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옳다! - 세상을 뒤흔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7개월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2
이용덕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백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 또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시각이 노동자의 시각이 아닌 정치권과 도로공사 측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나는 고백한다. 하이패스가 도입되며 이 요금 수납원들이 사양직종으로 돌아선 이상 인원 감원은 어쩔 수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7개월의 투쟁을 다룬 르포 《우리가 옳다》을 읽으면서 내 생각은 지극히 부분적이였음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런 안일한 시각을 가진 나 자신이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관심사는 단연 일자리다. 그 공약에 맞추어 문재인 대통령의 첫 공약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였다. 이 약속에 수많은 비정규직들은 드디어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정규직화에 대한 각 기관의 반응은 직접 고용이 아닌 자회사 설립이였다. 공단의 퇴직자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넣기 위한 꼼수였다. 사실상 원청과 하청 용역관계에서 자회사라는 명목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들의 수법은 변한 게 없었다. 자회사에 들어갈 것을 종용하는 공단의 압박에 갈 곳없는 여성 수납원들 중 5000여명은 자회사 계약서에 서명했고 나머지 1500여명은 직접고용을 위해 힘들고 긴 투쟁을 시작한다.

모든 국민들이 염원하는 촛불정권이 들어섰건만 왜 비정규직들의 설움은 없어지지 않는가. 대법원의 직접 고용이라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 작전으로 수납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정부와 공단의 무책임. 자회사라는 수법으로 또 다른 하청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전락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정권이 차이가 없다.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캐노피에 올라가고 경찰벽을 뚫고 공사를 점거해도 그들의 아우성을 듣기는 커녕 고발 소송을 남발한다.

이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우리는 그들이 여성이라는 점에 그동안 봐왔던 다른 투쟁들과의 차별을 눈여겨봐야 한다. 쌍용자동차, KEC 금속 지회 등 주로 많은 투쟁은 남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가족 돌봄과 가사 노동으로부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집에는 아이들 엄마가 있으니까. 하지만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다르다. 그들이 3교대를 택하게 된 배경은 아이들 돌보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 자는 시간에 좁은 1미터밖에 안 되는 좁은 부스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여성 수납원들은 중년 여성들이 많다. 남성들보다 더 무거운 마음의 짐을 안고 투쟁에 나서야만 한다.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를 눈으로 훑는 경찰들, 항의하는 노조원들에게 "예쁘지도 않으면서 난리친다"며 핀잔 주는 경찰들, 마지막 저항의 표시로 상의 탈의까지 감행했건만 공감은 커녕 신나게 구경하던 도로공사 남자 정규직들. 시험봐서 들어오라고 비아냥대는 직원들.. 그들의 투쟁은 여성이었기에 더욱 힘들었다. 동일한 목표이지만 여성에게는 이 투쟁의 현실마저 불평등이 존재했고 더욱 힘든 싸움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떠올랐다. 최근 뜨거운 이슈였던 카카오택시와 택시운전사들, 자동화기계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공항 직원들과 마트 계산원들, 그리고 요금 수납원까지..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물결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만 생각해왔고 그들의 외침에 방치했다. 다른 직종을 찾던지 아니면 흐름에 순응하던지 하라면서. 처음에 내가 고백했듯 나 또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청와대와 우리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사람이 먼저다'라는 원칙이다.

흐름에 방치하고 그들을 굴종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들에게 또 다른 통로를 열어주며 함께 할 길을 모색할 것인가. 소수만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위해 다수의 노동자들이 핍박받아도 되는 것인가?

《우리가 옳다》라는 외침은 이 질문에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함께 상생을 부르짖으며 외친 그들의 대답이었다.

기술이 발달하지만 분명 그 기술로 인해 파생되는 잔업들이 많이 생겨난다. 함께 할 수 잇는 방법을 찾아내는 건 사측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은 사양 직종이니 어쩔 수 없다는 명목 아래 대화를 닫아버리곤 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국민으로서, 한 때 민주당에 기대했던 일인으로서 그들이 노동자들을 향한 시선이 결코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다르지 않음에 실망과 분노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여성이기에 더욱 힘겨웠던 투쟁을 이어나가며 우리가 옳다라고 외치던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더욱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그들에게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맞습니다. 당신들이 옳습니다. 우리가 옳습니다.

