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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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요?"

농부과학자 이동현 대표가 소설가 김탁환에게 자주 말하던 질문이다. 그 질문을 작가는 받고 다시 독자에게 되묻는 말이자 이 책을 한 마디로 압축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름답지요?"

저자 김탁환씨는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해 오며 오십을 맞은 지금, 자신의 문학 인생을 되돌아본다. 독서인구는 급감하고 젊은 작가들처럼 변화무쌍하지 못한 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길을 가야 할 것인지 저자는 고민한다. 자신의 길을 돌아보고 싶었고 그 여정에서 우연히 전남 구례 식당에서 이동현 대표를 만난다. 첫만남에서 그들은 좋은 벗이 될 것임을 알아보았고 도시소설가 김탁환은 농부과학자인 이동현 대표의 자취를 따라 두 번째 발아의 시간을 함께 견뎌가기로 결심한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농사 시기에 맞춰 농부과학자 이동현 대표와의 만남과 그의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이동현 대표는 일본 유학 후 자신을 붙잡는 교수의 권유를 만류하고 한국에 돌아와 대학교수가 되고자 지원하지만 그의 수많은 논문과 업적에도 대학교수의 길은 요원하다. 대학교수를 바라며 기회를 엿보는 대신 자신의 첫 회사 창업 후 미숙한 경험으로 실패하고 우연한 기회에 발아현미를 개발하며 부인과 함께 '미실란'농업법인을 설립하여 발아현미를 연구해 간다.

당신의 고향은 무사한가.


소설가 김탁환씨와 이동현 대표는 고향도 친분도 없지만 동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바로 고향의 소멸이다.

도시소설가는 창원 기계공업단지 조성 정책에 따라 자신이 살던 동네가 전체적으로 수몰된 경험이 있다. 살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경험은 당한 사람만이 겪을 수 있는 슬픔이다. 이동현 대표 또한 시골, 농촌의 소멸로 고향의 학교가 폐교되고 길이 바뀌며 어린 추억들이 사라져간다. 사라져가는 아픔을 두 사람은 공유한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의 고향은 무사한지, 소멸되어 가고 있지 않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이동현 대표는 박사 학위까지 받은 유학파이지만 농부이자 과학자임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가 대학교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미실란'법인을 세우며 좋은 품종의 발아현미를 만들기 위해 내세운 원칙은 한가지이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이다.

무엇이 아름다움일까? 이동현 대표가 직접 씨를 뿌리고 낫질을 하며 농사일을 하는 그에게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까지 많은 농부들이 해 오는 화학비료와 유기합성 농약을 사용하는 관행 농법을 따르는 대신 친환경 농법을 따르는 것이다. 벼가 농약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견뎌나갈 수 있도록, 잡초와 싸우고 흙과 싸워나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동현 대표는 인위적인 손길을 최소화한다. 온실 속의 화초가 거친 날씨를 이겨내지 못하듯 이동현 대표는 자연 스스로의 능력을 존중하며 친환경 원칙을 지켜나간다. 그리고 그의 원칙이 잦은 태풍으로 힘들었던 올해 여름에 그가 심은 논의 벼만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미실란의 벼가 쓰러지지 않은 것은 그가 세운 원칙, 친환경 농법의 힘이었다.

벼는 6월 초 모내기부터 8월까지 하루하루 싸우며 단단해졌다. 잡초와도 싸우고 흙과도 싸웠다.

싸우면서 벼는 땅으로 더 깊이 내려가는 법을 익혔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와 같은 일상이 쌓인 탓에 무사할 수 있었다.

많은 기사들이 농촌의 소멸을 이야기한다. 어디 농촌뿐이랴. 수없이 많은 지방과 소도시들이 사라져간다.

그 사라짐이 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로 이어져간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또한 소멸을 이야기한다.

특히 곡성과 같이 서울 인구의 3분의1도 안 되는 소멸 고위험지역인 농촌에서 젊은 사람은 보기 힘들다. 아무도 가망이 없다 할 수 있지만 이동현 대표는 자신이 부인과 세운 '미실란'을 통해 '연대'를 한다. 곡성의 농민들과 연대하여 농사지은 벼를 무조건 사들이고 중장년층을 채용하며 교육에서 소외된 농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곡성교육희망연대'를 꾸려 마을 공동체가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책임져간다. 함께 하는 그의 손길에 미실란 직원들도 노년까지 그와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꾸며 마을 공동체는 이동현 대표가 없는 곡성을 생각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은 단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김탁환 작가가 이동현 대표와의 만남 속에 농부들이 땅과 벗하며 뱀, 우렁이 등과 벗하며 겪어 내는 이 모든 과정, 발아부터 추수 그리고 또 다시 파종하는 과정속의 경이로움과 소멸되어감을 끝까지 지켜가고자 길을 멈추지 않는 이동현 대표의 삶에 대한 아름다움을 함께 말한다. 농부과학자가 저자와 교감하며 "아름답지요?"라고 했던 질문에 잘 답하지 못했던 도시소설가가 아름다움을 체험해가며 "아름답다"고 답하며 다시 독자에게 되묻는다. "아름답지요?"

