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은 마음 - 왜 노력하는 사람이 불행해지는가
오타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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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가수 장나라씨의 신인 시절, 장나라씨가 1집이 성공한 후 엄청난 중압감으로 힘들어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1집부터 거둔 성공에 2집이 1집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라는 부담감 속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마음, 또는 그 인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단순히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운동 선수, 연예인 그리고 일반인들 또한 그 중압감을 받고 이 욕구에 시달리곤 한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SNS에서도 공감이나 좋아요 숫자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 또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이다. 오타 하지메는 저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통해 우리의 그런 욕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저자 오타 하지메는 2008년부터 여러 기업과 관공서, 병원, 중고등학교, 유치원에서 인정이나 칭찬으로 인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오랜 연구를 해 왔다. 오타 하지메는 인정으로 인한 장점, 그리고 인정 욕구가 강박으로 변하게 될 때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까지를 이 책에서 제시해준다.

흔히 우리는 인정이란 긍정적인 영향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오타 하지메 또한 장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인정과 칭찬이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며 이직을 억제한다. 따라서 정신 건강과 부정 억제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인정욕구는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는 보편적인 욕구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정'이 주는 '빛'보다 '그림자'에 대해 집중하여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정 욕구가 강박증오로 바뀌기 쉬움을 이야기하며 그로 인한 부정적인 면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먼저 인정 경험을 받은 인재들, 또는 어려서부터 엘리트였던 인재들이 쉽게 조직을 떠나는 경험이 많은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그들이 한 노력이 인정 받았는데 왜 그들은 인정 받은 조직을 떠나는가? 그리고 왜 그들은 그 기대감을 못 견뎌하는가 등을 이야기한다. 욕구를 넘어서, 가벼운 부담을 넘어서 신경증 적인 반응이 오는 사례를 저자는 '개미지옥'이라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라는 의식이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 한 그 불안을 제거하려면 할수록

마치 개미지옥처럼 불안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이다.


저자는 이 인정욕구가 강박관념으로 변해 불행하기 쉬운 원인으로 주위로부터 받는 인지된 기대, 자신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기효능감의 격차에 따라 이 강박관념이 우울증, 번아웃, 멜랑콜리 친화형의 우울증의 형식으로 발전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는 IT,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사회 구조의 변화 또한 이 현상에 일조했음을 강조한다. 학교 교육에서 영재였지만 객관식이 아닌 독창성과 개성이 더 인정 받는 이 시대에서 단순히 노력만 해서 얻어지지 않는 이 모호한 자질들이 더 큰 강박증과 불행을 야기했다고 말한다.


지금 시대의 첨단을 달리는 일에서 요구되는 요소는 감각과 번뜩임, 직감, 감성과 그것들을 결합하는 독창성과 창의성 혹은

독특한 개성이라는 능력과 자질이다.

그런 능력과 자질은 모호한 데다가 정체도, 발휘되는 과정도

아직 해명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처럼 일에서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과 수험 수재형 인재의 특기 사이에 격차가 벌어졌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때 앞서 말한 청년처럼

모든 걸 내려놓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주로 일본의 조직사회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현상들은 일본과 비슷한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는 한국 사회 또한 결코 다르지 않다. 폐쇄적인 조직 특히 관료 집단, 직장의 비리, 공과 사가 불명확한 조직 제도, 그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때로는 부정을 눈감아주는 문제등,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왜 조직의 범법 행위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지 그 근원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인정 욕구가 건강하게 자리잡기 위해, 또는 자유롭게 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이 정의한 이 강박증에 대한 문제로부터 해결책을 찾는다. 기대를 키워주는 쪽보다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매우 정확한 인정 방법과 조직의 명확하면서도 적절한 보상 제도 등 아울러 제시해 준다.


