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으로 본 세계사 - 판사의 눈으로 가려 뽑은 울림 있는 판결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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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되고 SNS에서는 온통 법원에 대한 비난의 글로 온라인상이 떠들썩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 중 하나가 "법원이야말로 AI 판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하는 게 더 정확한 판결을 하겠다."라는 등의 글들이 많은 공감과 호응을 받았다.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재판관의 억지 뀌어맞추기식 판결은 법원에 대한 더욱 깊은 불신감을 주었고 사법계야말로 중립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법원의 신뢰다가 현저히 낮다고 한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법원이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팽팽하며 선출직이 아닌 선임직으로 영구히 집권하는 그들만의 단단한 카르텔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의 저자 박형남씨도 현재 재직 중인 판사로서 이러한 현실을 공감하며 깊이 고민하는 판사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박형남 판사가 역사상의 중요한 몇 가지 재판들을 가려 그 판결들의 역사적 배경과 판결의 오류 그리고 현 시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총 14건의 재판 사례가 연대별로 기록되어 있다. 아테네 소크라테스 재판부터 1996년 미란다 재판까지 뽑은 재판의 사건들의 배경을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되어 역사적 배경이 전무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여러 재판 사례들이 인상깊지만 그 중 세계사에서 어렴풋이 들어 알고만 있던 "세일럼의 마녀재판"의 경우 저자는 한 때 한국을 들썩이게 하였던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사건을 언급한다. 명백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증거를 부인하며 맹목적으로 가수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인신공격을 한 사례는 그와 그의 가정에 깊고 큰 상처를 주었다. 결국 그의 무죄가 밝혀졌지만 그가 받은 상처는 아마 깊은 후유증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무죄가 입증되었음에도 사과하는 "타진요" 사람들은 없었다. 

  이와 비슷하게 1696년 미국 세일럼 마을에서 일어난 마녀 재판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원고가 마녀라고 고발하기만 하면 무조건 잡아가고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낸 이 사건으로 인해 억울한 사건이 일어난 배경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사실이 아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마녀로 몰릴까봐 이 마녀사냥에 동조하거나 침묵하고  수 많은 사람이 뜬소문과 악의적인 날조로 처형되며 한 공동체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은 결코 현 사회와 관련이 없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타진요" 사건이나 SNS에서 떠도는 소문만으로 함부로 잘못을 덮어씌우는 사건들이 많은 사태를 되짚어보며 나 또한 쉽게 누구나 마녀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의 판결 중에서 판사로서의 고뇌가 가득 묻어난 재판을 꼽는다면 나는 [브라운 재판]을 꼽고 싶다. 미국이 수정헌법 14조에서  '법률의 평등한 보호' 제정을 통해 시민의 권리를 보장했지만 미국 사회에는 여전히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만연했다. 백인과 흑인이 사용하는 기차 객차가 다르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달랐으며 여러 시설 사용면에서도 차별을 받아야 했다. 
집 앞의 가까운 학교가 있음에도 먼 흑인 학교를 보내야 했던 부모들의 소송으로 시작된 이 판결은 기존에 백인에게 우호적인 판결을 내리던 보수적인 법원들의 판례를 뒤집고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교육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며 분리정책이 교육 당사자들에게 열등감을 소유하게 될 가능성을 줄 우려가 다분하기에 이러한 분리 정책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그의 판결은 미국 사회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법원은 공립학교 인종통합 판결이 지체없이 집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미국에 분리정책을 없애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저자는 이 사건이 분명 역사적인 사건임에도 후폭풍 또한 거세었음을 말한다. 학교 폐쇄 등 백인 군중들의 저항 등이 만만치 않았음을 언급하며 진정한 사회 변화는 법원의 공정성과 함께 시민들의 사회 참여와 민주정치의 구현이 함께 어울러질 때 발전될 수 있음을 꼬집는다. 

날마다 변해가는 이 상황 속에서 법원과 입법계들 또한 법률이 헌법에 부합되는지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사회과학적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글은 현 사회에서 법원과 국민간의 깊은 괴리감, 책상행정과 현실행정의 괴리감, 현실에 맞지 않는 입법 등 여러 사태에 직면한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현직 판사라면 보통 법이야기만을 읽을 줄 알았는데 판사가 세계사에 대한 해박함에 매우 놀랐다. 
역사 상의 재판들이 현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는 저자의 시도가 매우 좋았고 법조계가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저자가 느껴져서 참 좋았다. 
[미스 함무라비]를 쓴 문유식 판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과 드라마로 우리에게 법원을 보여주었다면  박형남 판사는 세계사와 법 이야기가 결합한 《재판으로 본 세계사 》를 통해 우리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판사들이 이렇게 글  재주까지 좋아도 되는 것일까!! 