아름다움은 지키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 아름다움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저자는 책 곳곳에 안타까움을 피력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저자는 곡성과 농촌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현 대표의 질문에 그리고 김탁환 작가의 질문에 응답했으면 좋겠다.

"아름답네요. 이 아름다움 결코 포기하면 안 되겠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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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 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자오타오.류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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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로 무장한 물리적인 전쟁 못지 않게 세계의 흐름을 좌우하는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무역전쟁입니다.

전쟁의 역사만큼, 무역전쟁 또한 나라의 탄생이후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한 나라 또는 세계의 흐름을 좌우해 왔습니다.

비록 총 칼을 들지 않았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놓는 대단한 위력이 있었습니다 .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은 역사상의 수많은 무역전쟁 중 현대사를 이루기까지 의미가 깊은 15번의 무역전쟁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책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의 저자 자오타오와 류후이는 중국에서 기업 경영컨설팅 및 경제와 조직관리 분야에 여러 책을 저술하는 전문가입니다. 공저자들이 중국인인만큼 이 책의 흐름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기록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무역전쟁입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시작되는 이 역사는 먼저 제나라의 관중의 계략 '경중지술'을 설명해 줍니다. 비록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리적인 불리함을 딛고 승리할 수 있었던 역사에는 물건의 가치와 돈의 경중의 이치 즉 "천하를 다스리려는 자는 반드시 중한 흐름을 신중하게 지켜 천하에 흩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라는 이론에 따른 관중의 지혜가 있었습니다.

본국의 핵심 물자는 지키되 타국의 핵심 물자를 무역으로 흡수하는 전략은 결국 노나라와 초나라의 흥망을 좌우했습니다.

제나라 관중의 예는 무역이 결국 교환인 만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주냐가 본질임을 깨닫게 합니다.

관중의 경우 노나라와 양나라의 노호(방직물)을 만들게 하고 농업을 소홀히 해 식량의 빈곤화를 가져오는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이 관중을 보며 한국이 자동차 산업만을 중요시하며 농업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고 점차 침투해 오는 농산물 수입의 경우가 떠올랐습니다. 한국이 바로 이 중국의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2부에서는 나폴레옹으로부터 시작하는 '전 세계 패권을 뒤흔든 무역전쟁'입니다. 이 때부터 바로 지금의 무역을 이루는 봉쇄, 또는 불매운동과 같은 무역사의 흐름이 나타납니다. 유럽을 봉쇄한 나폴레옹의 정책으로 프랑스 뿐만 아닌 유럽 전체를 뒤흔든 봉쇄 정책은 비록 실패로 끝이 났지만 미국의 남북 전쟁은 링컨의 해상봉쇄로 남부를 차단하여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무역은 무엇을 가지고 거래하느냐 또한 중요하지만 교환의 수단 또한 중요합니다. 이 무역은 은으로 거래하던 중국의 은본위제를 포기하게 만들어 화폐수단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아편으로 중국 국민을 중독의 늪에 빠뜨리며 중국을 위험하게 만든 역사 또한 무역이 만들어 놓은 역사입니다.

3부에서는 오늘날의 무역전쟁이 소개됩니다. 일본의 저가 공세에 떠밀려 러스트 벨트가 된 미국 지역의 현실, 무역적자를 극복하고 승기를 잡고자 하나 좁혀지지 않는 이 미국의 대일적자는 왜 트럼프가 이토록 자국보호무역을 주장하는지 흐름을 이해하게 해 줍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중국봉쇄로 줄타기를 하는 일본의 모습은 힘의 논리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교역을 중단하며 줄타기를 하는 모습 등은 우리 나라 또한 비슷해 씁쓸함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가 취하는 관세, 덤핑 등의 규제조치가 가해지며 변해가는 힘의 흐름 또한 무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은 무역만으로 초나라를 멸망시키고 소련을 멸망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는지 시대별로 잘 보여줍니다. 중국의 불매운동을 통해 최근 한국에서 일본 물품 불매운동을 연상하게 하고 중국 관중의 전략 물자를 보며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을 몰아가려는 일본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록 시대는 변했지만 수단이 변화했을 뿐 더욱 치열해지는 무역전쟁의 흐름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두 저자가 중국인이여서 중국의 관점에서 본 흐름이 많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결국 반복되는 이 무역사의 흐름은 앞으로 더 강해져가는 보호무역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가이드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는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양보해야 할 것부터 분석하는 게 시작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각 국가의 역사를 발판으로 타국의 전략을 간파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알려줍니다. 역사 속의 무역전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바르게 대처함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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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손잡고 웅진 모두의 그림책 33
전미화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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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오빠와 손잡고》 은 <빗방울이 후두둑>, <어느 우울한 날 마이클이 찾아왔다>등 아이들의 정서를 다뤄왔던 전미화 작가님의 그림책입니다. 행복한 미소와 함게 오빠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여자 아이의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합니다. 오빠와 함께 하는 다정한 하루가 연상되며 엄마미소를 짓게 합니다.