그 중 저자가 제시한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라는 사고방식으로부터 보호해 줄 '계단'이나 '슬로프'같은 제도를 설치할 것을 권유하는 글을 읽으면서 한 책에서 최근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조영남 서울대 교수가 말한 중국과 한국의 차이점에 관한 글이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실패하면 끝이기 때문에 벤쳐 사업같은 창업에 대해 엄두를 못 내지만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실패했어도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안전망을 만들어 주는 정책이 우리의 인정 욕구로부터 더 건강하게 자리잡는 데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정받기 위한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개인의 의지 또한 중요하지만 제도 또한 중요함을 이 책은 말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제도로부터 기대하기에는 막연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제안한 개인적인 방법 등은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실현해 볼 수 있는 방법 등도 제시되어 있어 시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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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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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듣곤 했다. 하지만 이 신화는 옛날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랬기에 단 한 번도 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특별합본판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이 신화가 다섯 권의 방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는 2000년에 총 다섯 권으로 출간되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 한 권으로 합본하여 출간한 특별합본판으로 다섯 권의 내용을 한 권에 합본한 만큼 1196 페이지라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저자 이윤기 작가님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분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변신 이야기>, <장미의 이름으로> 등 수많은 문학작품을 번역한 탁월한 번역가이자 <뿌리와 날개>, <내 시대의 초상> 등을 포함 다수의 소설 및 산문집을 펴낸 작가이다. 번역가 겸 작가의 이력도 화려한데 이윤기 작가님은 또한 신화 전문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윤기 작가님의 해석과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해준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의 다섯 권은 각 주제에 맞춰 이 신화를 소개한다.

1권에서는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도록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와 2권에는 사랑의 테마, 3권 신들의 마음을 여는 테마 4권 헤라클레스 5권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 등으로 나누어 독자들에게 신화를 소개한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 헤라, 에로스,하데스 등등 수없이 많은 신들의 계보와 신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어신화에 대한 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를 읽다 보면 저자가 그리스와 유럽을 여행하며 신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그린 명화들을 찾아 박물관을 다니거나 여행하며 저자는 자신이 느낀 그 감동과 이해를 위해 이 책 곳곳에 명화와 대리석등 수많은 작품들이 수록되어있다. 이 수록된 작품들과 함께 작가는 책 말미에 이 신화를 느껴보기 위한 여행을 권할 만큼 독자들이 신화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많은 신들과 인간들의 이야기 앞에 인물들이 혼동되기도 하고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 주제에 맞게 인물의 배경 및 가계도에 대해 상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서양의 문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저자는 이 바탕이 된 그리스 로마 신화로 파생된 언어의 기원과 속담 등을 설명해 주며 단순한 신화로 그치지 않고 서양의 문화까지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여 이 이야기들만 수록되어 있다면 큰 오산이다. 저자는 뼈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집중하지만 이에 관련되거나 비슷한 동양, 한,중,일본의 신화 또한 소개해 주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층 더 친숙하게 만든다. 가령 고구려 유리왕이나 낙랑 공주 등의 이야기가 나오며 비록 공간과 시대는 다를지언정 이 신화 속에 보편성이 있음을 알려준다.




저자의 모든 해박한 지식과 아울러 저자의 여행 이야기들을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 읽는 나에게도 전혀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저자의 유머가 곁들어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 속의 신전을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화를 판단하기보다 그 당시의 상황으로 들어가 느끼며 많은 신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우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당시의 이 신들을 믿은 사람들을 존중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해외를 여행할 수 없지만 직접 가서 보고 느껴 볼 것을 권하는 저자의 글 앞에 내게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언젠가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작품들을 내가 꼭 보고 느끼리라 다짐해본다. 그 때는 아마 이 신화가 내게 더 친숙하게 다가오리라.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1200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는다.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작품 설명해주듯 읽는 독자 또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윤기 작가라는 거대한 큐레이터를 얻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 큐레이터는 분명 독자들을 이 신화의 세계로 흠뻑 빠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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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장미 인형들
수잔 영 지음, 이재경 옮김 / 꿈의지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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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여성, 특히 소녀들에게는 많은 제재가 가해진다. 옷차림, 통금, 말투 등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은 순종적인 것을 원했다. 때로 성격이 과하거나 개성이 강한 여자가 있을 경우 어른들은 말하곤 했다. "쟤는 앞으로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나."라고 말하며 혀를 쯧쯧 차곤 했다. 어려서부터 제재와 통제 속에서 자란 삶은 커서 성인이 된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어른들은 소녀들이 어린 시절부터 가르치며 세뇌시키곤 한다.