법원과 국민들간의 신뢰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저자와 같이 현 사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법에 대해 알려주려는 법조인이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서양사 뿐만 아니라 동양사에 대한 재판 이야기도 읽고 싶다. 
세계사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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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주세요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김영희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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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 중 가장 큰 나의 고민은 바로 독서지도 이다. 

 네 살인만큼 집중력도 상당히 짧은 것도 문제지만 두 아이의 관심사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둘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책읽기는 거의 힘들다. 
특히 둘 중에서 더 산만한 첫째 누리에게 책 읽어주기는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쉽고 재미있게 두 아이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아이스크림 주세요』를 만나게 되었다. 


『아이스크림 주세요』의 표지를첫 본 쌍둥이들의 반응. 
"엄마! 유령은 무서운 거 아니에요? 근데 유령이 너무 귀여워요!" 
첫 표지부터 아이스크림을 든 귀여운 유령의 모습이 아이들의 반응을 사로잡는다. 

쌍둥이들 마음 사로잡기, 시작은 합격이다.




『아이스크림 주세요』의 내용은 단순하다. 
숲 속의 동물들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는 유령을 만나 아이스크림을 받는 이야기이다. 
토끼, 고양이, 원숭이, 비둘기, 코끼리 등 여러 동물들이 나타난다. 
여러 동물 중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건 바로 쌍둥이 비둘기들이다. 
자기와 같은 쌍둥이라고 하니 더욱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책에 나오는 여러 동물 외에 다른 여러 동물들의 이름을 대입하여 『아이스크림 주세요』 를 계속 읽어나가니 아이들 또한 신이 나서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들의 이름을 외친다. 
거북이, 곰, 사자, 호랑이, 기린 등등... 
더 신기한 건 쌍둥이들이 함께 나란히 앉아 "아이스크림 주세요!"를 외치며 소꿉놀이 식으로 책을 읽는다^^. 귀여운 녀석들~ 
쉬운 그림과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이들 귀에 쉽게 와 닿은 것 같다. 

재미있게 읽어 줄 수 있는 그림책 을 찾거나 집중력이 산만한 아이들 모두를 충족시킬 있는 책을 찾는다면 『아이스크림 주세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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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가다 : 두 번째 이야기 -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극한의 자유 나는 작가다
홍민진 외 지음 / 치읓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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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책쓰기의 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중에 글쓰기를 격려하며 글쓰기의 비법에 대해 요령을 제시한 책은 많이 읽어왔지만 책을 써서 작가가 되도록 강력하게 제안하는 저자이자 컨설턴트인 이혁백씨의 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작가다 - 두 번째 이야기』는 저자 이혁백씨의 책쓰기 수업을 듣고 작가로서의 길로 도전한 9명의 글을 모은 책이다. 

『나는 작가다』의 작가 9명은 처음부터 필력이 좋거나 유명한 작가가 아닌 평범한 일반인들이다. 
나와 같은 두 아이의 워킹맘도 있고 한의사도 있으며 회계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프로필에 모두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작가들의 일상에서 책쓰기의 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작가의 길을 가기로 선택하면서 변화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경우 비슷한 처지에서일까? 9명의 작가 중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인 작가 이성주와 유치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작가 안미진씨의 글이 와 닿았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며 변화해가는 작가 안미진씨는 너무 늦은 인생은 없다고 강력하게 조언한다. 


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에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엄마방송국>이라는 카페가 있다. 
엄마일수록 책읽기와 글쓰기가 중요함을 가르치며 글쓰기 모임을 통해 글쓰기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곳에서 우리는 누구든 상관없이 글을 쓰는 사람 모두 작가라고 불리워진다. 작가라는 마음으로 매일 글을 쓰도록 가르친다. 
『나는 작가다』의 작가 안미진씨가 책읽기와 글쓰기의 힘을 통해 변화되고 <리딩맘프> 독서모임 운영자로 거듭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고수들이 강조하는 방법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이 우리의 삶을 금전적으로 풍요롭게 해 주지는 못한다. 승진이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일상이 확 뒤바뀌기는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생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고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해 준다. 그리고 책쓰기는 우리에게 다람쥐 같은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작가로서의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해 가는 기반이 되게 해 준다. 거짓이 아닌 순수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 주고 그 안에서 더 큰 자유를 맛보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연 진정한 자기개발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책쓰기의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언젠가  <강원국. 백승권의 글쓰기바이블> 오디오 클립에서 [어떤 인생도 책이 된다]라는 코너를 들은 적이 있다. 작가들은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산다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이야기를 모든 사람들이 읽게 된다면 결코 인생을 헛 살 수는 없으리라. 

