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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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다. 글쓰기도 좋아한다. 이 두 가지를 충족하기 위해 나는 서평, 리뷰를 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씩은 꿈 꿔 볼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을 만드는 것.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항상 소망뿐이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글을 쓰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책을 내는 출구가 다양해지며 여러 형식의 출판물들이 출간된다. 출판사를 통한 기성 출판, 텀블벅을 통한 후원, 자비 출판 그리고 자신이 직접 제작하는 자비 출판이다.

《작은 나의 책》은 독립 출판으로 자신의 책을 만든 작가 김봉철씨가 전하는 독립 출판 이야기다.

《작은 나의 책》은 저자가 글을 쓰게 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수줍고 인간 관계가 어색한 30대 무직, 블로그에 그의 무직 남성의 소소한 일상들을 써 내려간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에 미드 자막을 올리고 혼밥 생활을 올리곤 하던 그가 블로그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인력사무소에 나가 근근히 용돈을 버는 그에게 책을 내 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온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던 출판. 마음은 동하지만 출판을 하기 위한 비용은 부담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해 볼까?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용기를 내어 그는 손수 책을 만들어간다.

물론 책은 원고가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원고만 있어서는 책을 만들 수 없다. 디자인, 표지, 크기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손수 표지 그림을 그리고 사이즈를 정하며 원고를 교정하고 발품으로 인쇄소를 찾아다니는 저자의 여정이 그려진다. 여러번의 교정 끝에 인쇄소 사장님으로부터 책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의 기쁨, 그리고 책을 실은 트럭이 집 앞으로 오기까지의 설레임등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첫 책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를 출간하였고 스스로 독립서점에 메일을 보내 입고 요청 메일을 보내거나 발품을 판다. 출간부터 홍보까지 자신이 직접 모든 걸 처리해야 한다. 마켓에 나가 직접 책을 팔기도 하고 서점에서 강의도 하며 독자들과 만나기도 한다. 그렇게 알음알음 일을 하며 기성출판사와 연락이 되어 책을 출간하기도 한다.

저자가 만들어나가는 책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쩌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직접 그리고 제목을 정하고 판형까지 직접 정하는 그의 이야기는 책 출간 후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만든 책을 한 명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내성적인 성격을 무릎쓰고 사람들 앞에 서는 저자의 모습 속에 책 한 권의 무게를 생각하게 한다. 비록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아마추어지만 출간되는 순간은 프로의 모습으로 모든 것에 임해야 한다.

독립출판이라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와 책임이 깃들어있음을 《작은 나의 책》에서는 보여준다.

나는 여전히 책 출간을 꿈꾼다. 설령 누군가가 내 꿈을 비웃을지라도. 이 책이 내게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부추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할 말은 있고 그 말을 책을 통해 할 수 있음을 말한다. 남들이 보기에 자신이 하는 과정들이 어설퍼 보인다 할지라도 책 한 권에 온전히 책임을 다 해야 함을 말한다. 출간 후의 고통을 손수 감당해야하며 견뎌낼 수 있어야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책 출간 사이 공백을 견디기 위해 생활인으로서의 고뇌를 말함으로서 결코 쉬운 길은 없음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출간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서 책을 폈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낸 후 견뎌야 할 책임까지를 생각하며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과연 나는 이 모든 것을 다 안을 수 있을까?

가장 쉬운 길은 없다. 저자는 가장 빨리 책을 쓰는 방법은 묵묵히 모든 걸 감당할 마음가짐과 함께 그저 컴퓨터를 켜고 첫 문장을 적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껏 밀어 올려 보라고 말한다.

나도 책을 출간할 수 있을까? 자신과 같은 사람도 시작했으니 먼저 적어나가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묵직한 결단과 함께 도전해보라고 말한다. 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시작만 한다면 길은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한 모든 것을 감당하겠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시작하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질 것이다.

