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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입니다만 - 지금, 여기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라문숙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한국사회에서 이제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예전보다 높아졌다. 그에 따라 워킹맘, 일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그들의 고충과 들어주거나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에서도 뒷받침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전업주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만 해도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전업주부인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하는 18번지 대사가 있었다. "너는 집에서 놀고 먹는 아이가 왜 이런 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니?" 그렇다. 집에서 남편이 벌어 주는 돈으로 편히 먹고 산다고 하거나 모두 출근하고 집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전업주부에 대한 시선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이 책 <전업주부입니다만>을 처음 접했을 때 당연히 그런 억울한 주변의 편견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전업주부의 비애를 다룬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책에도 시어머니의 대사가 나오고 삼시세끼 밥 걱정을 해야 하는 전업주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전업주부답게 이 에세이의 많은 소재가 주로 음식 이야기, 주방, 집안일, 명절에 관한 주부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신혼생활 주부 초보시절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 친정엄마, 명절 준비 등 우리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주부생활 20년이 넘은 프로주부이지만 명절 준비는 여전히 쉽지 않으며 마음이, 정성이 삶을 지탱한다고 생각하며 주부 초보들을 다독이는 저자의 글에 저자의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친정엄마로부터 온 택배 상자를 열 때마다 마음이 아련해짐을 느끼고 택배보다는 친정에 가서 엄마를 보고 싶다는 어찌 전업주부만의 이야기일 수 있겠는가? 돌아서면 밥 걱정이라는 엄마들의 하소연처럼 가족 삼시세끼 고민에서 한시도 헤어나올 수 없다면서도 요리하는 순간마다 행복을 느끼고 철학을 깨닫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한다.
주방이 책방이라는 저자의 고백답게 풍부한 독서가이기도 한 저자의 책 이야기 또한 결코 빼 놓을 수 없다. 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틈틈이 책을 읽는 독서가답게 저자의 책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나 역시 인터넷 서점에서 그 책을 검색해보게 된다.
제목에 속았다. 제목 <전업주부입니다만>은 주부이기에 느낄 수 있는 고충보다는 주부이기에 누릴 수 있고 그 안에 느끼는 사소한 행복들로 이어져 있다. 시간이 많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음식이 끓기를 기다리고 준비하는 틈틈이 책을 읽는 저자의 글은 전업주부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워킹맘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공감가는 에피소드들이 많아 책에 밑줄과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슬퍼질 때, 또는 마음이 허전할 때 옆에 두고 찾아 꺼내읽고 싶은 책이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