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 감각의 독서가 정혜윤의 황홀한 고전 읽기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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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이란 말을 들을 때면 나는 무의식중에 그냥 자연스럽게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제목이 귀에 익은데, 혹시 봤나? 아닌가?'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전을 읽어야 하는데...'이다. 일종의 고전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듯하다. 고전이라고 하면 나는 딱딱하고 어렵고 나와는 아주 멀리 있는 그 무언가를 떠올리는 습관이 있다. 이러고 보니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도 갖고 있는 듯하다. 무엇이 이렇게 나를 고전에 대해 근거 없는 두려움과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을 품게 했는지 아직은 그 답을 알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고전과 나의 관계?!'때문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던 것 같다. 평소에 생각하던 것처럼 '역시 고전을 봐야겠어...'라는 중압감이 이 책을 보자마자 손을 뻗게 만들었던 것이다. 생각만 하고 직접 고전을 찾아 읽을 생각은 하지 않던 나이기에, 여러 편의 고전들을 한 책에 모아놓은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을 찾았을 때는, 정말 '바로 이거야!'라는 환호를 마음속으로 부르짖었었다.

 

 

 

  책은 총 열다섯 편의, 이름은 다 한 번씩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고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언젠가 제목만 들어 봤던 고전, 읽다가 만 고전들이 대부분이었고, 극소수의 내가 읽었던 고전이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고전의 줄거리와 자신의 생각만을 죽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고전과 연관성이 있는 다수의 기타 작품들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고전에 접근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고전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

 

 

 

  저자인 정혜윤 프로듀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독서 에세이 작가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정혜윤이라는 이름을 접한 말 그대로 초보독자로서 그녀에게 크게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방대하고도 풍부한 독서량이 그것이다. 한 편의 고전에 관한 글을 쓰기위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저자가 여러 권의 관련 책들을 읽은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뒤늦게 발견한 나로서는 내가 책을 읽는 이유, 독서의 방향 등등 깊고 어려운 이야기들은 뒤로 미뤄두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 정혜윤 작가의 작품을 접하면서 일종의 동경 같은 것을 품게 된 것 같다.

 

  단지 고전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한 명의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책 읽는 자세라던가 어떤 닮고 싶다는 이상형을 발견한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어렵고 머리가 아팠던 적도 있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단 한 가지, 하지만 아주 치명적인,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내가 이 책에 수록 된 고전 작품들을 사전에 제대로 접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등장인물과 줄거리도 미처 모르는 상황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자니 너무나 힘에 부치고 더딘 책 읽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 분들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정말 겨우겨우 넘어갈 수 있는 커다란 장애물과도 같은 부분이었다. 이것이 나에게 한 작품 한 작품을 읽어갈 때마다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글씨를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하는 회의와 가슴이 탁 막히는 답답함을 선사해 주었다.

 

  시험기간이 닥치기 전에 다 읽으려고 했지만, 나의 느린 책 읽기 속도로 인해 화살보다도 빠른 시간에 따라잡혀, 결국 시험기간 틈틈이 읽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여기 담겨 있는 열다섯 편의 고전들을 모두 섭렵한 후에, 다시 이 책 속에 빠져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럼 지금과는 다른 그 무언가를 몸소 깨닫고 기쁨의 전율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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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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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들어서 소설을 잘 접하지 않다보니, 어느 순간 소설을 막 읽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나를 사로잡았다. 원래 소설도 주로 일본소설을 많이 읽고, 가끔씩 사이사이에 우리나라 소설을 읽었었다. 그러던 중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영미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바다거품 오두막>이다. 유럽권 작가라고 해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도만 알고 지냈었기에, 데뷔작이 미국, 영국, 독일에서 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등장한 '멕 로소프'라는 이 여류작가를 처음 접하게 된 것.

 

  아무래도 문고본이다보니 가벼워서 들고다니며 틈틈이 읽기 좋았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한 책은 역시 튼튼한 문고본을 장만하는게 보통이지만, 학교를 오가며 흔들리는 지하철 속에서 읽기위해서는 문고본만큼 좋은게 없는것 같다.

