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만들어내는 철학 - 성공하기 위한 철학사고의 프레임워크 변화하는 힘
오가와 히토시 지음, 박양순 옮김 / 북스토리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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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철학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철학을 활용할 생각을 애초에 못 했던 것이죠.


<결과를 만들어내는 철학>을 통해 저자는 사고의 방식이자 생각의 도구로서 철학을 제시합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듯, 저자의 말을 보니 일본에서도 철학 하면 어렵다는 생각부터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다만 서양에서는 철학을 비즈니스 도구로서 바라본 지는 이미 꽤 됐다고 말하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일본에서도 이런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일상(사생활), 경제(돈), 사회(구조)와 관련된 개인들의 문제에 대해 조언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의 근거는 바로 철학자들의 사상, 주장, 지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답을 찾도록 도와준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그와 관련된 책을 추천하며 한 꼭지를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저자가 추천하는 책은 소개된 학자가 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 그의 연구, 그리고 그의 사상 등에 대해 쓴 책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곧, 학자와 그의 이론, 사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하루가 멀다 하고 많은 것들이 그것도 빠르게 바뀌어 가는 초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가 바로 철학적 사고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자가 책에서 주장했던 대로, 먼저 대상에 대한 자신의 기존 프레임(틀)을 넘어서는 생각의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즉, 의심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다시 파악하며 다시 구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고와 함께, 철학자들의 지혜를 적용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이렇게 철학적 사고만 잘 갖춰진다면, 앞으로 우리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해결 못할 것이 없다고 저자는 장담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할 법한 많은 고민에 대한 '저자의 조언'과 철학적 사고를 통해 얻는 '새로운 의미'를 통해 보다 나은 생활, 그리고 삶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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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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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보다 정확히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너무 좋아하다 못해 결국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겠다는 열망으로 시작된 책이 바로 <삼국지 기행>입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무려 8년이 지나고, '앞으로 10년 동안 동일한 주제의 책이 나오지 않으면 증보판을 내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자 증보판 준비를 시작한 저자. 그리고 마침내 초판 발행 후 14년 만에 증보판이 발간됐습니다.


본 책은 나관중이 정리한 <삼국지연의>의 현장을 저자가 직접 탐방하고 답사한 내용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삼국지 이야기 속 영웅들이 활약한 중국의 다양한 장소를 소개하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합니다. 저자는 오랜 연구와 현장 탐방을 통해 방대한 콘텐츠를 수집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를 철저히 검토하고 정사(正史)와 비교하여 보다 진실에 가까운 내용을 독자들에게 제공합니다.


저도 저자처럼 삼국지(연의)의 배경이 된 곳들을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직접 실행해 옮기고 책까지 펴낸 저자야말로 실행력 강한 삼국지 찐 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본 책 덕분에 삼국지에 푹 빠져 지냈던 시절과 그날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 변하는 세상 앞에서, 변화는 막을 수도 또 피할 수도 없는 흐름이자 물결이라 하겠습니다.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떠오르면서 폐허처럼 버려져 있던 유적지들을 본격적으로 복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초판에 담겼던 곳들도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저자가 증보판에서 가장 중심을 두고 다룬 부분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즉, 삼국지 관련 유적지의 변화죠.


본 시리즈는 총 2권인데, 1권과 마찬가지로, 관우가 최후를 맞이했던 맥성, 동맹을 파기하고 의형제를 살해한 오나라를 공격했지만 결국 크게 패한 유비가 피신했던 백제성, 제갈량이 맹획을 굴복시킨 '칠종칠금(七縱七擒)'의 배경 운남 등 삼국지연의의 역사의 현장을 돌며 24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전 처음 60권짜리 <전략 삼국지>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것이 100%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저자가 설명하듯 이렇게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부분만 사실인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더 늦기 전에 삼국지의 진실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약간 빛바랬던 추억을 다시 꺼내 볼 수 있었던, 또 그 추억에 새로운 색을 더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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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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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러 말이 그렇듯, 도련님이라는 단어도 다양한 의미를 가져 여러 용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저는 도련님하면 그중에서도 부잣집 아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의 주인공 같은 도련님 말이죠. 대게 이야기의 '기요'처럼 집의 하녀 같은 사람들이 집주인의 아들을 칭하는 말이 바로 도련님입니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주인공처럼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면서 고집은 아주 세고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 아버지는 그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는데, 살아계실 동안에도 딱히 주인공을 애정 어린 시선이나 태도로 대하지 않았죠. 이처럼 주인공은 부모님이 아닌 하녀 기요의 칭찬과 기대에 의지하여 성장합니다. 사실 그녀의 기대와 칭찬도 근거 없고 맹목에 가깝죠. 그리고 성인이 된 주인공은 시골 중학교 수학 선생님으로 일하게 됩니다.


앞서 주인공이 세상 물정도 모르고 고집불통에 말썽장이라고 말했지만, 그렇게 자칫 괴팍해 보일지언정 그는 올곧은 성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주인공의 성향과 그동안 하녀 기요만이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점이었던 점 때문에, 그는 부임한 시골 마을의 학교 학생 및 선생님들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수차례 부딪치게 됩니다. 다양한 일을 겪고 온갖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주인공은 마침내 더 이상 하녀 기요의 기대나 칭찬에 기대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진짜 가치를 깨달아 갑니다.


