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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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문학상은 올해로 24회째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수상작품집을 접했네요. 


본 책, 구성이 참 알찹니다. 기본적으로 대상 수상작과 우수작품상 수상작 5편, 이렇게 총 6작품이 담겨있고, 거기에 더해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1편과 수상소감이 담겨 있습니다. 끝이 아닙니다. 지난회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까지 선물처럼 실려 있네요.


대상작 [애도의 방식]은 학교 폭력 피해자의 이야기입니다. 읽어갈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 가해자와 피해자, 분명 각자의 입장이 있고 관점이 있겠지만, 이야기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담담하게 전해져서 그런지 더욱 마음이 아프고 무겁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도 알 수 있듯, 실제 학폭 피해자는 계속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그러다 결국 피해자가 전학을 가거나 최악의 경우 삶을 포기하기까지 하죠. 하지만 가해자는 기억 조차 잘 못하는 현실이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일까요? 비록 이야기나마 피해자가 살아남았고 삶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는 데 크게 안심했습니다.


인터뷰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 저자의 작품은 질문의 형태, 즉 독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책에 실린 두 작품처럼 안보윤 님은 매우 현실적인 소재, 주인공,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렇다 보니 더욱 와 닿고 질문이 바로 우리 코 앞에서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습니다.


장편소설과 단편 모음집은 그마다 나름의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편은 그 긴 흐름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더 깊게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그만큼 푹 빠지게 만들죠. 단편 모음집은 다양한 이야기를 한 권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작품마다 작가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마다의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나고, 읽고, 느끼고, 그것을 한번 더 우리가 곱씹어 볼 수 있다는 것은 문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큰 행복입니다.


근래의 문학 작품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급한 대상작 외의 다른 작품들도 각각의 매력으로 중무장을 했더군요. 덕분에 많이 즐거웠고, 또 한 편으로는 슬펐고, 거기에 더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본 책을 통해 만난 작가분들의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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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야망 독려 에세이
토스 기획 지음 / 웨일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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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다 보니 회사 동료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공유하지는 쉽지 않죠. 경제, 정치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합니다. 불필요한 언쟁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비슷한 일도 겪었기 때문입니다. 둘 중 하나인 경제, 특히 돈에 대해서는, 물론 주변에 가까이 계신 분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혼자 공부하는 쪽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책 위주로 찾아보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본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특히 제게는 생소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관한 책에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성공이라고 느꼈기 때문일까요? 괜스레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제 이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잘 안 와 닿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언가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필요했습니다. 본 책이 이런 제 갈증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본 책에 담긴 사연의 특징은 돈에 대한 이야기 중, 버는 데만 치우쳐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돈을 어떻게 버는지에 대한 관심이 가장 지대하겠지만, 읽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읽는 것도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이런 게 대리만족인가 싶더군요. 우리가 유튜버들을 통해 먹방, 여행 등에 대한 대리만족을 얻듯, 책 속 주인공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 돈을 쓸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배우고, 마치 내가 소비한 마냥 즐거움까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 솔직하게 털어놓은 분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남의 연애 이야기만큼 재밌는 것도 없다는 말이 있는데, 돈 이야기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 재밌는 것 같은데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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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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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그저 저자 이름만 보고 읽은 책입니다. 읽고 보니 여고생들의 이야기더군요. 물론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여자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별 시답잖은 생각을 다 했습니다. 하지만 곧 걱정 아닌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죠. 이야기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솔직히 조금 슬프게도 이제는 고등학교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많이 웃기도 또 많이 울기도 했을 것이고, 처음이었던 경험들도 많았겠죠. 지금 기억이 나지 않아 그렇지 수없이 고민하고 방황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실만한, 저 때문에 어디를 가시거나 학교로 오셔야 했던 적은 없었네요.


책에는 총 여섯 개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들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등장인물이 서로 겹치고 이야기마다 화자가 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했던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기억조차 희미해진 것들. 학창 시절에는 그런 일이 참 많았죠. 이야기 속 그녀들도 그렇습니다.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미성숙했던 시절이지만, 자신은 이미 충분히 알만큼 컸다고 생각하는 시절이지 않습니까?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친구들이 세상의 거의 전부인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그 사이에서 많은 고민과 방황을 하죠.


여학생이기에 더욱 섬세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도 들었네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학창 시절이 떠올랐던, 그립고도 묘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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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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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여 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고 세상과 사람들을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자 노력했던, 의욕이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치병 진단을 받음으로써 그 목표를 끝까지 붙잡고 갈 수 없었죠. 그런데 되려 그로 인해 더 행복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얻게 된 또 다른 삶의 태도뿐만 아니라 본 책 역시 저자의 역경과 극복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병마와 싸우며 겪고 깨달은 바가 본책의 큰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어른이라 느끼는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고된 오늘날의 삶을 저자가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세상은 정말 많이 그리고 빨리 바뀌고 있죠. 그럼에도 예전의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며 이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질책을 받는 게 정말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30대를 맞은 성인들이 멘토를 찾는 이야기도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오늘날 믿고 의지할 만한 어른의 부재를 이야기하며, 이것이 자기 계발과 인간관계 관련 책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관심의 이유라는 저자의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위로도 많이 받고 용기와 희망을 한아름 쥘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디서도 듣기 쉽지 않은, 저자의 인생 조언을 잘 곱씹어 보려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행동으로 옮겨야겠죠. 그렇게 귀한 오늘을 허투루, 또는 망설이기만 하다 흘려보내지 않기를, 그래서 내일이, 1년 뒤가, 더 먼 훗날이 더 빛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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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글쓰기 -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 박물관의 일 1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 / 이케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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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는 못 가지만, 주말이나 쉬는 날 기회가 되면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찾습니다. 박물관에는 전시 중인 유물과 그것이 글이든 영상이든 이미지든, 그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본 책은 그 설명 중에서도 박물관의 '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다니면서, 막연하게 해당 글을 쓰는 분들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은 있지만, 이 글이 나오기까지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세상에 나와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지까지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 더 솔직히 말하자면, 설명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열심히 준비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는데, 본 책을 읽으니 그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책에서 저 같은 사람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명분을 주지만, 그럼에도 다음부터는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박물관의 글을 한 번 더 읽어 보고, 한 번 더 곱씹어 보겠다 다짐했습니다.


1부에 실린 '학예연구사와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이 좋았습니다. 제가 감히 평가할 수준은 못 되지만, 읽을수록 글쓰기는 정말 정교하고도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물관 글 작성의 기본 원칙을 다룬 3부와 4부의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공공을 위한 글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글을 올바로 쓰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해당 부분의 내용이, 비록 때로는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우리 일상의 글쓰기에도 잘 녹아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학예연구사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박물관 글쓰기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또 그분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에는 실제 박물관 글쓰기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어 바꾸기, 문장 다듬기, 문단 고치기의 활동을 해 볼 수 있는데, 역시 많이 어렵더군요.


본 책은 "박물관 일"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해당 시리즈에서는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일 중, 박물관을 방문한 우리가 볼 수 있는 일뿐만 아니라 볼 수 없는 일까지도 다룰 예정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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