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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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는 '영맨'과 '올드맨'으로 나눈다. 40을 넘어선 나는 당연히 올드맨에 속한다. 

30대까지만 해도 올드맨이 아니라고 부르짖었지만 이제는 영락없는 올드맨으로 불리운다. 특히 뒤늦은 결혼 때문에 아이들이 여섯 살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의 보는 눈은 달라진다. 언제 키우나하는 측은한 눈빛이랄까. 만약 내가 미혼이였다면 이런 눈빛을 받지 않았을텐데 늦깍이 엄마가 되다 보니 나는 세상에서 불쌍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라는 제목의 글은 순전히 제목에 대한 감정이입에서 읽게 된 책이였다. 아직도 내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의기소침해지는 나의 모습과 육아와 회사에 갇혀버린 나의 일생이 너무 불쌍했고 가여웠다. 같이 하소연하고 싶었고 이 책을 빌미로 동병상련을 느끼고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여러 위기에 있던 저자 김영미씨가 글을 읽고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꿈을 찾기 시작한 에세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이면서 작가로의 꿈을 키워가는 김영미씨는 이 책 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자녀들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삶에 큰 위기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집을 나간 아버지, 미용실을 운영했으나 끝내 빚을 갚지 못해 연달아 집을 나가신 어머니, 앞을 못 보는 할머니와 동생을 돌보기 위해 억압적이던 오빠 등 저자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그려진다. 그 중 저자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이야기하며 가정을 지키느냐 헤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알게 된 책쓰기 강좌로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어린 시절의 저자는 불행했으나 남편의 화려한 프로포즈와 남편 사업의 성공, 모든 게 완벽해 보이던 그 때, 가정이 전부였던 저자에게 남편의 외도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이 남편에게 여자가 아닌 존재였음을 알았을 때 느끼던 낭패감, 자신의 존재감이 말살되는 것처럼 느껴지던 그 고통은 다른 종류의 갈등이지만 남편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내게도 공감이 되었다. 다만 실망스러웠던 건 이 위기로 인해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조금 허무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의 인정을 받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작가라고 생각하여 글쓰기를 하게 된 글을 읽으며 작가와 글쓰기라는 작업을 너무 쉽게 환상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컸다. 내 주변에서는 글쓰기를 먼저 하면서 마음을 토로하고 위로받으며 글쓰기가 주는 위로에서 힘을 받게 된 지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쓰기도 전에 육아하며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전업 글쓰기의 삶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좌를 들으며 작가로서 꿈을 키워 나가는 저자는 새로운 꿈을 통해 자신을 키워나간다. 가족이 우선시 되었던 삶 속에 자신의 꿈이 끼어들며 자신을 돌보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자신의 나이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대신 60대의 자신의 눈으로 지금을 바라본다. 먼 후에 더 나이든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며 아직 너는 젊다며 지금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나를 돌아본다. 이미 인생이 끝난 것처럼 의기소침해 하는 내게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지금의 나의 상황보다 훗날 내가 지금의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저자가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이 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며 책읽고 글쓰는 저자의 모습은 나를 보는 것 같아 공감이 된다. 나는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워킹맘의 일상에 찌들어 있던 내게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서평단 활동이 내게 활력을 주며 책과 글을 쓰는 일들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마흔이 넘어도 꿈을 꿀 수 있음을, 그리고 먼저 그 꿈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말해주는 이 책을 보며 최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나왔던 문제가 떠올랐다.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수명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문제에서 정답은 돈과 건강이 아닌 '삶의 목적'이였다. 끝까지 목적과 꿈을 놓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살 수 있다는 이 결과를 보며 자신의 나이에도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저자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나이가 들면 기회가 좁아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 현실에 나를 얽매일 필요는 없다. 우선 꿈꾸고 도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또 어떤 길이 열릴 지 누가 알겠는가. 우선 시작해보고 달려보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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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 -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 않은 어쩌다 보니, 시리즈 2
안지영 외 지음 / 북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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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는 지인으로부터 내 블로그가 너무 평범하다는 조언을 받았다. 서평을 하는 블로그가 너무 많다는 그 말에 너무 허무했다. 다른 사람들은 직업 이외에도 다재다능한데 나에게는 내 몸만 있는 이 사실이 나를 좌절케 했다. 이런 내 심정을 이야기할 때 동생은 내게 말했다. "그냥 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안 돼? 꼭 성공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나를 위한 말이었지만 내 마음은 동생의 말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빨리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성공해야 하는 초조감이 나를 압도했고 내 자신을 원망케 했다. 이 지옥 같은 마음 속에서 만난 책이 바로 <보통 사람들>이였다.