그림책은 컴컴한 아침 엄마 아빠가 일하러 가고 집에 쓸쓸히 남은 오빠와 동생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부모님은 일찍 일하러 가셨지만 오빠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세수도 하고 좋아하는 개나리색 원피스도 입는 동생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동생이 좋아하는 바깥의 꽃과 나무 또한 자신에게 인사하며 행복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오빠와 손잡고》는 오빠와 함께 하는 하루가 그려지며 이 평범한 일상 속에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동생이 원하는 건 바로 가족, 그리고 주변의 꽃과 나무 등 우리 곁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이에게는 하루 하루가 소중할 뿐입니다.

그러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동생에게 비춰진 모습은...

무서운 현실입니다.

안락한 가정의 보금자리가 크고 무서운 사람들의 손에 파괴되어 갑니다.



크고 무서운 사람들이 또 왔어

오빠랑 나는 숨어.



아이의 평범한 행복이 어른들의 욕심에 한 순간에 깨져갑니다.

오빠와 동생의 보금자리가 어른들의 욕망으로 파괴되어 갑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빠와 손잡고》는 어린 동생의 눈으로 그려진 철거 현장을 보여줍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여야 할 아이들은 너무 세상을 빨리 배워버렸습니다.

행복해야 할 아이들의 마음에 무서움과 공포가 찾아들어왔습니다.


우리집을 잃고 다른 곳을 찾아 이사하는 가족의 뒷모습 속에 비치는 아이의 미소는 더욱 쓸쓸함을 안겨줍니다.

《오빠와 손잡고》는 묻습니다.

과연 우리가 돈 때문에, 이 아이들의 동심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요?

우리가 이 아이들의 행복을 짓밟을 수 있을까요?

오빠와 동생의 마음에 난 무서움과 공포는 극복될 수 있을까요?

꽃, 나무들과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떠나버려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제가 아이에게 "미안해"라고 말을 걸어봅니다.

"꽃과 나무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게 해서 미안해."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오빠와 함께 하는 다정한 오누이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오빠와 함께 하는 하루의 여정을 기대했던 제게 이 책은 후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며 경악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평범하고 다정했던 아침의 모습과 집이 철거되어 가는 현장의 모습이 겹쳐지며 충격을 줍니다.

이 가정의 숨겨졌던 아픔이 아이의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지 더욱 안타깝게 합니다.

《오빠와 손잡고》는 어른의 눈으로 그려진 철거민들의 모습보다 아이의 눈으로 비춰진 이 사회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비춰진 그림책입니다. 그냥 가족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아이의 일상이 한 순간에 파괴시킬 수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을 어느 작품보다 진실되게 그려주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정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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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인의 시대다
은서기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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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팔로잉하는 블로거의 한 이웃이 책을 출간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블로거는 책 블로거로 다양한 책을 읽고 리뷰 혹은 이야기를 적는 블로거로 깊고 다양한 이야기가 특색이여서 나 또한 매우 관심있게 보는 블로거였다. 출간 소식을 전한 그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거가 기반이 되어 출판되었다고 말했다.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 올린 콘텐츠들이 눈 밝은 출판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출간하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노출하고 발전시켜 결과물을 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중 선택받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과연 그 이유는 뭘까?

《이제 개인의 시대다》는 바로 다양한 SNS로 자신을 홍보하기 바쁜 이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나를 알리며 살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생각해보라. 수많은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여 글을 올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야말로 PR의 홍보 속에서 평범한 포스팅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히고 만다. 매일 쏟아지는 포스팅에서 나를 어떻게 알리는가를 저자 은서기씨는 노출에 약한 독자들을 위해 기본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전문 노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먼저 1부에서는 저자가 이제 개인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이제 새로운 시대에서 살아남아야만 함을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속화디는 직업의 구조, 탈조직화, 프리랜서화 , 긱 이코노미 등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시대가 아닌 자신의 일을 찾아 헤매는 시대가 되었음을 저자는 말해준다. 조직을 기본으로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뉘던 시대가 아닌 프리랜서, 각 개인이 브랜드이자 회사가 되는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이 시대는 바로 적극적인 노출이 필요한 시기이다.