결코 당신들은 이 투쟁의 패배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이 싸움은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 다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이나는 클라스 : 국제정치 편 - 역사 분쟁 · 무역 전쟁 · 이념 갈등 차이나는 클라스 4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가장 인기있는 텔레비젼 교양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와 TVN의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두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여러 전문가들을 초대해 쉽게 들을 수 없는 명강의를 듣는 <차이나는 클라스>와 책에 대한 배경과 전문 지식까지 책을 파헤쳐주는 <요즘책방>의 인기는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특히 <차이나는 클라스>는 각 분야에 맞춰 책을 출간한데 이어 국제정치편의 전문가들의 강연을 모아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나갈 길을 고민할 수 있는 《차이나는 클라스 : 국제 정치 편》을 출간하였다.

《차이나는 클라스 : 국제 정치편》에서는 총 8명의 석학들의 강연이 소개된다. 동양 고전의 대가인 김원중 단국대학교 교수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추진단 자료위원이자 동국대학교 역사교육학과 교수인 한철호 교수, 일본인이었으나 한국인으로 귀화 후 독도와 위안부 문제애 대해 진실을 알리는 호사카 유지 교수 및 WTO 기본통신협상의 한국 대표로 활약했던 최병일 교수와 중동문제연구소의 박현도 연구 교수 등 출연진들의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이나는 클라스:국제정치 편》은 고전, 역사로부터 한국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답을 모색해 나가는 Part 1과 현재 급변하는 풍랑 속의 국제 정세 속에서 과연 한국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묻는 Part2로 이루어진다.

Part1은 먼저 김원중 교수의 <손자병법>의 배경과 설명 그리고 <손자병법>이 현 국제 정치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지피지기 백전불태"가 과연 어떤 상황에서 쓰이게 된 배경 및 약자로서 전쟁에 대처하는 자세 등을 설명함과 동시에 김원중 교수는 트럼프와 시진핑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손자병법>을 어떻게 응용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소련,미국,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한국이야말로 <손자병법>의 전략등을 자세히 알고 공부해서 전략적으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준다.

Part 1의 석학들은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진실의 이면을 깊게 파헤쳐 준다. 독도를 섬으로 볼 것인가 바위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해석에 따른 영토분쟁,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기 위한 중국의 고구려 역사 말살정책 등을 설명해주며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의 전략을 제대로 알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감정이 아닌 힘의 논리가 중요한 국제 정치사에서 <손자병볍>의 "지피지기 백전불태" 원칙이 우선시됨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Part1은 역사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설명했다면 Part2는 지금의 민감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설명해준다. 지금까지 뜨거운 감자인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논란으로 살펴 본 이란과의 관계, 독일의 68세대로 살펴본 한국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 보며 한국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길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한 무역 분쟁과 중국 시진핑의 경제 전략의 배경 속에 한국이 과연 이들 틈바귀 속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국제 정치 속에서 어느 하나를 단독으로 선택할 수 없는 한국의 입장은 유동적이면서 더 넓고 더 깊게 볼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함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 읽었던 책 중 "약소국"의 외교는 강대국과의 협상 때 불리한 위치이기에 얻기 위한 외교보다는 최대한 적게 빼앗기는 외교 전략이 중요하며 이를 잘 실현하는 국가가 일본이라는 글을 읽었던 경험이 있다. 다른 나라와 협상에 임할 때 수많은 사전 질문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며 최대한 방어에 나서며 적게 빼앗기고 많이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일것이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국도 없는" 국제 정치 속에서 더 많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우리는 적게 잃고 우리의 입지를 다져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분명한 건 한반도의 운명은 남한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비록 분단 체제를 살아가지만 남한과 북한은 운명공동체이다. 최근 김정은 사망설로 인해 한국 주식이 순식간에 요동친 것처럼 북한의 정세는 우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북한과의 평화 체제가 확립될 때 우리는 우리를 공격해 오는 수많은 공격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 이 한반도에서의 안정화 속에 국제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여덟 명의 석학들은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국제정세가 들썩인다. 한국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반면 미국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 등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로 남겨져 있다. 이 국제 정치 속에서 우리가 상대를 제대로 안다면 출구를 찾을 수 있다. 한 두 명의 정치인이 아닌 우리 모두가 이 상황을 정확히 헤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미국, 유럽 및 아랍권의 정세까지 쉽지만 깊이 있는 설명은 뉴스를 자주 접하지 못해 단편적인 지식만 알고 있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세계사 및 국제 정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훌륭한 스승 역할을 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제의 기술 - 유혹의 시대를 이기는 5가지 삶의 원칙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은 지금이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자신들이 젊었을 때는 참 힘들었노라고, 먹을 게 없어 여러 밭일을 해야 했고 지금과 같은 세탁기 및 최신 가전도구들이 없어 모두 손수 했다면서 편한 세상이 되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과연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중 과연 어른들 말씀에 동의하는 이가 몇 명이나 있을까? 우리는 또 다른 편리함을 찾아 새로운 기기에 열광하고 더 빠르고 더 나은 성능을 찾아 욕망한다. 그리고 이 욕망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이 폭주하는 욕망의 전차 안에서 과연 우리는 안전한가? 우리는 이 욕망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절제의 기술》은 덴마크에서 가장 신뢰받는  심리학자인 스벤 프랭크만이 쓴 책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사회에 대한 진단과 이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를 저술한 책이다. 

