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전쟁 - 심장과 혈관이 건강해야 두 배 오래 산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홍배 지음 / 보누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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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슨 전쟁인가 싶었지만, 전쟁도 이런 전쟁이 없습니다. 바로 심장과 혈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쟁입니다.


책은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기대 수명'은 얼마나 살아갈지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 '건강 수명'은 우리가 살아가는 전체 시간 중 아프지 않은 시간을 모은 수명을 말합니다. 이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심혈관 질환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첫 번째 원인이 바로 '심혈관 질환'이라는 2019년 자료가 저자의 주장 뒷받침합니다. 이는 그해에 사망한 사람의 무려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눈에 바로 보이거나 즉시 느낄 수 있는 증상, 통증으로 발견할 수 있는 질병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은 이와 달리 바로 눈에 띄거나 즉각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심혈관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되어도, 그때는 이미 초기가 지나 생명의 위협과 후유증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후유증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예전 생활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할 만큼 우리 일상에 큰 지장을 초래할 만한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심혈관 질환에 대해 거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나나 내 주변 사람에게 그 질환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아무리 잘 관리할 자신이나 방법이 있다 해도, 예방보다는 못합니다. 그리고 이 예방도 사실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위험 요인 몇 가지를 없앴다고, 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을 해내야만 심혈관 질환을 막아낼 방패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심혈관 질환을 촉발하는 병리 현상, 그리고 심혈관 질환과 관련하여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들의 종류와 그것들의 작용 원리를 방대한 연구 자료의 제시를 통해 설명해 줍니다. 이런 내용들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필요하기에 저자가 책에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천천히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면,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속설처럼 들었던 이야기들에도 과학적 근거를 더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가 반드시 알고 실천해야 할 심혈관 질환 예방과 관리 방법도 놓쳐서는 안 되겠죠.


<심혈관 전쟁>이 질환과 혈투를 벌이고 계신 환자분들, 그리고 그 가족분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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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실전 마케팅 - 네이버 상위노출부터 SNS 활용까지, 최신 개정판
최재혁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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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N잡러가 각광을 받으면서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해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정말 많습니다. 티브이, 각종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수많은 광고 때문에, 실제 이용하지는 않아도 이름 몇 개는 떠올릴 수 있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본책은 여러 온라인 쇼핑 플랫폼 중에서 네이버 쇼핑(스마트스토어)에 대한 책입니다. 팔고자 하는 물건과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투자할 시간만 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스마트스토어를 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꾸준히 매출을 올리며 운영해 갈 수는 없습니다.


20년 가까이 온라인 마케터로 일해 온 저자가 이런 분들을 위해 마케팅 전략을 전수해 줍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낯선 독자들을 위해 스마트스토어의 정체부터 함께 파헤쳐 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스토어를 열 수는 없으니, 자신이 어떤 매장을 열 것인지 결정하는데 필요한 시장과 트렌드 조사 팁부터 시작합니다. 자칫 조급한 마음에 또는 별것 아니라는 방심에 성급하게 진행할 수도 있기에 철저히 조사하고 시작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어서 스마트스토어를 함께 만들어 봅니다. 스마트스토어 이름은 나중에 수정이 가능하지만, 단 한 번만 가능하다는 점을 절대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이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이 바로 URL입니다. 이는 아예 초기 설정 이후 수정이 불가합니다. 저자는 또한 고객의 구매로 이어지는 가장 핵심 요소인 상세페이지 기획 및 구성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아무리 값비싼 고화질의 상품 사진을 촬영하더라도 기획이 완성되기 전이라면, 그런 사진들의 활용도가 극히 떨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제는 컴퓨터보다 핸드폰을 통한, 모바일 검색이 더욱 많고 앞으로도 그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화면 구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중심인 마케팅에 대한 조언이 이어집니다. 책의 반 이상을 스마트스토어 마케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 말 대로 아무리 잘 꾸민 가게를 열어도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가게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물건을 지속적으로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입니다.