제목부터 <보통 사람들>이라고 명명한 이 책은 "6개월 후에 책을 내고 만다"는 이름으로 모인 다섯 명들이 함께 책을 펴낸 에세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인 이 다섯 명의 공저자는 전업주부, 직장을 그만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출판을 하는 분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보통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이 책의 제목이 성공 강박증에 초조해하던 나의 흥미를 자극했다.

각자의 사는 삶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만큼 이 다섯 분의 작가들 또한 삶이 다르다. 안지영씨는 목동에서 오랜 세월 살다 남편의 이직으로 강남으로 터전을 옮긴 후 새로운 장소에 적응해야만 한다. 또한 뒤늦은 전학에 힘들지도 모르는 딸의 학교 생활에 대한 걱정도 한가득이다. 반면 엄혜령씨는 출판사를 설립하고 아이를 돌보며 워킹맘의 생활을 하는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스토리가 있지만 이 다섯 분 중 나를 자극하게 한 건 이 다섯 명 중 유일한 남자인 신용민씨의 이야기였다.

왜 하필 유일한 남자인 저자 신용민씨의 이야기가 내게 공감이 되었을까? 아니 공감이라기보다 위로가 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40대를 훌쩍 넘어 50대를 향해 가는 나이에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좋아하는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서? 틀리진 않다. 뒤늦은 사표는 아내와 이혼할 뻔한 위기도 맞긴 했지만 꿈을 향해 직진하는 모습이 멋있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분을 주목하게 된 건 비록 자신의 꿈이 인정을 받지 못한다 해도 계속 해 나가는 열정 때문이었다.



유튜브를 하며 자신이 작곡한 곡을 공개하며 콘텐츠를 만들지만 항상 좋은 소리만 들을 수 없다. 특히 뒤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음악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저자보다 더 많은 지식과 재능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젊은 인재들도 많다. 하지만 저자 신용민씨는 자신의 일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하지 않는다. 혹평이 들리면 그대로 인정하기도 하며 구독자 수가 적어도 조바심내지 않는다. 그저 꾸준히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걸 멈추지 않고 정진하는 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이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 자체로 만족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성공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찌들어있던 나를 자극하게 했다.

결국 한 번 뿐인 인생,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적으로 자신의 꿈인 음악을 하면서도 결코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 자체를 즐기는 삶을 살아나가는 저자의 글을 읽을 때 마치 성공하지 못하면 어때. 그냥 네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 봐라고 위로해 주는 듯 했다. 동생이 내게 "그냥 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안 돼?"라고 했던 말을 저자의 글에서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였다.

열정도 좋지만 종종 숨 고르기를 하자.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란 말처럼

'다 행복하자고 하는 짓' 아닌가?

우리 나라의 모유 수유 환상에 젖어 있는 현실을 지적한 저자 박세미 씨의 글을 보면서는 내 출산 때의 경험이 떠올랐다. 유난히 모유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던 나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시며 "뭔 놈의 젖꼭지가 그렇게 생겼다냐"라며 혀를 차시던 시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올랐다. 여성에게 족쇄처럼 채워진 '모성애'라는 굴레가 얼마나 여성의 삶을 옥죄는지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저자의 글이 같은 엄마로서 감정이입이 되었다. "우리는 지극히 정상인 엄마예요"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아직도 변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다만 짧은 글 안에 이 한국의 모성 신화의 부당성은 같은 엄마로서 이해되지만 미혼 여성 또는 남성의 경우는 공감하기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되기 전과 된 후의 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저자가 출산하고 육아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삽입했더라면 더욱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이 이야기들이 보통 사람들이라서 너무 좋았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 같은 사람들이고 흔히 겪는 이야기들이지만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 중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 각자만의 경험과 스토리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걸 이들은 보여준다. 내가 짬을 내 책을 읽고 서평을 블로그에 올리는 게 비록 시시하고 평범하지만 결국 이 행동들도 소중한 나의 이야기임을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계속해 보기로 다짐해 보았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되었다. 우선 내가 행복하다면 이 일을 해 보자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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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양의 마음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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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며 남편과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 나도 아이를 사랑하고, 남편도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랑의 방식이 너무 다르기에 우리는 서로의 방식에 갈등하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모양이 다르면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다. 소설 <세 모양의 마음> 은 내게 그런 책이였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모양이 다른 세 사람. 그 마음이 서로 달라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던 열 다섯 살 유주, 상미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여인 진영의 이야기는 남의 일 처럼 읽히지 않았다. 바로 지금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같았다.