저자는 먼저 이 사회를 '욕망의 쳇바퀴'라고 말한다. 만족이 없는 사회, 뭔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얻고 난 이후의 만족감은 잠시 뿐 또 다른 새로운 것을 갖기 위해 폭주하는 사회, 이 쳇바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1차 산업 혁명 당시만 해도 여가가 있고 만족이 있으며 나중의 행복을 위해 절제하였다면 지금의 사회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유혹하며 소비하게 만드는 사회로 변모했음을 말하며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린 이 사회의 모습을 말해준다. 

소비사회에서 우리는 온갖 유혹과 부추김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우리가 품은 모든 욕망은 문제없는 것이 된다. 의미 있는 욕망과 무의미한 욕망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걸 다 갖지 못해도 괜찮다고,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자고 주장하는 게 어려워졌다. 지속해서 무언가에, 진심으로 마음을 쓰는 일도 힘들어졌다.

'원하는 만큼 쓰고, 원하는 만큼 살 것'을 조장하는 이 사회에서 절제를 말한다는 것이 이 시대를 역행하는 길임을 저자는 알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경제 성장을 위해 소비를 부추기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연구비보다 광고비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우리르 끝없는 오락세계로 끌어들인다. 욕망과 소비가 주류인 이 사회에서 왜 저자는 절제를 말하는 것일까? 바로 저자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지속 가능한 삶"이란 자연 자원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거나 완전히 고갈시키지 않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저자는 이 "지속 가능한 삶"이란 문구가 어느 새 옛 구호처럼 변모했음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우리가 이 지속 가능한 삶을 생활 속에서 나타나야 하는가를 이 책에서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삶의 방식이  "절제"와 "만족"이다. 