작은 나의 책을 견딜 수 있는 자에게 또 다른 길이 열릴지 도전해보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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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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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힐러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공개적으로 여성 혐오를 이야기하고 미국인만을 강조하는 트럼프가 당선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많은 미국인들은 분노했고 좌절했다.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미국의 마사 누스바움 또한 일본에서 상을 받기 위해 참석해 있었지만 그 허탈감과 공허감을 감추지 못했고 그 마음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글의 형태가 이 책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타인에 대한 연민》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나 선정되었던 철학자이자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저자는 이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미국 시민들이 트럼프를 대통령이 되게 한 원동력과 현재 미국 사회에서 만연되어 있는 두려움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저해하는가를 이 책을 통해 풀어낸다.

이 책은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다. 먼저 저자는 인간이 태어나서 아기가 겪는 두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 생존을 위한 두려움에 자기 중심적인 태아 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성장해 갈수록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온갖 두려움을 조장해낸다. 그 두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저자는 잘못된 정보와 해석이 두려움을 만들어냄을 강조한다. 가령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에 대한 편견과 혐오등은 일부 과격 무슬림의 행동을 보고 전체화 시켜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오류를 조장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나르시스즘, 두려움은 타인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내가 힘든 탓이 남 때문이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며 타인에게 공격한다. 두려움은 분노를 유발하고 공격하고 시기와 혐오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 서술된 여성혐오, 무슬림혐오, 분노 등은 미국을 기준으로 썼지만 이 일이 단지 미국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무조건적인 공격, 세월호에서 가까스레 살아 남은 학생들에게 대입 시험에 무임승차한다는 출처 없는 정보와 비난, 짧은 스커트를 국회에서 입었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여성 혐오, 바로 한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비난하는가? 평등과 존중의 관계를 갖추어야 할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무너져가는가?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의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들이 사람들을 휘감는다.

다른 두려움들도 비슷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하는가?

두려움의 대상은 얼마나 정확하며 얼마나 명확한 정보를 근거로 하는가?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마틴 루터 킹의 전략이 인상 깊다. 분노를 단지 시위, 공격적인 형태가 아닌 해법을 찾아가는 형태로 나아가게 만드는 마틴 루터 킹을 설명하며 올바른 분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파괴하는 저항의 행태가 아닌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만 분노하고 저항할 것을 말하는 마틴 루터는 결코 분노에 휩쓸리지 않았다.

해법을 찾아가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보복 대신 해결책을 제시해 가며 그 길만을 향해 나아갔다.


정치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는

두려움이 우리를 분노로 이끌지 않도록 경계하며

단호한 자세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이 두려움이 열매를 맺어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 난민 혐오 등 온갖 사회 분열의 밑거름이 된다. 상호 호혜가 되어야 할 민주주의가 무너져내릴 수 있음을 저자는 철학적으로 설명해간다. 앞으로도 사회는 두려움을 조장해갈 것이다. 과연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이 다양성을 체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비록 풍족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신과는 다른 형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경험으로 인해 다른 삶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그 경험이 없었다면 저자는 아버지와 같이 편협된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삶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제하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타인에 대한 연민》은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여러 상황을 인문학적 시선에서 설명해간다. 그리고 독자에게 제발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고 서로를 돌아보아야 함을 강조한다.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 한 명이라도 두려움에 맞설 때 다른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음을 말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혼자라도 나설 수 있을 때 우리는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 서로를 돌볼 수 있고 이 사회를 지켜나갈 수 있다. 민주주의는 결국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켜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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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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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부와 명성, 자유, 그리고 태국 휴양지에서의 휴식, 생각만 해도 여유롭고 평화로운 그림이 그려지는 풍경이다. 하지만 가장 행복해야 할 그 공간에서 자신을 강타한 모습이 현실과 정반대라면 어떨까?

최근 스페인어 방송에서 유창한 스페인어로 한국 방역을 설명해서 화제가 되었던 방송인이자 작가인 손미나씨의 이야기이다. 사업을 정리하고 모처럼 찾은 휴식에서 그녀는 자신의 맨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라고...