저자는 고객을 어떻게 유혹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객의 눈에 자주 띄어야 유혹을 할 기회라도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에 저자는 네이버쇼핑 랭킹의 구성요소, 즉 '적합도, 인기도, 신뢰도'를 분석하여 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전수해 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파워콘텐츠 광고, 일반 검색 광고, 네이버 메인 광고, 인플루언서를 통한 광고, 유튜브 광고 등 다양한 광고에 대한 소개 및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광고 외에도 체험단, 쿠폰 등을 활용한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핸드폰에 훨씬 친숙한 젊은 세대에 안성맞춤인 라이브커머스의 장, 단점을 소개하며, 네이버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쇼핑라이브'에 대해 함께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매출 창출 통로인 리뷰의 관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마트스토어의 리뷰 시스템도 소개해 줍니다. 스마트스토어센터 통계 메뉴를 통해 판매 분석, 마케팅 분석 등 다양한 분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통계 자료들을 통해 어떤 내용을 알 수 있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언해 줍니다.


보시면 아실 수 있고, 저자가 프롤로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실전 마케팅(2023 최신 개정판)>은 완전 초심자를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책을 보고 따라 하면서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마케팅까지 직접 진행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무엇이든 낯설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본책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것이니만큼 함께 하나하나 배우면서 점점 숙련자가 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 저자가 전해주는 마케팅 노하우도 부지런히 습득해, 저자의 표현대로, 고객을 유혹할 수 있는 스토어를 가꾸어 가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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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머리 문해력 - 문해력은 어떻게 당신의 무기가 되는가?
송숙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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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의 '성인 경쟁력에 대한 국제조사'를 근거로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책은 시작됩니다. 해당 조사에서 OECD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를 사용한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 이 세 가지가 업무자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전제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중에서도 문해력이 가장 중요하다 시사하고 있습니다. 문해력이 좋을 경우, 나머지 두 능력도 뛰어나다는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그 능력이 나머지 두 능력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본 조사를 통해 OCED는 정보통신기술 사회에서 사람의 취업, 소득, 건강, 심리 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솔직히 놀랐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 속에서 문해력이 이렇게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문해력을, 모르고 넘어갔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알게 된 이상 반드시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저자가 소개한 '칼 포퍼'의 책 이름 그대로, 우리의 삶은 문제 해결의 과정이라 정의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자는 문해력이 문제 해결에 바탕이 된다고 말합니다.


'문해력 없이는 일머리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사회에서 말하는 '일머리가 있다'라는 것은 '높은 지적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는 저자. 그러면서 일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절차를 컴퓨터 하드웨어 구동 과정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두뇌가 하드웨어, 하드웨어를 돌리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바로 문해력이라 말합니다. '문해력이 높으면 일머리가 있고, 그런 사람은 지적 생산성이 높다'라고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문해력 키우기는 읽기, 쓰기 등의 방법 한 가지만으로는 부족하며, '읽기, 생각하기, 쓰기' 이 세 가지가 빠짐없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코로나 이후는 우리가 살아왔던 기존의 정보통신 시대와 다르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디지털로의 대전환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냥 문해력이 아니라, '메타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며 책에서도 이 문해력을 다룹니다.


