로 여느 달력처럼 11일부터 1231일까지 하루하루 책 속에 담겼던 음식과 식재료, 혹은 식기 사진들을 월별로 모아 놓았다. 덕분에 한 눈에 예쁜 사진들을 감상하거나 원하는 사진들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재료와 음식 인덱스 부분은 월별로 제철 재료들을 모아 놓았고, 레시피가 포함된 음식들은 굵은 글씨로 표시를 해 눈에 잘 들어오도록 배려해줌으로써 찾는 수고를 덜어 주었다.

 

언젠가 나도 이 책을 보고 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정성을 가득 담아 맛있는 제철 음식을 만들어 행복을 선물해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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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아티스트처럼 - 나쁜 질문 발칙한 상상력
애덤 J. 커츠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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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이 <365일 아티스트처럼> 이라고 되어있는데 확실히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에도 내 스스로에 대한 소개서?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질문들이 내 자신에 대해 그리고 내 주변 환경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들이 참 많았다.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라면 너무 익숙해서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거나 떠올려보기는 커녕 그 소중함을 거의 완전하게 상실해 버리는 존재(사람과 물건 그 무엇이든)들에 대한 질문들 말이다. 그리고 내 자신은 누구인지 새삼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만드는 페이지도 많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이나 꼭 내가 결정해서 행동했던 것들 아니라도 나에게 닥쳐왔던 일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야만 페이지를 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이 내 과거를 돌아봤던 내용들이었다면 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거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문구 등 내 미래를 계획해 볼 수 있는 페이지도 꽤 많았다.

 

앞서 페이지를 채운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처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단순히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글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읽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만, 그 외에도 빈 페이지에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페이지 접기, 다른 책이나 종이를 찢어서 붙이기와 특정 모양으로 자르기 등 매우 다양한 활동을 요구한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결코 내가 부지런하지 않으면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큰 주제 정도만 정해준 자율 활동들이 대부분이고 특정 활동을 지정해주었다해도 내가 그것을 무조건 따라야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책 속 활동들을 그냥 건너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어도 무방하다. 이런 점에서 부지런히 해야 한다는 부부에 의문을 품을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은 하지만...

 

한 가지 더, 이 책은 나 혼자만 보는 것도 아니다. 친구가 직접 쓰는 페이지도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무턱대고 책을 넘기기도 한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 책은 기념품이 될 수도 있고, 달력이 될 수도 있으며,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책이라 생각하고 죽 읽은 다음에 다른 수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책장에 꽂아 둔다면 책이 될 것이고, 그 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다른 그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결국 독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이 책을 충실히 활용코자 한다면 꽤 오랫동안 내 옆에 끼고 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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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 북 : 마음에 위안을 주는 꽃과 시 12 - 펜 하나로 꽃을 피우다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정혜선 지음 / 스타일조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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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소위 '컬러링북'이라고 해서 선으로 그려져 있는 그림의 빈칸을 색칠해서 채우는 책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내 주변에서도 꽤 많이 그걸 좋아하고 하는 사람도 봤다. 이 책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면 딱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이미 그림과 채색까지 다 완료된 상태에서 그 위에 정확히 어떠한 재질인지 잘 모르겠지만 종이를 한 겹 더 씌워놓았다. 그리고 마치 만년필처럼 생긴 긁기 도구로 그려진 회색 선을 따라 긁어 가면 된다. 그림 위에 덧씌워진 종이의 색은 아이보리에 가까운 흰색과 검은색 이렇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되어있지는 않지만 만약 같은 그림에 다른 색의 덧종이로 되어있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 스크래치 북에는 총 12장의 보드가 들어있다. 화이트 스크래치 보드 4장과 블랙 스크래치 보드 8장이다. 한 장마다 꽃과 꽃말 그리고 시()의 한 구절씩 담겨있다. 또 하나 시구가 담긴 페이지의 아랫부분에는 각 꽃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곁들여 놓았다. 그 꽃에 대한 전설이나 일화 등과 같은 이야기가 짧게 담겨있다. 해당 꽃에 대한 가벼운 상식을 전달해 주는 내용인데 나 같은 경우는 그걸 제일 나중에 발견했다. 이 글은 스크래칭 작업을 하기 전이나 하는 중이나 아니면 다 하고 나서, 즉 언제든 가볍게 읽기 딱 좋은 글 같다.

 

12개의 꽃들은 라넌큘러스 Ranunculus, 수국 Hydrangea, 양귀비 Poppy, 코스모스 Cosmos, 작약 Peony, 데이지 Daisy, 튤립 Tulip, 벚꽃 Cherry Blossom, 나뭇잎 Leaf, 선인장 Cactus, 유칼립투스 Eucalyptus, 버섯 Mushroom이다. 나뭇잎은 혹시나 하고 봤는데 역시나 꽃말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버섯이 꽃말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책 사용법도 다음과 같이 친절히 나와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의사항이 사진 오른쪽 아래처럼 조그맣게 나와 있는데, 사용법 아래에 잘 보이도록 좀 더 큰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작업을 했던 보드 중 하나의 사진이다.

