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로 쉽게 배우는 경제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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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수업'이지만, 경제학 외에도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이 등장합니다. 콘텐츠에 대한 내용을 읽다 보니 '이건 꼭 보고 싶다,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래는 경제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콘텐츠를 가져온 것인데, 덕분에 볼만한 작품들을 추천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해당 경제 개념이 등장하는 상황이나 장면 등을 설명하려면 최소한의 정보는 있어야 하기에 어느 정도 콘텐츠의 내용이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센스 있는 저자는 콘텐츠의 주요 내용을 절대 발설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면 이해도 잘 되고 기억에도 보다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해당 개념에 대한 친숙함도 높아지고 그것을 떠올렸을 때 예로 들었던 사례가 먼저 떠오르기도 합니다. 본책은 그 사례로 OTT 콘텐츠를 활용했습니다. 경제학 용어에 대해 콘텐츠를 통해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최근 책을 통해 접할 기회가 있었던 "가면 증후군"이나 "금융실명제"처럼 나름 익숙한 개념부터, "포노 사피엔스", "아나코 캐피털리즘" 처럼 이름조차 낯선 것들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본책을 통해, 몇 번 봤던 개념은 다시 한번 상기하거나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고 초면인 것들은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얼굴을 익혔습니다. 


평소 같으면 콘텐츠 속 경제 관련 소재나 이야기를 그냥 지나쳐 버렸을 텐데, 본책에서 해당 내용뿐만 아니라 관련 내용까지 다룬 덕에 관점을 넓힐 수 있어 좋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언행이 어떤 이론과 개념에 근거하는지 알게 되면서 그것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도 더하게 된 느낌입니다.


사실 경제학 하면 답답함이 가장 먼저 찾아옵니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이렇게 보다 일상적인 관점으로 경제학을 들여다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제게 정말 필요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좀처럼 경제학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편한 마음으로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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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 이미 시작된 AI의 미래와 생존 전략
전상훈.최서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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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첫 등장에 우리가 받았던 충격이 워낙 컸기에,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다들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죠.


나날이 발전해 가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기대와 즐거움 등을 표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빠른 속도와 방대한 범위에 놀라거나 심지어 두려운 마음이 들어 마냥 반기지 만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바로 후자인 분들에게 곧 우리 앞에 펼쳐질, 우리가 만나고 겪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은 챗GPT 이야기만 하는 책은 아닙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로 인해 초래될 우리 삶의 변화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사회, 직업, 교육 등 우리 삶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상하며 이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봅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이런 인공지능 기술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자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회의 변화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그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챗GPT를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겠고 쓸 생각도 없다, 나와는 상관없다'라는 자세로 일관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챗GPT,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일어나는 변화와 혁신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 개발과 상용화가 한창 진행 중인 여러 IT, 인공지능 기술과 챗GPT로 상징되는 생성형 AI가 결합해 탄생하게 될 기술, 그리고 그로 인한 미래의 달라질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마치 미래에 살짝 다녀온 느낌입니다. 머지않아 우리가 맞닥뜨릴 미래, 지금과는 다를 그 모습을 외면해서는 결코 좋을 것이 없습니다. 노력했지만 완벽히 대비하지 못한 것과 아예 처음부터 모르쇠로 일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살아갈지 말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것과 어떻게 함께 할지는 아직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게 득이 되도록 그래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것을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합니다, 알아야 합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요?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 일찍이 오늘날의 여러 모습을 예견했던 저자의 제언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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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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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 소녀가 먼 친척이라고 하는 부부의 집에 맡겨지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소녀가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이름과 외모뿐. 아마 소녀는 기억도 없을 어렸을 적 그들을 만났기에 외모도 거의 아는 바가 없다고 해야겠네요. 이렇게 남에 가까울 정도로 분명 낯선 사람들임에도 부부는 소녀를 따스하게 맞이합니다.