자신을 남에게 알리기 위해서 먼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저자는 바로 "나"로부터 출발해야 함을 말한다.

'나'를 노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인간관계의 방법 중 '남은 모르고 나는 아는 나'를 어떻게 발견하는 가의 중요함을 말하며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노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책 《이제 개인의 시대다》 이외에도 노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은 굉장히 많다. 또한 자신을 노출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그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라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개인의 시대다》의 저자 은서기씨는 우리에게 먼저 노출보다 중요한 건 바로 의미찾기라고 강조한다. 먼저 나를 알아가고 나의 삶과 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노출도 잘 하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좋은 생각을 노출하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태도가 건강해야 한다. 가슴이나 머리 한쪽만이 아닌 온몸을 통해 만들어낸 진실한 노출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사람들은 노출자의 생각의 의도를 읽을 때 반응하고 찾게 된다.

2장에서는 본격적인 노출 플랫폼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플랫폼의 특징에 접근하는 방식을 제공해준다. 먼저 자신만의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콘텐츠를 가꿀 수 있는 일상적인 방법에서부터 시작함으로 콘텐츠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가지고 노출을 하지만 왜 소수의 콘텐츠만 인정을 받을까? 저자는 1장에서 말한 생각의 노출을 강조한다. 콘텐츠를 자기의 생각으로 재해석하고 남을 설득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생각을 하지 못하면 일이 만들어 질 수 없다. 세상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굴러간다.

그 생각에 스토리를 입힌 것이 자신만의 역사가 된다.

나를 알고 자신의 전문 콘텐츠를 개발한 후 살아남기 위해서 저자는 7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가장 근본인 킬러 콘텐츠부터 연결, 그리고 SNS바다에 빠지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이 중 가장 흥미로운 건 바로 연대다.

책 제목부터 저자는 개인의 시대를 강조한다. 개인의 브랜드화 시대인만큼 개개인의 경쟁이 더욱 세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데 연대라고? 저자는 삶에 태도가 건강한 사람만이 울림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연대 또한 이 맥락을 같이 한다. 남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 남과 함께 성공하는 사람만이 개인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노출도 두레와 같다. 혼자서 노출하는 데는 한게가 있다.

노출은 형식보다 '상생'을 필요로 한다.

노출의 시대는 자신의 삶으로 남들에게 감동과 영향력을 주는 걸 목표로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인플루언서나 인지도를 얻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더 깊이 자신만의 영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개인브랜드화를 꿈꾸도록 독자들에게 말한다.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남은 인생을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평생 수입원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 α가 필요하다. 콘텐츠 위에 삶이 함께 결합되어야만 한다.

코로나로 우리에게 막연했던 미래가 빠른 속도로 앞당겨져왔다. 디지털화의 속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시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빨리 개인의 시대에 적응시켜야만 한다. 잊지 말자. 속도도 중요하지만 삶과 함께 가야만 한다. 삶과 동떨어진 콘텐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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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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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의 작가 가와이 간지는 2012년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에서 『데드맨』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이다. 그 후 『드래곤플라이』.『잔』,『800년 후 만나러 간다』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며 그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출간된 《스노우 엔젤》은 전작 『데블 인 헤븐』의 프리퀼로 목적과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욕망과 이를 둘러싼 암투를 그려낸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설은 초반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잔잔한 호수가의 풍경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는 이 호수를 바라보는 한 노인에게 검은 남자가 찾아오며 그의 레시피를 요구한다. 샤로노프라는 노인이 한평생을 바친 그의 연구작 '최후의 레시피'는 순수한 평온만을 가져다 주는 약물이었다. 그의 약물을 탐내는 범죄조직은 노인을 공격하고 노인은 마지막 그들에게 말한다.

"이 세상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던 진정한 평화를 마침내 얻게 될 것이다. …다만"

"슬픔이나 사랑과 맞바꿔서 말이지."

"그리되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후, 이 세상은 …."

"천국이 될까? 아니면 지옥일까?"

노인의 죽음 이후 시간이 흘러 도쿄 시내는 환각 증세를 보이며 사고를 일으킨 후 자살하는 사건들이 발생되며 경시청의 만년 계장 기자키 헤이스케는 늘어나는 이 현상들의 이유를 찾을 수 없어 답답할 뿐이다.

