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환율 알고 갑시다 - ‘거시경제의 거장’ 김영익의 경제가 쉬워지는 책
김영익 지음 / 위너스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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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에서 수입업무를 담당한다. 일의 분야가 무역이니만큼 매일 환율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외 큰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이 일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큰 관심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환율의 변동 유무만 파고들었지 환율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내 분야이면서 전문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참에 김영익 교수의 책 『금리와 환율 알고 갑시다』를 만났다.

『금리와 환율 알고 갑시다』의 느낌을 처음부터 말한다면 경제학에 대한 기초서라 할 수 있다.

'금리'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금리'의 종류와 '금리'의 용어 정리 등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폭넓게 가르쳐 나간다. 이제까지 경제 용어에 둔감했던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해 책에는 많은 그래프와 도표로 설명해준다.

경제학 기초서이자 재테크 길잡이로 저자는 또한 은행 금리 비교 사이트 및 대출 금리의 방법 등을 자세히 소개해 주어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안성맞춤이다.

'환율'에 대한 부분은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리고 변동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해준다. 그동안 내가 국내외 이슈에만 치중하여 환율을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저축율, 투자율, 경상수지 추이 등을 종합하여 환율 변동 유무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금리와 연계하여 환율을 알 수 있게 해주어 앞에서의 '금리' 부분과 상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문가로서 저자는 환율에 대한 예측으로 미국 달러 하락세를 주목한다는 점이 놀랍다. 아직까지 달러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을 예측하는 가운데 저자는 그동안 달러 흡수 역할을 해 오던 중국 시장의 변화, 대외 불균형으로 인한 달러가치 하락은 늘어날 것인 반면 원 가치가 더 이상 떨어지기 힘들 것임을 말하는 부분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나의 경제 지식이 짧아서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책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 관련 뉴스를 좀 더 이해하며 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였다. 이 책이 마중물이 되어 다른 경제학 서적도 읽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테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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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
변상욱 지음 / 멀리깊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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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시절, 정권을 향해 강한 비판을 하던 전 CBS 변상욱 대기자를 기억한다. 언론의 자유가 탄압 받던 시절, 친정부적인 언론만이 설치던 그 때, 정권 비판은 언론인의 생명을 내 건 큰 모험이었다. 언론인의 역할에 대해 끝까지 고민하던 그의 고뇌가 이해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변상욱 앵커의 신작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에서는 좌우로 나뉘어진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이 돋보인다. 촛불정국 이후 양쪽 진영에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풀어놓는다.

당신도 그저 길을 지나가는 한 명의 행인이 아니다.

당신에게 당신은 분명 기적이다. 당신만이 당신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특기인 사회 비판이라기보다 저자가 읽은 책, 또는 주변을 돌아보며 느낀 소회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고민을 풀어놓은 책이다. 책 초반은 주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해줄 것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것을 초반에 풀어놓았을까. 물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왜 저자는 독자들에게 바로 '나'를 사랑하길 당부하는 내용을 초반에 강조했을까.

나는 그 이유를 양 진영으로 갈라진 이 시대에 우리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할 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에서 걷는 취향이 다른 저자와 아내 이야기를 한다. 서로 취향이 다르다고 함께 갈 수 없을까? 그럴 수는 없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하며 절충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인정은 먼저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남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먼저 진정한 자기 존중이 필요하다.


No gain, No pain.

No pain, No gain.

두 개의 서로 다른 격언이 있다. 어느 것이 옳을까?

혹은 맞을까?

내게 답을 내놓으라 한다면

내 답은 "둘 모두 맞고 둘 모두 틀리다." 이다.


어렸을 때는 고생은 사서 젊어서 한다고 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이 고생을 하지 않고 편하게 살려 한다고 혀를 찬다. 반면 젊은이들은 어차피 힘든 세상, 즐기며 살아야 한다며 워라벨을 꿈꾼다. 야근을 하기보다 자신의 여가를 즐기기를 선호한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은 어른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No pain, No gain (고생 끝에 낙이 온다)가 맞을까 아니면 No gain No pain (아무것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고통도 없을 것이다)가 맞는 것일까. 저자는 한 쪽을 선택하지 않는 방법을 취한다. 살아가는데 틀린 방법은 없다. 저자가 언급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글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옳고 "아프면 환자일 뿐이다."라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옳다. 삶에서 해답은 자기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둘 모두 맞고 둘 모두 틀릴 수 있음을 말한다. 그래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갈 수 있다.

보수에 속한 이들이 전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꿈을 꿔야 한다.

진보에 속한 이들이 현실성을 배우되

비전을 변질시키지 않아야 한다.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인정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해하기 위해 한 발자국 나아가야 한다.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보수와 진보의 팽팽한 긴장 또한 자신이 옳다만 고수할 것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저자는 보수에게 꿈을 꿀 것을, 진보에게는 현실성을 키워갈 것을 주문한다. 서로를 위한 노력을 할 때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며 왜 표제작을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로 정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갈라진 이 사회가 하나가 되길 바라는 저자의 염원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서로 다를지라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마음.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는 사회가 아니라 나도 옳고 너도 옳다라며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꿈꾸는 어른이 이 시대에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걸어가는 것. 어쩌면 우리가 코로나보다 더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책을 읽고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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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마연희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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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비행기가 지나간다.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릴 것 같다.

