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다는 것 - 삶에 사람에 지친 당신에게 전하는 진솔한 위로, 5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
투에고 지음 / 로즈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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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첫 작품인 <무뎌진다는 것>은 5년 전 출간되었고, 그 후 저자는 지금까지 총 7권의 저서를 펴냈습니다. 본책은  <무뎌진다는 것>의 출간 5주년을 기념하며 출간된 전면 개정판입니다. 저자를 처음 만났던 책이 너무 좋아서 본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무척 읽고 싶었습니다.


데뷔작인 만큼 저자 필명의 의미도 등장하네요. 두 번째 책을 접하면서 궁금하던 차였는데 마침 이렇게 직접 설명해 주고 있어 신기했습니다. 개정판을 내며 초판의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한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데뷔작의 초판을 보지 못해 어떤 부분을 빼고 바꾸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버전으로 봐도 분명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46 페이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해서 모든 이와 가까워지지는 않는다. 상대방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 도리어 결핍되어 보일지도 모른다."


정말 공감이 갔던 구절입니다. 아무리 누군가 내게 다 털어놓으라 말해도, 어느 날 내가 너무 답답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도, 그 상대가 아무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개정판을 내며 달라진 부분이 분명 있더라도 대부분의 내용은 거의 그대로 일 것입니다. 저자의 글은 5년 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우리에게 큰 위로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저자의 글이 힘이 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글이 엄청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하고 싶은 말, 해주고 싶은 말을 담백하게 전합니다. 그래서 더욱 따듯하게 우리 마음을 감싸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 저자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각 소제목에 대해 조용히, 두런두런,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입니다. 편안하고 포근합니다.


사진작가 연훈 님의 사진은 글의 깊이를 더하고 우리의 감성을 더욱 끌어올려 줍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치이고 집에 왔을 때,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라며 따듯하게 안아주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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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건물주 한번 돼보고 죽을랍니다 - 월급만으론 답이 없던 평범한 가장의 부동산 분투기
노동환(가붕개) 지음 / 알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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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남긴 글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약 20여 개의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인증한 글이었죠. 그는 대단한 자본가도 그렇다고 전업 투자자도 아닙니다. 여전히 한 회사에 재직 중인 영업사원입니다. 저자는 원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월세를 받는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의 글이 이토록 화제가 되고 그로 인해 이렇게 책까지 펴내게 된 것은, 그도 수많은 독자들처럼 평범한 직장인이기 때문 아닐까요?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 수치를 보면 놀랍습니다. 물론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 주식 투자를 실패하고 전세금이 없어 살던 동네에서 멀리 이사 가는 등 그도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직접 여러 일을 겪으며 쌓게 된 투자 노하우는 물론, 그러면서 떠올렸던 여러 생각들을 털어놓습니다.


이런 책은 사실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이 남기는 책이다 보니 화려한 결과물이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저자임에도, 그의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고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조금 부풀리거나 과장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부동산 투자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책을 펴낸 만큼, 자신의 투자 성공담을 부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패까지는 아니더라도 후회가 되는 투자에 대해서도 솔직히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건축물과 토지의 가치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방은 최소 2칸 이상, 원룸에는 투자하지 않기, 부동산 시가총액의 10%는 현금으로 보유하기' 등 자신만의 투자 전략도 아낌없이 공개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원칙을 세운 근거도 알려 줍니다. 저자의 이런 투자 전략에 대해, 이런 내용을 미처 몰랐던 분도 계실 것이고 그동안 다르게 생각했던 분도 계실 것입니다. 또 동의하는 분이 계시는 반면, 아닌 분도 계실 것이고요. 저자도 말하고 있듯, 이는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전하고 있는 것이죠.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가감 없이 전해 주고 거기에 진솔한 조언을 더했기에,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은 물론 부동산 투자 초심자분들에게도 충분히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경험들은 그의 말과 달리 결코 별것 아닌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열심히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라는 저자의 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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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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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처음 접한 것은 군대에서였습니다. 그럼 아무리 짧게 잡아도 15년이 넘은 것입니다. 그의 책을 꽤 접했던 것은 기억나지만 정확히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바로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이 <칠드런>까지 다섯 권의 책을 읽었더군요. 그의 작품이 분명 좋았기에 다섯 권이나 보았겠지만, 솔직히 자세한 줄거리나 그런 것들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본책도 분명 읽었던 책이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마치 처음 읽는 책처럼 새로웠습니다.


책에는 다섯 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이는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다루었던 부분이 그 이야기에서 풀리고, 그 이야기의 한 부분이 저 이야기의 다른 부분과 맞아떨어지는 등의 구성입니다.


제멋대로인 것만 같으면서도 때로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진나이', 그리고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그런 그의 절친 '가모이',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지만 그 외 다른 감각을 통해 듣고 느끼며 많은 것을 아는 '나가세', 그런 그를 사랑하지만 그의 맹인견 '베스'를 질투하기도 하는 '유코', 마지막으로 가정재판소 조사관으로 진나이를 알게 된 '무토'까지. 이렇게 다섯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주인공은 진나이로, 다섯 개의 이야기 모두 진나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지만 화자는 진나이가 아닌 다른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진나이 주변에서 그와 함께 다양한 일을 겪고 그로 인해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전합니다. 진나이의 말과 행동은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의 그런 언행으로 일이 묘하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일을 크게 그르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각 이야기의 화자들은, 그리고 우리 독자들은 그가 밉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가 곁에 있어 즐거워 보입니다.