부조리한 사람과 상황을 다루기에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어두워질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함에도,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저자의 재치 있는 표현을 통해 그의 역량을 새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본 이야기가 그의 초기작이라는 것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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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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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삼국지를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대현출판사에서 출간됐던 <전략 삼국지>입니다. 해당 시리즈는 권수가 총 60권에 이르는데, 처음 읽은 이후 계속 그 책만 주구장창 읽었습니다. 끝까지 다 읽고 다시 1권으로 돌아가 읽기를 수없이 반복했죠.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그만큼 삼국지에 빠져 지냈었죠. 그 후 컴퓨터 게임으로 삼국지를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삼국지에 관한 책을 멀리하게 됐지만요. 성인이 된 후에는 이문열 선생님의 10권짜리 <삼국지>도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동안 보고 즐기면서 갖게 된 삼국지에 대한 뭔가 아름다운(?) 환상이 깨지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더 다양하게 또 더 깊게 알아보고 접하면 더 좋을 수 있는데도 이런 식으로 즐기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라는, 팬심으로 포장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어리고도 짧은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금껏 삼국지를 만화나 소설로만 읽었지 이에 대해 해설한 책이나 연구한 책은 따로 본 적이 없네요.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오랜만에 삼국지를 접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들었습니다.


책에는 후한 말 타락한 위정자와 관리들의 폭정으로 인해 참다 폭발한 장각, 장보, 장량 삼형제가 일으킨 황건당의 군채 소재지부터 시작해, 삼국지 대표 충신 관우의 고향 운성, 도원결의의 삼형제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은 하북성 탁주, 동탁이 제후 연합군을 피해 수도를 장안으로 천도하며 불을 놓아 폐허로 만들어 버린 낙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조의 고향 안휘성 박주, 삼국지 무력 첫째로 꼽히는 여포의 유적지이자 한나라 유방의 고향이기도 한 패현, 조조가 헌제를 모셔 온 허창, 삼국지를 알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적벽, 유비와 손권 두 집안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기 위한 정략결혼의 현장, 진강의 북고산까지, 1권에는 총 24권의 장소가 담겨 있습니다.


책은 삼국지 연의에 기반을 두지만, 삼국지 연의는 역사서라기보다는 소설에 가깝기에, 삼국지 연의의 내용과 다른 실제 역사의 내용을 함께 설명해 줍니다. 연의 안에 담긴 저자의 의도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려서 본 받을 것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중화제일주의'를 기저에 깔고 있다 보니, 역사적 맥락까지 엄밀히 따지면 삼국지 연의의 내용은 '삼실칠허(三實七虛)'보다도 못하다고 하네요. 솔직히 충격 받았습니다.


그동안 삼국지(삼국지 연의)를 재미거리로만 즐겼다면, 본 책을 만난 것을 계기로, 이제는 그 소설 뒤에 감춰진 중국의 역사와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공부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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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고길동을 부탁해 둘리 에세이 (열림원)
아기공룡 둘리.김수정 원작, 김미조 엮음 / 열림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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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잘 안 날 정도로 오래 전, 티브이를 통해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봤습니다. 찾아보니 96년 개봉했던데, 그럼 아마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시 밖에 남지 않았던 생선(?)이 우주를 떠돌던 장면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리고 올해 5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개봉했습니다.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는 어제 봤던 <둘리, 행복은 가까이 있어>와 마찬가지로 "리마스터링" 개봉 기념으로 출간된 에세이입니다. 아마 짝을 이루어 세상에 나온 것 같아요. 글, 풀 컬러 오리지널 일러스트레이션, 컷 만화, 그리고 애니메이션 캡처 화면 등 <둘리, 행복은 가까이 있어>와 구성은 비슷합니다. 물론 글은 다르죠. 책 이름에서 말하는 "고길동"은 지치고 때로는 너무 힘에 부치지만 묵묵히 또 성실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수많은 고길동들에게 둘리가 전하는 포근한 위로가 가득합니다.


책 속에 "과장님"이라고 부르며 시작하는 글이 몇 개 있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가 이해를 못해 찾아봤더니 고길동이 만년 과장이었다고 하네요. 책 이름처럼 고길동을 향해 둘리가 말하는 구성이다 보니 그렇게 칭했던 것 같습니다. 보다 보니 뒷부분에서는 만년 과장이라는 내용이 직접 언급되기도 하더군요.


어렸을 적 둘리 만화를 봤던 분은 아마 거의 열에 열 모두 고길동을 둘리와 그 친구들을 못살게 구는 성질 못된 아저씨 정도로 기억하실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랬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나이를 들고 보니 소위 말하는 '츤데레' 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둘리와 친구들에게 말은 툴툴댔고 그들과 서로 티격태격 하긴 했지만 결국 그들을 쫓아내지 않았잖아요. 인터넷에서 보니 오히려 둘리 일행을 거두어 준 고길동을 '성인군자다, 보살이다'라며 감싸고 응원하는 글도 있더군요. 만일 제가 고길동의 입장이 됐다고 생각해 보면, 저도 그들을 내치지는 못했겠지만,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구에 돌아온 후 시간이 지나면서 둘리도 어른이 된 걸까요? 아니면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걸까요? 둘리의 고길동을 바라보는 마음이 많이 달라진 것만 같습니다. 책 속에 담긴 둘리의 말을 보면서 울컥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쥐고 또 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딱히 없었는데, 저도 조금은 내려놓아야할 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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