<세 모양의 마음>에는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열다섯 살 유주와 상미 , 그리고 어른 진영.

유주는 다섯 살 바닷가에서 물에 빠졌을 때 어떤 익명의 남자에게 구조를 당하나 그 구조자가 2주 후 돌연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충격 이후 유주의 엄마는 임신중인 남자 아이를 유산하고 유주는 집안의 애물단지가 된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남동생과 비교당하며 없느니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 유주는 물에 빠졌던 그 때 이후 절뚝이가 되어 주변의 놀림걸이가 된다.



또래 상미는 가난한 집에서 살아간다. 집에서 누워만 있는 무기력한 아빠, 아빠를 대신해 일을 하지만 딸 상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엄마, 그리고 가난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외로운 상미. 상미에게는 어린 시절 유괴당할 뻔한 경험이 있다. 자신에게 맛난 아이스크림을 사 주었던 여인을 따라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는 상미는 하루 하루가 지옥같기만 하다.



돈이 없는 10대 유주와 상미에게는 갈 곳이 없다. 그들에게 돈이 없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는 도서관. 그들은 사람없는 곳을 피해 가장 구석진 곳에 있는 소설 코너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외로운 그들에게 어느 날 밥을 사 주겠다며 다가오고 그들은 진영의 보살핌 아래 세 명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저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굶으며 지내던 앤데요.

저분이 매일매일 아무 사이도 아닌 저한테 점심을 사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게 해줬다면요.

그러면 누가 진짜로 제 보호자인 거예요?

우리는 흔히 보호자라는 말을 보호 대상에게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보호자라는 건 말 그대로 정신적 육체적이라는 말로 보호해야 함에도 힘의 논리 또는 권리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이 소설은 자문하게 한다. 나 역시 엄마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내 아이들에게 권리만을 행사하는 건 아닌지 되물어본다.



<세 모양의 마음>에서 영원할 것 같던 세 사람의 관계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분열되며 이 세 명은 뿔뿔이 흩어진다. 이 들의 관계를 주변에서는 이용하고 배신하는 사람도 있으며 결국 실패한 것 처럼 보이곤 했던 이들이 마지막에는 반전을 선사한다. 비참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놓지 않은 두 사람을 보여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한다. 상황에 따라 돌변하는 유주 또는 상미의 부모와 같은 사랑이 아닌 상황을 떠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다하기를 원하며 놓지 않았던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마음이 또 다른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유주와 상미 그리고 진영은 서로를 사랑했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의 방식은 서로 달랐다. 하지만 방식이 달랐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듯 이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해서 끝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있는 한 언젠가 서로 다시 만날 것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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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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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예술이 쓸모가 있을까? 우선 대중에게 예술은 어떤 존재일까? 나는 예술은 가깝고도 먼 존재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곳곳에 미술관이 있고 작품을 다룬 책들이 많아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보통 예술은 재벌 기업가들의 소유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단순한 예술이라기보다 부자들의 전유물같은 이 예술작품을 볼 때 나와 먼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

《예술의 쓸모》의 저자 강은진 큐레이터는 나와 같은 예술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있는 대중들을 향해 예술이야말로 우리 삶에 유용한 존재이며 실생활에 어떻게 쓸모 있는지 주장한다. 네이버 블로그 <아트톡톡>을 통해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예술이 어떻게 쓸모있는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예술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예술작품들이 어떻게 유명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작품들이 시대의 어떤 배경을 발판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알려줌으로 우리가 이 경험을 통해 통찰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먼저 예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저자는 이 질문에 하나씩 대답을 해 나간다, 그 중 하나는 바로 통찰력이다. 통찰, 사물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말하는 이 통찰력이 예술가에게 필요한 자질 중 하나이다.



통찰력을 소유한 화가 중 저자는 우리가 추상화가로만 알고 있던 파블로 피카소의 <황소 연작>을 예로 든다.

남들이 황소를 그리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을 고민할 때 역으로 황소의 핵심만 표현하여 새로운 황소를 만들어 낸 피카소의 그림 <황소 연작>을 소개한다.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화가의 통찰력을 공부함으로 실생활에서도 응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다양한 작품 속에 우리는 시야가 넓어지며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 책에 다양한 작품과 기획을 설명해 줌으로 예술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있는지 노하우를 알려준다.