진나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어딘가에 그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니, 있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그로부터, 그 주변부터 세상이 조금은 더 좋아지고 따듯해질 것만 같거든요. 어딘가에서 지금도 진나이의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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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4 제대로 알고 써먹자 -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챗GPT 이야기
이준호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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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넘치는 중학생 아들을 둔 저자. 초등학생 때부터 어떤 일에 단순히 관심만 보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며 결과물과 성과를 만들었던 기특한 아들입니다. 아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세운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아들이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던 그. 하지만 어느 날 그런 아들이 사람들에게 꽤 인기까지 끌고 있던 웹소설을 중단하고, 당당히 이야기하던 미래에 대한 확신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바로 챗GPT 때문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에 만족하던 아들, 요즘 코딩에 푹 빠져 지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더 나은 코드를 짜는 챗GPT를 보고 무서웠다고 합니다. 또 인간만이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창작활동까지 챗GPT가 해내는 모습을 보고 혼란스럽고 허탈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한 인공지능 기술이 멋지게 그것도 자신과는 비교도 힘들 정도로 순식 간에 글을 지어내는 것을 본다면, 걸어가던 눈앞의 길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꿈 많던 아들이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든 챗GPT의 정체를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답을 해주고자, 사라져 버린 길을 다시 찾아주고자 책을 쓰게 됐다는 저자. 


개발사도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듯이 챗GPT는 완전무결한 기술이 아닙니다. 첫째, 사실(Fact)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정확히 모르는 것도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다. 터무니없이 틀린 정보를 내놓을 때도 있고 편향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그동안 학습한 데이터를 가지고 그럴싸하게, 지어서라도 답을 내놓습니다. 스스로 학습한 문장 중 확률적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최대한 다듬어 내놓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실로 확인된 정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니 맹목적인 신뢰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질문을 받으면 무조건 답을 해줍니다. 단,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허락되지 않은 답변도 있습니다. 규칙에 확률적으로 높게 위배되면 답변을 거부합니다. 둘째, 답변을 위해 학습한 데이터가 2021년 10월 이전, 즉 9월까지의 정보라는 것입니다. 그 이후의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자가 말하듯 이 점을 독자를 비롯한 챗GPT 유저들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기술처럼 챗GPT도 앞으로도 꾸준히 보완이 필요한 것이죠. 실제로 저자가 책을 집필하는 기간에 챗GPT의 엔진이 3.5에서 4로 바뀌었습니다. 챗GPT가 또 업그레이드된 것입니다. 더욱 정교해진 것은 확실하나, 여전히 학습한 데이터를 기초로 해서 질문자가 원하는 답을 확률적으로 뽑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가리켜 실제 존재하지 않는데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라 부릅니다. 심하게 말하면, 저자 표현대로 "글 지어내기 선수"인 것입니다. 점점 정확도가 올라가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앞서 말했듯 맹신은 금물입니다.


책 표지에도 쓰여있듯 본책은 한 아버지가 사랑하는 소중한 아들을 위해, 그를 위한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Part 5가 핵심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Part 4까지는 챗GPT에 대해 자신이 직접 알아보고 공부한 내용과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답을 찾는 과정이었기에 대충 할 수 없었습니다. 챗GPT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붙어서 지낸 것이죠. 순식간에 길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조언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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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 - 어느 사업이든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 12개조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양준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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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떻게 기업을 경영했기에 '교세라'라는 기업을 세우고 세계적 기업으로 키울 수 있었을까,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걸까. 항상 궁금했습니다.


책에 담긴 원칙들을 보며, 누군가는 '이거 밖에 안 되나?, 이렇게 단순하다고?, 이게 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거나 어마어마한 비책이 있었던 것이 아닌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누군가는 고리타분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로 경영에 있어 원리와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상식,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입니다. 몰라서 라기보다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정말 실행해 옮기기 어려운 것입니다. 저자는 그것을 정말 실천해 옮겼고 기업가로서 일생 동안 대단한 업적을 이룩해 냈습니다.


작년 여름 저자가 타계하면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이 그의 유작이 되었습니다. 본책은 저자가 2012년 12월과 2013년 7월 했던 강연을 기반으로 정리됐습니다. 그리고 별세하던 달에 남긴 서문이 마지막 글이 된 것입니다. 책에는 "사업의 목적, 의의를 명확히 한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노력을 한다, 경영은 강한 의지에 좌우된다, 배려의 마음으로 성실하게 모두를 대한다" 등 저자의 경영 원칙 12개가 담겨 있습니다. 각 경영 원칙 별로 강연 내용, 그 강연의 핵심 내용을 간단한 질문 형식으로 정리한 [요점], 그리고 해당 강연에 대해  저자가 추가로 이야기한 [보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연 내용에 대한 요점을 정리해 줄 뿐만 아니라, 보완까지 해주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강연에서 자신 있게 말할 정도면, 얼마나 철저히 지키고 따랐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실제로 원리와 원칙을 지켜가면서, 우리가 잘 알기 힘든 고통과 인내를 감내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책에 기록된, 저자가 정리한 12가지 원리와 원칙은 누구나 알 법한 내용이지만 결코 가볍지도 쉽지도 않습니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과 그것을 행동으로, 그것도 높은 위치에서 많은 이들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몸소 보여준다는 것은 엄연히 그리고 완전히 다릅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위대한 경영자로 불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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