 

  <바다거품 이야기>의 화자는 다름 아닌 100살의 나이를 자랑하는 고령의 할어버지다. 주인공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금은 21세기 중반. 80여년 전 열여섯 살, 화자가 사랑을 발견했던, 1962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첫 번째 다니던 학교에서는 퇴학 두 번째 학교에서는 제적을 당하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주인공. 이번에는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하겠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성 오스왈드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예전의 영향인지 성 오스왈드 학교에서도 학교생활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체육 선생님인 '심신 조련의 신봉자' 파크하우스는 매일같이 학생들에게 크리켓과 럭비 훈련을 시킨다. 날씨가 좋지 않아 실제로 경기를 못하는 날이면 질척거리는 시골 길을 오래도록 달려야만 하는 운명의 성 오스왈드 학생들. 그러던 9월의 어느 날, 짙은 녹색의 바다가 누워 있는 습지 너머 낮은 밀물 덕분에 해변과 스틸리 사이에 기다랗게 펼쳐진 모래톱 주변에 거의 무녀져 내리고 있는 버려진 어부들의 오두막이 몇 채 있었다. 그 지점을 돌 쯤, 주인공은 아킬레스건에 갑작스런 통증을 느껴 쉬고 싶은 마음에 첫 번째 오두막을 이용해 몸을 숨긴다. 그 날, 자신을 '핀'이라고 소개하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이 만남으로 인해, 주인공 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하게 된다. 주인공은 첫 눈에 그에게 빠져버리게 되고. 그의 환상적인 외모와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거의 동경하는 수준까지 이른다. 학교는 그에게 더 이상 커다란 의미를 주지 못하고 모든 것을 '핀'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춰 행동한다. '핀'을 만나고 싶어하고, '핀'에대해 생각하고, '핀'을 공부하면서 그에대한 애정을 키워간다. 사순절과 여름 학기 사이의 휴가 기간. 학생 관리를 담당하는 모그 사감과 부모님의 편지를 위조해 중간에서 모두를 속이고 '핀'과의 꿈꾸던 2주간의 요새탐사 여행을 떠난다.

 

  여행 후 주인공을 둘러싼 해괴한 소문과, '핀'의 질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화자.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대한 태풍까지 오면서 주인공의 비밀스런 일탈생활?!은 막을 내리게 된다. 그 뒤에 밝혀지는 또 하나의 사실은 전혀 예상조차 못하고 있었기에 더 큰 충격을 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될 수도 있었던 성장소설이었다.

 

  열 여섯.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에 폭풍과도 같이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 <바다거품 오두막>. 가끔씩 접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너무 다르다는 인식을 내 의식의 깊은 곳에 깔고 작품을 접해서 인지도 모르지만, 조금은 와 닿지 않는 그들만의 정서나 배경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한번도 유럽이나 영미쪽으로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청소년이던 시절, 청소년 소설을 접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청소년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멕 로소프의 다른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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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 미드에서 과학을 보다 하리하라 사이언스 시리즈 3
이은희 지음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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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미국드라마 즉, '미드'를 좋아라한다. 그렇다고 여러 작품을 두루 섭렵하는 것은 또 아니다. 미드뿐만 아니라 일드(일본드라마)도 즐겨본다. 취미에 미드나 일드 보기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기호 덕분에 책 제목을 보고 '재밌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즐겨봤던 미드라고 해봤자 <FRIENDS>정도로, 과학 드라마는 <CSI>나 <24>를 가끔씩 봤었다. 과학수사를 바탕으로 범인들을 잡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치밀하고 전문적인 스토리전개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맞지만, 이상할 만큼 별로 흥미를 막 느끼지 못했었다. 아마도 나의 '과학 알레르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책을 통해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발간했고,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 카페에서 칼럼니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저자 '이은희'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미드와 과학이야기를 접목시킨 이야기 때문인지, 아니면 글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뭔가 친절하고 상냥한 문체 때문인지 이은희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 보고 싶어졌다. 문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과학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인 '딱딱함'을 이 책에서는 그나마 조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도 이은희 작가님의 이야기하는 듯 한 부드러운 문체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다'로만 끝나지 않고 '~요', '~죠'로 끝나는 문장들이 뒤섞여 있어서 오히려 통일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점이 읽는데 톡톡 튀는 느낌을 주고, 덕분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제목도 그렇고, 표지에 있는 무수한 사진들까지 미드 이야기가 아주 많이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미드를 소개하거나 하는 책이 아닐뿐더러, '지루한 과학에서 신나게 탈출하기 프로젝트'라는 글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나처럼 과학과 별로 친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미드이야기를 함께 엮어 놓은 책이기 때문인 듯하다. 미드는 어디까지나 과학이라는 어렵고 지루하고 따분한 이야기에 쉽고 편하고 재미있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인 것이다.