《깨어난 장미 인형들》은 온실 속의 학교에서 자란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에서 아리따운 소녀들에게 좋은 신부가 되기 위한 자질을 배우는 곳이다. 이 곳에서 배우는 과목은 원예, 사교 에티켓, 겸양과 정숙, 아름다움, 순응 등 투자자들을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자질 등만을 배운다. 이 소녀들은 항상 체중 관리를 위해 맛없는 오트밀만을 먹어야 하며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질문도 없이 무조건적인 순종만 강조된다. 그 가르침에 세뇌된 소녀들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하며 투자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여자학교지만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모두 남자들이다. 기숙사 보스사감부터 분석가 안톤 그리고 교수들까지 모두 남자다. 단 교장의 아내 리앤드라만 제외하고. 이 아카데미 울타리에서만 살아가던 필로미나 로즈는 어느 날 학교 현장학습 때 사감의 눈을 피해 몰래 사탕을 사던 중 잭슨이라는 남자와 대화를 하게 된다. 자신에게 사탕을 사 주며 호의를 베풀던 소년, 잭슨과 대화하는 모습을 사감에게 들키게 된다. 사감은 필로미나를 거칠게 끌고 가게 되고 필로미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평범한 학교 생활에서 잭슨을 다시 만나게 되며 그가 이 학교에 의문을 나타내며 결코 이게 정상이 아님을 이야기해주고 친구 밸런타인의 변화와 레논리즈가 갑작스레 학교를 떠나게 되는 일들을 겪게 되면서 필로미나는 이 배후에 뭔가가 있음을 깨닫고 친구들과 함께 행동하게 된다.

《깨어난 장미 인형들》은 남자들에게 온전히 순종할 것을 세뇌하는 아카데미의 남자들과 그 세뇌로부터 벗어나려는 어린 소녀들의 투쟁이다. 소녀들은 오랜 시간 그들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남자들의 시선에서 찾을 것을 배워왔다.

"선을 긋는 건 너희에게 달렸어. 미래의 남편을 위해 자신의 순결을 지켜.

그들에겐 그걸 가질 자격이 있어. 그들의 권리야."

"너는 이제 무가치해."

이 가르침 속에 소녀들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아카데미에서 배운 가르침만이 목표가 된다.

이 소녀들의 이야기들은 서커스의 아기 코끼리를 생각나게 한다. 코끼리는 힘이 세다. 하지만 서커스에서 코끼리는 인간의 지시를 잘 따른다. 어떻게 이 몸집이 커다란 코끼리가 순종적일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어린 코끼리 때부터 코끼리를 말뚝에 박아 이들이 못 움직이게 묶는다고 한다. 처음에 반항하던 아기 코끼리는 곧 포기하게 되고 이 코끼리가 성장해서도 이 말뚝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의 소녀들은 바로 말뚝에 박힌 아기 코끼리들이였다. 좋은 신부감이 되고 투자자들을 기쁘게 해 줄 수 있도록 오랜 시간 훈련받아온 그들은 감히 거역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억압된 삶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었다. 무기력한 아기 코끼리처럼.

미나, 시드니, 밸런타인, 브린 등 그들이 이 가르침을 거부하고 투쟁을 시작할 때 소녀들은 자신들을 감시해 온 아카데미 선생님들보다 그들이 심겨 준 오랜 교육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더 큰 투쟁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마침내 그 세뇌로부터 벗어났을 때 그녀들을 조종해 온 선생들은 당황해하며 마지막 작전을 감행한다.

《깨어난 장미 인형들》의 이야기가 과연 소설 속에서만 있는 이야기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 한국에서도 여전히 여성들, 소녀들을 세뇌시킨다. 밤길을 조심하는 것도 소녀들이 해야 하고 몸조심을 해야 하는 것도 소녀들이 해야 한다. 큰 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을 귀가 박히도록 들어왔고 딸이 있으면 비행기 태워준다. 예전, 어느 한 지인의 아기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갓난 남자 아기 사진을 보며 누군가가 말했다. "딸이였으면 어쩔 뻔했어." 여자라면 무조건 이뻐야 한다는 가르침, 이뻐지기 위해 성형수술도 상관없다는 태도 또한 어려서부터 사회는 여성에게 심겨주었다.