돌볼 아이가 많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표현을 잘 못하는 걸까. 아니면 본래 그런 사람이라 그냥 잘 챙겨주지 않는 걸까. 모르겠습니다. 소녀가 먼 친척 부부 집에서 받게 되는 돌봄과 그들이 보이는 언행은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입니다. 물론 이것이 어디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가정의 상황과 가족 구성원의 성향, 환경에 따라 누구에게는 너무나 당연할 수 있지만, 또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소녀가 학대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양육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 머무를 곳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딱 거기까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방임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아동 학대나 유기 등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참담한 기분인데, 이런 일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씁쓸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나 있나 봅니다. 부디 소중하고 사랑받아 마땅한 우리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많이 많이 사랑받고 존중받아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해, 많은 사랑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길이는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네요. 마지막 장면이 자꾸 떠오릅니다. 어디서든 부디 소녀가 행복하고 많이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저자가 집필한 작품이 많다고 하긴 어렵지만, 본책이 그녀의 작품 중 국내 첫 번역본이라니 놀랍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만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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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츠지 히토나리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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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카시아>는 약 13년 전 출간된 책으로, 츠지 히토나리의 첫 단편집입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본 후 그의 작품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샀던 것 같은데, 기억나는 내용도 거의 없어 마치 처음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책에는 총 다섯 편, 아니 후기 대신 쓴 짧은 이야기까지 포함하면 총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매일 직장으로 자신을 찾아오는 여자를 바라보다 그녀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는 남자, 의료 봉사 중 불의의 습격으로 문명사회와 완전히 고립된 마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 남자, 아내와 각방을 쓰게 돼 얼굴을 본 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옥상에 비둘기장을 만들고 내기도 아닌 게임을 하며 매일 그날 그날의 비둘기 마릿수를 적는 남자, 궁금한 것도 모르는 것도 많지만 자신의 눈과 생각으로 세상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소년 등이 등장합니다.


각 단편의 내용이 참 독특합니다. 우선, 배경에 대한 정확한 묘사나 표현이 거의 없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벌어지는 일인지 가늠이 안 됩니다. 그렇게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지 모르는 만큼, 반대로 또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한 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이야기의 전개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항상 예상을 하지는 않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신선한 전개가 이어져 이야기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야기마다 완전히 닫혀있는 결말이 아니어서 화자의 이후 모습은 어떨지도 상상해 봤습니다. 마냥 밝거나 희망찬 상황은 아니지만, 그들이, 자신을 비롯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더 행복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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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손이냐옹 마성의 고양이 힐링 사진집 2
PIE International 지음 / 아르누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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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많이 좋아합니다. 본래 개를 더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고양이에 더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지,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푹 빠져 지내면서 한동안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고양이 콘텐츠를 정말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지만 사정이 있어 직접 반려묘로 함께 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 보니 고양이 콘텐츠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 위주의 구성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을 마구 자극하는 것들을 일부로 피한 적도 있습니다. 반려묘 키울 때 힘든 점을 모아놓은 영상, 아파서 간호하는 영상, 병원에 다녀온 후기 등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너무 키우고 싶은 나머지 상황도 생각지 않고 고양이를 키우겠다며 데려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아무튼 이처럼 고양이는 제게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가진 존재입니다. '고양이는 뭘 해도 귀엽다'라는 말에 공감하는 정도니까요. 그러던 중 본책을 알게 됐습니다. <누구 손이냐옹>은 고양이 손, 엄밀하게 말하면 앞발 사진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고양이 앞발을 사람들은 "솜방망이, 솜뭉치, 냥냥 펀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릅니다. 솜 계열 이름들은 고양이 앞발을 보면 솜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고, 냥냥 펀치는 고양이가 공격할 때 주로 앞발로 주먹을 날리기 때문입니다.


요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양이 콘텐츠 소비에 소원했었는데, 본책 덕분에 오랜만에 고양이를 실컷 즐길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고양이 앞발만 크게 찍은 사진, 얼굴과 함께 나온 사진 등이 가득합니다. 보면서 얼굴에 자연스레 미소가 퍼졌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고양이는 제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동물입니다.


책 속 사진들을 보다가, 문득 '그동안 고양이 앞발을 이렇게 가까이 그것도 유심히 본 적이 별로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고양이는 뭘 해도 귀엽다는 말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발까지 이렇게 귀엽다 느껴지다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생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송보송해 보이는 발과 고양이들의 편안하고 느긋한 표정을 보니 저까지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발 주인, 즉 고양이들 프로필이 책 뒤에 정리되어 있는데, 얼굴과 함께 앞발 사진까지 실려 있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할 만한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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