언제쯤 다시 바쁘던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로 온 세계의 이동이 멈추었다. 코로나로 누군가에게는 기회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협했다. 팬데믹이 선언되고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며 각 나라들이 출입을 봉쇄했다.사람들은 여행을 취소해야 하고 부랴부랴 귀국해야만 했다. 여행상품 문의로 종일 울려대던 여행사 전화도 언제 울렸냐는 듯 뚝 멈췄다. 기약 없는 기다림.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잠시 멈춤이었지만 여행사와 항공사에서는 삶이 멈추며 하루 하루가 피마르는 날들이었다. <휴트래블 앤 컨설팅> 대표이자 『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의 저자인 마연희씨 또한 결코 쉽지 않은 날들이었다.

『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에서는 저자의 여행사를 이용하는 여러 고객들 사이에서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유모차를 잃어버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저자의 주머니에서 유모차 비용을 부담했었던 에피소드도 있고 신혼여행 중 부부싸움으로 따로 돌아가겠다며 티켓팅을 요구하는 고객을 달래주며 화해를 시키기 위해 몰래 케이크와 와인을 주문하는 저자의 재기 넘치는 서비스도 있다. 짧은 며칠만의 여행이지만 삶의 모습이 다른 만큼 여행의 모습도 제각각인 걸 알 수 있다.

소개 된 에피소드들 중, 여행 전 날, 아이가 여권에 낙서를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긴급여권발급제도를 알아 보는 이야기가 있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나는 3,4년 전 대만 출장을 이틀 앞두고 여권을 분실 해 긴급여권발급 했던 경험이 떠올라서 웃음이 났다. 나같이 잃어버리는 경우만 생각했는데 아이가 여권에 낙서해서 발급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니 삶은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비장애인에게는 여행이 손쉬운 결정인 반면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여행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다. 굳이 수고하면서까지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시중 여행사들,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장애인들. 저자의 여행사에 찾아 온 장애인 부부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그들의 불편함을 전혀 몰랐다는 데 미안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이 장애인 부부를 위해 가이드를 수배하고 장애인 객실을 알아본다. 타 상품이라면 벌써 끝냈을 일이지만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고 저자의 노력 덕에 고객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쉽지 않다. 저자 또한 너무 마음을 쓴 나머지 이후 감기 몸살로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을 읽으며 이 과정이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함께 여행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의지의 차이일 뿐이다.

코로나라는 먹구름을 저자 또한 피해갈 수 없었다. 적금을 해약하고 혼자만 사무실에 덩그러니 남아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바라본다. 저자가 올린 영상이 매개가 되어 텔레비젼 뉴스에 인터뷰했다는 사실 또한 이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 뿐만 아니라 여행이 주요 수입원인 태국에서 함께 일하던 파트너가 여행객이 뚝 끊겨 일을 그만두고 밥벌이로 다른 일을 한다는 사실 또한 마음을 아프게 했다.

코로나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저자가 기약없는 상황에서도 이 작고 소중한 여행사를 지켜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그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절실히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랑의 대상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버리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놓지 않듯이 말이다. 저자에겐 여행 또한 사랑이었다. 아직도 설레고 좋은데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는가. 비록 여행사를 경영하며 여러 고생담도 있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힘든 여정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끝까지 이길 수 있도록 저자가 끝까지 버티고 다시 사무실 문을 활짝 열며 고객들을 맞아들일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직도 여행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아직도 두근두근 설레여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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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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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연애로 시작해서 서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드라마나 소설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소설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또한 정통적인 이야기 형식을 따라 간다. 아픈 심장 빼고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21세 여성 은제이와 신문에 실린 '애인구함'으로 100일 간 은제이의 계약 애인이 되기로 한 전세계. 이 둘은 계약에 의한 연애를 시작한다. 계약금은 3억, 100일을 채울 시 3백 만원. 이 거대한 액수에는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을이 갑에게 마음을 뺏기는 경우 계약은 해지되고, 계약금은 100% 반환한다.'

남보다 심장이 10배나 빨리 뛰는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은제이. 사랑은 그녀의 심장에 자극을 주며 수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스킨쉽도 사랑 표현도 허락되지 않는 계약 연애. 쉬운 것 같지만 대단히 어려운 계약 연애이다.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의 특이점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서로 끌리지만 제이의 건강을 위해 절대 조심해야 하는 서로의 마음. 그럼에도 감춰지지 않는 마음을 티내지 말아야 하는 감정의 줄타기가 매우 아슬아슬하다. 이루어지고 싶어도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관계. 아직은 어리고 서툰 이 둘에게는 참 힘든 일이다.