이 혼란 속에 저자는 호텔측에서 집행하던 명상 강사 인도인 구루를 만나고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하다는 감정을 토로한다. 명상 강사분이 저자가 들려준 삶을 통해 바라본 저자의 모습은 바로 정신, 정신력에 의해 지배받아와서 정작 자신의 마음과 몸을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았다라는 사실이이었다. 스스로 잘 해야만 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채 앞만 보고 달라온 삶. 그 정신을 쫓아가느라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말과 함께 구루 강사는 이제 정신이 아닌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아볼 것을 제안한다.

마음이 원하는 일을 위해 저자는 오랫동안 묵어두었던 버킷리스트를 꺼낸. 잊고 있던 버킷리스트 1호 살사 댄스를 배우기 위해 쿠바 출발부터 이탈리아까지 오가며 도전하고 즐기는 삶을 실천해나간다.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에서 저자의 모험은 '계획녀'이고 생각이 많은 저자의 정신에 의해 방해를 받기도 한다. 가령 살사는 전적으로 남자의 리드를 받아야 하는 춤이건만 먼저 발이 앞서고 자신의 생각대로 나갈려고 하는 탓에 강사 베로니카에게 지적을 받기도 하고 서핑 강사 뻬드로는 마음 속의 한계를 지우고 지금의 파도를 즐기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욕심과 생각을 버리고 현 상황을 집중하며 그 자체로 즐길 때 새로운 기쁨과 가능성이 열렸다.

항상 성취를 중요시 여기고 '잘 해야 돼'라는 강박증 비슷한 완벽을 고집했던 저자에게 가장 어려웠던 건 바로 모든 걸 내려놓는 것이었다. 쿠바처럼 가난하고 구속된 삶을 살지만 그렇기에 오늘 하루 살아가는 데 집중할 수 있고 이탈리아어도 새롭게 배워가는 기쁨에 하루마다 체험하는 이탈리아어의 모습에 기뻐나간다.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가난한 쿠바인들에게도,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이 순식간에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가 바라본 그들의 모습은 태도를 변화함으로 지금 이 곳에서의 행복을 만들어나간다. 부와 소유가 그들의 행복을 가로막지 못하게 한다. 저자는 그들에게서 현실에 더욱 충실하며 행복한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내려놓는다.

우연히 받게 된 스테파노 요가 강사와의 수업에서 저자는 자신의 또래처럼 되어 보이는 강사가 탄탄한 몸과 근력을 가진 모습에 질투심에 휩싸인다. 하지만 강사 스테파노는 운동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자기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남을 질투하는 것 또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배신하고 지치게 만드는 행위임을 저자는 배워나간다. 무조건 잘 해야 된다며 정신력으로 무장하며 채찍질하지만 정작 자신의 몸을 사랑해 주지 못했으니 저자의 몸과 마음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말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의 경우 체육관에 가거나 병원을 갈 때마다 내 몸을 두고 몸이 너무 뻤뻤하다고 한마디씩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유연성 없이 딱딱한 내 몸이 부끄러웠다. 왜 나는 이렇게 타고났을까 라는 원망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바로 내가 나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음을 직접적으로 말해준다. 나 역시 저자처럼 나의 몸을 학대하고 있었음을 알게 해 주었다.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의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면 어느 새 휴식 자체를 즐기며 이완되는 저자의 마음을 즐길 수 있다. 처음엔 살사를 배우겠다는 의욕이 넘치고 쉽게 배워지지 않는 살사에 대해 의기소침해 있지만 점차 못 하면 못하는대로 잘 하면 잘 하는대로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 받아들임 속에 저자의 마음 속의 내면아이가 위로를 받게 됨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경우 미혼이고 여행 다닐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지만 두 아이 그리고 직장이 있는 내 상황 속에서 나는 쉽사리 저자처럼 여행을 떠날 수 없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자유가 억압된 쿠바에서 그들이 했던 것처럼 그 상황 속에서 태도를 바꾸어 나만의 휴식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알게 해 준다. 과연 내가 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즐기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까맣게 잊고 있던 버킷리스트를 꺼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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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 -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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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개인의 시대다. 혼밥, 혼술 등 혼자의 용어가 늘어난다. 일인가구가 늘어나고 남들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며 개인주의 추세는 더욱 거세져간다. 고독사가 늘어나고 외로운 이는 더 외로워가는 팬데믹은 우리의 이웃을 더 소외시켜간다. 코로나 확진이 개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확진자에게 혐오와 비난이 가해지고 각종 혐오가 더해진다. 이 사회는 과연 대안이 있을까?