나는 현실적인 문제들, 이를테면 기후변화나 세계적 불평등 문제에 올바르게 대처하려면,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기꺼이 만족하는 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갖지 않더락도 그럭저럭 견뎌내는 법,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태도 없이 지속 가능한 사회가 실현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저자는 또한 복지 국가인 덴마크 출신으로 선진국인 자신의 입장과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의 입장에서 절제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국가의 혜택을 받는 자신은 절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절제가 선택을 할려야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저자는 이 책에서 개인에 대한 방법 뿐만 아닌 정치적인 절제와 사회적인 절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절제의 기술》 을 읽으면서 나의 경우 책에 대한 탐욕을 생각할 수 있었다. 유난히 책에 대해 탐욕을 부리며 책을 나누며 정리해도 금방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며 집요하게 책을 구매하는 나의 행동이야말로 욕망의 쳇바퀴를 멈출 수 없었다. 유혹을 참기 위해 서점 사이트를 가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 새 주문 아이콘을 클릭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쇼핑을 즐겨 하는 우리의 습관을 이 책은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절제는 쉽지 않다. 이미 자본주의에 최적화된 우리에게 절제는 시대에 역행한다고 저자가 말해듯 절제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인 인간에게, 절제는 선택이 아닌 꼭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절제를 실천한다면 우리는 분명 큰 변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꼭 읽을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리하는 습관 : 승률을 높이는 15가지 도구들 -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NBA 슈퍼스타들의 성공 원칙
앨런 스테인 주니어.존 스턴펠드 지음, 엄성수 옮김 / 갤리온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즈니스와 스포츠에 공통점이 있을까? 이 책 《승리하는 습관》의 저자 앨렌 스테인 주니어는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대답한다. 선수-직원, 코치, 지도자 - 임원, 팀-조직 이 비슷한 구성 속에서 많은 비즈니스 지도자들이 스포츠 분야의 성과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성공 역시 스포츠에서 성공한 선수들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음을 말하며 자신이 15년 동안 만난 슈퍼스타들로부터 배운 성공 원칙을 설명한다. 


앨런 스테인 주니어는 수많은 슈퍼스타들을 만나왔고 그들의 무명 시절부터 성공한 후, 그리고 팀원을 스카우트 하는 사람부터 코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성공 법칙이 다른 데 아닌 그들의 삶과 태도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농구와 같은 팀경기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개인만 잘 나서는 결코 팀이 성공할 수 없다. 개인과 팀, 그리고 좋은 코치가 있어야 승리가 가능하다. 그러하기에 저자는승리의 원칙을 개인, 리더, 팀 세 가지 원칙으로 나누어 설명해 준다. 


개인의 원칙에서 저자는 먼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야 함을 설명한다. 농구의 경우 선수는 자신의 주특기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 역량에 맞추어 자신의 무기를 개발하여야 한다. 즉 끊임없는 자기인식을 함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많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뭘 잘하는지조차 잘 모른다. 자신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 안에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하며 물을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성공의 기본 원칙이 자기 인식임을 전제로 열정과 끊임 없는 훈련을 갖춰야 할 것을 말해준다. 


리더의 원칙에서 저자는 스포츠 리더에 비해 많은 비즈니스 임원들이 임원이 되면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대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안주해 버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을 안락한 새장이라고 비유한다. 그 안락한 새장에 들어가 버리는 순간 발전은 멈추게 될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다. 


저자는 실패가 없는 성공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성공한 유명 CEO들은 실패를 자축하며 그 실패를 동력삼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다. 한국의 대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이용하여 동네 상권을 침투하며 안전함만을 추구하려는 현상이 연상되었다. 


팀의 원칙에서는 개인들이 모여 이루어진 만큼 팀의 커뮤니케이션과 개인이 팀에서 어떻게 역할해야 하는지를 주로 설명해 준다. 어떻게 최고의 팀원이 모여 최악의 팀을 만들어내는지를 통해 조직이 성공하기 위한 원칙을 설명해 준다.  팀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해서 믿음으로 끝나는 이 팀의 원칙은 내가 회사에서 얼마나 이 조직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내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많은 책들이 자신의 통제 영역 외의 것은 과감히 포기하며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말한다. 《승리하는 습관》 또한 자신이 통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통제 가능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내가 남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을 바꿀 수 없으므로 나의 행동을 바꾸고 나의 태도를 바꾸는데 집중해야 한다. 책의 많은 부분들이 인상깊었지만 그 중 선수 스카우트 하는 사람이 스카우트 하려는 사람의 능력보다 휴식 시간 또는 동료들과의 태도를 좀 더 주목하였다는 구절에서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과연 회사 업무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자기 인식으로 시작해 팀원의 믿음으로 승리를 만들어내는 이 원칙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먼저 우선시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우선 나 부터 시작해보자. 나를 통제하고 나에 집중하며 만들어내는 차이를 주목해보자.그렇다면 저자의 말대로 그 첫 시작이 다음 걸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처음 접해보는 저자의 이름과 저자가 겨우 25세에 미국의 500만명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사업자를 두 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선입견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공에 혹시 이 글이 가볍지나 않을까, 30대도 아닌 저자가 세상을 알면 얼마나 알까라는 생각과 자아도취인 면이 강하지 않을까 고민했다. 저자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이 책에 대한 첫 느낌이었다.