 

책 뒷면에 보면 '몰입을 통한 일상의 치유'라는 문구가 있다. 근데 정말 스크래칭 작업을 하는 동안은 회색 도안 선을 빗겨가지 않고 잘 따라서 긁어나가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하기가 정말 어렵다. 정말 말 그대로 몰입을 통해서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그림이 완성되어 갈 때마다 마치 내가 화가가 되어 직접 그림을 완성시켜가는 듯 한 쾌감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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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루스 호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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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은 시점에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 두 가지는 글의 맨 처음 문장과 맨 마지막 문장이 같다는 것과 나중에 또 언급하겠지만 마지막에 두 인물이 얽히게 되는 이야기 전개와 구성이다. 마치 그림 속의 그림, 이야기 속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책을 짧은 시간동안 금방 읽은 것은 아니라서 그런지 장편소설이나 3시간 이상의 상영시간을 가진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는 이야기 두 개가 서로 번갈아 등장하며 진행된다. 바로 '유니스''로라'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둘 다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거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인생의 작은 일에 희로애락을 느끼며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 가고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이 보일락 말락 할 때까지는 그렇게 보였다.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둘의 연관성에 대한 부분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그 둘이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소중한 물건을 전해주게 되는 극적인 관계로 엮이게 된다.

 

유니스와 로라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제목에 비추어 보면 로라의 이야기가 보다 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결국 이 이야기는 어둡고 우울하고 무기력함에 가까웠던 로라의 삶이 다른 누군가가 '잃어버린(혹은 버린)' 물건들을 모으던 성자 '앤서니'와 이름만큼이나 밝고 명랑한 소녀 '선샤인', 훤칠한 정원사 '프레디'의 도움으로 밝고 활기차게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는 누군가의 삶을 바꿔버릴 정도로 많은 힘과 에너지를 주거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혹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로 누군가의 삶을 끝까지 괴롭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혹시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이러한 내 표현이 좀 과하게 느껴지거나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고 등장인물들이 내 주변인이라면 위와 같이 느껴질 것 같다.

 

선샤인이나 프레디처럼, 항상 좋은 방향은 아니라 하더라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소중한 사람의 곁에서 그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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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 - 늠름하고 멋진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 동화
볼프 예를브루흐 그림, 오렌 라비 글, 한윤진.우현옥 옮김 / 아이위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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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를 맡은 볼프 에를브루흐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로 유명한 인물이라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자극적인 내용 덕에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을 뿐이다. 아무튼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자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용이 깊이가 있고 단순하지만은 않아서 솔직히 꽤 놀랐다. 분량이야 여느 동화책들과 비슷하지만, 그 내용에서 내 예상을 완전히 깨버렸던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아무도 몰랐던 곰의 이야기,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곰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가? 그리고 내가 정말 내 자신이 맞는가? 라는 아주 철학적인 질문을 해결하고자 여행을 떠난 곰의 이야기다. 사실 맨 처음 도입부부터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 많이 당황스러웠다. 주인공은 분명 곰이지만, 그 시작은 한 마리의 벌레였다. 몸이 가려워 나무에 몸을 벅벅 긁다보니 털이 나고 결국 곰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 있는 종이를 발견하고, 그 종이에 쓰인 자기 자신을 찾아 길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머니가 달린 곰이라니, 벌레부터 시작이 심상치 않더라니. 아무튼 그 종이에 나는 상냥하고 행복한 곰이라고 쓰여 있다.

 

아름답고 잔뜩 우거진 숲을 지나면서 곰은 들소와 게으르기로 유명한 불도롱뇽, 꽃의 숫자만 생각하는 펭귄, 그리고 택시를 자처하는 거북이까지 많은 숲 속 친구들을 만난다. 그렇게 때로는 혼자, 때로는 다른 동물들과 길을 가면서 길을 잃기도 하고 고생도 하지만, 하나하나 종이에 적힌 자기 자신을 만나고 확인해간다. 곰은 결국 집에 도착하고(하지만 자기 집인 것도 모르더라...) 집 속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눈으로 직접 봄으로써 여정과 함께 이야기도 끝나게 된다.

 

오렌 라비가 쓴 이야기의 내용도 놀랍지만 볼프 에를브루흐의 삽화도 굉장히 독특하고 강렬했다. 심오한 부분이 있는 내용과 특색 넘치는 삽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면, 아주 어린 아이들보다는 꽤 큰 아이들에게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이 책을 밤에 읽었는데 곰의 입이 굉장히 빨갛고 항상 크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옛날에 많이 떠돌던 특정 괴담이 떠올라 본의 아니게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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