  책 속에는 총 열 세 편의 미국드라마가 등장한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과학 수사 드라마는 별로 잘 보지 않았던 지라,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품도 꽤 있었다. 미국 드라마는 여러 시즌씩 작품을 만드는 형식이 주류인 듯하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드라마라도 시즌별로 에피소드들이 다양하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 몇 편을 골라 앞에서 간단히 소개, 요약을 한다. 그리고 뒤에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과학 관련 이야기들을 죽 풀어가는 형식이다. 풀어가는 이야기에서는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간다. 그리고 중심소재가 되는 것 말고도, 그 중심소재와 관련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것이나 그 외 부가적인 사항들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Season1 '인체의 미스터리를 밝혀라!'의 10번째 이야기인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이 흉악범을 만든다?'이다. 에피소드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가 전해주는 1945년 오스트리아의 수용 시설에서 아이들에게 했었던 연구이야기, 사랑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는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리하라, 미드에서 과학을 보다>는 미국드라마 에피소드들과 과학 이야기들을 연계해서 좀 더 친근하고 밀접하게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참 고마운 책이다.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죽 나열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그와 관련한 저자의 생각들도 이야기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미국드라마에 등장한 에피소드들 이지만 얼마든지 우리 현실에서도 지금 혹은 미래에 일어 날 수 있는, 생활과 관련된 과학적 사실에 관해 사색할 시간을 주고 우리만의 주관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 점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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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제일 쉬운 영어회화 - 상
Leo JJang 지음 / 잉크(위즈덤하우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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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공용어인 영어. ‘영어’나 ‘영어회화’라는 말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들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영어에는 그래도 조금 자신 있다는 학생들은 자신감을 내비칠 것이고, 물론 그 반대라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도 한글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기도 한다는 현실이다. 그나마 어르신들께서는 별다른 감정이 없으시겠지만, 워낙 대중매체에서 영어나 외래어를 많이 쓰고, 관련 신조어들도 끊임없이 나오는 실정이니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 어르신 분들께서는 아마 머리가 아프시고 한글을 그리워하실 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영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생활에서 없어질 수 없는 부분이, 그것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영어란, 어렸을 적 한글을 말할 때 그것보다 더 커다란 비중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위에 언급했듯이 모국어인 한글보다 외국어인 영어를 먼저 익히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니 어학연수에 관한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요즘은 대학생들에게 어학연수는 예전처럼 커다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스펙이라고 볼 수 없게 됐다. 다녀오는 기간도 길어야 그나마 제대로 배워 올 수 있다. 3개월? 반년? 이 정도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몇 년 동안 공부하고 오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어학연수는 경험이 있어도 워낙 다녀오는 학생들이 많아 그 경험이 겨우 본전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굳이 영어에 국한 된 것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 문법, 회화, 외국어 인증시험에 관한 책들은 서점에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져 나오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중국의 무서운 성장으로 인해, 중국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역시 영어가 제1의 외국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름부터 눈에 띄었다. <우주에서 제일 쉬운 영어회화>, 줄여서 ‘우제영’이라고 하더라. 회화책 이름을 정하는 것도 요즘 같아서는 고민도 많이 되고 힘든 작업 중 하나일 것 같다. 사람들이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책 정보가 바로 이름이다 보니 당연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인터넷 영어스타 ‘레오짱’이다. 사실, 영어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고 있던 나로서는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이 레오짱이란 이름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요즘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또 수능 강사든 외국어 강사든 스타강사가 많은 시절에 모든 스타강사를 알기란 쉬운 일은 아닌듯하다.

 

  학창시절 10년이 넘게 영어라는 과목을 학교에서 학원에서 그리고 외화를 쓰면서까지 배우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하면 숨이 턱 막히고 답답하거나 주눅이 드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좀 더 많지 않나 싶다.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 외국어 회화 책에서 가장 중심을 두고 집필하는 부분은 ‘얼마나 쉽게 그리고 제대로 된 표현으로 외국어를 배우고 직접 할 수 있을까?’ 일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도 글은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한 말만 남기고 나머지는 귀여운 그림과 화려한 채색으로 구성한 것 같다. 세 명의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마치 과외를 하는듯한 대화형식으로 설명해간다.

 

  상, 하 총 2권으로서 5개의 ‘영어 말틀’을 이용해 설명한다. 흔히들 우리가 ‘5형식’이라고 배웠던 것을 이름을 좀 더 거부감 적게 편한 느낌으로 바꾼 듯하다. 확실히 문법이라면 아직도 거부감부터 드는 나한테도 5형식보다 훨씬 편한 기분이 드는 효과가 있었다.