오늘날 세상에서는 시간이 점점 돈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바쁜 삶, 정확히는 바쁘다는 우리의 관념이 우리 자신을 빼앗아가고 있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전자기기를 끄고 나 자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은 온갖 전자기기의 향연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등 많은 기기들은 우리의 삶을 장식한다. 그 기기들 속에 우리가 잃어가는 건 뭘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신을 알지 못한다. 과연 현대 사회 속에서 자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자신만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핸드폰 없이 온전히 한 시간만이라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 전자기기 속에서 우리는 삶을 풍요롭게 누리는 것 같지만 실상은 삶을 도둑맞고 있다. 나 자신도, 시간도, 심지어 가까운 지인과의 친밀성까지도...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살고,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 자신을 격려해야 한다.

나를 위한 일들을 해야 한다. 삶의 전체를 다듬는 기술이자, 날마다 의식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행동이다.

저자는 보수적인 미국 중서부의 영향으로 오랜 시간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왔음을 고백한다. 이성애자라는 가면을 쓰며 타인에게 맞추며 지내왔다. 심지어 심리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마저 남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걱정해야 했다. 나의 경우, 부모님은 체면을 매우 중요시하게 여기는 분이셨다. 자존심이 강하셔서 절대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셨고 우리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이셨다. 그 부모님의 기준은 항상 타인의 시선이고 타인 위주였다. 그 부모님 밑에 자란 우리 형제는 그 기준이 항상 버거웠다. 남의 시선을 맞추는 건 절대 기준이 없기 때문이고 상당히 피곤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게이임을 숨기고 살아왔던 때에도 자기 자신답게 살아가지 못했다. 타인을 신경쓰지만 정작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한 인생은 소모적이다. 저자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0년의 세월동안 자기 자신에게 소홀해 왔음을 고백하며 자신에게 충실했을 때의 느낌을 이 책에 기록해두고 있다.

다행인 건 이제 한국에서도 타인에게보다 자기 자신에게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의 기준을 떠나 자신에게 충실했을 때 기쁨을 저자는 책 곳곳에 표현하고 있다.

데이트 앱이든 그냥 앱이든 앱 전성시대에서 가장 애석한 점은, 그것이 우리의 태도나 타인을 대하는 방식과 체제 전반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건 저자가 2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 기계 문명이 우리의 삶에 대한 진단이 매우 정확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커피 한 잔도 배달되고 SNS로 집 안에서 세계의 수많은 사람과 접촉할 수 있게 되는 편리함을 선사해 주었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에게는 빨리 빨리와 편리성만을 추구한 나머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그 방식은 큰 타격을 주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N번방이 바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컴퓨터로 클릭하면 모든 게 다 이루어지는 온라인 세상에서 우리는 타인을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하며 쉽게 버리는 방식으로 변화되곤 했다.

처음 나의 우려와 다르게 저자 코너 프란타는 글과 나이가 결코 비례하지 않음을 차근 차근 보여주었다. 그에게도 거짓 가면 속의 자신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고 각자 모두에게 결코 편하기만 하는 삶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문제들 속에서 부딪치고 깨지기도 하면서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가 지쳐 힘들었을 때 그에게 따뜻한 말을 걸어 우버 기사의 충고처럼 "무슨 일로 속상해하는지는 모르지만 괜찮아질 거예요. 결국은 괜찮아져요."라며 다독여주고 더욱 자신을 껴안아줄 것을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은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이지만 영문으로는 note to self 직역하면 "자신에게 쓰는 메모"이다.

어린 시절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자신에게 그리고 미래의 자신에게 더욱 사랑하고 충실할 것을 다짐하며 써 내려간 이 25살 청년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나도 이 저자처럼 오늘도 나 자신을 사랑해 주자고 나를 다독여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