꾸미기보다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강조하는 탈코르셋 운동 또한 그런 세뇌에 NO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투쟁이다. 이러한 운동은 우리가 오랜 세뇌 속에서 깨어날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두 딸의 엄마로서 내가 과연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사회가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말들로부터 세뇌되는 것을 막아주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리라.

이 소설의 에필로그 부분의 예기치 못한 강한 반전을 읽으며 이 책의 후속편이 곧 쓰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언제쯤 이 소녀들의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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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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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미국의 흑인 사망으로 인한 폭동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이는 세상에서 가장 무례한 트럼프가 대통령이 당선되고부터 예고되었던 건지 모른다. 선거 때부터 약자에 대한 조롱과 멸시를 숨기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그 무례함을 숨기지 않는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는 동양인 혐오를 숨기지 않는다. 동양인은 분노의 타깃이 되어간다. 무례함이 널뛰는 시대. 이 시대를 과연 품위있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이 저자 악셀 하케는 독일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언어의 집을 짓는 글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저자는 이 무례의 시대에 '품위 있는 삶'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먼저 저자는 『품위」라는 단어의 정의를 묻는다. 과연 무엇이  『품위」인가 ? 사전에서 뜻을 검색해 본다.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라는 의미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은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이 '품위'라는 뜻이 상대적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품위'가 나치 친위대에서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독일인들에게 품위를 강조하였음을 강조한다. 


품위는 어떤 이름이 붙여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확실히 품위는 모호하고 흐릿하며 불분명한 경향이 있다. 

어떤 행동을 두고 품위라고 명명하면 그 행동은 이내 품위에 속하게 된다.


저자는 이 품위에 대한 의미에 칸트가 말한 품위의 의미를 인용한다. 그렇다면 칸트는 품위를 뭐라 명명했을까? 철학자 칸트는 품위란 "타인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 데 완충재와 윤활제의 역할을 하는 이 품위가 결속과 분열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있는 '중간 세계;에서 품위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품위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품위를 지키기도 결코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왜일까? 저자는 사회의 변화에  주목한다. 많은 직업들이 디지털화되며 사람들이 직장을 잃어가고  일회용성 말이 난무하는 소셜미디어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키워간다.  편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그에 비해 즉흥적이고 폭발하기 쉬운 그 안에서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는 자신의 이익 앞에 온갖 무례가 난무하지만 침묵을 지킨다. 0과 1만 있는 디지털 사회에서 그들은 돈 앞에 무례를 허용하며 손을 놓는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범죄율이 치솟고 약자를 향한 혐오가 난무하다는 것을. 그 속에서 과연 품위가 가능할까. 선을 악으로 갚는 이 시대에,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어디에서 답을 찾을까. 저자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강조한다. 


앞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과 공존하려면

더불어 살아야만 하고 

또 더불어 살고자 하는 타인에게  일말의 관심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안은 사람이 아닐까?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저소득층이 힘들 때 마스크를 수제작하며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해주며 선행을 베풀던 사람들이 화제가 되었다. 모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재기할 때 그들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리고 그 선행은 또 다른 미담을 만들어 내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관심이 이 사회의 품위를 지켜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악셀 하케 또한 강조하고 있다. 


품위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우리 세대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시급한 태도이다. 우리에게는 전염병 백신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품위를 회복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타인을 향한 포용과 연대가 중요하다. 


품위는 혼자서 이룰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공존하는 사회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태도이다. 그리고 그 품위는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함께 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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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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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국이라는 나라가 관계로부터 얻는 상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개인주의이고 '나'를 우선시하는 유럽보다 '나'보다 '우리'를 중요시하는 우리 나라가 관계라는 이유로 서로의 일에 깊숙이 개입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 관계 속에서 나에게 건네는 충고와 관심이 때로는 상처이고 자존감을 상하게 할 수 있음을 사람들은 간과하곤 한다. 하지만 모두 사랑이니까,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는 말로 듣는 이에게 일방적으로 수용할 것을 강조하곤 한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베스트셀러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저자인 김수현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관계"에 대한 에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관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여러 상처를 언급하며 이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쉽고 따뜻하게 풀어나간다. 