《두 번째 산》은 바로 개인주의 시대가 만들어낸 이 시대를 극복해내기 위한 대안으로 '함께'라는 단어로 회귀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인생관, 자아 성취와 부와 물질성취에 대한 인생관에서 헌신, 진정한 기쁨, 함께라는 산을 오를 것을 요구한다. 첫번째 산이 성공이라는 개념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려놓고 함께 걷는 것을 뜻한다.


대게 많은 사람이 첫 번째 산을 동경한다.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첫 번째 산을 오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하지만 이 첫 번째 산에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 한 번씩은 위기를 겪으며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바로 이 첫번째 산에서의 위기를 계곡에서 떨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련과 고통이 두 번째 산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고 나아갈 때라고 강조한다.

앞에서 말했듯 첫 번째 산은 개인주의, 나만의 성공이 중요한 사회이다. 예전,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외치던 "나만 아니면 돼" 라는 구절은 이 개인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말이 바로 현 사회를 보여준다. 무조건 첫 번째 산을 오르기에 바빴던 지금 우리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텔로스telos (목적)위기라고 말한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목적이 없이 무작정 걷거나 잠자는 상태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이 위기는 외로움, 불신, 의미, 부족주의 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이 위기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먼저 첫 번째 산, 개인주의가 만들어낸 성공의 목적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자살이 늘어나고 공동체가 단절되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바로 두 번째 산을 옮겨가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열린 상태로 만들어 헌신할 수 있게 만드는 '함께'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산이란 스스로 법적 또는 서약으로 책임의 구속 안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가령 결혼에 대해서도 혼인신고를 통해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책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주고 받는 계약의 관계가 아닌 책임을 약속하는 구속으로 스스로를 헌신의 길로 밀어넣는 삶을 뜻한다.

이 헌신에 대해 저자는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그리고 공동체 네 가지 헌신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이 네 가지 분야에서 말하는 헌신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이들을 목적이 아닌 관계의 대상으로 접근성이다. 가령 첫 번째 산의 개인주의는 서로의 목적이 되기 위하여 결혼한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으로는 둘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역으로 자기를 버리고 초월할 때 결혼 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기쁨으로 시작된 결혼이 결국 둘이 하나가 되어 가는 배움의 현장임을 알아가며 끊임없이 서로를 위해 재결단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부 사이의 재결단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 전문가들이 부부 사이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 다만 부부가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재결단은 시작된다.


재결단을 하는 방법에서 전문가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것은 바로, 결혼 생활에서 커다란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

이 문제를 말끔하게 풀어 줄 어떤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결단은"우리 오후에 함께 산책할까?" "당신은 쉬어. 청소는 내가 할게"

와 같은 실천을 할 시간이다.


공동체의 위기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돌봄 또는 공동체의 많은 일들이 이미 시장에 넘겨져 이익 대상이 되었다. 예전 아이를 돌아가며 돌보아주던 육아는 순전힌 엄마 또는 어린이집의 영역으로 넘어갔고 노인 돌봄 또한 요양원이 대신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개인주의가 미국의 총기 난사 주범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한다.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서 저자는 개개인을 주력하기보다 이웃 단위의 변화를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마을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길은 개인 단위가 아닌 이웃 단위로 복원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 복원의 시작이 이 사회의 가장 소수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로부터 시작됨은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공동체는