저자는 문해력을 '글과 말을 다루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 정의하고, 메타 문해력은 여기에 '정보분별력'을 더한 것이라 정리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니 만큼 우리가 접하는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분별하여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하는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중에 필수라 하겠습니다. 그래야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자가 전수해 주는 문해력 성장 방법과 발휘 방법을 잘 익혀 회사, 그 치열한 전투의 현장 속에서, 또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는 문제를 부디 잘 해결하기를,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평안과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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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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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서 처음 읽은 지 15년 이상 지났네요.  찾아보니 그때는 따로 서평도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책은 [공중그네]라는 제목의 이야기까지 포함하여 총 5편의 단편 소설이 담긴 모음집입니다. 이라부 종합병원의 신경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 각종 증상으로 신경과를 찾아온 환자들을 그가 진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슴도치]입니다. 제목은, 항상 상대를 위협할 수밖에 없는 고슴도치 같은 생활을 하는 야쿠자를 빗대 표현한 것입니다. 선단공포증에 걸린 야쿠자 중간 보스 이노 세이지.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함께 지내는 여인은 그에게 의사를 한 번만 만나보라며 진료를 예약해 줍니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병원이 바로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의 의사와 간호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야쿠자인 자신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아니 오히려 무례할 정도로 그를 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세이지는 계속 그곳을 찾게 되고, 심지어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고민을 털어놓기까지 합니다. 과연 세이지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는 [공중그네]입니다. 주인공 야마시타 고헤이가 서커스 공연에서 펼치는 연기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고헤이는 서커스 단원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단체생활을 했습니다. 정식으로 서커스단에 입단한 지 10년, 공중그네 플라이어(flyer)가 된 지는 7년, 그리고 최근 3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었죠. 하지만 도쿄 공연이 시작된 이후 공중그네 연기에서 연이어 실수를 하게 됩니다. 자신이 떨어진 건 캐처(catcher) 때문이라 생각한 그는 공연 후 캐처 역할의 우치다를 때리기까지 하죠. 결국 연기부 부장 니바는 마침 공연장 근처에 있는 이라부 종합병원의 신경과에 가서 의사를 좀 만나보라고 고헤이에게 권유하기에 이릅니다. 후배 우치다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뻗어갔던 고헤이. 최후의 수단으로 그가 준비한 것이 있었는데요. 과연 그는 자신의 의심을 풀 수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들이 세 개 더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마주하기도 하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이런 의사 선생님은 이 지구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분이 계셔도 나쁠 건 전혀 없겠다, 아니 이런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더 솔직한 마음 같습니다. 현실의 문제도 이렇게 기분 좋게 그리고 해피엔딩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바람을 가져 봤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문득 찾아보니 저자는 이 <공중그네> 이후에도 작년까지 거의 매년 작품을 낼 만큼 왕성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더군요.


천천히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저자의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분명 즐거운 일일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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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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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톨스토이 단편 모음집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것으로 인생을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그의 다른 작품들도 만나고 싶었습니다. 마침 그 책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이 수록된 <이반 일리치의 죽음(러시아어 원전 번역본)>을 만났습니다. 본책에서는 톨스토이의 죽음과 삶에 대한 메시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죽음도 우리가 겪었던 다른 일처럼 언젠가 우리가 꼭 겪게 될 일인데 다른 일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준비하지 않는 듯합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우리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앞으로 우리가 겪어내야만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죽음은 왜 그렇지 않을까요? 죽으면 그것으로 다 끝이기 때문일까요? 죽음은 너무 먼 이야기라, 현실성이 없어서, 정말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 번째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부와 명예를 좇으며 살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 남들 보기에 훌륭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던 어느 날, 그에게 원인 모를 지속적인 고통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결국 그때부터 그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예전 같지 않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사라지지 않는 고통으로 인해 그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점점 피폐해져 갑니다. 잘 살고 있다 생각했지만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한 번도 부정한 적 없던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확신이 흔들렸던 것입니다. 이야기는 한 사람이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지한 이후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비록 질병으로 오래 고통받다가 떠났지만, 이런 시간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평소에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번째 작품 [주인과 일꾼]은 상인 바실리 안드레이치와 그의 일꾼 니키타의 이야기입니다. 거래를 위해 길을 떠난 둘은 극심한 눈보라로 인해 목표 기한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게 됩니다. 어렵사리 중간에 위치한 마을에 도착했지만, 안드레이치는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길을 떠나겠다는 고집을 피웁니다. 결국 그들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게 되고 그 속에서 밤을 지새우게 되죠. 평소 농부를 무시하고 부를 쌓는 일에 목을 매던 안드레이치였지만, 자신을 희생해 니키타를 지켜냅니다. 눈보라 속에서 죽음을 직면하게 된 둘의 솔직한 심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작품 [세 죽음]은 귀부인, 마부, 그리고 나무라는 세 주체가 맞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각 주체의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가 인상적입니다. 여러 관점에서 죽음에 대해 접근하고 이해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톨스토이의 글을 통해 '나는 과연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어떻게 맞이하고 싶은가, 그렇게 맞이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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