"나한테 반할 생각 있어?

"아니, 전혀 없어."

"을이... 갑에게 마음을 뺏기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마음을 뺏겼는지 아닌지는 을만 아는 거니까 갑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돼.

그럼 앞으로 남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하지만 감춰지지 않는 게 감기와 사랑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결국 서로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드러내지만 그들의 사랑의 복병은 매우 강하다...

언제 멈출 지 모르는 심장으로 항상 오늘을 마지막처럼 살아가며 즐기는 은제이, 전세계는 그런 은제이가 안타깝다.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제이가.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제이를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그녀의 버킷 리스트를 함께 해 주며 계약 연애가 아닌 실제 연인이 되어 간다. 다만 그녀의 심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사랑을 하고 싶지만 절대 드러내어서는 안 되는 관계. 그 선을 둘은 아슬아슬하게 이어간다. 그들의 마음은 때때로 제이를 위협하며 생사의 고비를 넘기게도 한다. 과연 이 둘의 사랑은 이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이 둘의 사랑은 새드앤딩으로 끝날까?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는 저자가 블로그에 올린 글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한 이야기다. 사랑을 하는 순간 심장이 멈출 수도 있다는 이 독특한 전제는 흔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는 힘이 된다. 이 신선한 공식은 끝까지 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긴장감을 조성해 준다. 하지만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 무겁지도 않게 써내려가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 가독성이 좋아 타임킬링용으로 가볍게 읽고 싶은 소설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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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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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서툴다.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만큼 순수하기도 하지만 실수가 잦기도 한다.

그래서 흔히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들 말한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미련이 남고 아련한 첫사랑. 이금이 작가의 《안녕, 내 첫사랑》은 13세 소년 동재의 서툴고 짧은 첫사랑이 그려진다.

13세 동재는 배가 아프다. 자신이 먼저 연아를 좋아했는데 유명한 아역 배우 찬혁이가 연아에게 먼저 고백하는 바람에 연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것 뿐인가. 부모님은 이혼하셔서 엄마는 스페인 번역가라는 오랜 꿈을 향해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나고 아빠는 은재라는 아이를 둔 아줌마와 재혼하셔서 낯선 이들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집안일을 해야 용돈을 받는 규칙도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보다 한 살 어리면서 아빠에게 스스럼없이 아빠라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은재도 얄밉기만 하다. 집에서는 자신만 제외하고 행복한 듯한 가족의 모습에 배가 아프고 학교에서는 짝사랑하는 연아와 찬혁이의 애정행각을 보고 있는 게 배가 아프다.

구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고 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 그래서일까. 동재는 동생 은재가 연아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사이라는 걸 알게 된다. 끝까지 친해지고 싶지 않았는데 연아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은재의 도움이 필요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동재는 은재의 도움을 받으며 연아와 찬혁이 헤어지는 틈을 타서 고백에 성공한다.

동재는 그토록 원했던 만남이니만큼 잘 해보려고 그 욕심들은 오히려 연아와 멀어지게 한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자신은 빚을 지면서까지 최선을 다하는데 왜 결과는 이 모양일까.

《안녕, 내 첫사랑》에는 동재의 사랑뿐만 아니라 여러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도 함께 소개된다.

재혼이니만큼 더욱 조심스럽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와 아줌마.

햇빛 알레르기라는 지병으로 사랑하는 첫사랑과 헤어지고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는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미 동재만큼 사랑의 열병을 지나간 어른들은 동재에게 말해준다.


네 엄마랑 헤어지고 나서 아빠가 깨달은 게 있는데 사랑은 자전거 타기랑 같다는 거야.

자건거 탈 때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잖아.

사랑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페달을 밟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거지.


동재는 뒤늦게나마 알게 된다. 자신의 열심이 연아의 마음에 닿지 않을 수 있음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에서 노력을 해야 책임지는 노력을 할 수 있음을. 자신의 과잉욕심으로 계속 잘못된 페달을 밟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뒤늦은 사랑의 후회 속에 아빠가 재혼한 후 왜 달라졌는지 알게 되고 앞집 할머니를 향해 할아버지가 그토록 열심히 멀리서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아빠는 우리 아들이,

그 사랑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널 성장시켜 준다면

그 사랑은 어떻게 끝나든 해피엔딩인 거야.


너무 서툴렀기에 빨리 끝나버린 동재의 첫사랑. 비록 단시간에 끝나버렸지만 좀 더 성숙한 사랑을 알게 된 동재는 예전보다 더욱 성숙해 있을 것이다. 비록 첫사랑은 아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동재에게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면 지금과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안녕, 내 첫사랑》은 서툴고 풋풋한 동재의 사랑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부모님과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이 적절히 버무러진 소설이다. 모두가 실수를 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하지만 중요한 건 이루어지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닌 상대방이 내 옆에 있을 때 내가 최선을 다하느냐이다. 이루어지지 않다 하더라도 모든 사랑이 소중함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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