구성원들 가운데서 가장 소수인 사람들

(어린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또는 슬픔에 짓눌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규정된다.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어줌으로 '함께'하는 삶을 얻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두 번째 산을 오른 사람들의 예시와 그들의 사는 방법을 통해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초개인주의 절정을 달리는 지금, 이 시대는 어쩌면 역행하는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개인주의가 초래한 많은 외로움과 문제들을 보아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대안이 되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변화를 낳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헌신을 통해 더 큰 유익과 공동체를 낳을 수 있다고 초청하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우리에겐 더 높은 차원의 목적이 필요하다. 팬더믹 시대에 우리에겐 서로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 혐오를 이겨나갈 수 있고 더 큰 외로움을 막아낼 수 있다. '함께' 하는 두 번째 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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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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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의 저자 박상미님은 '더공감 마음학교' 대표이자 상처 치유, 관계 회복등의 주제로 강의하는 심리학 전문가이다. 재소자, 소년원 들을 대상으로 마음치유학교를 열며 소통에도 힘쓰는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하지만 정작 관계에 대하여 제대로 배우지 못해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해 관계로부터 상처받지 않는 기술을 기르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

회사 이직 사유 중 하나가 비전 및 보수 또는 업무 문제도 많지만 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바로 관계에서 상처받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는 적응하면 된다고 치지만 관계는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관계로부터 오는 갈등은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 뿐만이 아니다. 결혼은 부부 갈등, 고부 갈등을 비롯해 친구와도 이웃과도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이 갈등 속에서 사람들은 마음을 다치며 절친한 관계가 하루 사이에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상처가 두려워 인간 관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 상황 속에서 과연 어떤 관계가 지혜로운 관계가 되어야 할까?



저자는 관계에서는 '신중한 행동'과 '약한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약한 관계'란 바로 거리 두기를 말한다. 고슴도치가 가까이 할수록 상처주듯 관계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상처받지 않기 위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이 거리 두기를 '가지치기의 기술'로 비유한다.

어떤 사람이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바로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관계도 잘 맺는다고 대답한다. 먼저 자기애가 충만한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부정적인 사람은 관계에 대해서도 상처 주거나 또는 상처 받기 쉽다. 우리 주위에서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악성댓글을 즐기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 속에는 열등감과 자기 비하가 반영된 사람들일 경우가 많다.

저자는 관계의 바탕이 되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이 책에 많은 지면을 활용하여 자신을 알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 준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건강한 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다.


나부터 내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가 됩시다.

내 친구들이 우리 집 근처로 이사 와서 살고 싶도록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나요?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들도 행복해집니다.


관계 맺기에서 먼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첫번째라면 그 후 관계를 살리고 강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두 번째 단계'공감대화법'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의 중요성을 인지한다. 그 사람 말에 동의하며 이해해주는 것을 말하지만 공감은 더 깊은 의미로 나아간다. 저자는 공감이란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말하며 나의 마음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공감에 대해 정혜신 박사의 책 '당신이 옳다'의 공감과도 뜻을 같이 하는데 바로 '충조평판'을 하지 않고 그 마음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남을 위한다며 충고, 조언,비판을 하려는 경향 대신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하기 전, 그 사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이야기할 때 서로의 마음이 오해받지 않을 수 있다. 부모가 걱정하는 마음에 자녀를 야단치지만 그 마음보다 판단하는 마음이 강하게 받아들여질 때는 바로 이 공감의 태도가 우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감정 소통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안 통하는 이유는 감정이 안 통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관계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게 최종 목표이다.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게 첫걸음이자 마지막 종착역이 되는 건 나 자신을 지키지 않고는 어떤 관계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의 감정을 알고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며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연습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를 돌보는 연습, 나를 사랑하며 지키는 연습이 먼저되어야 우리는 행복한 관계를 키울 수 있다.

《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를 통해서 사람들은 관계 다루기가 위주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 이전에 바로 '나'를 관찰하는 연습 후 타인과의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저자가 동양 사상을 공부하며 얻은 지혜와 저자의 상담 사례를 통해 관계 연습의 이해를 도와줄 수 있다.

기억하자. 관계 이전에 바로 내가 존재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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