《예술의 쓸모》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예술 또한 팔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팔려야 화가들은 생계를 꾸리고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다. 예술작품들이 어떻게 눈에 띄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 저자는 화가와 시대상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해간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는 향수 마케팅으로 성공한 작가이다. 아름다운 여인과 화려한 배경 등의 그림 속 낭만을 선사해주는 그의 작품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코로나로 경기가 침체되며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 때 드라마 속의 훈훈한 다섯 명의 주연 배우들의 이야기는 휴식과 낭만을 떠올리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도 살기 힘든데 드라마라도 행복한 내용을 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마케팅과 알마 타데마는 사람들에게 현실 속의 없는 감성을 그들의 작품 속으로 충족하게 하는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이 무엇에 지쳐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성공이였다.


저자가 소개한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반역> 또한 흥미롭다. "파이프를 그렸지만 파이프는 아니다"라는 이 문구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자신이 보는 것이 분명 파이프인데 파이프가 아니라니 그럼 이건 뭐일까 탐구하는 그 과정 속에 사람들은 자신이 보는 현실이 진짜인지를 질문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볼 때 흔히 보는 것 자체에서 멈추고 만다.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를 묻고 소통하기보다는 그냥 알려주는 지식으로 보는 데 그치고 만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설명해주며 독자들에게 그 힘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령 난해한 추상화 조차도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그림임을 말해주며 틀에 얽매이지 말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보통 책에 대해서는 저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많이 배워왔지만 그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였음을 알 수 있다.

책도 그 의미를 묻고 저자를 이해하려고 할 때 내용을 알 수 있듯이 그림 또한 그림의 의미와 이 그림들이 성공할 수 있게 된 기획 또한 알게 됨으로 더 이해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법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예술의 쓸모》는 우리가 예술을 볼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실생활 쓰임새와 접목시켜 예술의 유용성을 설명해준다. 그냥 한낱 그림으로 보였던 작품들을 가까이 할 때 예술작품은 우리의 삶과 정신을 풍요롭게 해 준다. 예술은 멀고도 가까운 존재라고만 여겼던 내게 이 책은 예술이야말로 가깝게 대해야 할 존재임을 설득시켜준다.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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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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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인물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 왜 그럴까? 왜 화가들은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그렸을까? 화가들은 여성을 그리면서 어떻게 인식했을까?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그림 속의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여인의 초상화 속 인물과 사회상을 비교하여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미술책이다.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저자 이정아씨는 전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술 칼럼을 기고했다. 저자는 먼저 이 책에서 그림이 그려진 시대상을 비추며 그 작품 속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과연 어떠한 배경 속에 여성들이 그려졌을까?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나리자> 및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잘 알려진 다수의 작품 등도 수록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화가가 그린 여인상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거나 미술사에 큰 영향을 준 의미 깊은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 한 작품을 고른다면 단연 프란시스코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 이다.


이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기 전, 단순히 한 여인의 누드화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작품이 종교 재판소까지 끌려갈만한 논란이 되었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는 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그림이 그려진 16~17세기 스페인 여성들은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아내와 어머니로만 살기를 강요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한 시대에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갖는 건 시대를 거스르며 음란한 여자라는 오명을 감당해야했다.

이 그림을 그린 이후 자신이 쌓아 온 명성이 사라지고 "마하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탄식을 자아냈던 화가는 왜 시대를 거스르는 이 그림을 그렸을까? 저자는 그 이유가 현실의 모순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현실 저항과 함께 이 여인의 욕망을 그대로 인정해주고자 하는 존중과 사랑이 아니였을까?

사랑이 없다면 그 종교적 압박을 견뎌내고 이런 파격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 속의 여인은 행복한 모습을 지을 수 있었을까?



수록된 많은 명화들이 남성화가가 여성을 그린 경우가 많다면 이번에는 여성 화가가 수잔 발라동의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학벌도 없고 18세의 나이에 미혼모가 되며 어깨너머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운 발라동은 자신의 모습을 주력하여 그렸다. 왜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줄기차게 그렸을까?

저자는 19세기의 이 비천한 출신의 화가가 받았던 차별과 좌절, 그리고 멸시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말한다. 자신을 그리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얼마나 많은 다짐을 했을지 상상해본다. 사람들의 시선을 딛고 '당돌한 여성'이라는 말을 들으며 작품 세계를 해 나갈 수 있기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짐작케한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했다. 이 사실은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평범한 여성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모습이 저자가 알려주는 시대상과 스토리텔링에 의해 한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갖고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화가와 교감하게 되며 그림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그림에 문외한인 나이지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를 통해 여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미처 우리가 듣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화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남성에 의해 비춰진 여성의 모습도 있고 수잔 발라동처럼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의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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