《스노우 엔젤》은 샤르노프의 죽음과 '최후의 레시피' 그리고 죽음 직전 '천사님'을 부르며 뛰어드는 범죄등의 강한 도입부에서 벗어나 전직 형사 진자이에게로 초점을 돌린다. 9년 전, 동료 여형사 히와라 쇼코와 변호사 추락사를 조사하던 중 역으로 공격을 받아 동료를 잃고 분노에 차 그 일당을 총으로 죽인 후 신분을 숨긴 채 도망자로 살고 있다. 그를 공격하던 범죄 조직으로부터 이 일의 배후에 '마슈'라는 자가 있음을 알게 되지만 9년이 지나도록 어느 단서도 찾지 못한 그는 돈도 없고 공사장에서 일을 하는 하루살이 인생으로 버텨나간다.

어느 날, 진자이를 찾아 온 옛 상사 기자기 계장과 후생노동청의 마약단속관 미즈키 쇼코가 찾아오고 미즈키 쇼코는 이 사건의 배후에 위험한 합성약물 '스노우 엔젤'이 있음을 이야기하며 이 '스노우 엔젤'의 제조자이자 유통자인 하쿠류를 잡을 수 있도록 사건협조를 청한다. 도망자 신분에서 마약단속관의 그림자가 되어 마약 범죄현장에 뛰어든 진자이의 위험한 추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저자 가와이 간지는 이 소설에 올해 개최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을 소재로 더욱 현실성을 부각시킨다. 경기 부양을 위한답시고 몇 억, 몇십 조를 경기장 건설에 쏟아부으면서도 일반 서민들의 삶에는 무감각한 정치권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비록 도망자 신세였지만 자신이 형사로서 가졌던 자부심과 정의감, 그리고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지만 범죄행위에 동조하는 진자이의 고뇌,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미즈키 쇼코와의 마찰은 읽는 이에게 결과를 위해서는 과정을 중요시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게 한다.

《스노우 엔젤》의 가장 탁월한 점은 인간의 모든 욕망이 총집합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범죄조직만의 욕망이 아닌 정치가들, 그에 협력하는 자들의 욕망, 그리고 마약을 원하는 많은 이들까지 천국을 갈망하는 한 사회의 욕망이 집대성된 느낌이다. 이들의 욕망을 조장하고 이용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음을 소름끼치게 보여준다. 마약상은 천국을 바라는 이들의 욕망을, 정치권은 그들의 부를 위한 욕망을, 서로의 욕망을 자극하며 그들의 목표인 '쾌락의 천국'을 완성하고자 하며 남모를 계획을 완성해간다.

또한 저자는 이 소설 속에서 범죄자의 입을 통해 이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도록 하는 영리함을 선사한다. 그들이 내뱉은 이 사회의 빈틈은 목적을 위해 일부러 만들어지고 그들의 목적으로 인해 범죄가 오히려 더욱 늘어나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이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한다.

"약물만이 아녜요. 다른 범죄도 그래요. 사람 하나를 죽였는데 고작해야 십몇 년, 큰집에서 얌전히 있다 보면

10년 안팎이면 나올 수 있어요. 책임 능력이 없었다는 농리가 통하면 무죄까지도 가능하고요.

범죄에 대한 양형의 가벼움, 이것이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저지른 놈이 득인, 안 하면 손해인 거죠."

"술도 미둑에선 금지되었던 시대가 있었어. 그 기간 동안 술은 마피아의 자금원이었는데, 큰돈을 버는 마피아가 부러워진 국가가 술을 해금했지. 그러자 예상대로 국가에 돈이 물밀듯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어.

국가는 손바닥 뒤집듯 주류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국민을 상대로 음주를 권장하게 되었어.

그리고 지금 미국은, 훌륭한 알코올 중독자 대국이지."

소설은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한 진자이의 계획에 더욱 진한 복선을 그리다가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 암투 속에 아직도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접점이 없을 것처럼 보이던 모든 인물들이 결국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는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알리며 <데블 인 헤븐>의 화려한 시작을 예고한다.

각 인물 모두 생생한 캐릭터와 마약 현장에서의 진자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을 향해 갈수록 절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반전, 그리고 국가 권력의 검은 그림자 등 모든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 이 소설 한편만으로도 가와이 간지의 필력과 스토리텔링을 느끼게 한다. 선과 악의 경계가 없는 곳, '스노우 엔젤'을 둘러싼 이들의 암투 속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가 없다. 그래서 더욱 강렬하다. 더욱 진한 긴장감을 선사해 준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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