[하루 1시간, 책쓰기의 힘]이 책을 쓰기 위한 메뉴얼이었다면 『나는 작가다』는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할까? 아직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들이 모두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에 대해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특히 9명의 작가 중 육아로 나를 챙기기에도 바쁜 엄마들이 글쓰는 작가로 변신한 엄마작가 이야기가 많아 더욱 반갑다. 
나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을 꿈꾸는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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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딸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82년생 보통 엄마의 기록
이현미 지음, 김시은 그림 / 부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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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일생 중에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출산이 가장 큰 변화이다
부모의 그늘 아래 자라다가 한 아이의 모든 것을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실상 부모가 되지 않고는 전혀 느껴볼 수 없는 경이로운 경험이자 무한 책임의 길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은 엄마이자 기자이기도 한 이현미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기까지의 일들을 겪으며 느낀 것들을 기록한 에세이다
1. 엄마, 2. , 3. 아이, 4. 고양이, 5. 남자, 6. 세상 등의 여섯 챕터로 나뉘어진 이 책은 단순한 육아 에세이가 아닌 엄마면서 기자이기도 한 저자의 눈으로 바라 본 현 사회의 모습 또한 함께 담아내고 있다
 
챕터 1. 엄마에서는 저자가 결혼을 했지만 임신에 대해 부정적이였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모성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여자들을 옥죄이게 하고 수많은 엄마들을 죄인으로 만드는지에 대해 저자의 글은 같은 엄마인 나에게 깊은 공감을 주어지게 한다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모성의 위대함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할 것을 요구하며 엄마의 욕구와 감정은 무시당하는 현실 등열 달이나 배 속에 품고 있고 준비를 했지만 막상 아이가 태어나면 생명의 환희도 잠시 무거운 책임감과 낯설음에 당황하게 된다하지만 엄마니까 모성의 힘으로 한 번에 모든 걸 잘 해낼 것을 요구받는 모성 컴플렉스로 고통받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말해준다
때때로 주변의 누군가에게 육아의 고통을 말하게 되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도 낳았으니 키워야지 어떻게 해!" 한 마디 뿐이었다어른들은 "우리들은 다 그러고도 키웠다."라며 우리의 고충을 단 한마디로 일축시켰고 고생하는 건 당연하다는 반응 뿐이었다그러한 반응이 엄마들을 얼마나 고립시키고 외롭게 하는지 어른들은 알까
 
챕터 2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말한다아버지의 슬픈 가정사와 비디오 가게집 딸내미로서의 추억아버지의 폭언에 시달리던 엄마 이야기대학을 다니면서 겪게 된 문화자본의 차이 등등.. 아이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 저자의 옛 이야기는 나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시대를 살아서일까 그 당시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에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은 육아에 관한 부분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급격히 달라진 변화활발하게 바깥 활동을 하다가 아이와 함께 우왕좌왕하며 힘든 하루를 보내며 남편의 퇴근만을 기다리고 있는 일상자신의 세계가 좁아졌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된다
남편의 퇴근이 늦어지게 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극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초보 엄마의 시간은 매우 느리게 간다. 3개월의 출산 휴가 끝에 회사로 복귀했을 때의 나의 기분은 심한 비유를 하자면 식민지 치하에 시달리다가 광복을 맞이한 기분이라고나 할까엄마의 마음은 엄마가 안다고 저자의 글 곳곳에는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되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은 기자의 눈으로 바라 본 아동학대아이들을 기피하는 노키즈존 등등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에 대해서도 집중한다단지 가해자의 체벌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 당사자들을 찾아가 교육하고 도와주며 예방하는 방법이 더욱 중요함을 설명하는 글을 읽으며 근절되지 않는 아동 학대의 뿌리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설명해 준다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에 대해 정부는 출산율 향상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제시한다육아휴직산부인과 병원비 일부 지원무상 보육 등 많은 대안을 제시하지만 출산율은 매년 최저율을 갱신하고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바로 육아를 부모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이 사회의 왜곡된 시선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출산하기 전까지는 모두의 보살핌을 받지만 출산 후에는 부모가 알아서 키우라는 부모 무한 책임제가 육아의 당사자를 더욱 무겁게 하고 힘들게 한다
엄마들이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되는 것도아픈 아이의 병원비도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보리고 이 땅의 부모들을 외톨이로 만들게 한다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동생이 내게 한 말이 있다.

