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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평점 :

김지수 인터뷰어의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가 돌아왔다.
국내외 14명의 인사들을 인터뷰한 이 시리즈의 제목은 『의젓한 사람들』이다. 김지수 인터뷰어는 이 시대에 필요한 키워드로 '의젓함'이라고 말했다. 의젓한 존재.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의젓한 사람이 되어보았는가?'라고 묻는 김기석 목사의 말을 필두로 김지수 기자는 묻는다.
의젓함이란 무엇인가?
의젓함은 어떻게 발견될 수 있는가?
열 네 명에게서 발견되는 책임과 의젓함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본다.
『의젓한 사람들』에서는 총 14명의 국내외 인물들을 인터뷰한다. 우리가 잘 아는 양희은씨나 배우 박정민부터 목사이자 순례자인 김기석목사, <신경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 등 다양한 인터뷰이들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이 열네명의 인터뷰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공통점 '의젓함'과 '책임감'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먼저 첫번째 인터뷰이 김기석 목사의 인터뷰에서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을 수 있다.
김기석 목사는 우리 모두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임을 말한다. 사람 모두가 '불안'과 '암담함'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는 것.
그러므로 자기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끝내 무의미를 이겨내지 못한다. 그 무의미함과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힘.
그것은 대속의 사명을 지고 가셨던 예수님처럼 '타자'에게 책임지는 존재로 살아갈 때 우리는 인생의 근본적인 불안을 견뎌낼 수 있다

열 네 명의 인터뷰이들 중 모두 자신의 인생들을 확신하는 이들은 없다. 가수 인생 30년을 넘어선 관록의 양희은씨도, 배우 인생 10년이 넘은 박정민씨도, 그리고 작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지멘스상'을 수상한 진은숙 작곡가 또한 불확실성과 끝까지 싸운다. 365일중 65일을 포기하고 300일은 버텨가는 박정민씨도 유럽인들의 정통인 독일 클래식계에서 동양인 음악가로 버텨나가는 진은숙 작곡가들도 모두 동일하게 말한다. 그저 하루 하루를 버티는 거라고 말이다.



인생이 불확실하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며 즐긴다. 양희은씨는 주변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어진은숙 작가도 수상 소식 이후에도 곧 이어질 곡 작곡을 위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책에 수록된 인물들이 모두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인들이기에 명성에 좌지우지할텐데 그들은 어떻게 일상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질문을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의 인터뷰에서 찾는다.

자신을 과시해야 살아남는 세상 속에서 오히려 마크 맨슨은 '평범함'을 강조한다.
정체성을 희귀하고 귀하게 잡을 수록 세상이 만만해 보이고 함부로 하게 된다는 마크 맨슨의 말을 보면서 왜 유명인들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해야 일상을 지킬 수 있으며 실수에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양희은씨도 가장 좋은 노래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부르는 '콧노래'라고 말하고 진은숙 작곡가도 일상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첫 시집을 자비로 출판해야 했던 나태주 시인이 어느 날 문득 노년에 인기 시인이 되었지만 시인은 말한다. 그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장관에까지 오른 플뢰르 펠르랭 또한 성공은 '운과 실력의 칵테일'이라고 말한다. 세상적인 성공이 평생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열 네명의 답은 모두 동일하다. 그저 함께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일상을 살아가라고.
가수 양희은씨는 '아무도 듣지 않고 나 혼자 부르는 노래가 가장 살아 있는 노래'라고 말하고
아담 그랜트는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들을 통해 '의젓한 사람들'이란 바로 일상에서 감동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충실히 살며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타인을 도와가는 존재들의 모습이 바로 '의젓함'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의젓한 존재인가?
이 질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약속할 수 있는 건 하루 하루를 버텨내고 다시 툴툴 털고 일어서기.
그것이 바로 의젓함의 출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