 

  학습법은 총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한글로 말하고자 하는 문장을 생각’한 다음 ‘문장을 재배열’한다. 우리말과 영어는 어순이 다르기 때문에 영어 어순별로 문장성분을 재배열한다. 다음으로 말하고자 하는 문장을 생각하거나 말한 다음, 뒤로 책장을 넘겨서 답을 확인한다. 뒷면으로 넘기기 전에 재배열한 문장아래 그림도 있어서 연상 작용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뒷면에서는 표현에 관련된 문법적인 사항이나 회화에서 필요한 관용구 추가적인 정보 등을 제공해 준다. 거기에 관련 응용표현까지 2~3문장 연습할 수 있다.

 

  각 책의 맨 뒤에는 앞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복습하고 테스트해 볼 수 있는 'Work Book'도 수록 되어있다. 그리고 각각의 새로운 말틀을 시작하기 전에 ‘요점정리’를 보기 쉽고 간단하게 정리해 놓아서, 무작정 시작할 때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이나 어색함을 한층 덜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발음 기호도 영어사전에 볼 수 있는 발음기호 대신 한글로 발음 그대로를 옮겨 적어주었다. 강세표시는 ‘~’로 그리고 짧게 끊어서 해줘야 하는 발음은 자음으로만 표기를 해서 조금 더 정확하고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언어는 특히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을 몸소 체험했었다. 나도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서 영어와 친해져야만 하는 입장이다. <우주에서 제일 쉬운 영어회화>가 내 영어정복 도전기에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리라 믿으며, 한 동안 통학하는 지하철 안에서 내 손에 들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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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 네팔의 어린 노동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신명직 지음 / 고즈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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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동아시아, 아동노동, 공생무역. 모두 다 내게는 아주 낯선 단어들이었다. 타칭은 물론 자칭으로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인 나이기에 아직 책을 고르는 폭이 좁은 편이다. 주로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다. 요즘 들어서야 전공과 관련된,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제서적과 에세이를 조금씩 접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은 결코 신선하다는 말이 풍기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충격은 아니었지만.

 

  평소 읽고 싶어 하는 책 위주의 독서만 하고, 뉴스나 신문을 잘 접하지 않는데다가 혹시나 접한다고 해도 찾기 힘든 현실감 때문에 외면해 왔었던 부분도 있었다.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그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는 말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 속에 담겨있는 글과 사진들이 머릿속과 가슴속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산골마을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다른 나라로 끊임없이 생활의 터전을 옮기는 네팔의 아이들. 돈을 벌기 위해, 보다 나은 삶과 생활을 위해, 그리고 빈곤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난 얼마나 축복받고 행복한 사람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초등학생들만 한 나이에 태어난 고향과 집, 그리고 가족들을 떠나 도시로 국경건너로 자꾸만 멀어져가고 있었다.

 

  네팔 아동 노동의 현실을 며칠간으로 다 담아올 수는 없었겠지만,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그 아이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말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그들의 아픔을 단지 사진과 글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느끼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슴 가득 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 속 아이들의 웃음을 보면서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일수록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잘 웃으며, 그 웃음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눈부시고 해맑다는 것……. 그 웃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거기에 웃음이 아름다운 사람일수록 그 뒤에 감춰진 아픔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근거 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위에도 언급을 했었지만, '아동노동'과 함께 '공생무역'이란 말을 처음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서도 검색을 해봤지만 '공정무역'까지만 찾을 수 있을 뿐이었다. 공생무역은 아직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공정무역과 비슷한 개념으로써 공생이란 단어의 의미를 무역에 적용시킨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생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말한다. 양쪽이 모두 이익을 얻는 경우부터 양쪽이 모두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다양한 종류의 공생이 있다고 하는데,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공생무역은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역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공정무역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이 공생무역이 동아시아의 이주라는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저자는 믿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환경, 현실에 대한 감사와 감사하는 만큼의 반성과, 반성하는 만큼의 노력과 다짐의 필요성을 느꼈다. 네팔의 아동노동과 동아시아의 이주라는 문제의 현실을 알려주려고 한 것 뿐만 아니라 나 같은 독자의 반성과 각성을 유발하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좀 더 저자와 같은 뜻있는 사람들의 도움과 참여를 원했을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무언가 가슴속에서 뭉클 하는 것이 느껴졌다. 저자를 비롯해서 저자가 네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 베풂과 봉사, 그리고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과 영혼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좁은 시각으로 나 만을 생각했고 감사할 줄 모르는 시간들을 보냈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를 바꿔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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