우리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해를 가할 때는 상대방에게 강하게 항의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행해지는 상처는 그게 악의가 없음을 알기에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바로 부모님 또는 친척 어른들이 가하는 간섭등이 아닐까? 명절에 만난 자리에서 "언제 시집 갈 거니?" "이제 너도 빨리 정신 차려야지." "빨리 취업해라." "일자리는 알아보고 있니?" 등등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곤한다. 하지만 이 관계 속에서 행해지는 이러한 일들에 당사자는 그만 하라고 말하지 못한다. 가만히 감당하면 끝도 없이 늘어놓는 간섭에 시달려야 하고 그만하시라고 말하면 대뜸 버릇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 모든 잔소리의 가장 큰 문제는, 

어려운 걸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는 거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아닌 이상, 취업과 결혼, 임신 등 모든 것을 쉽게 이야기한다. 나에게 쉬웠던 일이 상대방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곤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없는 부부엑 그 속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빨리 아이를 가질 것을 재촉하는 경우 또한 상대방에게 쉽게 상처를 주곤 한다. 이런 관심을 가장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 쉽게 판단하고 이야기하기보다 그들의 삶을 온전히 존중해주는 것이 바로 중요하다. 


산다는 것 역시 집안일을 하는 것과 같아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일상을 돌봐야 한다. 


살아간다는 건 파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과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나쁜 감정들을 참기도 하고 손해를 감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간과하는 관계가 있다. 가장 놓치기 쉬운 관계가 있다. 그건 바로 '나' 자신과의 관계이다. '나'와의 관계는 세상 어떤 관계보다도 더 중요하지만 우리는 남을 챙기느라, 또는 살아가느라 정작 중요한 '나'는 챙기지 못하고 '나'와의 관계에 소홀해지곤 한다. 끊임 없는 일상을 견뎌내느라, 삶이라는 바다에서 여러 파도를 부딪혀가며 파도를 넘느라 어느새 기진맥진해지고 '나'를 돌보지 못한다. 우리는 이제 '나'를 생각하고 위로해주어야 한다. 오늘 하루도 살아낸 나에게, 오늘 하루도 버텨나가느라 힘들었던 '나'에게 "애썼다." "수고했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나'와의 관계는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중요한 관계이다. 


모성의 상향 평준화는

우리 모두를 죄책감과 상처에 취약한 존재로 만들었다. 

원래 이상적인 걸 정상적인 거라 여기면

소수의 이상적인 사람을 제외하곤 다  힘든 법이다. 


"엄마니까!"라는 말을 엄마가 되면서 수도 없이 들었다. "엄마니까 할 수 있어" "엄마란 그런 거다." "엄마는 대단해" 그런 세상이 쉽게 말하는 것들은 나를 무기력한 사람으로 만들어갔다. 나는 힘든데 엄마니까 감당하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의 힘듬이 나쁜 것처럼 여겨지곤 했다. 무조건 참아야 하고 나의 감정을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하곤 했다. 상대방의 감정과 상관없이 '모성'이라는 이상향이 억압이 될 수 있음을 사람들은 간과한다. 

육아라는 이름은 자신을 포기하며 끊임없는 연단의 과정이거늘 '모성'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도록 채찍질한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결국 모든 관계의 중심에서 '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에세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많은 관계들 속에서 상처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고 매번 그 상처를 표현한다면 관계가 멀어질까봐 더욱 조심하게 될 때가 많다. 이 관계들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과 여러 책들의 인용을 통해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는 방법등을 이야기해준다. 이 책이 에세이인만큼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전문적인 방법은 제시하지는않지만 관계를 지키려 애쓰기보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관계 맺는 법 등의 여러 가지 조언등을 따뜻한 언어로 말해준다. 


관계는 소중하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니만큼 딸, 엄마, 아내, 직원, 학부모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관계는 바로 '나'이다. 자신과의 관계가 바로 서지 못하면 다른 관계들은 무의미해진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바로 나를 지켜갈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나를 지키고 나를 보호하면서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말해준다. 오늘도 만약 다른 사람들이 건네는 여러 말과 관계로부터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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