"낳기 전에는 뭐든 다 지원해 주지하지만 낳은 후에는 지원이 뚝 끊겨나라가 출산율 높이기 위해서는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해 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정 반대로 하고 있어."
 
나는 이 말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사회가 함께 키워주는 사회태어난 아이들에 대해 함께 키워주며 우리 모두의 아이라고 생각하며 너그러운 눈으로 아이들을 보아주는 사회.. 
엄마가 되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일들이였다엄마의 마음으로 쓴 책이고 워킹맘이라서 그런지 매우 공감이 되는 글이 많아서 좋았다

엄마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공감을 주겠지만 이 나라의 정책 집행자지자체 또는 정부 관리자들 또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그들에게 기존까지의 접근법이 아닌 현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 책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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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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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들 중 현 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내는 작가들이 있다.

만약 내게 그 중 몇을 꼽으라면 《바깥은 여름》, 《비행운》 등을 쓴 김애란 작가와 이 책 『쿨하게 한걸음』, 본 책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의 작가 서유미를 꼽을 것이다.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는 서유미 작가의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 하루를 담담하게 그려나간 소설이다.

 첫 번째 단편 <에트로>에서 주인공은 대학을 졸업하고 동생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 젋은이로 방세를 달라는 주인의 요구를 받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취업을 해야겠지만 당장 취업은 힘들고 빵집에서 열심히 휴일도 없이 일하고 있지만 모이는 돈은 없고 고된 노동 끝에 몰려오는 피곤에 취업 준비보다는 잠이 필요한 고된 인생이다. 열심히 산다고 하는 것 같은데 막상 돌아보면 이루어 놓은 게 없는 것 같은 희망도 저당잡힌 슬픈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개의 나날>은 흔히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엄마의 전 남자친구이자 자신에게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던 남자 장영준의 부고를 받게 되며 그와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혼 후 돈 많은 남자를 만나는 것이 목표인 엄마의 욕심 아래 엄마의 많은 남자를 만나게 되지만 그 중 자신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던 장영준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나는 그의 부재를 식욕으로 해결한다. 외로울수록, 그리울수록 먹기에 바빴던 그의 모습은 마음의 부재를 술과 쾌락, 또는 다른 것으로 채우려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힘들게 회사에 평일 휴가를 받지만 근사한 나들이는커녕 서로 스마트폰을 하며 각자 할 일을 하는 맞벌이 부부의 휴가를 그린 <휴가>는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 프로그램과 대조되며 현실과 가상이 얼마나 다른지 극명하게 대조해 준다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그들에게는 하루 하루가 이벤트며 달콤하지만 매일 바쁜 일상에 치이는 우리들에게는 늦잠 자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휴가임을 말하는 이야기를 잘 포착해 그려내고 있다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 같은 이 느낌은 결코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이 외에도 여행 중 실종된 남편의 동료들을 통해 알게 되는 회사에서의 남편의 모습을 그린 <뒷모습의 발견>과 죽음마저 상품이 되어 버린 현실을 꼬집는 <이후의 삶>등은 우리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다.

 

7편의 단편집 중의 어느 누구 극적으로 변화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그저 또 다시 살아갈 뿐이다. <에트로>의 나는 또 다시 집을 알아보러 올 것이고 <개의 나날>에서의 나는 여전히 허기지고 개와 같은 나날을 하루 아침에 접을 수는 없을 것이다맞벌이 부부의 휴가는 끝이 났고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뒷모습의 발견>에서의 아내는 여전히 남편을 찾으며 자신이 몰랐던 남편의 일상을 발견해 나갈 것이다.

어느 하나 달라지는 것은 없다그저 우리 모두가 하루와 헤어지고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그러하기에 작가 또한 모든 등장인물의 이야기의 끝을 현재 진행형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드라마틱하지도 절망적이지도 않은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이 그러하듯이..

 

7편의 모든 이야기들이 웃픈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필력이 놀랍다저자의 글을 읽다가도 이렇게 정확하게 우리들의 일상을 그려나가는 관찰력에 또 한번 작가에게 반하게 된다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유미 작가와 같이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을 잘 그려내는 작가들이 더욱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그들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욱 많이 읽고 공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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